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9 범수 채택 열전 - 范睢
范雎列傳
范雎者는 魏人也라 字叔이니 游說諸侯하야 欲事魏王한대, 家貧無以自資하야 乃先事魏中大夫須賈러니 須賈爲魏昭王하야 使於齊에 范雎從留數月未得報러니 齊襄王聞雎辯口하고 乃使人으로 賜雎金十斤及牛酒어늘 雎辭謝不敢受러니 須賈知之하고 大怒하야 以爲雎持魏國陰事告齊라. 故로得此饋라하야令雎로 受其牛酒하고 還其金이러니, 旣歸에 心怒雎하야 以告魏相하니 魏相은 魏之諸公子曰魏齊라
범수는 위나라 사람이며 자는 숙이니 제후들에게 유세하여 위나라왕을 모시고자 하였으나 집안이 가난하여 스스로 밑천할 자금이 없어 곧 먼저 위나라 중대부인 수가를 섬겼다.
수가가 위나라 소왕을 위하여 제나라에 사신으로 가게 되자 범수가 (수가를)따라가 수개월 머물렀으나 (협상 결과인) 답을 얻지 못하고 있었는데, 제나라 양왕이 범수가 언변이 좋다고 하는 것을 듣고 사람을 시켜 금 10근과 소(고기)와 술을 보내니 범수가 사양하고 감히 받지 못하고 있었다.
수가가 이를 알고 크게 노하여 위나라의 비밀스런 일을 가지고 제나라에 알려주어 이런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범수로 하여금 소(고기)와 술은 받고 금은 돌려주게 하였다.
돌아온 후 마음 속으로 범수에게 노하여 위나라 재상에게 보고하니 위나라 재상이 위나라의 여러 공자중의 한명인 위제였다.
* 范雎: 범수라고 하기도 하고 범저라고 하기도한다.* 報(보): 알리다. 대답하다.* 饋(궤): 선물. 보내다. 권하다.
魏齊大怒하야 使舍人으로 笞擊雎하야 折脅摺齒하니, 雎佯死어늘 卽卷以簀하야 置厠中하고 賓客飮者醉로 更溺雎하야 故僇辱以懲後하야 令無妄言者이러라.
위제가 대노하여 사인으로 하여금 범수를 매질하게 하였는데 갈비뼈와 이빨이 부러지니 범수가 죽을 척하였다.
곧 대나무발로 말아 화장실에 두니 빈객중에 술먹고 취한 사람으로 하여금 번갈아 범수에게 오줌을 누게하니, 일부러 욕을 보여 후세에 징계하여 망녕되이 말하는 자가 없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 笞(태): 볼기치다. 매질하다. * 摺(랍): 꺽다. 접다. 부러뜨리다 * 簀(책): 대자리 * 溺: 빠질익. 오줌뇨. * 故=姑(고); 고의로 * 僇(육)=戮 : 죽이다. 욕보이다.
雎從簀中으로 謂守者曰公能出我면 我必厚謝公하리라. 守者乃請出棄簀中死人한대 魏齊醉曰可矣라하니, 范雎得出하다.
後에 魏齊悔하야 復召求之어늘 魏人鄭安平聞之하고 乃遂操范雎하야 亡伏匿하고 更(경)名姓曰張祿이라하다.
범수가 대나무발 속에서 지키는 자에게 말하길 "공이 나를 나가게 해줄 수 있다면 내가 필히 공에게 후히 사례하겠습니다" 하였다.
지키던 자가 곧 대나무발속에 죽은 자를 버리겠다고 청하니 위제가 술에 취하여 그리하라 하니 범수가 빠져나올 수 있었다.
나중에 위제가 후회하여 다시 불러 그를 찾고자 하였으나 위나라 사람 정안평이 이를 듣고 곧 범수를 데리고 도망쳐 숨어 성명을 고쳐 장록이라 하였다,
* 操(조): 잡다=持
當此時하야 秦昭王使謁者王稽於魏어늘 鄭安平詐爲卒하야 侍王稽러니 王稽問魏有賢人可與俱西游者乎아. 鄭安平曰 臣里中에 有張祿先生하니 欲見君言天下事로대 其人有仇라, 不敢晝見하니이다.
이때 진나라 소왕이 알자 왕계를 위나라에 사신을 보내는데 정안평이 거짓으로 졸병이 되어 왕계를 모셨다.
왕계가 말하길 "위나라에 더불어 함께 서쪽(진나라)으로 가서 노닐만한 현인이 있는가"하였다.(진나라에가서 같이 일할 만한 자가 있느냐는 뜻).
정안군이 말하길 "신의 마을에 장록선생이라고 있는데 군을 만나 천하의 일을 말씀드리고자 하는데 그사람이 원수가 있어 낮에는 감히 만날 수가 없습니다"하였다.
* 謁者(알자): 벼슬이름. 비서같은 자. 빈객을 주인에게 인도하는 사람.
王稽曰夜與俱來하라. 鄭安平夜與張祿으로 見王稽한대 語未究에 王稽知范雎賢하고 謂曰 先生은 待我於三亭之南하라하고 與私約而去하다.
王稽辭魏去할새 過載范雎하야 入秦至湖關하야 望見車騎從西來하고 范雎曰彼來者爲誰오 王稽曰秦相穰侯東行縣邑하니니라.
왕계가 말하길 "밤에 같이 오너라"하였다. 정안평이 밤에 장록과 더불어 왕계를 만났는데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왕계는 범수가 현명한 것을 알고 말하길 "선생은 삼정(지역명)의 남쪽에서 나를 기다리라"하고 더불어 개인적으로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왕계가 위나라에 사직하고 떠날때 지나가며 범수를 (만나) 수레에 태워서 진나라에 들어와 호관에 이르렀다. 수레와 기병이 서쪽으로 부터 오는 것을 멀리 바라보며 범수가 말하길 "저기 오는 자들이 누구입니까"하니 왕계가 말하길 "진나라 재상 양후가 동쪽으로 현읍을 순행하는 것이다"하였다.
范雎曰吾聞穰侯專秦權하야 惡內諸侯客이라하니 此恐辱我라 我寧且匿車中하리라하고, 有頃에 穰侯果至하야 勞王稽하고 因立車而語曰 關東에 有何變고, 曰無有러라 又謂王稽曰謁君得無與諸侯客子俱來乎아 無益이오. 徒亂人國耳니라.王稽曰不敢이러라. 卽別去거늘
범수가 말하길 "제가 듣기에 양후가 진나라의 권력을 전횡하여 제후의 객들을 받아들이는 것을 싫어한다고 하니 저를 욕보일까 두렵습니다. 저는 차라리 또한 수레 안에 숨는 것이 낫겠습니다" 하였다.
잠시후 양후가 과연 오더니 양계를 위로하고 수레를 세워 말하길 "관동(함곡관 동쪽: 진나라 제외한 6국)에 무순 변화가 있는가?"하니 "없습니다" 하였다.
또 왕계에게 말하길 " 알군은 제후의 객과 더불어 함께 오지는 않겠지요?" (그들은)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단지 남의 나라를 혼란하게 할 뿐입니다' 하였다. 왕계가 (어찌) 감히 하겠습니까(같이 오겠습니까)하니 곧 떠났다.
* 內(납): 들이다
范雎曰吾聞穰侯는 智士也라하더니 其見事遲로다. 鄕者에 疑車中有人호대 忘索之로다하고 於是에 范雎下車走曰此必悔之라하더니, 行十餘里하야는 果使騎로 還索車中하야 無客乃已하다.
범수가 말하길 "제가 듣기에 양후는 지혜로운 선비라 하더니 일을 보는 것이 더디군요. 조금 전에 수레에 사람이 있을까 의심하면서도 수색하는 것을 잊어버렸군요." 하고 이에 범수가 수레에서 내려 달아나며 "그가 필히 후회할 것입니다"하였다. 10여리를 갔는데 과연 기병을 시켜 다시 수레를 수색하니 객(범수)이 없었다.
* 鄕者(향자): 아까. (접때 鄕)
王稽遂與范雎入咸陽하야 已報使하고 因言曰魏有張祿先生하니 天下辯士也라 曰秦王之國危於累卵하니 得臣則安이러니와 然이나 不可以書傳也일새 臣故載來하니이다. 秦王弗信하야 使舍食草具하고 待命歲餘라
왕계가 마침내 범수와 더불어 함양(진나라 서울)에 들어와 사신일을 보고하고 나서 말하길 "위나라에는 장록선생이라고 있는데 천하의 변사입니다. (장록이)말하길 " 진왕의 나라가 쌓아놓는 계란보다 위태로우니 신을 얻으면 편안해질 것입니다. 그러나 글로는 전할 수 없습니다" 하여 신이 일부러 수레에 태워서 왔습니다."하였다. 진왕이 믿지 못하고 머물게 하며 형편없는 음식을 먹게하였는데 명을 기다린지 1년이 넘었다.
* 故: 일부러(=姑)* 舍(사): 집. 머물다. 쉬다* 草具(초구): ①나물 따위를 담는 그릇 ②험한 음식물(飮食物)을 가리키는 말
當是時하야 昭王已立三十六年이러라. 南拔楚之鄢郢하니 楚懷王幽死於秦하고, 秦東破齊하니 湣王常稱帝라가 後去之하고 數困三晉이라. 厭天下辯士하야 無所信이라
이때 소왕이 이미 즉위한지 36년이 되었다. (그동안) 남으로는 초나라의 언양을 정벌하니 초회왕이 진나라에 유폐돠어 죽었고, 진나라가 동으로는 제나라를 격파하니 (제나라)민왕이 항상 황제라고 칭하다가 후에 그만두었고 자주 삼진으로 곤란을 겪은지라. 천하의 변사들을 싫어하고 믿지를 못하였다.
* 三晉: 한,위,조을 말함(진나라 연접 국가)
* 진 소왕이 帝가 되고 싶었으나 혼자 총대를 맬수가 없어 제 민왕을 꾀어 그대는 동제가 되고 내가 서제라고 칭하자고 하여 민왕이 帝라고 칭하였는데 소대(소진의 동생)이 제 민왕을 설득으로 민왕이 다시 왕으로 칭하여 진소왕의 계획이 틀어진 일이 있었다. 진 소왕은 이것이 유세객 때문으로 생각하여 유세객들을 미워하였다.
穰侯華陽君은 昭王母宣太后之弟也니 而涇陽君高陵君皆昭王同母弟也라. 穰侯相하고 三人者更將하야 有封邑하니 以太后故私家富重於王室이러라.
양후와 화양군은 소왕 어머니 선태후의 동생이였다. 경양군, 고릉군은 모두 소왕의 동복 동생이다.
양후가 재상을 하고 세사람이 모두 번갈아 가며 장군을 지내 봉읍이 있었는데 태후로 인하여 사가가 궁실보다 더욱 부유하였다.
及穰侯爲秦將에 且欲越韓魏而伐齊綱壽欲以廣其陶封이어늘 范雎乃上書曰臣聞明主立政에 有功者를 不得不賞하며 有能者를 不得不官하며,
勞大者는 其祿厚하고 功多者는 其爵尊하고 能治衆者는 其官大라하니 故無能者는 不敢當職焉하며, 有能者도 亦不得蔽隱하나니 使以臣之言으로 爲可인덴, 願行而益利其道요 以臣之言으로 爲不可인대 久留臣無爲也라
양후가 진나라 장수가 되고 장차 한,위나라를 지나 제나라 강지역, 수지역을 쳐서 (양후가)봉해 받은 땅인 도를 넓히고자 하니 범수가 곧 글을 올려 말하길 "신이 듣기에 밝은 군주는 정치를 세움에 있어 공이 있는 자에게는 상을 주지 않을 수 없으며, 능력 있는 자에게는 관직을 내리지 않을 수 없으며, 크게 수고한 자는 그 녹을 후하게 되고, 공이 많은 자는 작위가 높게 되고, 백성을 능히 다스리는 자에게는 관직이 크게 된다고 하니, 그러므로 무능한 자는 감히 자리(직책)을 감히 감당하지 못하며, 능력 있는 자는 가리고 숨기지 않게 되니, 가령 신의 말이 옳다고 여기신다면, 원컨대 (제 말을)행하시어 더욱 그 도를 이익 되도록 하시고, 신의 말이 옳지 않다고 여기신다면 신을 오래도록 머물게 하여도 소용없을 것입니다.
* 且(차): 장차* 使: 가령
語曰庸主는 賞所愛而罰所惡하고 明主則不然하야 賞必加於有功而刑必斷於有罪라하니, 今臣之胸不足以當椹質이오 而要不足以待斧鉞이니 豈敢以疑事로 嘗試於王哉리오.
(옛)말에 이르길 "용렬한 군주는 사랑하는 사람에 상을 주고 미워하는 사람을 벌를 주고, 밝은 군주는 그렇지 않아 상은 반드시 공이 있는 사람에게 주고 벌은 죄가 있는 자를 단죄한다" 하니, 비록 신의 가슴은 형구를 당해내기에 부족하고, 허리는 형구(부월: 도끼)를 기다리기에 부족하니 어찌 감히 의심스러운 일로 임금을 시험하겠습니까?
* 椹質(침질): 형구 ( 모탕침. 모탕질) 나무를 패거나 자를 때에 받쳐 놓는 나무토막. 또는 형구를 뜻함
* 要=腰*斧鉞(부월): 도끼* 嘗(상): 맛보다. 시험하다.
雖以臣으로 爲賤人而輕辱이나 獨不重 任臣者之無反復於王邪아.
且臣聞周有砥砨하고, 宋有結綠하고 梁有縣藜하고 楚有和朴이라니 此四寶者는 土之所生이오 良工之所失也로대 而爲天下名器하니, 然則 聖王之所棄者는 獨不足以厚國家乎잇가.
비록 신이 천인이라 가벼히 여기고 욕을 보이시겠지만, 단지 신을 추천한 자(왕계)가 왕을 배반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또한 신이 듣기에 주나라에는 지액이 있고, 송나라에는 결록이 있으며, 양나라에는 현려가 있고, 초에는 화박이 있다고 합니다.
이 네가지 보물은 땅에서 생겨난 것으로 훌륭한 장인이 놓친 것이지만 천하의 명기가 되었습니다. 그런즉 훌륭한 왕이 버린 것(신하,사람)은 국가를 부강하게 하는데 단지(어찌) 부족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 任臣(임신): 신을 맡은 자. 신을 추천한 자* 反復반복): 이랬다 저랬다하다. 배반하다.* 砥砨(지액). 結綠(결록), 縣藜(현려), 和朴(화박): 유명하고 귀한 옥* 不重~~~邪: ~~을 중히 여기지 않겠습니까?
臣聞善厚家者는 取之於國하고 善厚國者는 取之於諸侯라하니, 天下有明主이면, 則諸侯不得擅厚者는 何也오. 爲其割榮也일새
신이 듣건대, 집안을 부유하게 잘하는 사람은 나라에서 그를 취하게 되고, 국가를 부강하게 잘하는 사람은 제후들이 그를 취하는데, 천하의 밝은 군주가 있으면 제후가 부유하게 할 능력을 가진 자를 마음대로 차지할 수 없는데 왜입니까? 영광을 떼어가기 때문입니다.
* 擅(천): 제멋대로. 마음대로. 차지할 천.
良醫는 知病人之死生하고 而聖主는 明於成敗之事하야 利則行之하고, 害則舍之하고 疑則少嘗之하나니, 雖舜禹復生하야도 弗能改已.
(인재를 혼자 차지하게 되면 영광을 독차지하게 되니, 그 사람을 스카웃하여 빼내는 것이 영광을 나누어 갖게 된다는 뜻: 그 사람을 스카웃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의사는 환자의 생과사를 알고 훌륭한 군주는 일의 성패에 밝아, 이로우면 즉시 행하고 해로우면 버리고 의심스러우면 조금씩 시험해 보니, 비록 요순임금이 다시 살아온다 하여도 (이런 것을)고칠 수는 없는 것 입니다.
語之至者는 臣不敢載之於書오, 其淺者는 又不足聽也이니 意者컨대 臣愚而不槪於王心邪아 亡 其言臣者賤而不可用乎잇가 自非然者인대 臣願得少賜游觀之間하야 望見顔色하노니一語無效어든 請伏斧質하노이다
말 중에 지극한 것은 신이 감히 글에 실을 수가 없었고 내용이 천한 것은 또 (왕이) 들어주기에도 부족합니다. 생각컨대 (임금님이 저를 이렇게 내버려 둔 것은) 신이 어리석어 왕의 마음에 감동되지 않아서 입니까? 아니면 신을 말해준 사람이 천해서 (저를)쓰지 않았던 것입니까? 스스로 그렇지 아니하다면 신이 (임금이) 유관하고 남은 조금이나마 틈이라도 주시면 안색을 바라보기를 원하오니(직접 보고 말씀드리고자 하니), 한마다 말이라도 효력이 없으면 도끼형틀에 업드리기를 바랍니다" 하였다.
* 槪(개): 걱정하다. 느끼다, = 慨 * 亡: 抑(억) .아니면 * 言臣者: 신을 말해준 자. 추천한 자. (=任臣者) * 游觀之間(유관지간): 놀고 돌아보는 틈
於是에 秦昭王大說하야 乃謝王稽하고 使以傳車로 召范雎하니 於是에 范雎乃得見(현)於離宮할새 詳爲不知永巷而入其中한대 王來而宦者怒逐之曰王至니라.
이에 진 소왕이 크게 기뻐하여 곧 왕계에게 사과하고 전거를 내어 범수를 불렀다. 이때 범수가 곧 이궁에서 알현할 수 있었는데 거짓으로 (잡인이 들어가서는 안되는)영항을 모른 척하고 그 안으로 들어갔는데, 왕이 오자 환관이 노하여 그를 쫒아내며 말하길 "왕이 오신다"하였다.
* 傳車(전거): 빈객을 태우는 전용수레 * 詳(양): 거짓양. 자세할 상. * 永巷(영항): 궁중(宮中)의 긴 복도. 후궁. 시녀,환관등이 다니는 복도.
范雎繆爲曰 秦安得王이리오. 秦獨有太后穰侯耳니라 欲以感怒昭王이러니 昭王至하야 聞其與宦者爭言하고 遂延迎謝曰 寡人宜以身受命이 久矣로대 會義渠之事急이라 寡人旦暮自請太后이러니 今義渠之事已라 寡人乃得受命하니 竊閔然不敏이 敬執賓主之禮하노라한데. 范雎辭讓이러라.
범수가 거짓행동으로 말하길 "진나라에 어디에 왕이 있소? 진나라에는 단지 태후와 양후가 있을 뿐이요" 하여 소왕이 느껴서 노하게 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소왕이 도착하여 그가 환관과 말다툼하는 것을 듣고 마침내 (그를)끌어서 맞이하여 사과하며 말하길 " 과인이 의당 직접 명(가르침)을 오래전에 받았어야 하는데, 마침 의거(地名)의 일이 급하여 과인이 조석으로 스스로 태후에게 청하여 지금 의거의 일이 끝났습니다.
과인이 곧 가르침을 받을 수 있으니 저으기 어리석고 불민한 사람이 삼가 빈주의 예를 집행하겠소" 하니 범수가 사양하였다.
* 繆(무): 어긋날 무. 거짓무. = 謬(거짓 류) * 會: 마침 *旦暮(단모): 아침 저녁으로 * 閔然(민연): 불쌍한 모습. 어리석은 모양
是日觀范雎之見者羣臣이 莫不洒然變色易容者러라. 秦王屛左右하니 宮中虛無人이로다. 秦王跽而請曰 先生何以幸敎寡人고. 范雎曰唯唯라 有間에 秦王復跽而請曰先生何以幸敎寡人고 范雎曰唯唯라 若是者三에 秦王跽曰先生卒不幸敎寡人邪아.
이날 범수가 왕을 만나는 것을 본 많은 신하들이 엄숙하고 안색이 변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진왕이 좌우를 물리치니 궁 안에는 어떤 사람도 없었다. 진왕이 무릎을 꿇고 청하여 말하길 "선생은 무엇으로 과인을 가르칠 것이오?" 하니 범수는" 네 네"하였다.
잠시후 진왕이 다시 무릎을 꿇고 청하여 말하길" 선생은 무엇으로 과인을 가르킬 것이요?"하니 범수는 "네 네"하였다.
이와 같이하기를 세번하니 진왕이 무릎을 꿇고 말하길 "선생은 마침내 과인을 가르쳐주지 않으려는군요"하였다.
* 洒: 엄숙할 선(= 씻을 洗). 뿌리더(세). 엄숙하다(선)* 洒然: 엄숙한 모양* 幸(행): 상대를 공경하는 의미. 굳이 해석할 필요없다.
范雎曰非敢然也라 臣聞昔者呂尙之遇文王也에 身爲漁夫而釣於渭濱耳라 若是者는 交疏也로되 已說而立爲太師하야 載與俱歸者는 其言深也일새라. 故로 文王遂收功於呂尙而卒王天下하니 鄕使文王이 疏呂尙而不與深言이런들 是周無天子之德而文武無與成其王業也라.
범수가 말하였다 " 감히 그런 것이 아닙니다. 신이 듣건대 옛날 여상(강태공)이 문왕을 만날 적에 몸은 어부로 위수 가에 낚시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것은 교분이 소원해서였지만, (문왕이 여상의 말을 듣고)기뻐하여 태사로 세우고 마차를 타고 함께 돌아온 것은 그들의 말이 깊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문왕이 마침내 여상에게서 (덕분에) 공을 얻어 마침내 천하에 왕노릇하였으니, 지난날 가령 문왕이 여상을 멀리하고 더불어 깊이 말하지 않았던들, 이것은 주나라에 천자의 덕이 없었을 것이고 문왕, 무왕이 더불어 왕업을 이룰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 여상 강태공: 성은 강, 씨는 여, 이름은 상, 호는 태공 (성에서 갈라진 것이 씨)* 鄕= 嚮 접때 향* 使: 가령
今臣覊旅之臣也라 交疏於王나 而所願陳者는 皆匡君之事요 處人骨肉之間하니 願効愚忠하대 而未知王之心也라 此所以王三問而不敢對者也오 臣非有畏而不敢言也로소이다. 臣知今日言之於前하고 而明日伏誅於後나 然이나 臣不敢避也하리이다.
지금 신이 외국에서 온 신하로서 왕과의 교류는 소원하나 말하고자 하는 것은 모두 임금님을 바르게 하고자 하는 일이고 다른 사람의 골육지간(태후/양후에 대한 일)에 처하는 일이니, 어리석은 충성을 바치길 원하지만 왕의 마음을 모릅니다.
이것이 왕이 세번 물어도 감히 대답하지 못한 이유이지, 신이 두려워서 감히 말을 못한 것이 아닙니다 .
신은 오늘 앞에서 말을 하고 내일 뒤에서 엎드려 벌을 받게 될 줄 알지만, 그러나 신은 감히 피하지 않겠습니다.
* 羈旅(기례): 타향. 객지. 타향살이할 기
大王信行臣之言이시면 死不足以爲臣患이오 亡不足以爲臣憂이오 漆身爲厲하며 被髮爲狂이라도 不足以爲臣恥니, 且以五帝之聖焉而死하고 三王之仁焉而死하고 五伯之賢焉而死하고 烏獲任鄙之力焉而死하고 成荊, 孟賁, 王慶忌, 夏育之勇焉而死하니, 死者는 人之所必不免也라 處必然之勢하야 可以少有補於秦이 此臣之所大願也니 臣又何患哉리잇고.
대왕이 신의 말을 믿고 행하신다면 죽음도 신의 걱정으로 삼기에 부족하며, 추방되는 것은 신의 근심으로 삼기 부족하며, 몸에 옻칠을 하여 문둥병 걸린 것처럼 되고 머리를 마구 늘어뜨린 미친 사람 모양을 하는 것도 신의 부끄러움으로 하기에 부족합니다.
5제가 성스러워도 죽었고 3왕이 어질어도 죽었고, 5패가 현명하여도 죽었고 오확, 임비는 힘을 세어도 죽었고, 성형,맹분,왕경기,하육이 용맹하여도 죽었으니 죽음은 인간이 반드시 면하지 못하는 것이다. 반드시 그렇게 되는 형편에 처하여 조금이라도 진에게 도움이 있을 수 있는 것 이것이 신이 크게 바라는 바이니 신이 또 무엇을 걱정하겠습니까
* 오패: 춘추시대의 제(齊)나라의 환공(桓公), 진(晉)나라의 문공(文公), (秦)나라의 목공(穆公), 초(楚)나라의 장왕(莊王), 송(宋)나라의 양공(襄公 (또는 장왕,양공 대신 오(吳)나라의 왕 합려(闔閭), 월(越)나라의 왕 구천(勾踐)을 말하기도 한다)
伍子胥槖載而出昭關하야 夜行晝伏하야 至於陵水하야, 無以餬其口라 膝行蒲伏하야 稽首肉袒하고 鼓腹吹篪하야 乞食於吳市라가 卒興吳國하야 闔閭爲伯하니, 使臣으로 得盡謀를 如伍子胥하고 加之以幽囚하야 終身不復見이라도 是臣之說이 行也니 臣又何憂이리잇고.
오자서가 자루에 넣어져 수레에 실려 소관을 탈출하여, 밤에 가고 낮에 기어가서 능수에 도달하였는데 입에 풀칠하지 못하였다. 무릎으로 기고 포복하여 머리를 숙이고 몸를 드러내고, (배고픈) 배를 두드리고 질나발을 불고 오나라 시장에서 걸식하다가 마침내 오나라를 일으켜 (오나라)합려가 패자가 되게 하였으니 신으로 하여금 저의 지모를 다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오자서처럼 하게 할 수 있다면 감옥에 갇혀 종신토록 다시 보지 못한다하더라도 이것은 신의 말이 행해지는 것이니 신이 또 무엇을 걱정하겠습니까?
* 槖:전대 탁.= 橐 * 篪(지): 질나팔* 稽首肉袒(계수육단): 어려운 모습. 치욕스런 모습 . 稽(계)" 조아리다 肉袒(육단): 웃옷을 벗어 상체를 들어냄(항복/사죄)* 鼓腹吹篪(고복취지): 빈배두드리고 질나팔을 불다. 어려운 모습
箕子接輿漆身爲厲하며 被髮爲狂이로대 無益於主인데 假使臣으로 得同行於箕子이라도 可以有補所賢之主인덴, 是臣之大榮也니 臣有何恥리오. 臣之所恐者는 獨恐臣死之後에 天下見臣之盡忠而身死하고 因以是杜口裹足하야 莫肯鄕秦耳일세라.
기자와 접여가 몸에 옻칠하여 문둥병 환자처럼 되고 머리를 늘여 뜨려 미친 모습이 되었지만 그의 임금에게는 도움 되는 것이 없었습니다. 가령 신으로 하여금 기자와 같은 행동을 하게 하더라도 (제가)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군주(소왕을 지칭)에 도움이 된다면 이것은 신의 큰 영광이니 신이 무엇을 부끄러워하겠습니까?
신이 두려워하는 것은 유독 신이 죽은 뒤에 천하 사람이 신이 충성을 다하였으나 몸이 죽는 것을 보고 입을 닫고 발을 싸매어 진나라로 향하려 하지 않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 杜口(두구): 입을 막다.* 裹足(과족): 발을 싸매다. 裹: 쌀과* 鄕= 向
足下上畏太后之嚴하시며 下惑於姦臣之態하시고 居深宮之中하야 不離阿保之手하야 終身迷惑하야 無與昭姦하시니,
족하(소왕)께서는 위로는 태후의 엄함이 두려워하시고 아래로는 간신들의 (알랑거리는) 태도에 미혹되시고, 깊은 궁궐에 계시면서 시종의 손을 떠나지 못하니 종신토록 미혹되어 더불어 간사한지 여부를 밝혀줄 사람이 없으니
* 阿保(아보): 보모. 시종. 측근* 昭姦(소간): 간사한지 여부를 밝히다. 간사힘을 분별하다
大者는 宗廟滅覆이오, 小者는 身以孤危하시리니 此臣之所恐耳라. 若夫窮辱之事와 死亡之患은 臣不敢畏也니 臣死而秦治면 是臣死賢於生하니이다.
크게는 종묘가 없어지게 되고 작게는 (임금의) 몸이 외롭고 위태롭게 되니, 이것이 신이 두려워하는 일일 뿐입니다. 궁하게 되고 욕을 보는 일과 죽음에 대한 근심은 신이 감히 두려워하는 바는 아니고, 신이 죽아 진나라가 잘 다스려진다면 이것은 신의 죽음이 사는 것보다 나은 일입니다.
秦王跽曰先生은 是何言也오 夫秦國辟遠하고 寡人愚不肖이어늘 先生乃行辱至於此하니 是天以寡人으로 慁 先生而存先王之宗廟也오,
진왕이 무릎을 꿇고 말하길 "선생은 이게 무슨 말씀이요. 진나라는 궁벽하고 멀리 떨어진 지역이고 과인이 불초한데 선생이 곧 이곳 까지 영광스럽게 오셨으니, 이것은 하늘이 선생을 수고롭게해서 선왕의 종묘를 보존케하는 것입니다.
* 辱(욕): 욕되게 하다. 겸칭이므로 "영광스럽게"란 뜻으로 번역* 慁(혼): 번거롭다. 수고롭다.
寡人得受命於先生이면 是天所以幸先王而不棄其孤也로다. 先生奈何而言若是오 事無小大히 上及太后하며 下至大臣히 願先生은 悉以敎寡人하고 無疑寡人也이어라. 范雎拜하니 秦王亦拜러라.
과인이 선생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 이것은 하늘이 선왕을 사랑하여 나를 버리지 않는 것입니다. 선생은 무슨 말을 이렇게 하십니까?
일에는 크고 작은 것 가릴 것없이 위로는 태후에 미치고 아래로는 대신에 이르기 까지 원컨데 선생은 다 과인을 가르쳐 주시고 과인을 의심하지 마십시요"하였다. 범수가 절을 하니 진왕 역시 절을 하였다.
* 幸(행): 사랑하다* 孤: 왕을 칭함
范雎曰大王之國이 四塞以爲固하야 北有甘泉谷口하고 南帶涇渭하고 右隴蜀, 左關阪이오 奮擊百萬이오 戰車千乘이니 利則出攻이오 不利則入守리니, 此는 王者之地也오
범수가 말하길 "대왕의 나라는 사방의 요새가 견고하고 북으로는 감천과 곡구가 있고, 남으로는 경수와 위수를 끼고 있으며 우로는 용촉, 좌로는 관판이 있습니다. 용감한 군사가 백만이요 전쟁용 수레가 천대이니 유리하면 나아가 공격하고 불리하면 들어와 수비하니, 이것은 왕의 땅이 것입니다.
民怯於私鬪하고 而勇於公戰하니 此는 王者之民也라. 王幷此二者而有之하시니 夫以秦卒之勇과 車騎之衆으로 以治諸侯는 譬若馳韓盧而搏蹇兎也라,
백성들이 사사로운 싸움에는 겁을 먹지만 나라의 싸움에는 용감하니 이는 왕의 백성인 것입니다. 왕께서는 이 두가지를 아우르시며 이것을 가지고 계시니 용맹스러운 진나라의 군사와 많은 기병으로 제후를 다스리는 것은 마치 한로를 치달리게하여 절름발이 토끼를 잡는 것과 같습니다.
* 韓盧: 한나라의 유명한 사냥개* 蹇(건): 절름발이
霸王之業은 可致也어늘 而羣臣莫當其位하야 至今閉關十五年에 不敢窺兵於山東者는 是穰侯爲秦謀不忠이오 而大王之計有所失也일새니이다.
패왕의 업은 이룰 수가 있는데 여러 신하들은 그 자리를 감당하지 못하고 여지껏 (함곡)관을 막고 15 년 동안에 감히 산동을 군사적으로 엿보지 못하는 것은 양후가 진나라를 위하여 도모하는 것이 충성스럽지 못한 것이요, 대왕의 계책이 잘못된 것이 있는 것입니다.
秦王跽曰寡人願聞失計하러라. 然이나 左右多竊聽者라 范雎恐하야 未敢言內하고 先言外事하야 以觀秦王之俯仰할새 因進曰夫穰侯越韓魏而攻齊綱壽가 非計也라.
진앙이 무릎을 꿇고 말하길 "과인이 과인의 잘못된 게책을 듣고 싶소"하였으나 좌우에서 많이 숨어서 듣고 있어 범수가 두려워 감히 내부의 일은 말하지 못하고 우선 밖의 일을 먼저 얘기하면서 진왕의 반응을 보고 앞으로 나가 말하길 "양후는 한,위나라를 지나 제나라의 강지역과 도지역을 공격하는 것은 계책이 아닙니다.
*俯仰(앙부): 행동거지. 태도
少出師則不足以傷齊요, 多出師則害於秦이니 臣意王之計欲少出師而悉韓魏之兵也라 則不義矣니 今見與國之不親也이라도 越人之國而攻이 可乎야 其於計疏矣로다.
군사를 적게 출동시키면 제나라를 손상시킬 수 없으며, 군사를 많이 출동시키면 진나라에 해롭게 되는 것이니 신이 생각건대, 왕의 계책은 군사를 조금 출동시키고 한, 위 군사를 많이 출동시키고자 하는 것인데 이것은 옳지 않습니다. 지금 동맹국이 친하지 않다고 하여 다른 나라를 지나 공격하는 것은 옳은 것입니까? 그것은 계책에 소홀함이 있는 것입니다.
且昔齊湣王南攻楚하야 破軍殺將하고 再辟地千里하고 而齊尺寸之地를 無得焉者는 豈不欲得地哉리오 形勢不能有也일새라.
또한 옛날 제민왕이 남쪽으로 초를 공격할 때 군대를 격파하고 장수를 죽여 다시 천리의 땅을 물리쳤으나(=차지하였으나) 제나라는 작은 땅도 얻지 못한 것은 어찌 땅을 얻고자함이 없어서 이겠습니까? 형세가 땅을 가질 수 없엇기 때문입니다.
*辟:(벽): 임금. 다스리다.물리치다.비유할 비
諸侯見齊之罷弊와 君臣之不和也하고 興兵而伐齊하야 大破之하니 士辱兵頓이어늘 皆咎其王曰 誰爲此計者乎오. 王曰文子爲之니라. 大臣作亂에 文子出走하니 故齊所以大破者는 以其伐楚而肥韓魏也일새이니 此所謂借賊兵齎盜糧者也라 .
제후가 제나라가 피폐해지고 군신들이 화합하지 못함을 보고 군사를 일으켜 제나라를 쳐 대파시키니 장수들은 욕을 보고 군사들은 머리를 떨구었습니다. 모두 왕을 탓하며 말하길 "누가 이 계책을 세웠습니까? "하니 왕이 "문자가 했다"고 하니, 대신들이 난을 일으켜 문자를 쫒아내었다.
그러므로 제나라가 크게 패한 것은 초를 쳐서 한,위를 이롭게한 것(때문이니)이 되니 이것이 이른바 적에게 병장기를 빌려주고 도적에게 식량을 대주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齎(재): 가지다. 보내다.
王不如遠交而近攻이니 得寸이라도 則王之寸也오 得尺이라도 亦王之尺也니 今釋此而遠攻이 不亦繆乎아 且昔者中山之國地方五百里어늘 趙獨呑之하야 功成名立而利附焉하대 天下莫之能害也하니,
왕께서는 원교근공하셔야 합니다. 1촌의 땅이라도 얻으면 왕의 1촌의 땅이 되는 것이요, 1척의 땅을 얻으면 왕의 1척의 땅이 되는 것이니 지금 이것을 그만두고 원공을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겠습니까?
또한 옛날 중산의 땅이 사방 5백리인데 조나라가 혼자 그것을 삼키어 공명이 이루어지고 이익에 부합되었으나 천하가 그것을 해롭게 하지 못하였습니다.
* 繆(류); 어긋나다.
今夫韓魏는 中國之處요 而天下之樞也라. 王其欲霸이신대 必親中國하야 以爲天下樞하야 以威楚趙하니 楚彊則附趙하고 趙彊則 附楚라 楚趙皆附이면, 齊必懼矣니,
지금 한,위는 중원 가운데 위치하고 있어 천하의 중추입니다. 왕께서 패자가 되려고 하시면 필히 가운데 있는 나라와 친하시고 천하의 중추로 삼아 초,조나라에 위세를 보여야하니, 초나라가 강하면 조나라에 붙고 조나라가 강하면 초나라에 붙어야 합니다. 초,조나라가 모두 (우리에게) 붙으면 제나라는 필히 두려워할 것입니다.
齊懼면 必卑辭重幣하야 以事秦齊附而韓魏를 因可虜也이리다. 昭王曰吾欲親魏久矣로대 而魏多變之國也라 寡人不能親하니 請問親魏를 奈何오,
對曰王卑辭重幣로 以事之하시고, 不可여도 則割地而賂之하시고 不可어도 因擧兵而伐之하소서. 王曰寡人敬聞命矣하리라.
제나라가 두려우면 필히 겸손한 언사와 많은 재물로 진나라를 섬기게 되고 (이리하여)제나라가 (진나라에) 붙으면 한, 위나라는 포로로 할 수 있습니다."하였다.
소왕이 말하길 "나는 위나라와 친하고자 한지 오래되었으나 위나라가 변화가 많은나라여서 과인이 친할 수가 없었소. 위나라와 친하려면 어찌해야 하는지 묻기를 청하오?'하니 대답하길 " 왕께서 겸손한 언사와 많은 선물로 위나라를 섬기시고, 그래도 안되면 땅을 베어 뇌물로 주시고 그래도 안되면 군대를 일으켜 치십시요.'하였다. 왕이 말하길 "과인이 삼가 그 가르침을 잘 들었소"하였다.
乃拜范雎爲客卿하야, 謀兵事러라. 卒聽范雎謀하야 使五大夫綰으로 伐魏拔懷하고 後二歲拔邢丘하다.
곧 범수에게 벼슬을 주어 객경으로 삼아 병사를 논의 하였다.
마침내 범수의 지략을 듣고 오대부 관(人名)을 보내 위나라를 쳐서 회땅을 차지하고 2년 뒤에 형구를 차지하였다.
客卿范雎復說昭王曰 秦韓之地形이 相錯如繡하니 秦之有韓也는 譬如木之有蠹也와 人之有心腹之病也라 天下無變則已어니와 天下有變이면 其爲秦患者孰大於韓乎리오. 王不如收韓이니이다.
객경 범수가 다시 소왕에게 유세하길 "진, 한나라의 지형이 서로 뒤섞여
수놓은 것 같아서, 진나라 안에 한나라 땅이 잇는 것은 마치 나무에 좀벌레가 있는 것과 같고, 사람의 뱃속에 병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천하에 변고가 없으면 그만이지만 천하에 변고가 있으면 진나라에 우환이 되는 것이 한나라 보다 큰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왕께서는 한나라는 거두어 들여야 합니다"하였다.
*繡: 수놓을 수. 비단 수 *蠹; 좀벌레 두.
昭王曰吾固欲收韓이로대 韓不聽하니 爲之奈何오 對曰韓安得無聽乎이리오. 王下兵而攻滎陽하시면 則鞏成皐之道不通하고, 北斷太行之道하시면 則上黨之師不下하니 王一興兵하야 而攻滎陽하시면 則其國斷而爲三하리니 夫韓見必忘이면 安得不聽乎리오. 若韓聽이면 而霸事를 因可慮矣리이다.
소왕이 말하길 "나는 진실로 한나라를 거두고자 하는데 한나라가 듣질 않으니 어찌 해야 하오?" 하니 대답하길 "한나라가 어찌 듣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왕께서 군대를 내어 형양을 공격하시면 공지역과 성고의 길이 끊어지고 북으로 태행의 길을 끊으면 상당의 군대가 내려오질 못하니 왕께서 한번 군사를 일으켜 형양을 공격하시면 그 나라는 3등분이 됩니다.
한나라가 필히 망할 것을 안다면 어찌 듣지 않을 수 잇겠습니까? 만약 한나라가 들으면 패자가 되는 일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하였다.
王曰善타 且慾發使於韓이러라.
范雎日益親하야 復說用數年矣러니 因請間說曰臣居山東時에 聞齊之有田文이오 不聞其有王也이니이다. 聞秦之有太后, 穰侯, 華陽, 高陵, 涇陽이오 不聞其有王也이니다. 夫擅國之謂王이오 能利害之謂王이오 制殺生之威之謂王이니,
왕이 "좋다"하고 한나라에 사신을 보내고자 하였다.
범수는 날로 더욱 친하여져 다시 수년간 유세하였다. 틈을 보아 유세하길 " 신이 신동에 있을 적에 제나라에는 전문에 대해서는 들었습니다만 그 나라에 왕이 있다는 것은 듣지 못하였고, 진나라에 태후,양후,화양군,고릉군,경양군이 있다는 것은 들어 보앗지만 진나라에 왕이 있다는 것은 들어 보지 못하였습니다. 대저 나라를 마음대로 하는 사람을 왕이라하는 것이요, 이롭게 해주거나 해롭게 해주거나 할 수 있는 사람을 왕이라 하는 것이요, 죽이고 살리고하는 위세를 제압하고 있는 사람을 왕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 用= 以 * 擅:천)" 제멋대로 하다.
今太后擅行不顧하고, 穰侯出使不報하고 華陽涇陽等擊斷無諱하고 高陵進退不聽하니 四貴備 而國不危者未之有也리요 爲此四貴者下면 乃所謂無王也니 然則權安得不傾이며 令安得從王出乎이리오.
지금 태후가 마음대로 행동하고 (왕을) 돌보지 않고 양후는 사신을 보내도 보고하지 않고, 화양군,경양군등은 백성을 함부로 처벌하여도 잘못된 것이 없다하고,고릉군은 (다른 사람이 자리에서)나아가고 물러감에 (왕의 말을 듣기를)청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러한)4명의 귀한 사람이 있으니 나라가 위태로워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네명의 귀한사람이 (왕) 밑에 있게 되면 곧 이른바 왕은 없는게 되니 , 그런즉 (왕의) 권력이 어찌 기울어지지 않을 수 있으며 명령이 어찌 왕으로 부터 나올 수 있겠습니까?
* 擊斷(격단): (백성을) 함부로 처벌함. 쳐서 끊다. * 無違(무위): 어긋남이 없다.
臣聞善治國者는 乃內固其威而外重其權하나니 穰侯使者操王之重하야 決制於諸侯하며 剖符於天下하야 政適伐國에 莫敢不聽하고, 戰勝攻取어는,
신이 듣기에 나라를 잘 다스리는 자는 안으로 그 위세를 공고히 하고 밖으로는 그 권력을 중히 여기게한다 하는데 양후의 사자들이 막중한 왕의 권력을 가지고 제후들을 결정하고 제압하면서,땅을 베어내 천하의 사람들에게 부합하고 , 적을 정벌하고 다른 나라를 치는데 감히 간여하지 않는 바가없었다.전쟁에 이겨 공을 세우면
* 剖(부): 쪼개다.깨뜨리다,* 符(부): 부합하다. 들어맞다.* 政(정): 치다 정벌하다* 適(적)= 敵
則利歸於陶國弊御於諸侯하고 戰敗則結怨於百姓而禍歸於社稷하리니 詩曰 木實繁者는 披其枝요 披其枝者는 傷其心이오 大其都者는 危其國이오 尊其臣者는 卑其主라하니,
그 이로움이 (봉받은) 도땅에 돌아가고 국가의 피폐함은 제후들에게 돌아가게 하였고, 전쟁에 패하면 백성들을 원망하고 그 화를 사직에게 돌리고 있으니 옛 시에 "나무 열매가 너무 번창하면 그 가지를 찢고 가지가 찢어지면 그 마음을 상하게 되는 것이요, 도읍을 너무 크게 하면 그 나라를 위태롭고 그 신하를 높이면 그 왕이 낮아진다"고 하였습니다.
崔杼淖齒管齊라가 射王股하며 擢王筋하야 縣之於廟梁한대 宿昔而死하고 李兌管趙라가 囚主父於沙丘한대 百日而餓死하니,
최저와 요치는 제나라를 장악하자 왕의 다리를 쏘았으며, 왕의 힘줄을 뽑아 왕을 묘당 대들보에 매달아 놓으니 하룻밤에 죽었고, 이태가 조나라를 장악하자 주부를 사구에 가둔지 100일만에 굶어 죽었습니다.
* 股(고): 넓적다리* 昔(석): 옛. 저녁. 밤* 擢(탁): 빼다. 뽑다.
今臣聞秦太后穰侯用事하고 高陵, 華陽, 涇陽佐之하야 卒無秦王이라하니 此亦淖齒, 李兌之類也라 且夫三代所以亡國者는 君專授政하고 縱酒馳騁弋獵하야 不聽政事라.
지금 신이 듣건데 진나라 태후와 양후가 권세를 부리고 고릉군,화양군, 경야군이 이를 보좌하니 마침내 진왕을 없앨것 입니다. 이들 역시 요치와 이태의 부류입니다. (하,상,주) 삼대가 나라가 망한 이유는 임금이 오로지 정치를 맡기고 술과 말타고 사냥만 하고 정사를 돌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用事= 用權: 권세를 부림* 馳騁(치빙): 말을 타고 달림* 弋(익): 주살(활의 오늬에 줄을 매어 쏘는 화살)
其所授者는 妬賢嫉能하며 御下蔽上하야 以成其私하고 不爲主計어늘 而主不覺悟라 故로 失其國하니 今自有秩以上至諸大吏와 下及王左右하대 無非相國之人者라, 見王獨立於朝하시니 臣竊爲王恐萬世之後에 有秦國者가 非王子孫也일가하나이다
정치를 물려받은 자들은 어질고 유능한 이를 지투하고 시기하여, 아래는 누르고 위는 막아 사사로움은 이루고 임금을 위해서는 계책을 하지 않는데 임금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나라를 잃게 된 것입니다.
지금 위로는 여러 큰 벼슬아치와 아래로는 왕의 좌우측근까지 상국의 사람이 아닌 자가 없습니다.
왕께서 조정에 홀로 서있는 것을 보니 신은 삼가 왕을 위하여 만세 후에 진나라를 가지고 있는 자가 왕의 자손이 아닐까 두렵습니다."하였다.
* 妬(투) 질투하다.* 嫉(질): 시기하다*秩: 차례. 벼슬
昭王聞之大懼曰 善타. 於是에 廢太后하고 逐穰侯, 高陵, 華陽, 涇陽君於關外하고 秦王乃拜范雎爲相하고 收穰侯之印하야 使歸陶하고 因使縣官으로 給車牛以徙하니, 千乘有餘요 到關關閱其寶器하니 寶器珍怪多於王室이러라.
소왕이 이를 듣고 매우 걱정하며 "옳다"하고 이에 태후를 페하고 양후, 고릉군 ,화양군, 경양군을 관외로 축출하고 진왕이 곧 범수를 재상으로 삼고 양후의 인끈을 수거하여 도땅으로 돌아가게 하였다.
현관으로 하여금 이사할 수레와 소를 공급하게 하였는데 천승이 넘었다.
함곡관에 이르러 관리가 진기한 기물을 검열하니 진기한 기물과 물건들이 왕실보다 많았다.
秦封范雎以應하야 號爲應侯라하다. 當是時하야 秦昭王四十一年也라 范雎旣相秦에 秦號曰張祿이라하니 而魏는 不知하고 以爲范雎已死久矣라하더라.
진나라는 범수를 응땅에 봉하여 이름이 응후가 되었다.
이때가 진소왕 41년이었다. 범수가 진나라 재상이 된 후 진나라에서는 장록 선생이라 불렀으나 위나라는 이를 모르고 범수는 이미 죽은 지 오래되었다고 여겼다.
魏聞秦且東伐韓魏하고 魏使(시)須賈於秦이어늘 范雎聞之하고 爲微行하야 敝衣間步之邸하야 見須賈한대,
위나라에서 진나라가 장차 한, 위를 치려한다는 것을 듣고, 위나라에서 수가를 진에 사신을 보내었다.
범수가 이를 듣고 미복하여 낡은 옷을 입고 사잇길로 가서 (사신이 머무는)관저로 가서 수가를 만나니
* 微行: 微服潛行(미복잠행)하다.지위가 높은 사람이 남의 눈에 띄지 않도록 초라한 옷차림으로 변장하여 몰래 다님.*邸: 집저
須賈見之而驚曰 范叔固無恙乎아 范雎曰 然하다. 須賈笑曰 范叔有說於秦邪아 曰不也라 雎前日에 得過於魏相이라 故亡逃至此하니 安敢說乎리오. 須賈曰今叔何事오 范雎曰臣爲人庸賃하로라.
수가가 그를 보고 놀라며 말하길 " 범숙아! 진실로 별고 없었는냐?"하니, 범수가 "그렇습니다"고 대답했다.
수가가 웃으며 말하길 "범숙은 진나라에서 유세하고 있는가?"하니, "아닙니다. 제가 그전에 위나라 재상께 잘못을 해서 여기로 도망쳐 왔는데 어찌 감히 유세를 하겠습니까?" 말하니, 수가가 말하길 "지금 범숙은 무슨 일을 하고 있소?" 물으니 범수가 말하길 "신은 다른 사람 밑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하였다.
* 恙(양): 근심. 걱정* 范淑: 범수를 친근하게 부르는 것임
須賈意哀之하야 留與坐飮食曰 范叔아 一寒 如此哉인저 乃取其一綈袍以賜之하고, 須賈 因問曰, 秦相張君을 公知之乎아.
수가가 속으로 불쌍히 여겨 머물게하여 더불어 앉아 식사하면서 말하길 "범숙아! 여전히 고달프고 힘든게 사는 것이 이와 같구나"하고 곧 비단솜옷을 한 벌 가져와 그에게 주며 "진나라 재상 장군(장록)을 공이 알고 있는가?
* 一寒: 계속해서 춥다. 여전히 춥고 고달픈 생활을 뜻함* 綈(제): 두텁게 짠 비단* 綈袍 (제포): 두터운 비단으로 만든 속옷* 綈袍戀戀(제포연련): 옛 은혜를 생각함 또는 우정이 두터움을 비유. 수가가 범수에게 그의 궁함을 동정하여 옷을 주었다는 고사에서 나옴
吾聞幸於王하야 天下之事를 皆決於相君이라하니 今吾事之去留도 在張君하니 孺子豈有客에習於相君者哉아.
내가 들으니 왕에게 총애를 받아 천하의 일을 모두 상군에게서 결정된다하니 지금 내가 (여기를) 떠나는 것과 머무는 것이 장군에게 달려 있으니 그대는 혹시 상군과 잘아는 객이 있는가?
* 豈(기): 혹시* 孺子(유자): 어린아이. 친한게 부르는 호칭
范雎曰, 主人翁習知之하고 唯雎도 亦得謁하러니 雎請爲君하야 見於張君하리라. 須賈曰吾馬病車軸折하니 非大車駟馬면 吾不出하리라.
범수가 말하길 "주인이 그를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역시 알현한 적 있으니 제가 군이 장군을 알현하도록 청해 보겠습니다.
수가가 말하길 "나의 말이 병이 났고 수레의 축이 부려졌소. 말 네 필이 끄는 수레가 아니면 나는 나갈 수가 없네"하니
范雎曰願爲君하야 借大車駟馬於主人翁하리라. 范雎歸하야 取大車駟馬하야 爲須賈御之하야 入秦相府하니 府中이 望見하고 有識者皆避匿이라.
범수가 말하길 "군을 위하여 말 네필이 끄는 큰수레를 주인에게 빌려 보겠습니다."하였다. 범수는 돌아와 말 네필이 끄는 수레를 가지고 수가를 위하여 말을 직접 몰고 진나라 재상의 관저로 들어오니 집안에 있는 사람들이 멀리에서 보고 (범수를)알아 본 사람들은 모두 숨었다.
須賈怪之러니 至相舍門하야 謂須賈曰待我라 我爲君先入하야 通於相君하리라. 須賈待門下하야 持車良久問門下曰 范叔不出은 何也오. 門下曰無范叔하니라.
수가가 괴이하게 생각하는데 재상의 사문에 도착했다. 수가에게 말하길 "저를 기다리세요. 내가 군을 위하여 먼저 들어가 상군에게 알리겠습니다" 하였다. 수가가 문 앞에서 기다리며 수레(고삐)를 잡고 한참 기다리다가 문지기에게 묻길 "범숙이 왜 이렇게 안나오는 것인가"하니 문지기가 말하길 "범숙이란 사람은 없습니다" 하였다.
須賈曰鄕者에 與我載而入者니라. 門下曰乃吾相張君也이니라. 須賈 大驚하야 自知見賣하고 乃肉袒膝行하야 因門下人謝罪라.
수가가 말하길 "아까 나와 함께 타고 와서 들어간 사람 말이요"하니 문지기가 "그는 우리 재상 장군입니다"하였다. 수가는 크게 놀라 스스로 속았음을 알고 몸을 드러내고 무릎으로 기면서 문지기를 통하여 사죄하였다.
* 見賣(견매): 賣는 속이다. 見은 피동.
於是에 范雎盛帷帳하야 侍者를 甚衆하고 見之한대 須賈頓首言死罪曰賈不意君能自致於靑雲之上하니 賈不敢復讀天下之書하며, 不敢復與天下之事하리라.
이에 범수는 휘장을 성대하게 하고(=호화로운 방에서) 시중드는 자를 많이 거느리고 그를 만나니 수가는 머리를 조아리며 죽을 죄를 지었다고 하며 말하길 "저는 군께서 스스로 청운지상의 자리에 이르른 줄 생각지도 못하였습니다. 저는 (앞으로)감히 천하의 글을 읽지 않을 것이며 감히 천하의 일에 다시 간여하지 않겠습니다.'하였다.
賈有湯鑊之罪하니 請自屛於胡貉之地하나니, 唯君은 死生之어다. 范雎曰 汝罪有幾오 曰擢賈之髮하야 以續賈之罪라도 尙未足이리라.
저는 끓는 물에 삶아 죽을 죄를 지었으니 청컨데 스스로 외진 오랑캐에 멀리 떨어져 있고자 합니다. 단지 군이 저를 죽이고 살릴 수 있습니다." 하였다.
범수가 말하길 "그대의 죄는 몇 가지인가?"하니 말하길 "저의 머리카락을 뽑아서 저의 죄를 계속 잇는다하여도 오히려 부족할 것입니다.
* 湯鑊(탕확): 烹刑* 鑊(확): 가마. 솥. * 胡貉(호락): 외진 오랑캐 지역 * 擢(탁): 빼다. 뽑다.* 續(속): 계속하다. 길다. 많다.
1)나의 머리카락을 뽑아서 나의 죄를 잇더라도 나의 죄가 짧다.
2)나의 머리카락을 뽑아서 나의 죄를 세더라도 나의 죄가 적다
范雎曰汝罪有三耳니라. 昔者楚昭王時에 而申包胥爲楚郤吳軍이라 楚王封之以荊五千戶이어늘 包胥辭不受는 爲丘墓之寄於荊也일새라.
범수가 말하길 "그대의 죄는 3가지일 뿐이다. 옛날 초소왕 때에 신포서가 초나라를 위하여 오나라 군사를 물리쳐 초왕이 형지역 5천호를 봉하였지만 신포서가 받지 않은 것은 (선조들의)묘가 형의 땅에 있기 때문이요. (조상의 묘가 있어서 한 일이니 봉지를 받을 만한 일이 아니다라는 뜻)
* 郤(각): 물리치다 * 丘墓(구묘): 묘* 寄(기): 붙어있다.
今雎之先人丘墓가 亦在魏어늘 公前以雎로 爲有外心於齊하야 而惡雎於魏齊하니 公之罪一也오, 當魏齊辱我於厠中하야 公不止하니 罪二也요 更醉而溺我하니 公其何忍乎아 罪三矣니라.
지금 나의 조상의 묘가 역시 위나라에 있거늘(=내가 위나라를 배반할 수 없다), 공이 그전에 내가 제나라에 다른 마음이 있다고 여겨 위제에게 모함하였으니 (그것이)공의 첫번째 죄이다. 위제가 나를 변소에 두어 모욕을 줄 때 공이 중지시키지 않았으니 두번째 죄이다. 취하여 번갈라 나에게 오줌을 누게하였으니 공이 어찌 차마할 수 있었겠는가? 이것이 세번째 죄이다.
*惡: 나쁘게 이야기하다.
然이나公之所以得無死者는 以綈袍가 戀戀有故人之意라, 故釋公하노라. 乃謝罷하고 入言之昭王하야 罷歸須賈하다.
그러나 공이 죽음을 얻지 않는 것은 비단 솜옷을 주어 가련히 여겨 옛사람의 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을 풀어주노라."하였다. 곧 (수가의)사죄함이 끝나고 (범수가 궁으로)들어가 소왕에게 보고하고 파하여 수가를 돌아가게 하였다.
須賈辭於范雎어늘 范雎大供具하야 盡請諸侯使하야 與坐堂上하야 食飮을 甚設而坐須賈於堂下하고, 置莝豆其前하야, 令兩黥徒로 夾而馬食之하고 數曰爲我하야 告魏王하대, 急持魏齊頭來라하라 不然者면 我且屠大梁하리라.
수가가 범수에게 사작인사를 하니 범수가 크게 잔치를 준비하여 제후의 사신들을 다 초청하여 더불어 당위에 읹아 음식을 성대히 배풀고 수가는 당하에 앉게 하여 그앞에 콩이 섞인 여물을 두어 두명의 묵형을 당한 자(죄수로 관에서 노역하는 자))가 그를 옆에서 껴 말처럼 먹게하며 죄를 하나한 책망하며 말하길 "나 대신에 위왕에게 급히 위제의 목을 가져 오도록 고하라. 그렇지 않으면 내 장차 대량을 도륙하리라.
* 供(공): 음식을 마련하다* 莝; 여물 좌. * 黥徒(경도): 묵형을 당한 자* 數(수): 죄를 하나하나 들어 책망하다 數罪 하다
須賈歸하야 以告魏齊한대 魏齊恐하야 亡走趙하야 匿平原君所이러라.
范雎旣相에 王稽謂范雎曰事有不可知者三이오, 有不可奈何者亦三이니 宮車一日晏駕이면, 是事之不可知者一也오, 君卒然捐館舍면 是事之不可知者二也요, 使臣으로 卒然塡溝壑이면 是事之不可知者三也니,
수가가 돌아가 위제에게 고하니 위제가 두려워 도망쳐 조나라로 가서 평원군집에 숨었다.
범수가 재상이 된 후 왕계가 범수에게 말하길 "일에는 알 수 없는 것이 세 개 있고,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 세 개 있습니다. 임금이 하루아침에 죽게 되면 이 일은 알 수가 없는 첫 번째 일이요, 군께서 갑자기 돌아가시면 알 수가 없는 두 번째 일입니다. 만약 신이 갑자기 개울에 빠져 죽게 되면 알 수없는 세 번째 일이 될 것입니다.
* 宮車 晏駕(궁거안가): 임금의 죽음. 붕어.晏: 늦을 안. 편안할 안 * 塡(전): 메우다. 박아넣다.* 溝壑(강학): 도랑* 捐館舍(연관사): 관사를 버리다. 즉 죽는 것을 말함
宮車一日晏駕면 君雖恨於臣이나 無可奈何요 君卒然捐館舍면, 君雖恨於臣이나 亦無可奈何요, 使臣으로 卒然塡溝壑이면, 君雖恨於臣이나 亦無可奈何리라.
임금이 하루 아침에 붕어하시면 군께서 신을 (추천하지 못한 것을) 한스럽게 여기실 것이나 어찌 할 수 없는 것이요, 군이 갑자기 돌아가시면 비록 신에 대하여 한스럽게 여길지라도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가령 신이 구덩이에 빠져 죽는다면 군께서 한스럽게 여겨도 역시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范雎不懌하야 乃入言於王曰 非王稽之忠이면 莫能內臣於函谷關이요, 非大王之賢聖이시면 莫能貴臣이리니, 今臣은 官至於相하고 爵在列侯이로대 王稽之官은 尙止於謁者하니 非其內臣之意也이로소이다.
범수는 불쾌하였으나 곧 입궐하여 왕에게 말하길 "왕계의 충성스러움이 아니였다면 신을 함곡관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을 것이요.
대왕의 어짐과 성스러움이 아니엿다면 신은 높은 신하가 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지금 신은 관직은 재상에 이르고 작위는 열후에 이르렀으나 왕계의 관직은 아직 알자에 머므르고 있으니 이것은 신을 (이곳으로)들여 오고자 하였던 뜻은 아닐 것 입니다..
*懌; 기뻐할 역.
昭王召王稽하야 拜爲河東守하야 三歲不上計하고, 又任鄭安平이어늘 昭王以爲將軍하다.
소왕이 왕계를 불러 하동태수에 제수하였는데 (왕계는) 삼년간 장계를 올리지 않았다. 또 (범수가) 정안평을 추천하니 소왕이 장군으로 삼았다.
*任: 추천하다. 보증하다
范雎於是散家財物하야 盡以報所嘗困戹者하대 一飯之德必償하며 睚眦之怨必報러라. 范雎相秦二年은 秦昭王之四十二年이니 東伐韓少曲高平하야 拔之하다.
범수가 이리하여 집안의 재산을 풀어 일찍이 곤궁할 때 신세진 사람들에게 다 보답하였다. 한끼 식사의 은혜도 반드시 갚았고 눈을 흘겼던 원한도 모두 갚았다. 범수가 진나라에 재상힌지 2년이 진소왕 42년인데 동쪽으로 한나라 소곡과 고평을 쳐서 정복하였다.
* 戹(액): 곤궁. 재앙 * 睚(애): 눈가 . 눈흘기다. * 眦: 눈초리 제. 흘겨볼자 = 眥
秦昭王聞魏齊在平原君所하고 欲爲范雎必報其仇하야 乃詳爲好書하야 遺平原君曰 寡人聞君之高義하고 願與君爲布衣之友하러니 君幸過寡人이어다. 寡人願與君爲十日之飮하리라.
진소왕이 위재가 평원군 집에 있다는 것을 듣고 범수를 위하여 그의 원수를 갚아주고자 거짓으로 좋은 편지를 써서 평원군에게 보내 말하길 "과인이 듣기에 군은 고상하고 의롭다고 하니 군과 더불어 신분과 지위를 떠나 친구가되고 싶으니 군께서 과인에게 들러 주시요. 과인은 군과 더불어 열흘간 술을 마사고 싶소" 하였다.
* 布衣之校 (포의지교): 신분이나 지위를 떠나고, 이익 따위도 바라지 않는 교제를 비유 해 이르는 말
平原君畏秦하고 且以爲然而入秦見昭王한대 昭王與平原君飮數日에 昭王謂平原君曰 昔에 周文王得呂尙하야 以爲太公하시고 齊桓公得管夷吾하야 以爲仲父하니, 今范君은 亦寡人之叔父也라, 范君之仇在君之家라하니 願使人歸取其頭來하라. 不然이면 吾不出君於關하리라.
평원군은 진나라를 두려워하기도 하였고 또 (소왕이)그러할 것으로 여겨 진으로 들어와 소왕을 만났다. 소왕이 평원군과 더불어 여러 날 술 마시다가 말하길 "옛날 주 문왕이 여상을 얻어 태공으로 삼고, 제 환공은 관중을 얻어 중부로 삼았소. 지금 범군은 역시 과인의 숙부같은 사람이요, 범군의 원수가 군의 집에 있다하니 원하건대 사람을 시켜 그의 목을 가져오게 하시요. 그렇지 아니하면 나는 군을 함곡관에서 못나가게 하겠소" 하였다.
* 管夷吾: 管仲
平原君曰 貴而爲友者는 爲賤也요 富而爲交者는 爲貧也라 夫魏齊者는 勝之友也니 在라도 固不出也어니와 今又不在臣所하니라.
평원군이 말하길 '귀한 신분이면서 친구를 사귀는 것은 천해지는 것을 대비해서이고, 부유하면서 친구를 사귀는 것은 가난할 때를 위해서 입니다. 위제는 저의 친구이나 저의 집에 있다 하여도 진실로 내보낼 수 없거니와 지금은 또한 신의 집에 없습니다'하였다.
昭王乃遣趙王書曰 王之弟 在秦하고, 范君之仇魏齊在平原君之家하니, 王使人疾持其頭來하라 不然이면 吾擧兵而伐趙하고 又不出王之弟於關하리라.
소왕이 조왕에게 글을 보내 말하길 "왕의 동생이 진나라에 있고 범군의 원수 위제가 평원군의 집에 있다하니 왕은 사람을 시켜 급히 그의 머리를 가져 오라. 그렇지 않으면 내 거병하여 조나라를 칠 것이며 또한 왕의 동생을 함곡관에서 내보내지 않으리라"하였다.
趙孝成王乃發卒하야 圍平原君家하자 急이어늘 魏齊夜亡하야 出見趙相虞卿한대 虞卿度趙王 終不可說하고, 乃解其相印하고 與魏齊亡하야 間行하다가,
조나라 효성왕은 곧 군사를 동원해 평원군의 집을 포위하니, 상황이 급해지니 위제가 밤에 도망하여 조나라 재상 우경을 마났는데 우경은 조나라 왕이 끝내 (진 소왕을) 달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곧 재상의 인끈을 버리고 위제와 더불어 도망쳐 사잇길로 달아났다.
念諸侯莫可以急抵者라 乃復走大梁하야 欲因信陵君하야 以走楚이러니 信陵君聞之하고 畏秦하야 猶豫未肯見曰虞卿은 何如人也오,
제후들을 생각해 보았으나 급히 갈 만한 곳이 없어 곧 다시 대량으로 도망갔다. 신릉군을 통하여 초나라로 도망하려 하였다. 신릉군이 이를 듣고 진나라가 두려워 머뭇거리며 만나려하지 않고 말하길 '우경이 어떤 사람인가?"하였다. * 抵(저): 다다르다. 막다.
時侯嬴在旁이러니 曰 人固未易知오 知人도 亦未易也로대 夫虞卿躡屩擔簦하야 一見趙王에 賜白璧一雙과 黃金百鎰하고 再見에 拜爲上卿하고, 三見에 卒受相印하야 封萬戶侯하니 當此之時하야 天下爭知之러니라.
그때 후영이 옆에 있다 말하길 "사람은 진실로(자기 자신을) 알기 쉽지 않습니다. 남을 아는 것도 또한 쉽지 않습니다. 우경이 짚신을 신고 우산을 메고(초라한 모습) 조왕을 한번 만났는데 (조왕이) 백옥 한 쌍과 황금 100일을 내리고 두 번째 만났을 때는 상경에 제수하고 세 번째 만났을 때는 마침내 재상의 인끈을 받아 만호후에 봉해졌으니 이때 천하 사람들이 다투어 그를 알고자 했습니다.
* 躡(섭): 밟다. * 屩(갹): 짚신. * 擔(담): 메다* 簦(등): 우산. 비막는 모자
夫魏齊窮困하야 過虞卿을 虞卿不敢重爵祿之尊하고 解相印捐萬戶侯而間行하야 急士之窮而歸公子거늘 公子曰何如人고하니, 人固不易知요 知人도 亦未易也로다.
위제가 곤궁해져서 우경을 찾아갔고 우경은 높은 작위와 녹봉을 중히 여기지 않고 재상의 인끈을 풀어버리고 만호후를 버리고 사잇길로 도망쳐 선비의 곤궁함을 위급하게 여겨 공자에게 왔는데 공자께서 어떤 사람이냐고 하시니 사람은 진실로 (자기자신)알기 쉽지 않고, 다른 사람알기도 역시 쉽지 않습니다" 하니
信陵君大慙하야 駕如野迎之러니 魏齊聞信陵君之初難見之하고 怒而自剄이어늘, 趙王聞之하고 卒取其頭予秦한대 秦昭王乃出平原君歸趙하다.
신릉군이 크게 부끄러워하며 그를 영접하러 말을 타고 교외로 나갔다.
(그러나 한편) 위제는 신릉군이 처음에 자기를 만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듣고 노하여 스스로 목을 찔러 죽었다. 조왕이 이를 듣고 마침내 그 목을 취하여 진나라에 주니 진소왕이 마침내 평원군을 조나라로 돌가게 하였다. * 駕(가):멍에 매다
昭王四十三年에 秦攻韓汾陘拔之하고 因城河上廣武하다. 後五年에 昭王用應侯謀하야 縱反間賣趙하니 趙以其故令馬服子로 代廉頗將이어늘,
소왕 43년 진나라가 한나라의 분경을 공격하여 함락시키고 황하 위쪽 광무에 성을 쌓았다. 5년후 소왕이 응후의 계책을 써서 간첩을 풀어 조나라를 속였다. 조나라는 이것으로 마복군의 아들로 염파장군을 대신하게하였다.
秦大破趙於長平하고, 遂圍邯鄲이러니 已而與無安君白起로 有隙이라 言而殺之하고 任鄭安平하야 使將擊趙이러니 鄭安平爲趙所圍急하야 以兵二萬人으로 降趙하니 應侯席藁請罪러라.
진나라는장평에서 조나라를 격파하고 마침내 한단을 포위하였다.
얼마후 (응후가) 무안군 백기와 틈이 벌어져 말하여(탄핵하여)그를 죽이고 정안평을 추천하여 그를 장군으로 하여 조나라를 공격하게 하였다. 정안평이 조나라에 포위를 당하여 상황이 급하게 되니 2만의 군사로 조나라에 항복하니 응후는 멍석위에 죄를 청하게 되엇다.
* 藁(고): 짚
秦之法에 任人而所任不善者를 各以其罪罪之라 於是에 應侯罪當收三族이러니 秦昭王恐傷應侯之意하야 乃下令國中호대 有敢言鄭安平事者면 以其罪罪之호리라. 而加賜相國應侯食物을 日益厚하야 以順適其意러라.
後二歲에 王稽爲河東守하야 與諸侯通이라가 坐法誅하니 而應侯日益以不懌이러라
진나라 법에는 남을 추천한 사람은 추천받은 자가 잘못한 것을 각기 그 죄로 벌을 받았다. 이리하여 응후의 죄는 삼족이 모두 잡혀 들어가는 것에 해당되는 것이니 진 소왕이 응후의 기가 꺾일까 걱정되어 나라에 영을 내려 "감히 정안평의 일을 말하면 같은 죄로 벌하리라"하였다.
또한 상국 응후에게 음식물을 더욱 후하게 보내주어 그의 마음을 위로하였다. 2년 뒤에 왕계가 하동태수가 되어 제후와 더불어 내통하다가 벌을 받아 죽으니 응후가 날로 더욱 불안하였다.
* 順適 (순적): 순하게 맞이하다. 즉 거스르지 않고 좇음* 坐法(좌법): 벌을 받다* 懌(역): 기뻐하다.
昭王臨朝歎息하거늘 應侯進曰, 臣聞主憂臣辱이오, 主辱臣死라하니 今大王中朝而憂하시니 臣敢請其罪하리이다.
소왕이 조정에서 탄식하니 응후가 앞으로 나오며 말하길 "신이 듣건데 주군이 근심을 하면 신하는 욕 된 것이요, 주군이 욕을 보면 신하는 죽어야 하는 것이라 합니다. 지금 대왕께서 조정 가운데서 걱정을 하시니 신은 감히 그 죄를 청하고자 합니다.
昭王曰吾聞楚之鐵劒利而倡優拙이라하니 夫鐵劒利則士勇이오, 倡優拙則思慮遠하나니 夫以遠思慮를 而於勇士라 吾恐楚之圖秦也일가하노라.
소왕이 말하길 "내가 듣기에 초나라의 철검은 날카롭고 광대들은 쇠퇴한다고 하였는데, 무릇 철검이 날카로우면 군사들이 용맹한 것이요 배우들이 쇠퇴하면 생각이 원대할 것이니, 원대한 생각을 가지고 용맹한 군사들을 부려, 나는 초나라가 진나라를 (칠것을)도모할까 두렵다.
* 倡: 창. 광대. * 倡優; 창우. 광대. * 於(어): 부리다.
夫物不素具면 不可以應卒이니 今武安君旣死而鄭安平等畔하야 內無良將而外多敵國하니 吾是以憂하러라. 欲以激勵應侯하니 應侯懼하야 不知所出이러니 蔡澤聞之하고 往入秦也하니라.
대저 일은 평소에 갖추어지지 아니면 갑자기 응대할 수 가 없다. 지금 무안군이 죽은 뒤에 정안평등이 배신하여 안으로는 훌륭한 장군이 없고 밖으로는 적국이 많으니 내 이리하여 걱정하는 것이요."하였다.
(이런 말을 하여)응후를 격려하고자 하니 응후가 두려워하여 나갈 바를 모르었다(몸 둘바를 모르었다). 채택이 이를 듣고 진나라로 들어왔다.
* 卒: 갑자기 (=猝)* 무안군: 백기 장군
太史公曰韓子稱호대 長袖면 善舞요 多錢이면 善賈라하니 信哉라. 是言也요 范雎蔡澤은 世所謂一切辯士로대 然이나 游說諸侯하야 至白首無所遇者는 非計策之拙이라, 所爲說力少也일새니라.
태사공은 말한다.
한비자가 말하건대 "소매가 길면 춤을 잘출 수 있고, 돈이 많으면 장사를 잘할 수 있다"(밑바탕이 단단해야 한다. 진나라 같이 큰 나라에 의지해야 큰일을 할 수 있다)고 하였으니 믿을 만하구나. 이 말이여! 범수채택은 세상에서 이른바 일반적으로 말하는 변사인데 ,그러나 제후에게 유세하여 머리가 하앟게 되도록 만나지 못한 것에 이른 것은 계책이 졸렬해서가 아니요 유세를 받는 사람의 힘이 약해서 인 것이다.
及二人羈旅入秦하야 繼踵取卿相하야 垂功於天下者는 固彊弱之勢異也니라. 然士亦有偶合하니 賢者多如此二子로대 不得盡意를 豈可勝道哉리오. 然 二子不困戹이런들惡能激乎리오.
이 두 사람의 나그네가 되어 진나라에 들어와 서로 이어서 재상을 지내고 천하에 공을 드리운 것은 진실로 강하고 약하고의 형상이 달라서이다.(범수. 채택은 강한 진나라에서 활동해서 성공했다는 뜻)
그러나 선비들은 우연히 합치되는 경우도 있으니 (운이 좋으면 좋은 군주를 만날 수 있으니) 이 두 사람만큼 현명한 자가 많았으나 그 뜻을 다 이루지 못한 것을 어찌 이루 다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 두 사람이 곤경에 처해짐이 없엇더라면 어찌 분발하였겠는가?
*戹(액): 가난. 곤궁. *激(격): 분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