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신체적, 내면적 변화가 많이 일어났다. 나는 이런 변화를 견뎌내지 못하고 남모르게 많이 무너졌었던 편이다. 자존감과 자존심도 학업적으로 딸리는 것을 느끼면서 많이 낮아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에게 도움을 준 몇 가지의 방법들과 최근에 읽으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던 책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만약, 본인이 이런 상황을 겪고 있더라면 나의 방법을 따라 해보아도 도움이 될 것 같다.
0. 책 읽기
나는 학교에 많은 일들이 일어나면서 혼자 남아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때 책을 읽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어떻게 보면 회피성이긴 하지만, 책 속에서 많은 생각을 하며 조금씩 내가 처한 상황을 대하는 태도도 한결 편해졌던 것 같다. 1번부터 3번에 내가 구체적으로 어떤 책을 읽으면서 어떤 면에 도움이 되었는지 나타나 있다.
1. 샹들리에, 김려령 지음, 출판사: 창비
샹들리에는 사춘기에 막 접어든 친구들에게 추천하는 바이다. 처음에는 2020년 판 표지가 너무 감성 있고 예뻐서 소장각임을 느낀 나는 얼른 구매했다. 하지만, 그 속에 사춘기에 한 번씩 겪어보았고 생각해 보았을 법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동시에 그 책을 읽고 너무나도 많은 공감하고 동시에 위로도 많이 되었다. 내용의 구성이 탄탄해서 작품적으로도 매우 훌륭한 책이고 문장 하나하나가 그냥 지나칠 게 없는 책이다.
이 책을 나는 6학년 때 접했었는데, 진로와 학업에 대한 고민으로 인해서 자존감과 자신감이 매우 떨어지는 상태였다. ‘예비 중학교 일학년’이라는 무게감과 처음 겪어보는 영어학원의 압박감에 신경성으로 배가 너무 아파서 한약을 복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나 같은 애가 한둘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서서히 그 상황을 극복했다. 중학생이 되고 나서도 스트레스나 고민이 있을 때 책을 다시 한 번 더 읽으면서 답을 찾기도 했다.
2. 우아한 거짓말, 김려령 지음, 출판사: 창비
이 책은 앞과 같은 작가의 책으로 은따(은근한 따돌림)나 왕따의 경험이 있거나 학교에 일진 문화가 고스란히 전파되어 있는 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알려 이런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일으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어딘 가에 있을 법한 친구인 느낌을 많이 받아서 개인적으로 인상 깊게 보았던 책이다. 특히 마지막 챕터가 굉장히 시적이고 작가의 문체와 역량의 돋보임이 고스란히 드러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을 김려령 작가의 팬으로서 읽게 되었는데, 내가 한창 은따를 당하고 있을 때 접해서 더 와닿았다. 은따는 학교폭력으로 딱히 구분되지 않고 무리 안에서 일어나는 흔한 일이어서, 나를 괴롭힌 애들의 생활기록부에 영원히 남지 못해서 안타까웠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에 주인공과 나의 상황을 비교하면서 보다 심각하지 않은 나의 문제에 대해 감사하게 되었다. 또,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3. 소윤에세이-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이 책은 본래 성인들을 위해 지어진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중학교 2학년쯤부터 읽으면 적당하다. 총 4개의 챕터에 시와 에세이가 섞여져 있는데 가볍게 읽으려는 사람에게는 공감이 잘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사나?’ 또는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앞으로 나아갈 길들에 대해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 읽으면 좋다. Jazmin Granada라는 분의 몽글몽글한 사진들도 같이 있어서 읽는 내내 눈이 너무 즐거웠다. 디자인이 예뻐서 DP용으로도 괜찮을 것 같다.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8쇄까지 찍은 책이니, 한번 보아도 괜찮을 것 같다.
이 책은 전주로 이사 온 후의 담임 선생님이 홈스쿨링 할 때 선물해주신 책이다. 선생님이 미처 전달하지 못한 메시지들이 대신해서 많이 담겨 있었고 인생 선배가 조언해 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홈스쿨링하고 나서 주변인들의 시선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내가 선택한 바에 대해 책임감과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두 번째 챕터는 가족, 친구, 이성과의 사랑을 다루고 있는데 이런 문제에서 갈등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고 이미 아는 걸 그래도 한 번 더 말해주니 지난 상처에 대한 위로도 많이 되었다.
4. 팝송 듣기
K-POP을 듣는 것보다 팝송을 듣는 것을 추천하는 이유는 학업적인 부분과 가사적 측면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예절을 중요시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아직은 서양보다는 개방적이지 않다. 따라서 팝송에 비해서 K-POP은 대체로 조신한데, 팝송은 자뻑에 물들여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정신력에 굉장히 좋다. 계속해서 그런 가사들에 노출된 나는 자신감을 많이 얻게 되었다. 팝송의 가사가 너무 자극적으로 다가온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본인이 잘 걸러서 들으면 문제가 없다.
두 번째로 학업적 부분에서는 영어에 지속해서 노출되게 되면, 듣는 귀가 열리기 때문에 요즘 표현들도 배울 수 있고 구문 독해 등에 강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TOEFL이나 다른 자격증 시험은 단어를 많이 외워야 귀가 뚫리지만, 팝송은 쉽게 들을 수 있고 일상표현들이 많이 나와서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팝송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유튜브에 업로드되어 있는 motemote 채널의 playlist를 들으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귀가 뚫리기 위해서는 같은 playlist를 세 번 이상 반복해서 듣는 것을 추천한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부모님들의 위로가 닿지 않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는데, 친구들과 책이 그 부분을 어루어 만져줄 수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많은 변화가 찾아올 것 같은데, 이 책들에서 얻은 교훈들도 어느 정도 버텨볼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팝송을 계속 들으면서도 가사에서 오는 말들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