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계획에 없는 야간 비행을 하다.
일시 : 2005년 11월 13일 (일)
장소 : 양평 유명산
고도 : 해발 890m (실고도 710m)
풍향 : 북풍~북동풍 (측풍~배풍)
풍속 : 5~25km/h
기체 : 쥬피터
비행횟수(시간) : 2회(50분) ⇒ 총 39회(8시간40분)
일요일에는 주로 매산리 백마산을 이용하는데,
홈페이지에 올린 사진이 문제가 되어 1달간 출입의 제한을 받게 되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양평 유명산으로 비행을 갔다.
돌아올 때 많이 막히는 부담은 있었지만
매산리 활공장 보다 긴장감도 더하고 비행시간도 긴 유명산이 싫지는 않았다.
뚝섬유원지역에 도착했더니 팀장님과 희주아빠, 희주가 먼저 와 있었고
잠시 후 정건씨와 기선씨가 왔다.
지난주에는 토요일과 일요일 모두 기상조건이 안 좋아 비행을 못했다.
두 주 만에 보는 얼굴들이었고 정건씨는 거의 한 달 만에 보는 얼굴이었다.
반가왔다. 활짝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양평으로 출발했다.
착륙장에 도착하여 잠시 기다렸더니 이륙교관인 광선씨와 신정씨가 왔다.
오늘도 어제처럼 구름이 많아 해가 없는 맑지 않은 날씨였다.
이륙장에 올랐더니 첫 번째 이륙장이 바람이 맞아 이륙하기 좋았다.
희주, 신정씨, 정건씨, 희주아빠가 뜨고 내 차례가 되었다.
이륙장이 한산해서 후방이륙 연습을 몇 번하고 이륙을 했다.
글라이더를 세우고 몸을 돌릴 때 왼쪽으로 약간 기울어 약간 불안했지만,
쓰러지는 쪽으로 힘차게 뛰었더니 이륙이 되었다.
이륙 후 산 사면에서 약간 멀리 떨어져 비행하라는 광선씨의 무전이 날아왔다.
어제 실수한 것도 있고 아직은 미숙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래서 이륙장에서 충분히 앞으로 전진 하여 사면비행을 했다.
고수들처럼 고도가 쭉쭉 올라가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사면비행을 흉내 냈고, 어제 보다 여유가 있고 부드러워진 것 같다.
바람이 좋아 어제 보다 길게 사면비행을 하고 착륙장 쪽으로 갔다.
윈드쌕이 소나무 숲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배풍이었다.
그래서 소나무 숲 뒤에서 고도를 깍아 착륙장에 진입하여 착륙했다.
점심을 먹고 오후 비행을 했다.
이륙장에 올랐더니 오전과는 다르게 바람의 방향도 일정하지 않고 강했다.
이륙하기 좋은 곳을 찾아 왔다 갔다 하다가 2이륙장에서 이륙하기로 했다.
그런데 2이륙장도 측풍이어서 쉽지는 않았다.
바람이 잔잔해지기를 기다리다가 광선씨가 나에게 3이륙장으로 가서 준비하라고 했다.
3이륙장은 돌아오는 바람이어서 착륙장 반대쪽은 정풍이었다.
준비를 마치자 착륙장 반대편으로 떠서 오른쪽으로 돌아 착륙장으로 향하라고 했다.
바람이 세서 글라이더를 통제 하는 것이 잘 안되었다.
전방이륙을 하려고 했더니 미안해하지 말고 그냥 후방이륙을 하라고 했다.
어렵게 이륙을 했는데 글라이더가 계속 가라앉았다.
광선씨가 오른쪽, 오른쪽 했는데
순간적으로 풀 숲 위에 착륙해 다시 이륙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직진했다.
결국 풀숲을 지나 조그만 소나무 위에 불시착 했다.
광선씨가 안전을 확인한 후 소나무가 높지 않으니 혼자 수거해 오라고 했다.
나무를 자르지 않고 기체를 수거 하려고 했더니 조금 힘이 들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소나무 한 구루를 자르고 기체를 수거했다.
마음이 아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을 모두 띄우고 희주아빠와 광선씨가 3이륙장으로 왔다.
그런데 다시 이륙하기 위하여 글라이더 털고 정리하는데
수거할 때 산줄을 묶지 않아서 산줄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글라이더를 나무에 걸었을 때 반드시 산줄을 묶어야 나중에 산줄 정리가 쉬워진다.)
날은 서서히 저물고 있는데 바람이 오히려 더 세지고 있었다.
바람이 악간 잔잔한 틈을 타서 희주아빠가 이륙했다.
착륙장 반대쪽으로 이륙했기 때문에 이륙장을 돌아 착륙장으로 가야했다.
다행히도 무사히 산허리를 돌아 착륙장 쪽으로 날아갔다.
내 차례가 되었는데 도무지 바람이 약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기다려도 바람은 더욱 세 질 뿐이었다.
날이 저물어 무리하게 이륙을 하려고 했으나 글라이더를 펴기도 어려웠다.
내가 더 늦기 전에 차를 올라오게 하자고 했으나
광선씨는 올라오는 시간이 더 걸린다며 무리해서 라도 이륙을 하자고 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이륙을 했다.
거뭇거뭇 대부산 능선이 보였다. 착륙장은 어두워져 잘 보이지 않았다.
팀장님이 착륙장에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켜 놓았으니
헤드라이트 불빛을 보고 착륙장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계획에 없던 야간 비행이었다. 양평과 그 주위의 불빛이 아름다웠다.
대부산 쪽 능선으로 비행하여 소나무 숲 뒤에서 고도를 깍아 무사히 착륙했다.
내가 착륙하고 한참 후에 광선씨가 이륙을 했다는 무전이 왔다.
이륙장도 완전히 어두워졌고 바람이 세서 이륙이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완전히 어두워져 비행 중 실수로 나무에 걸기라도 하면 큰일인데 하며
걱정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하얀 물체가 날아왔다.
와 하는 함성이 일어나며 박수를 쳤다. 광선씨가 착륙장에 들어온 것이다.
고수답게 잘 이륙하여 자동차 헤드라이트만으로 착륙장으로 들어왔다.
무사히 착륙장에 들어온 것이 고마웠다. 착륙장 모두의 마음이 그랬다.
오늘은 기상 조건도 안 좋았지만
판단 실수와 사소한 부주의가 여러 사람들을 기다리게 했다.
또한 광선씨를 어렵게 했고 팀장님을 걱정하게 한 것 같다.
일지를 통해 미안함을 전하며 염려해 주신 거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