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언제나 목마르다?
펫찌를 애정하는 분이라면 애니동물병원의 김명섭 원장님을 알고 계실 겁니다. 온라인 상담과 기사 자문, 에세이 투고 등으로 펫찌를 도와주고 계시는데요. 최근 원장님께 미세먼지에 관한 자문을 구하다 흥미로운 얘기를 듣게 되었어요.
"반려동물의 호흡기 건강, 불순물 배출을 위해서 충분한 수분 섭취가 가장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반려동물들은 어느 정도 탈수가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물을 잘 먹지 않아도, 너무 잘 먹어도 탈수 상태다."
특히 고양이들은 뭔가 조금이라도 맘에 안 차면 않으면 물 섭취를 거부하곤 하죠. 저희 집 고양이는 집에 낯선 사람이 들어오면 곧바로 '단수 투쟁'에 들어가서 가족들의 진땀을 빼게 만듭니다.
다행히 고양이들에게 갈증에 대한 저항력이 있긴 합니다. 과거 사막 지역에서 살았기에 물을 아껴 먹는 습성이 있어서 최소한의 물만 섭취하려는 경향이 있죠. 그래서 방광염이나 신부전증에 쉽게 걸려 버립니다.
물을 꺼려하는 고양이들이 물을 섭취하게 하는 방법, ‘습식 사료 급여’를 추천 드립니다.
하루 한 끼, 습식 사료로 대체하세요
보통 고양이들은 건사료를 주식으로 먹습니다. 시중에 나온 건사료는 기호성도 괜찮고 영양 배합도 잘 되어 있어서 영양학적으로 문제없는 제품이 대부분인데요. 다만 그 자체에 수분 함량이 매우 적어 물 섭취를 함께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건사료만 먹는 고양이는 하루 필요 수분양의 약 95%를 따로 섭취해서 마셔야 합니다. 비만하지 않은 성묘가 하루 먹어야 하는 물의 양은 약 250~300ml. 사람용 밥그릇의 용량과 비슷한데, 그만큼을 하루에 전부 먹어야 한다는 겁니다. 아마 여러분의 고양이들은 그렇게까지 안 먹고 있을 겁니다. 반이나 먹으면 다행입니다.
물을 잘 마시지 않는 고양이라면 하루에 한 끼는 주식용으로 나와 있는 습식 캔을 급여해보세요. 습식 사료는 70~85%의 수분을 포함하고 있고, 기호성이 좋아 물을 조금 섞어 줘도 아이들이 잘 먹습니다. 고양이가 하루의 모든 끼니에 수분 78% 함량의 식사를 한다면, 추가로 약 30ml 정도의 수분만 섭취해도 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적 부담도 되고, 물을 완전히 거부하는 고양이도 많지 않으니 하루 한 끼 정도를 습식 사료로 대체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주식용 캔인지 확인합시다
아직 습식 사료는 간식용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요. 틀린 생각은 아닙니다. 영양 배합보다 기호성에 중점을 둔 습식 사료가 많기 때문입니다.
습식 사료를 주식으로 완전 대체하려면 포장지에 미국사료관리협회(AAFCO)의 기준을 통과했다고 표기된 것을 이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사진=ⓒ이다솔)
아울러 주성분 외에 비타민과 미네랄이 들어 있으면 주식 캔으로 간주하셔도 무방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식 캔을 구별하거나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종류가 많지 않을뿐더러 정확히 구분법을 모르시는 가게 주인들도 많습니다.
개봉 후 최대한 빨리 소진하세요
습식 사료를 급여하실 때 주의하실 것들이 조금 있습니다. 습식 제품은 재료를 많이 가공하지 않아 개봉 후 최대한 빨리 급여하셔야 탈이 나지 않습니다. 쉽게 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은 분량은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시되 그래도 2~3일 내에는 소진하는 게 좋고요. 차가워진 사료는 고양이들이 싫어할 뿐 아니라 설사나 구토를 유발할 수 있으니 상온에 잠시 두신 후 급여해 주세요.
아울러 습식 사료는 건식 사료를 급여할 때보다 치석이 생기기 쉽습니다. 평소보다 치아 관리를 더 세심히 해주셔야 합니다.
매거진C
CREDIT
에디터 김기웅
자료 및 자문 키티공구(kitty0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