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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문보기 글쓴이: Next Paul Scholes No18
1. 3선과 4선 사이에서
[ 모예스 떠나다. ]
누가 긱스를 믿고 맨유로 와서 생활하려 할까. 모예스가 경질되고, 긱스가 임시 감독 대행으로 보여준 축구는 짧지만 그에게 적응기 없이 보내야 하는 감독의 성장기를 기대하긴 어려운 점이 많다. 많은 경기를 보고 판단해야 하겠지만 몇시즌 전 긱스가 임시 감독이 되고 나서 보여준 능력은 기대이하다. 교체의 용병술에서 적절하지 못한 점이 눈에 띄였고, 그가 게리뭉크처럼 몇시즌 팀을 캐리한다는 건 도박에 가깝다. 잃을 것이 없다면 시도해볼만 하겠지만 굳이 검증되지 않은 감독을 위해 맨유가 모험을 걸 이유는 찾기 어렵다.
[ 긱스 임시감독대행 ]
긱스를 보면서 한가지 의문점이 드는 것은 교체의 용병술이다. 보통 감독이 후반에 승부를 내거나 전형과 선수롤을 변화시킬 때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감독은 승리에 대해 확실하게 장담할 수 없다. 선수들의 클래스로도 살 수 없는 승리는 분명 경기력의 향상과 관련있지만 필요조건은 아니다. 문제는 시즌 막판에 임시 감독 대행으로 가면서 긱스가 보여준 축구는 퍼거슨의 그것을 답습했지만 그것이 전부가 될 수 없다. 선수에서 바로 감독으로 올라선 뭉크는 마르티네즈 이후로 이식된 스완지의 패스 축구를 임기내내 유지하는데 용이했는데, 스완지가 바르샤의 티키타카와 유사한 전술로 1부리그에 올라섰다는 것은 유의할 일이다.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는 선수들로 경기를 운영하는 것과 전술의 짜임새를 가지고 경기를 운영하는 차이는 선수 영입에서 많은 것을 좌우한다.
[ 게리뭉크 ]
[4부리그에서 시작해 10년을 몸담은 스완지 선수출신 감독 ]
1. [ 뭉크의 전술 ] 스완지 감독 시절 내내 전술을 유연하게 소화하면서 442에서 4231로 변형하거나 433내지는 4141로 후반의 전술을 바꾸는데 능숙했다. 물론 이 전술에서 핵심 선수는 기성용이다. 딥플메와 박투박, 공미모두 소화가 가능한 위치를 점유하는데, 키가 되었다.
2. [ 전철을 밟지 않다 ] 라우드럽이 기성용을 라인업에서 제외하면서 스페인 커넥션을 밀어붙일 때 스완지의 부진이 지속되자 구단은 감독을 경질하고 선수출신 게리뭉크를 선임했는데, 뭉크는 전임 감독의 전철을 밟지 않고 비교적 순탄하게 팀을 이끌긴 했다.
3. [ 단기집권 - 리빌딩이 힘들어 ]
감독의 능력은 전술 소화능력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필요한 자원의 수급도 중요하다. 시구르드손 보니를 영입햇지만 이적 시장에서 보니를 맨시티에 뺏기고 난후 잠깐 날라다니던 고미스의 부진과 윙어들의 기복있는 플레이 브리턴의 활동량이 급속도로 저하되고, 기성용 유무에 따라 경기력에 큰 차이를 보내면서 플랜 B에 대한 스쿼드 구성에는 애를 먹은 듯하다.
1415시즌 첼시는 밸런스에 안정적인 스쿼드를 운영하면서 강하지는 않으나 디펜딩에 충분한 자원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클래스가 밸런스에 안정화를 가져온 것이지 전술의 발전으로 공수밸런스에 안정화를 꾀한 상황은 아니다. 첼시가 챔피언이 되었지만 강해보이지 않은건 전술 발전의 부재다. 그러나 스완지의 경우 선수수급에 제약을 두지 않는다. 패스축구가 이식된 선수들의 확실한 공격과 수비 밸런스는 패스를 통해 선수들에게 전술적 지시와 대응에 호흡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패스는 호흡이다. 그리고 이 호흡은 경기중에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는데, 선수들의 의식의 흐름이다.
이와 반대로 압박의 치열한 빌드업 운영을 하는 소튼은 스완지라 대조적으로 풀백의 활발한 침투와 오버래핑이 주효한 공격루트가 되고 있다. 최근 리벌풀이 게겐프레싱을 이식하면서 전방압박의 강도를 강화하며 볼을 잡자마자 전방으로 전진하는 전술이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는데, 소튼과 리버풀의 경기 운영 방식은 압박에 이은 골결정력이다.
이 둘이 붙었던 1516시즌의 경기를 보면 전술의 축은 미들의 치열한 싸움과 전방의 무수한 압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클롭이 내세우는 전방의 압박은 미들의 강화를 통해 이뤄지는게 아니라 전방의 압박에 대응하는 상대 선수들의 움직임에 맞춰 미들이 상대 수비의 빌드업을 방해하는데 있다. 이런 전방압박의 강화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존재한다. 체력의 약화와 공수전환이 빠른 이피엘에서 후반에 승부수를 내는 팀들의 조직력 강화이다.
소튼이 3대 2로 이긴 이 경기를 보면 전방보다 미들에서 볼을 잡는 상대방에게 거는 압박이 훨씬 치명적이고 유효하다. 소튼에게 미들의 압박은 공격의 시작이다. 리버풀의 전방압박의 공격의 시작과 큰 차이가 있다면 미들은 수비와 공격의 연계점에 있다는 것이다. 공수밸런스에서 수적우위를 수비든 공격이든 결정할 수 있는 중간지대에 있다는 건 현대축구가 역할 분화에서 필연적으로 미들의 4선 분화를 부추긴 요인이다.
하지만 4선 분화의 스토리를 역행하고 있는 것이 1516시즌의 맨유의 경기운영이다. 맨유를 보면 선수들의 클래스에 미치지 못하는 지리멸렬한 운영을 볼 수 있다. 4선의 분화는 항상 응전과 반전이다. 피라미드의 235 전술에 대응해 2323의 메토도 시스템이 발전한것은 현대 전술에서 4선의 분화의 초기 형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전형이다.
235의 피마리드 전형이 주는 다이나믹한 공격 전술에서 상대적으로 수비의 발전이 미비했던 점을 생각하면 수비수의 수비 역할 분화는 덜 이뤄진 반면 공격수의 대량 포진을 통해 발전한 피라미드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공수밸런스에 취약한 약점을 안고 있었고, 포워드의 자유도가 생각보다 자유롭지 않았다.
2. 반전과 응전
중앙의 세 공격수 중 2명을 측면공격수보다 처진 위치에 두는 메토도 전형은 포조감독이 구상한 전술의 진화였고, 미들과 연계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존재했다. 쳐진 스트라이커는 상대적으로 상대 수비 마크에 자유롭고 침투에 종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반경 범위가 넓어진데다 공수 밸런스에 안정화를 가져와 중원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공격을 도모할 수 있는 수적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현대 축구의 시작이 메토도 전형인 이유는 이런 4선분화가 가져온 미들과 공격수롤의 혼재이다. 이탈리아의 포조 감독이 구상한 이 전술은 점점 발전해서 펄스나인의 제로톱까지 이르는데 중간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 허프먼 감독의 WM 시스템 ]
1. [최초로 중앙수비 개념이 도입된 전형 ]
1925년 오프사이드룰이 개정되고 나서 아스널감독 채프먼이 만든 포메이션. 1848년 만든 케임브리지 룰은 골라인과 공격수 사이에 키퍼 포함 수비수가 3명이상 존재해야 패스할 수 있어서 상대 수비수가 적으면 패스 할 수 없었다. 피라미드 시스템도 거기에 맞춰 생긴 최초의 전형이다. 결국 전형의 발전은 오프사이드가 개정되면서 센터백의 존재가 부각된 것이다.
2. [ 용어정리 ] 센터백과 풀백
우리가 아는 풀백은 측면 수비수가 아니다. 수비에 온전히 집중하는 포지션이다. 센터백이란 개념은 풀백개념위에 생겨난 포지션 정의다. 오프사이드 룰이 바뀌며 수비숫자와 관계 없이 중앙공격수에게 패스하는 빈도가 잦아지면서 실점의 위기가 증대되면서 중앙에서 전문적으로 대인마크할 수비수의 존재가 절실했다. 스리백에서 말하는 스위퍼 개념이 당시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단지 중앙수비를 대인마크하는데 항마가 필요해지면서 생긴 포지션이다.
3. [ 피라미드 시스템 ] - [ 메토도 시스템 ]
[ 케임브리지 룰 에서 공격수 위치 ] [ 바뀐 개정이후 공격수 위치 ]
실제 바뀐 룰로 중앙 공격수를 막는데 두명의 풀백으로 막기 버거웠다. 다음 포진을 보자.
[ 오프사이드를 준수하는 의한 공격수 포진 ] [ 메토도와 피라미드 시스템 ]
당시 바뀐 룰을 단순화시키면 수비라인에 공격수가 5명이 존재한다. 피라미드 전형으로 상대하는 팀들은 수비수가 상대할 공격수가 많아지면서 공수 밸런스가 무너진다. 결국 메토도 2-3-5 전형으로 단순화된 피라미드는 오프사이드 룰에 맞게 진화할 수 밖에 없었다. 공수밸런스를 최초로 맞춘 메토도 시스템은 상대 역습을 저지하기 위해 중앙에 처진 포워드 두명은 처진 위치에 놓고 하프백과 윙포워드 사이에 존재하는 4선으로 역할을 변화시킨다. 오늘날 인사이드 포워드는 공미플메롤로 시작해 플랫 442에서 개처럼 뛰어다니는 박투박으로 분화해 발전한다. 그리고 메토도 시스템에서 가장 핵심적인 롤의 탄생이 발생한다. 하프백 포지션을 수비라인으로 내려 전문 중앙 수비수 한명을 4선에 배치한다. 센터백...변화의 시작이다.
4. [ 메토도 ] [ WM ] - 1930년대에 중요했던 전술의 진화
[ 비토리오 포조 ] [ 허버트 채프먼 ]
방법론을 의미하는 메소드에서 유래된 메토도 시스템은 빌드업에서 상대 공격에 대응하기 힘들었던 피라미드 시스템의 공격을 막는 방법을 포조가 고안해 내면서 전술 발전의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후에 허버트 채프먼이 아스날에 가져온 WM 시스템과 메토도 시스템은 그 연관성을 알 수 없지만 수비라인을 3명으로 두는 오늘날의 카테나치오에서 포백으로 발전하는 스리백을 정의하는데 중요한 연결고리가 된다.
4선 분화의 핵심은 빌드업과 침투에서 전형적으로 존재하는 포지션 역할 부담이 상하로 존재하는데 의의가 있다. 미들이 수비진으로 내려가 빌드업에 관여하고 공격수가 미들진영에서 볼을 받아주고 내려오는 부분은 오늘날까지 존재하는 공미 플메 전술과 다른 축구의 존재를 알려준다. 토털축구다.
오늘날 갈라파고스적 전술 발전의 답습을 겪는 이탈리아는 세계 축구 전술 발전에서 그 토대가 되었던 카테나치오식 전술의 비대칭 전형이 브라질의 424전술로 공격의 극강을 보이기 시작할 즈음에 그 대응책으로 나온 것은 아주 중요하다. 3선의 424전술과 그 대응으로 수비적 전술을 의미하는 카테나치오 전술은 초기에는 후방의 리베로를 두고 전방에 수비형 미들과 볼란치를 두는 형태였고, 펠레와 마라도나와 같은 거물급 공격수들의 공격을 막는데 유효한 전술이 된다.
3. 비대칭 카테나치오와 토털축구
[ 에레라의 비대칭 전술 카테나치오 ] [ 82년 월드컵 당시의 카테나치오 ]
1. [ 가장 이탈리안 스러운 전술 ]
포메이션 구성을 보면 중앙미들과 풀백의 윙어화, 공미 앞에 투톱이 존재한다.
2. [ 섀도우롤과 공미플메롤의 공존 ]
카테나치오식 수비는 스위퍼와 중앙수비수 둘, 수비형 미들로 구성한다. 풀백이 전진하면 네 명으로 플랫한 포백을 구성한다. 수비형 미들은 오른쪽 공간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중앙 미들은 조율을 담당하는 동안 섀도우 포지션은 풀백과 오버래핑에 맞춰 연계가 가능한 위치를 찾아 전방에 계속 포진한다. 윙어가 1선으로 올라가면 공격시에는 쓰리톱을 구성하며 1선과 2선 사이에 존재하는 공미는 볼 배급을 담당한다.
3. [ 파울로 로시 - 월드컵 득점왕의 역사 ]
도박 혐의와 승부조작으로 79년 부터 2년동안 선수자격을 박탈당한 공격수가 월드컵 국가대표로 발탁되면서 지속적으로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공분을 샀던 일은 토토네로 사건인데 후에 칼치오 폴리사건의 전신과도 같았다. 당시 비리에 연루되었던 AC밀란과 라치오는 승점 25점이 깍이고, 비리혐의에 연루된 선수 수십명은 3년 출전정지를 받았다. 운좋게 로시는 2년으로 감형되면서 월드컵 1년전부터 축구인생을 다시 시작한다. 당시 이탈리아는 조별 리그서 3무로 간신히 2위를 유지 토너먼트에 진출했는데 첫상대는 마라도나가 존재하는 아르헨티나였다.로시는 경기중 행방이 모연했으나 결과는 2대 1승리, 그리고 그 다음 상대인 브라질전에서 로시는 해트트릭을 하고 3대 2로 승리한다. 그리고 폴란드와 서독을 누르고 월드컵을 우승한다. 34년과 38년 메토도 시스템을 이식하며 누렸던 우승이 80년대에 들어서 비대칭 카테나치오를 통해 이탈리아의 전술이 대세가 되었던 순간이다. 안타깝게도 로시는 31세의 나이에 부상으로 은퇴한다.
4. [ 단순 전술 구성이 아닌 비대칭 전술 ]
공존의 문제와 다양한 롤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진 구성에서 애를 먹을 수 밖에 없는 카테나치오는 그 스스로도 424 전술에서 단순히 공미플메를 막기만 하면 되었던 투볼란치와 다른 전술적 진화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위에 언급한 것처럼 구성선수 요건은 까다롭다. 수비형 미들이 풀백의 역할을 강요당하며 그 스스로 상대가 종적으로 움직이는 역습에 대치되는 횡적 움직임으로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 스위퍼 포지션은 최종 마무리 역할 뿐 아니라 풀백의 수비적 능력과 중앙 수비 역할을 모두 소화해 내야 하는 멀티포지션이 카테나치오가 존재하는 빗장수비의 근간이다. 이탈리아가 단순히 수비만 잘한다면 칼라판 감독이 고안한 베로우 시스템에 불과할 수 있다.
5. [ 공존의 문제에서 매끄러운 80년대 카테나치오 ]
카테나치오 식 전술 구성이 어려운 이유는 공미 플메롤과 섀도우롤과 풀백의 오버래핑의의 방향성으로 인해 오른쪽 빈공간을 어떤 식으로 잠그고 공격하는 문제에서 비롯된다. 그림을 보면 롤의 구성이 쉽지 않음을 볼 수 있다. 공미플메롤에 해당하는 안토뇨니의 볼간수와 지공상황유지 하프라인 뒤에서 60m가 넘는 드리블을 시전했던 브루노 콘테의 뒷 공간을 수비형 미들이 횡적움직임으로 커버하는 문제도 쉽지 않다. 최종 수비를 담당하는 가에타노의 스위퍼는 베켄바우어가 마지막이 되는 전술적으로 아주 뛰어난 리베로의 전신과도 같다. 82년도에 이탈리아가 보여준 카테나치오와 비슷하지만 좀더 수비적인 롤을 강화한 베로우 시스템에 대해서 설명해 보자.
5. [ 베로우어(리베로) 시스템 ]
[ 칼 라판 ]
칼 라판 감독이 스위스 대표팀을 이끌며 전술에 고심했던 이유는 단순하다. 스위스는 강팀이 아니다.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승리하거나 최소 지지 않으려면 수비만 강화하면 답이 없다. 종종 보여져야 하는 역습이 관건이다. 베로우 전술의 포메이션은 5-3-2로 알려져 있다. 안첼로티의 크리스마스 전술이 4312라는 포메이션에서 비롯된 것처럼 칼라판의 전술적 토대는 그 모양이 볼트와 비슷해서 볼트 시스템으로 불린다. 안첼로티의 4312가 수비적 역량을 강화해 세리에서 오래 장기집권하듯 칼 라판도 피라미드 전술과 메토도 시스템 사이에서 수비적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의 포메이션을 개발하고 30년대 후반부터 60년대 초반까지 네번 스위스 국대 감독을 맡는다. 2-3-5로 대표되는 피라미드 시스템을 180도 회전하면 수비적 롤을 진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6. [ 베로우어 전술 ]
[ 피라미드 시스템 ] [ 베로우 시스템 ]
당시만 해도 WM 시스템이나 메토도 시스템이 피라미드 시스템을 잠재울 만큼 전술적 상성을 드러냈다 보기 힘들다. 어디까지나 전술이 약팀이 강팀에게 유효하게 먹히는 전술이 되려면 축구 역사에서 가장 필요한 수비전술의 발전은 90년대와 2000년대를 기다려야 했다. 대부분의 스위스같은 축구 약소국은 사실 피라미드 시스템을 상대하는 것도 버거운 팀이었다.
풀백은 피라미드 시스템으로 무장한 선수들을 막기 위해 풀백 앞에 하프백 포지션을 수비라인 가까이 위치시키고 상대의 돌파를 일차적으로 막는다. 상대가 돌파하면 뒤에 선 풀백은 길게 치고 나온 볼을 커팅하는 역할을 맡는다. 중앙 공격수나 윙포워드 위치에 선 상대 선수들은 5명의 공격수로 상대하는 방법은 대인마크이나 1대 1일로 상대한다면 스위스는 실점의 위기에 자주 노출된다. 따라서 풀백에게 리베로란 개념을 부여해서 최종 수비수의 역할을 맡겼다. 이것이 카테나치오에 영향을 미친 리베로의 시작이다. 리베로는 베로우와 같은 말이다. 혹자는 베로우어전술을 수비적인 카테나치오라고도 한다. 물론 태생은 베로우가 먼저요 카테나치오는 나중이다. 역사는 이쯤에서 얘기하고 본격적으로 필자가 하고 싶어하는 얘기를 위한 배경은 그만 각설하자.
투 볼란치에서 벗어나 차츰 공격의 다분화를 미들에서 이끌어내는데 주효했던 카테나치오 식의 경기 운영은 토털 축구와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투 볼란치를 두는 전형적 공격과 수비를 나누는 대신 후방에 리베로를 두고 수비수 앞에 수비형 미들을 두는 형태는 3명의 수비라인을 기준으로 후방에는 전문적인 수비수와 전방에는 미들의 연계를 봐줄 수 있는 수비형 미들의 존재를 정립했고, 하프백에서 보여준 압박과 수비를 넘어서 미들의 전문적인 수비 롤 진화를 이끌어 냈다는 점은 중요한 현대 축구의 롤과 연관성이 짙다.
이탈리아의 카테나치오 전술은 당시 토털축구의 구현이 아약스라는 한팀에 국한되면서 모든 팀들이 비껴나가던 시절에 그 대응책으로 급부상하던 공미플메를 막기위해 고안된 남미에서 발전한 투볼란치와 함께 내놓은 이탈리아의 빗장수비의 시작이다. 최초 비아니가 고안한 빗장 수비의 전술은 에레라에 이르러 풀백이 측면에서 극단적으로 공격에 나서는 비대칭 포백 전술로 발전하면서 리베로는 중앙수비와 협력수비를 통해 스리백과 포백의 자유로운 변형을 이끌어낸다. 풀백이 전진하면 윙어가 윙포로 전진하는 스리톱으로 전형의 유동성을 부여한 만큼 대체적인 롤의 진화는 현대 축구와 유사하게 전형의 폭이 요동친 80년대 90년대의 포석을 상기시킨다.
아약스를 떠나고 패스축구의 정석을 유스에 박아버린 고 크루이프가 선보인 3331의 전형은 토털축구가 정립해야 했던 과도기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존디펜스를 통해 압박과 역습의 화두를 이끌고 공수 밸런스가 중요한 결과를 이끌어 낸 것은 사키이즘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선수들의 이동이 볼에 의해 제약을 받는다면 다분히 볼에 대한 기술적 향상 없이 선수들의 전술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어렵기 때문에 토털축구의 명맥은 초기 토털축구가 선보인 압박과 역습에서 진화한 것이 맞다. 패스축구... 좋지만 토털축구를 계승했다고 보여지기 어렵다.
4. 왜 전형은 중요한가.
기울어진 442나 현대적 개념으로 정립된 딥플메와 비교되는 포어 리베로, 하프백이란 미들의 원시적인 공수밸런스 조절은 오늘날에 이르러 그 전형 그대로 쓰는 팀은 거의 없다. 다만 축구에서 역할 정립의 문제는 수비 형태의 진화를 이끌어내면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과거 남미에서 주도했던 424의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수비밸런스는 공미플메를 막는 2선의 투볼란치다. 오늘날 이런 전형을 쓰면 상대 역습에 속수 무책이 되어 버린다. 적어도 수비 라인 앞에 2명의 미들을 세우는 행위는 상대 측면 역습에 과부하를 줄 수 밖에 없다. 이 전형이 플랫한 대형의 442와 맞붙게 되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
현대적 개념의 토털축구는 오프사이드가 존재하면서 사키가 내놓은 수비적 전형의 442로 시작되었다 할 수 있다. 토털축구의 전형을 이끌어 낼 때 풀백 전진시 에레라가 중앙수비수, 리베로와 수비형 미들이 수비적 단단함을 유지하기 위해 포백을 형성했다고, 포백이 주전술이거나 아닌 것처럼 선수들의 역할은 전형이 어떻게 운용되느냐에 따라 공격과 수비 전술이 확연히 다르다.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진화하는 과정이 단순히 리베로의 역할 정립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없다. 리베로는 스리백에서 스위퍼의 역할과 다를바 없다고 치부할지 모른다. 그러나 리베로의 역할이 수비에서 미들로 올라가는 빌드업의 시작을 알린 시초라는 관점에서 보면 오늘날 전술적으로 수급하기 휘귀한 딥플메롤이 수비 밸런스에서 탈압박의 공수밸런스가 중요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수비밸런스의 호흡은 탈압박, 공격의 밸런스는 역습이다.
이쯤에서 밸런스가 나와서 말인데, 사진을 통해 조금 부연 설명을 하고자 한다.
[ 고인이 되신 크루이프와 마지막 리베로 베켄바우어 ]
[ 훔멜스 ]
1. [ 리베로의 진화 - 공수밸런스 ]
공수 밸런스를 거론할 때 과거를 기준으로 롤의 진화를 얘기한다면 베켄바우어를 생각할 수 있다. 현재 리베로의 롤은 수비전술의 발전에서 사라진 롤이며, 스리백의 스위퍼 포지션처럼 전문 수비수의 최후방 롤을 정립하기 힘들다. 현재에도 리베로가 존재한다면 빌드업에서 탈압박과 전진패스로 빌드업과 공격의 실마리를 보여주는 훔멜스가 베켄바우어의 뒤를 이을만한 유형이다.
2. [ 사키의 전술 ]
플랫한 442 대형이 토털축구의 수비적 축구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공간을 내주며 대인방어에 치중한 리베로의 개념보다 지역방어 관점에서 상대에게 득점할 빈도를 줄이면서 역습축구가 토털 축구의 대안으로 떠오른다. 위력적인 한명의 휘젓는 역할을 수동적으로 막는 대신 선수비 후 득점 빈도가 높은 투톱이 상대 오프사이드를 뚫어내는 방향으로 전술적 발전을 이뤄낸 것은 수비숫자의 증가와 관련있다.
3. [ 투 - 쓰리 - 포 ]
피라미드 시스템에서 WM 과 이후 기울어진 카테나치오로 발전하는 동안 수비숫자는 2명에서 3명, 사키의 442가 제시되기 전에는 기울어진 442와 비대칭 카테나치오가 미들과 중앙수비 리베로로 수비수 4명을 구성하는 전술로 진화되었다. 아~ 남미의 424 전술은 제외하자. 그 쪽 동네는 워낙 개인기 높으신 양반들이 일찍부터 위력을 발휘해서 포백 구성은 필연이 될 수 밖에 없으니까.
4. [ 424 -> 433 ]
2000년대 초반 무리뉴의 433이 처음 제시된 포메이션은 아니다. 애초에 433은 1950년대 완성된 424 포메이션에서 발전한 포메이션이며 424 포지션별로 수비와 공격을 딱히 나누지 않고, 공격과 수비에서 공격에 공헌도를 높일 수 있도록 개인기가 좋은 선수들을 모두 포진할 때 2선의 미들이 수비와 공격에 유동적으로 반응 할 수 있도록 브라질에 특화된 포메이션이다. 이 전술이 완성된 것은 1950년대이다.
[ 남미에서 시작한 424 ] [ 2000년대 초반부터 광범위하게 쓰여지기 시작한 433 ]
5. [ 433 ] 이 전술은 60년대 브라질이 62년 월드컵에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남미의 여러나라 예를 들면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에서 미들의 수비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쓰는 포지션이 되었다. 클럽에서는 아약스가 70년대 최초 사용했다고 보여지며 크루이프는 3-3-3-1 대형의 패스 축구의 영감을 주었던 전형이기도 하다. 선수들의 해외이적이 지금처럼 자유롭지 않았던 시절에는 이 포메이션에 전술적 역량을 강화할만한 선수들의 존재가 없으면 쓰기가 힘든 전형이다. 선수들의 역량이 수비에서부터 시작해 지금처럼 상향 평준화 된 2000년대 이후부터 미들 압박이 화두가 되면서 비로소 각광받는 포메이션으로 대두되었다.
6. [ 433의 현대적 의미 ] 424 전형과 433을 비교하면 미들의 분화가 촉진되고 있음을 보게된다. 세명의 미들이 박투박 1명과 수비형 미들 1명 조율에 관여하는 미들 1명으로 초기 역할이 나누어진 반면 현재는 수비형미들이 수비 빌드업에 관여하며 탈압박과 조율의 역할을 맡기는 플메롤로 진화하고 있다. 대신 중원에서 조율을 맡았던 박투박은 공미의 공존이 가능하도록 전방의 연결고리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 현 1516시즌에 보이는 공미롤과 딥플메롤의 공존이 가능한 진화단계에 서 있다. 흡사 비대칭 카테나치오에서 보여지는 전술의 흐름과 유사하다.
67 [ 이피엘에서 가능할까. ] 424 전형과 433을 비교하면 미들의 분화가 촉진되고 있음을 보게된다. 세명의 미들 중 공미의 존재는 흔하지않고, 아직까지는 이피엘에서 중원의 박투박을 밀어낼 만큼 공미롤의 분화가 쉽지 않다. 공미가 대성하기에는 여러모로 여건이 형성되기 쉽지도 않다. 전술발전의 역사에서 이피엘은 뻥축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리베로롤이 진화해 본격적으로 최후방 미들에서 플레이메이커를 수행하는 역사는 20년이 정도 된다. 하지만 그 역할은 공미가 가진 가공할 득점력에 비교해 미미해서 부각되지 않은 포지션이다. 90년대 중반 공미에서 모든 조율과 예측된 패스, 상대를 몇명이든 빗겨내는데 턴을 가진 지단과, 왼발의 스페셜리스트 히바우두, 베르캄프와 피구처럼 섀도우롤과 플메롤 모두 수행했던 전방의 뛰어난 득점력을 생각해 볼 때 후방의 안정은 그다지 인상깊을 수가 없다.
90년대 후반 퍼거슨이 트레블 달성 이후로 4231로 변화를 시도하게 된 원인은 최후방에서 수비의 안정화를 거두지 못해 챔스만 가면 이른시간에 실점하게 되는 패턴을 반복하면서부터다. 9697시즌에 도르트문트를 만나 이른시간에 홈에서 실점하며 준결승에 탈락하고 모나코와 8강에서 마주할 때 홈에서 이른시간에 실점하며 탈락한다. 9899 시즌 트레블을 이뤘지만 결승에서 드라마틱한 챔스우승의 배경에는 이른시간에 대량 실점이 빌미가 되었다.
이후 레알과 경기하면서 리그에서 위력을 보이는 442가 단기전으로 승부내는 챔스에선 상대의 뛰어난 공미를 막지못해 실점의 빌미를 항상 제공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4231로 선회하기 시작한다. 솔직히 강팀대 강팀 전술에서나 잠깐 밸런스좋은 포메이션으로 각광받은 전형이지 맨유에 어울리는 전형은 공미플메를 언제든 배제할 수 있는 포지션이 리빌딩에도 적합하다.
어쨋든 그가 공미 자원의 영입을 통해 맨유 체질을 변화시키려던 시도는 축구 역사 발전에서 엉뚱하게 딥플메롤이 대세가 되면서 캐릭이 그 중심에 서 있게 되었다. 0809시즌 이후부터 1415시즌에 이르기까지 캐릭을 딥플메로 쓰기위해 퍼거슨이 영입할리는 없었다. 다만 공미 플메롤이 계속 실패하고, 리빌딩도 자금압박으로 원하는 선수 수급에 순조롭지 않은 상황에 캐릭이 세계 축구의 요건에 부합하면서 산소호흡기로 간신히 강팀의 위신만 채우고 있을 뿐이었다. 말하자면 이미 벌어놓은 돈으로 VIP 룸에서 생활하는 재벌환자 정도라 하면 될까.
[ 캐릭의 리즈 시절 ]
[ 캐릭과 로빈 ]
[ 은퇴할 일만 남은 캐릭 ]
대충 딥플메롤에 해당하는 자를 열거한다면 피를로, 귄도간, 캐릭, 부스케츠, 알론소, 토니 크루스 정도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분명 딥플메롤은 아니나 경기 템포를 죽이고 시작하는 로만 리켈메는 공미에서 딥플메롤처럼 움직인다. 공미에서 수비밸런스를 찾는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포백에서 멀어질수록 개인 기량에 의존해 득점에 해결해야하는 처지에 무슨 템포를 죽이는데 능한 것일까.
이중 공미에서 딥플메로 내려온 선수는 귄도간과 피를로 정도가 된다. 그리고 스콜스도 한시적으로 4231에서 공미포지션의 섀도우롤을 소화하다가 로이킨의 활동량 저하로 잠시 수년동안 후방의 앵커로 경기를 조율하기 시작한다. 이들이 이런 차이를 낼 수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밸런스의 차이는 압박과 공수전환에서 보이는 선수들의 자유도의 상승과 밀접하다. 상대의 역습이 밸런스를 두지 않으면 경기는 한쪽으로 급격히 기울어지고, 선수들은 아군 진영에서 수비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렇다면 이 밸런스를 누가 잡을 수 있는 것일까.
5. 더블볼란치와 역삼각 미들
[ 에레라와 마타 ]
1. [ 역삼각 미들이 답 ]
필자는 최근 에레라와 마타의 활약을 보며 이 둘을 2선에 배치하고 3선에 슈니가 존재할 때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을 보았다. 톱의 역할과 숫자에 따라 433 혹은 4141의 형태로 역삼각 미들을 구성하는 편이 리빌딩에 한발 다가서지 않을까 싶다.
2. [ 포백보호로서 슈니의 역할 ]
1415시즌 캐릭의 부재로 에레라와 블린트에게 캐릭 롤을 맡겼지만 결과는 대 실패하고 간신히 챔스 기준을 충족한채 시즌을 마감한다. 필자가 간절히 원했던 슈니는 이런 역할에 모두 부합한다. 현재 캐릭 혼자 담당하던 수비형 미들롤을 슈슈와 슈니의 영입으로 당장 걱정할 일은 없으나 문제는 파괴자 유형의 수비형 미들 영입이다. 슈니가 부상으로 대열에서 이탈하면 아직까진 슈슈와 캐릭이 존재해서 추가 영입이 불필요하다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캐릭은 오늘 내일 은퇴하네 마네하며 끝물이고, 슈슈또한 선수 수명이 2년을 넘기기 힘들다.
3. [ 파괴자 유형의 수비형 미들 영입의 필요성 ]
뜬금없이 맨유에 파괴자 유형은 왜 필요한 것인가 의문을 드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2000년대 중반 맨유가 극도의 부진에 빠졌을 때를 상기해보자. 로이킨의 활동량 저하로 맨유는 미들에서 무리뉴의 433과 대응할 때면 중원의 열세를 만회하지 못하며 패했고, 아스날과 경기할 때면 지금도 막강한 2선 자원의 역습과 앙리의 스피드에 계속 밀리며 리그 3위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현재 로이킨의 역할은 수비형 미들로 내려가서 그에 적합한 자원을 찾아야 맨유에서 다양한 자원의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다.
4. [ 메잘러 유형은 필요한가 ]
사실 메잘러가 맨유에 오래도록 붙박이 전술로 굳어지지 못한 까닭은 중원의 활동량과 관련 있다. 긱스의 중미롤은 결국 드리블할 때 뒤에서 메꿀 박투박의 활동량이 중요한데, 플레쳐가 상대 첼시미들의 볼을 커팅하며 긱스가 중원을 드리블로 유린하는 경기 양식으로 3대 0으로 누른 경기가 백미다. 하지만 이런 중원의 조합으로는 후방의 안전을 도모할 수 없고, 플레쳐가 대열에서 이탈하면 쓰기 힘든 전술이 된다. 이것이 메잘러를 한시적으로 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당시 박지성이 윙어임에도 중원의 수적우위를 메꾸는 활동량이 없었다면 약화된 전력의 맨유가 우승한다는 건 힘들었을지 모른다.
[ 긱스야 10년만 젊어져라 ]
5. [ 메잘러는 단순한 전술이 아니다. ]
디마리아는 메잘러 전술을 위해 영입된게 아니다. 그리고 메잘러 전술은 한 선수의 드리블 능력에 의존하는 전술인만큼 그 선수를 봉쇄할 수 있으면 답답한 경기력을 유지하게 된다. 강팀과의 경기에서 맞불 놓는 전술이라면 모를까, 상대가 지극히 수비적인 압박을 시도하고 역습을 크리티컬하게 진행한다면 이 전술의 효용성은 의문 부호가 달릴 것이 뻔하다. 올시즌 디마리아가 맨유에 있었다 하더라도 픽픽 쓰러지는 클래스라면 긱스가 수행했던 롤을 감당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 아프냐 샘통이다 디통수야~~~ ]
[ 정말 매를 부르는 얼굴 욕하고 싶은데 그러면 필자가 강등당할까봐 차마 할 수가 없구나. ]
[ 걍 니 실력이나 2부로 강등당해라. ]
최근 맨유에서 4231 전형으로 가장 좋은 경기력을 선보인 미들 조합은 역삼각 미들에 가까울수록 좋은 결과를 보였다. 보통 이탈리아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투(더블) 볼란치의 역할은 AC밀란의 가투소와 피를로의 역할 분화처럼 플메롤과 박투박 롤이 결합하면서 2선과 3선의 공수밸런스를 한쪽은 활동량과 압박으로 다른 한쪽은 공수조율과 탈압박과 패스스킬로 볼배급을 담당할 때 좋은 결과를 보장했다.
트리보테와 4231의 더블 보란치가 2000 년초반을 기점으로 역삼각 미들이 대세를 차지하게 된 원인은 무리뉴의 433 이다. 미들의 역삼각 대형을 유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중원의 장악력이었는데, 이 장악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무리뉴가 첼시에 부임하면서 역대 최소 실점에 해당하는 시즌으로 정점을 찍은 시즌을 보면 알 수 있다. 퍼거슨이 4231로 암흑기를 겪고나서 0304시즌 이후 부침을 거듭할 때 가장 중요했던 맨유 역습의 화두는 로이킨의 활동량 저하로 후방의 조율을 스콜스에게 맡긴 결과 무리뉴의 첼시에 처절하게 패했다. 지금도 스템포드 브릿지에서 첼시에 대한 맨유의 전적은 극도로 열세하다. 퍼거슨이 무리뉴의 첼시를 상대한 전적은 극도로 초라하다.
4231에서 해답을 찾지 못한 퍼거슨이 당장의 리빌딩으로 효력을 본 것은 아니다. 1516시즌 바르샤가 추구하고, 하인케스가 뮌헨에서 트레블을 거둘 때 완성되었으며 레이카르트가 그 둘의 전신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 433에서 전방의 화력을 강화한 방향으로 선회한 스위칭의433은 공격에서 가장 중요한 미덕을 보여준다. 역습에 의한 대량 득점이다.
역습은 점유율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미들의 수적우위를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이 역습할 때 소수를 가지고도 다수를 상대할 수 있는 전략이다. 전쟁에서 역습에 무너지는 사례는 처절하다. 그리고 종종 경기의 향방을 바꾸는데 크리티컬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지금 맨유에 필요한 것은 득점이지 점유율이 아니다.
생각해 보자. 2000년대 초반 반짝 유행했던 4231에서 수비 밸런스를 생각하기 시작했던 퍼거슨의 가장 큰 오판은 공수전환이 빠른 이피엘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전술적으로 가장 많이 진화한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가장 발달한 포지션은 수비가 아닌 공미다. 따라서 그들 리그들이 4231을 자주 쓰는 이유는 단순하다. 전술 자체가 짜임새 있는 기술축구를 구사하는 라리가나 마라도나를 막는데 고심했던 세리에서 빗장수비로 출발한 전술은 남미에서 발달한 더블볼란치와 마찬가지 이유로 중앙에서 미쳐 날뛰는 뛰어난 선수를 막기 위해 지금도 분투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에 언급한대로 두 리그에선 아직도 뛰어난 스킬을 가진 공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은 많고, 그들을 막기위해 고안된 전술과 아직도 싸움중이라는 거다.
6. 리그의 상성이 벌어지는 이유
이들 리그에서 공수밸런스를 충족할 수 있는 충분 조건은 4231을 통해 얼마든 수비적 롤을 분화시켜 해결할 수 있다. 파울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그들에게는 뛰어난 공미가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많다. 공미를 많이 배출한 마라도나, 리켈메, 아이마스, 카카와 스페인 국적의 그들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들 중에 이피엘에 와서 윙어로서 성공적인 적응을 거친 선수들이 얼마나 될까.
앞서 말했다시피 세리에와 라리가, 그리고 남미의 리그까지 공통적으로 겪게 된 전술 부침의 방향은 중앙이지 측면이 아니다. 그런 역사적 단계를 거치지 않고 피지컬과 압도적인 공수전환으로 빠른 스피드를 요하는 리그에서 상대적으로 기술적 반등없이 다른 전술적 진화가 가능한 위치에 있다면 미들의 분화조건은 한쪽의 의존하는 플레이를 버리는 방향을 감독들은 선호할 수 밖에 없다. 다른 리그에서 이피엘로 진입하는 선수들이 클래스를 인증하고도 조직력이 강한 하위팀에게도 부진을 떨고, 나가 떨어질 때마다 말하는 공통점은 이 리그는 다르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름은 공미의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이 나라의 특수성에 기인한다.
[ 간잽이 선두 ]
[ 귄도간 ]
[ 간잽이 2위]
[ 언제 나갈지 고민하고 간보는 요즘의 아자르 잘하면 귄도간처럼 간잽이 될라 ]
당장 이피엘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생각해보자. 에당아자르, 에릭센, 다비드 실바, 외질, 마타, 나스리, 파브레가스와 비교할 때 자국 국대로 자주 차출당한 제라드, 람파드가 이들과 얼마나 대조적인가. 제라드와 람파드는 슛팅과 활동량으로 역습에서 빛을 발휘한다.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는 후방과 중미롤의 스콜스와 캐릭이 라리가와 세리에에 있다면 당장 제라드와 람파드 조합을 버리고 스콜스 캐릭으로 국대에서 빛을 볼 수 있는 여건은 충분히 가능성 있으며, 현실적으로 이피엘이 가기 힘든 공미플메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사키의 플랫한 442 대형이 선보인 이후 프리미어 리그에서 이피엘의 진화는 측면의 빠른 공습으로 상대 오프라인을 무너뜨리는데 가장 큰 장점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이런 역습에는 공미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역사적 행위를 예술로 봤을 때 역습의 조건이 한 선수의 유린에 의해 침식당하는 행위는 적어도 이피엘에서 자주 보기 힘든 롤이다.
맨시티를 보자. 가장 강력했던 1011시즌의 실바와 첼시의 소년 가장 시절 마타는 공통적으로 강력한 포백과 후방의 안정으로 전방에서 활동하는 범위가 적었음에도 득점의 중요한 축을 가져왔는데, 현재는 어떤가. 이들의 활동이 후방을 지지하지 않으면 가치가 점점 떨어지게 된다는 것을 보고 있다. 비단 이피엘에 국한 된 내용이 아니다. 필자의 세컨드 클럽인 도르트문트를 보면 공미의 가치는 전방압박으로 자유로운 공미의 위력을 발휘할 때 리그와 챔스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괴체와 로이스, 이 둘이 도르트문트에 존재하고, 귄도간까지 영입했던 이들은 결국 공미를 포기할 수 없으며 선수수급에서 아직까지도 가장 다이나믹한 4231을 추구하고 있는 클럽이다. 다소 리그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가가와가 아직까지도 브릿지 역할로 픽픽 쓰러지는 클래스가 에이스로 둔갑한 점은 없지 않다.
발렌시아는 뛰어난 공미의 수급을 다투지 않으면 리그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들의 역사는 셀링클럽의 한계를 보여주듯 수급된 공미가 잘해도 문제, 폼이 떨어져도 문제가 된다. 잘하면 팔리고, 못하면 리그에서 순위가 떨어지고.... 나라도 골 때릴 것 같다.
[ 퍼거슨 위대한 감독의 전설 ]
[ 위대하구나.. ]
퍼거슨의 위대한 점은 공미롤의 진화없이 전형에서 주는 다이나믹한 역습전술로 27년의 맨유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데 있다. 사키나 라볼페처럼 전술의 혁신을 그었던 감독들은 그들이 제한 전술적 성과가 다른 감독에게 전이되면서 발전하는 동안 그들 나름대로 세운 전술적 피드백이 주는 영화가 상대적으로 아주 짧게 스쳐 지나갔던 점을 상기해보면 그 수혜를 입고 오랜 장기집권을 이어왔던 퍼거슨의 공헌은 팀에 대한 헌신적 전술 변화보다 리빌딩에 용이한 선수들의 수급에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전술적인 발전은 맨유에서 필요하다. 하지만 전술이 선수들에게 입혀지지 않는다면 1415시즌 후반 강력했던 맨유가 천문학적 돈으로 선수들을 수급하고도 저질스런 점유율의 착각에 빠져 득점에 소홀한 마인드를 모두에게 심어줄 가능성이 크다. 누가 이런 축구를 보려고 경기장에 올까.
축구는 답습의 역사가 아니라 발전의 역사이다.
7. 수비형 미들의 중요성
항상 용어의 문제에 다소 논란이 일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앵커는 볼란테와 다소 혼동을 일으키는 단어다. 홀딩이나 앵커나 한뜻이지만 종종 홀딩을 해석하는 단어가 주는 의미때문인지 앵커롤과 홀딩롤을 분배시키는 실수를 종종 저지른다. 둘다 수비적 롤을 의미하는 미드필더의 역할을 의미하며 그들의 역할은 최종 수비수 리베로처럼 직접적인 수비가 아닌 포백보호와 연관된다.
기술적 스킬이 풀백이 아닌 중앙 수비에서 발전하기는 지극히 어렵다. 풀백은 오버래핑을 언제든 나갈 수 있고, 킥력이 좋으면 공격전개에서 시점에 따라 윙어보다 앞선 포지션에서 공격의 실마리를 담당하며 윙어가 뒤를 봐주는 협력수비가 가능하나 중앙 수비는 그런 베짱을 부릴 수 없다. 득점을 차단하는 최종수비수는 중앙수비다. 부연하자면 풀백에서 신장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풀백이 갖춰야 할 기본요건은 빠른 윙어의 드리블 차단이다. 제공권을 장악할 하등의 이유는 존재의 의의를 찾기 어렵다. 윙어의 크로스를 받는 공격수는 중앙에서 득점을 마무리짓기 때문이다.
[ 마이콘을 철저하게 농락하는 베일... 그 이후로. 마이콘은 ... 다들 알죠? ]
수비수의 기술적 반등은 풀백에서 이미 진화를 이끌어 낸 반면 중앙수비는 윙어- 풀백이 추구하는 종적 연계보다 횡적 연계를 중시할 수 밖에 없다. 오프사이드 파괴를 중앙에서 이끌어내면 측면에서 파괴하는 오프사이드보다 직접적으로 선수들의 득점 행위를 차단하기 힘들어진다. 볼배급을 중앙에서 차단하지 못하면 키퍼와 1대1 대응을 해야 하는 시점과 이미 상대 코너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측면의 부하는 크로스와 중앙침투 루트를 개척하는 시점은 1차적 대응 방법이 없고 있고의 차이다. 따라서 중앙수비는 오프라인 유지와 키퍼의 후방 볼배급을 중시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들은 윙어 풀백의 조합처럼 공격을 위한 조합이 아니다. 중앙수비대 중앙수비 조합이다.
8. 과거 퍼디와 비디치 조합...
이들의 조합이 중요한 이유는 뭘까. 2000년대 후반 리버풀 경기에서 가장 많은 퇴장을 받는 맨유 선수는 다름아닌 비디치다. 비디치의 퇴장은 토레스의 존재로 가능한 시나리오다. 퍼디와 비디치는 벽은 그렇게 무너지기 쉬운 조합이 아니었는데, 문제는 후방에서 상대 수비라인을 침투하는 토레스의 스피드다. 후방의 역습이 아닌 상대 문전에 포진된 선수들을 뚫고 득점할 수 있는 스트라이커의 존재는 분명 수비에 과부하를 이끌어 낸다. 전방에서 활동영역이 두드러졌던 제라드의 역할은 볼배급이 아니다. 본인 스스로 어느 위치든 중거리슛으로 득점을 마무리 짓는 방식을 선호한다. 주옵션위에 토레스의 침투에 볼이 배그되면 어떤 식으로든 득점을 마무리하는 토레스 타임이고, 첼시에 이적하기 전까지 이 조합은 알론소의 존재로 완성된다. 당시에는 흔히 제토 라인이라 불렀다.
[ 비디치에게 토레스란...]
[ 그건 말씀드리기 싫습니다. ]
[ 비디치 퇴장 ]
토레스 이적의 문제는 기량의 하락이 아니라 떨어진 리버풀의 순위였는데, 알론소의 이적이후로 수비형 미들의 부재가 수비불안을 일으키며 리버풀을 칠버풀로 만드는데 일등공신이 된다. 베니테즈가 0809시즌에 4231로 리버풀에 선보인 수비적 단단함은 가래스 베리에 집착하며 알론소의 이적을 부추겼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4231을 전형을 쓴 이후부터 오래도록 그 터널을 빠져나오기 힘들었다.
현재 4231을 쓰는 맨유의 불안한 점은 이점이다. 전례를 상기하자면 2000년대 초반에도 있었고, 거기에 가장 큰 거부감을 보인 스콜스는 공미위치에 주어진 섀도우롤이 세컨드 스트라이커가 아닌 볼배급과 상대 압박의 치열한 상황을 개인 스킬로 벗겨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뛴 만큼 공미롤에 거부감을 보이며 중원의 키(볼란테)를 다시 잡으며 스스로의 위치를 안고 갔다. 베론이 영입되며 공미롤로의 변화를 추구한 맨유는 이후 안데르손과 마타를 영입하지만 중원의 전략은 공미를 내세워도 신통치 않다.
중원의 공미 롤은 위협적인 전방의 움직임이 필요하다. 과거 토레스가 제라드 앞에서 순가속에 의한 침투로 재미보고, 맨시티가 실바의 볼간수와 볼배급으로 오래도록 상대 후방에 머무는 시간을 벌어주며 아구에로를 통해 휘젓는 드리블로 득점을 마무리 짓거나 야야투레의 중거리포로 득점을 내는 두 가지 루트를 통해 완성된 득점 공식을 보여주지 못하면 지금의 헤롱거리는 경기력은 나중으로 갈수록 타격이 커진다. 그리고 지금 무리뉴를 우리가 영입해야 할 당위성도 여기에 존재한다.
리버풀이 칠버풀이 된 사연을 보자. 그들이 원해서 칠버풀이 될 리 없다면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그들을 거쳐간 감독은 베니테즈 이후로 달글리쉬와 로저스로 구분된다. 이들이 팀을 리빌딩하는 동안 전자는 전봇대 캐롤을 영입하고, 한시즌 좀 날라다닌 찰리 아담을 영입했으며 대부분 자국 리그의 중소 클럽에서 활약을 보인 선수들을 영입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를 안긴 수비형 미들의 보강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로저스는 가장 이식하기 힘든 패스축구를 리버풀에 선사하면서 선수들은 그에 걸맞지 않게 B급 선수들로 채워나갔다. 그리고 그 또한 후방의 플메롤을 제라드에게 맡겼다. 리버풀이 2위했던 시즌을 생각해보자. 패스축구의 완성으로 챔스권 순위에 들었던 걸까. 아님 악동이빨의 캐리로 2위를 기다린 걸까.
제라드의 후방 플메롤은 아르테타가 아스날에 준 안정성만큼도 못한 결과를 보여줬다. 후방의 안정은 기본적으로 볼배급과 포백보호에 있는데, 로저스가 보여준 패스축구에서 제라드는 스스로 역동성을 포기해야 가능한 수비의 안정화를 이끌어내긴 힘들었다.
9. 감독의 중요성
[ 무리뉴 한달 뒤에 올꺼 맞겠지.. ]
무리뉴가 맨유에 온다면 어떻게 될까. S급 감독의 역할을 흔하게 찾을 수 있다면 개나소나 감독해도 괜찮다. 과거 안첼로티가 첼시에 부임하고 리그 2위를 했다는 이유로 경질되고, 레알마드리에서 우승했지만 정작 축구가 재미없다는 이유로 경질된 카펠로의 사례를 보면 황당하기 그지 없지만 리그에서 자칭 명문이라 칭하던 클럽이 유로파 수준의 성적을 거둔 감독에게 수년 동안 기회를 준 것은 패착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팀의 성적이다.
그 스스로는 아마추어 수준의 축구 선수로 선수생활을 마무리 지었지만 스웨덴 3부클럽을 데리고 2년만에 1부로 끌어올리고, 82년 함부르크를 꺽고 UEFA컵을 석권했던 에릭손이 2000년도 이후 침체기를 겪던 영국 축구의 국가 대표 감독이 된 이후 팀을 재건할 때 실리축구를 구사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442 전형으로 역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해 2002 월드컵 이전까지 팀 승률을 73%까지 올린 결과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그가 올린 결과는 월드컵을 1년 남기고 거둔 성과다.
필자는 반할이 4231을 지속시키려 하는 이유를 더 이상 찾기 힘들어 졌다. 과거부터 이피엘에서 몇몇 소수 클럽을 제외하고 4231이 실패한 사례를 보면 클래스와 무관한 전술상성에서 피지컬이 중요한 쟁점이 되기 때문에 전술적 완성이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 가능한 4231의 선수수급과 역습을 위한 패스 속도의 향상은 중원에서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한 한 2선의 뛰어난 중앙 지향적 플메롤이 중원이 아닌 상대 전방까지 올라가는데 수월해야 경기를 지배할 수 있다. 지금 맨유는 그런 과정이 수월하지 않다.
반면 아스날과 맨시티는 기본적으로 공미를 한 명에 국한하지 않고, 2,3명으로 라인업을 유지한다. 왜일까. 1명으로는 상대 체력의 과부하를 딛고 뚫기가 여전히 힘들기 때문이다. 복수 이상의 플메의 존재는 기존에 한 명만 막으면 되었던 플메의 활약을 분산시켜 경기의 조율과 역습, 중앙지원이나 측면 지원의 옵션 존재가 가능해지면서 전술적으로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는 축이 되고 있다. 적어도 이피엘에서는...
하지만 둘다 큰 약점이 존재한다. 경기를 조율하는 레지스타의 부재다.
과거 마타 혼자서 먹여살리던 첼시가 마타를 위해 한일은 전 인원의 수비적 공헌이다. 그리고 여전히 재구성되지 않던 리빌딩의 지연으로 드록바 이후 스트라이커의 무덤이 되었던 첼시는 마타를 보내고, 대신 중미롤이 소화가능한 파브레가스를 통해 중원의 압박에 초점을 맞춰 공격수 위주로 역습의 전술을 짜임새 있게 만든다. 1415시즌 마티치라는 수비형 미들을 놓는 것으로 첼시의 우승은 가능했는데, 풀백의 수비 불안이 이어지며 전시즌 첼시의 전력에 의문을 품었던 결과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첼시의 전력 약화는 1213시즌 맨유가 우승한 이후의 결과물과 비슷하다. 차이라면 맨유는 퍼거슨이 일찍 은퇴했을 뿐이다. 그리고 자금 압박으로 제대로 된 S클래스 영입을 3년이상 미뤄온 결과물이다. 반면 선수들은 적절한 시기에 세대교체를 해야 하는데, 끝물에 다다른 선수들을 과감히 내치지 못하는 첼시는 감독의 권한을 축소한 대신 디렉터를 두고도 선수들의 갑질에 놀아나고 있다. 소방수로 들어온 히딩크가 과연 재임할 생각이 있을까. 사정을 안다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첼시를 떠날 가능성이 크다.
선수들의 동기 부여는 감독이 쥐고 있어야 클럽이 추구하는 방향에서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감독이 전술을 짜고 선수들에게 역할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감독에게 필요한 혼자만의 시간은 전술과 선수 구성에서 동일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게 모든 권한을 부여할 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그리고 거기에는 우리가 볼 수 있는 비전이 필요하다. 현재 맨유에 비전은 있을까. 지금 맨유 경기는 20년전 벵거 부임하기 직전의 아스날 경기처럼 지루하다 못해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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