● 정감록비결(鄭鑑錄秘訣)
감결(鑑訣)
완산백 둘째 자제 심과 셋째 자제 연이 정씨와 한 가지 8도 명산에 놀아 금강산 비로봉에 올라서 천지음양 길흉을 평론할새 정이 말하되 "곤륜산 태백이 백두산에 이르러 원기가 평양에 이르렀고 팔백년이 지나 운이 송악으로 옮겨 오백년을 지나 다시 한양으로 옮기니 난리가 안정이 못되고 충신이 죽으니 사람이 어데로 갈 것인고, 흰 소를 쫓아 종성으로 갈지어다."
심이 말하되, "백두산 내맥운이 금강산으로 옮겨 안동 태백산과 풍기 소백산으로 거쳐 종기가 계룡산으로 들어갔으니 정씨 팔백년 지대요, 그 후 가야산으로 들어가 조씨 천년 지대요, 전주는 범씨 육백년을 지나 송악 왕씨가 다시 이을 땅이라 그대가 자세히 상고치 못 하였도다."
정씨 가로대, "모년을 지나 모년을 당하면 지각있는 사람은 죽을 것이다."
심은, "어느 때 그러 할 것인가?""그대 자손 말년에 궁중 과부가 주장하고 임군이 어리어 국사가 잘못되니 단신이 의지가 없고 집집이 인삼이오, 촌촌이 물방아요, 집집이 급제요, 사람마다 진사라 임신년에 기병할 것이요, 계룡산 돌이 희고 청포 대나무가 희여지고 초포에 조수가 생겨 배가 다니고 누런 안개와 검은 구름이 일을 낀 후에 혜성이 진머리에 나서 북두로 들어가 자미성을 범하고 두미로 옮겨 남두로가 바친즉 중국과 조선이 다 망할 것이다."
심이 가로대, "삼각산이 주봉이 되고 백악으로 주진을 삼고 한강을 띄고 계룡산이 청고성이오, 안형이 백호요, 관악산이 안이 되고 목멱산이 남산이로다."
정씨, "사도팔판이라 두 번 중흥하겠으나 관악산을 안으로 하면 궁중에 세 번 재화가 있어 서적을 태울 것이고, 위난 근심하고 아래는 어지러워 아전이 태수를 죽이고 강상의 길이 없어질 것이다."
심이 가로대,"우리가 서로 대하여 어찌 말을 다하지 않고 그대 자손 사백년후 일곱 갑자 신년 삼월에 안죽사이에 죽엄이 산같이 쌓일 것이요 이씨 장수와 홍씨 괴수가 나타나고 그 후 해에 진인이 나오니 인천 부평에 배 천척이 모이리라. 삼월 신년 삼월과 성세 팔월에 인부사이에 배가 천척이 있고 안죽 사이에 죽엄이 산같이 쌓이고, 여광사이에 사람 그림자 그치고 주당 사이에 피가 흘러 내를 이룰 것이오, 한남 백리에 계견의 소리가 없을 것이다."
정이 가로대,"이를 장차 어찌 할꼬?"
심이 가로대,"몸 피할 곳 열이 있으니 첫째 풍기 예천 두류화개요, 둘째 안동 화곡이요, 셋째 개령 동궁 보은 속리요, 넷째 가야산이요, 다섯째 단양 영춘이요, 여섯째 공주 정산 심마곡이요, 일곱째 진천 목천이요, 여덟째 봉화요, 아홉째 운봉 두류산이요, 열째 풍기 대소백산이니 오래 살땅이라 장상(將相)이 일어나리로다."
심이 또 가로대, "곡식 종자는 삼풍에 구하고 인종은 양백 산에 구할 것이니 이 열 곳은 병화가 들어가지 않고 흉년이 없을 터이나 백의 만난즉 결혼하여 영가 사이에 화기가 융융할 곳은 이 산이로다. 대소백산 금강산 오대산의 북은 십이년 도적구혈이요, 구년 장마와 십이년 난리에 어찌 피할고, 십승지대에 들어가는 사람이 그 시국을 보고 살 것이로다."
다음 날 다시 가야산에 이르러 정씨 말하되,"후일에 지각 있는 사람이 먼저 십승지대에 들어가겠으나 가난한 사람은 살고 부자는 죽을 것이로다."
연이 가로대, "어찌 그러한고?"
정이 가로대, "부자는 돈이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고 가도 도적이 따르니 생명을 보존하기 어렵고 가난한 자는 재산이 없으므로 어데든지 간다. 그러므로 지각이 많이 있는 자라야 시국을 보아 행하는 것이로다."
심이 가로대, "황해도와 평안도는 삼년 동안 천리 안에 사람의 집 연기가 없을 것이요, 강원도 산협도 심히 꺼릴 땅이니라."
정이 가로대, "산수의 기세가 저러하니 천년 후일을 역역할 것이로다."
심이 가로대, "도적이 전주서 일어나면 당진 강화 사이에 만척 배가 횡행할 터이니 큰 근심이로다."
정이 가로대, "이것은 적은 근심이라 말세를 당하면 아전이 태수를 죽임을 기탄없이 하여 상하지분이 없어지고 강상지변이 자주 날것이요, 임금은 어리고 나라 위태하여 대대로 녹을 먹던 신하가 죽을 것이요, 구년 큰 흉년에 사람이 나무껍질을 먹게 될 것이오, 사년 유행병에 인명이 반은 감할 뿐만 아니라 사대부집은 인삼에 망하고 벼슬하던 집은 이를 탐하다 망할 것이로다."
연이 가로대, "후세 어리석은 안목이 용문산으로 은신할 곳을 삼을 것이니 산수법 밖으로 말하면 생기가 있다 하겠으나 기운을 한양에 빼앗긴 고로 기세가 다 죽었으니 후세 사람이 만일 이 산에 살면 오대산 북쪽 도적이 수탈하여 일년 안에 수많은 사람이 죽을 것이로다."
정이 가로대, "계룡산 돌이 희고 평사 삼 십리에 남문을 다시 짓겠으니 이게 네 자손 말세라, 아비가 자식을 죽이고 아우가 형을 죽일 것이요, 큰 흉년이 들고 호환의 사람이 상하며 소금이 극귀하고 물이 갈리고 산이 무너져 신유년 곡식이 잘못 되어 팔도 사람이 술해 밤에 먹을 것이 없어 아비가 자식을 모르고 자식이 아비를 알지 못하여 다만 재물만 알게 되어 변괴가 백가지로 나서 만회 할 수가 없이 되어 풍운이 불운하며 여자의 음난한 풍속이 클 것이다. 백두산 북쪽에 오랑캐 말이 양서 지방에서 길게 울 것이니 농업을 부지런히 해야 살 것이다 김가와 황가가 일조에 원훈이 되고 이씨의 공신은 김가와 정가일 것이오, 원통한 피가 하늘에 닿을 것이니 한남 백리에 가난한 사람을 어찌 할고."
심이 가로대, "계룡산 개국에 변씨 정승과 배씨 장수가 원훈장이 되고 방씨 우씨가 수족같이 되고 대소백 사이에 옛적 양반이 복구 할 것이니 지각 있는 자는 대소백 사이에 감쳐둠이 가할 것이다."
정이 가로대, "그대가 피신하는 방법은 산도 이롭지 못하고 물도 이롭지 못하고 가장도 궁궁이 좋을 것이니 그대 자손 말년에 나라 복조가 팔임에 다하고 밖에 난리가 있고 내 자손에게 미칠 것이로다."
심이 가로대, "내 자손이 그대 후예를 죽이고 그대 후예가 내 후예를 죽일 것이다."
정이 가로대, "경기 보다는 낫겠으나 강원 산협은 허다한 일을 어찌 다 기록할 것인가?" 정이 또 가로대, "신유년 병화는 닷새에 멸할 것이오, 술해년 재앙도 심상하거니와 다시 잔죽으로 들어가 오히려 안정이 못되고 인묘년에 성인이 함양서 나면 진사년에 일을 가히 알 것이요, 오미가 이곳이로다."
심이 가로대, "몇 갑자나 될까?"
정이 가로대, "한 사람이 정출하는 기한이 사백년 후이라 더 누릴 희망이 없으니 천년 복을 그대 자손이 누릴 것이다."
*<百萬人의 百科事典>, 69쪽~71쪽에서 인용(引用). 서기 1962년 7월 15일 발행. 모두 110쪽. 弘文館(홍문관). 編著者(편저자) 조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