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밤
귀가중 우연히 바라본
나무의 꽃차례가 대단하다.
오잉 이게 뭐래! 칠엽수자리인데
밝은 다음날 한 참을 넋을 잃고
바라본 칠엽수의 꽃차례는
이제사 알아봄을 서운하게 생각지도 않고
멋진 모습을 늠름히 자랑한다.
혼란스러운 어제.
안 되는 일을 찾기보단
잘 되도록 만드는 일을 찾고 싶다.
가까운 수목원이라도 가서 마음정화를...
이른 아침 군대 동기가 보내온
오늘의 탄생화는 광릉요강꽃이다.
숲 동기의 번개도 광릉 숲이다.
그래 광릉으로 향하자.
온갖 꽃들이 피고, 지고
또 다른 꽃들이 피고, 지고
광릉수목원에서
매년 뽐냈을 꽃차례를
이제야 경이롭게 알아보며
꽃에 취해 꽃비를 맞으러 가자
겨우내
휴업중인 나무줄기에서
밉상스럽게도 혼자서 푸르게
수목의 영양분을 취하던 겨우살이는
지금은 더욱 푸른빛을 발하는 듯 하다.
달나라에 가지 않고
광릉 입구 수목원교를 건너며 만나는
계수나무는 부근에 토끼는 없더라도
하트의 푸른잎을 넘치게 머금었다.
ㅎㅎ...반갑다...
가을향기 만들고 있겠지!
가을을 기다리마.
다음 만나는 친구들은
메타세콰이아와 낙우송이다.
잎이 난 모양이 예상대로 다르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잎이 나는 시기가 좀 다른가 보다.
낙우송이 좀 느린지
푸른 메타세콰이아와
갓 잎이 나오려는 낙우송이다
정겹게 두 나무가 이웃하고 있네!
그 사이엔
비슷한 잎사귀 갖은 전나무도
그늘막 만들기에 동참하고 있다.
수수꽃다리의
꽃차례가 서서히 지고 있네!
그 꽃차례에 나비 한 마리가...
긴꼬리제비나비가 현란함을 자랑이다.
사진으로, 동영상으로
꿀 빨랴, 꽃가루 날으랴 바쁜 나비와
한바탕 놀다 간다.
겨우내
늘푸른 나무에서
푸르름의 위안을 받아
봄이 되면 다른 나무가 보일 듯 한데
구상나무의 수꽃차례가 눈길을 당긴다.
두툼하게 위로 불뚝 솟은 열매에 비해
아래녘 항한 수꽃들이 덕지덕지하다.
그래, 너희들도 암, 수가 당연 있는거지!
그 구상나무에 찾아 온 녀석은 누구여!
큰광대노린재다.
아직 어른은 않된 애벌레,
약충이다.
어김없이 너도 나왔구나.
무슨, 무슨 조팝이라 했건만!
뭐였지!
에잉...그냥 조팝이라 할까
이팝은 아닌 조팝은 조팝이다.
인가목조팝나무란다.
1930년대에는 우리나라 병아리들이
흰색이나 회색빛이 도는
토종닭 병아리들이 대부분이였다고 하여
흰색 꽃잎이 달랑 4장뿐인
귀여운 꽃나무에 '병아리꽃나무'라는
이름을 붙여 준 것 같다고 합니다.
잎이 마주나는
하얀 꽃잎이 깨끗하게
4장이 나면 병아리꽃나무라 합니다.
들꽃들이 마구마구 피어오른다.
한참을 보고 있노라니 빠져든다.
그래서 야생화 쫓는 님들이 많은걸까.
앙증맞게도 이쁘다.
그내들의 이름은
온통 헷갈리지만
이쁘기는 한량이 없다.
오늘은 두가지만 불러보자.
미나리아재비, 미나리냉이
다음에 기억할 수 있으려나!
가만히 피어 있지만
아찔한 모양이다
이름을 불러보니
피어있는 모양새 그대로다
복주머니란...
그대를 이리 볼 수 있어 좋았네!
다른 곳에서 구한
복주머니란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광릉요강꽃
광릉이란 말의 현혹일까.
군대 동기가 보내온 오늘의 탄생화
광릉에서 만난 아이들이다
몇몇의 꽃들이 아래를 향하고 있다.
다른 곳에서 구한
사진은 어딘지 넘 궁금하다.
저기 저기 노란꽃은 뭐지?
골담초라네!
‘골담초(骨擔草)’란
뼈를 책임지는 풀이란다
실제로 뿌리를 한약재로 쓰고 있다.
‘풀 초(草) 자’가 들어 있어서
초본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자그마하기는 하지만 틀림없는 나무다.
귀여운 나비모양의 노란색 꽃을
감상할 수 있고,
약으로도 쓸 수 있는
콩과 식물이다.
요거이 뭐시다냐.
참빗살나무인데
애벌레가 덕지덕지 붙었네.
노랑털알락나방인듯...
화살나무나 사철나무에 사는 친구가
참 빗살나무에 한가득이다.
어린 나뭇잎이 속절없이
먹잇감 되고 있네!
이내들은
다시 한번 잎을 낸다나, 만다나!
이게
이 애벌레들의 어른벌레다.
더듬이가 특이한 나방이다.
소사나무, 소사나무
겨울철에 수피에 열매가 간혹 달린
친구들을 보며 궁금해 했드만
수꽃도 암꽃도 같이
그리고 작년 맺은 열매까지
마지막 수목을 만지작하고
주린 배를 채우러 간다.
오늘은
갑작스런 번개로 만나 함께한
장순애샘, 이미애샘에 감사하며
동이손만두에서 맛난 점심을
그리고
이웃 커피숍에서 라떼에
이바구 한참후에 가벼운 귀가다.
첫댓글 멋진 글 감솨합니다
광릉요강꽃 특이하게 생겨
그 이름 기억할 수 있으려나 싶어
도전해 봅니다
아마도
잊으려해도
잊혀지지 않을 듯
기쁘고 즐건 탐방을
잊고 싶지 않아
기록해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