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강의(經史講義) 8
○ 논어(論語) 1 신축년(1781)에 이시수(李時秀), 홍이건(洪履健), 이익운(李益運), 이종섭(李宗燮), 이현묵(李顯默), 박종정(朴宗正), 서용보(徐龍輔), 김재찬(金載瓚), 이조승(李祖承), 이석하(李錫夏), 홍인호(洪仁浩), 조윤대(曺允大), 이노춘(李魯春) 등의 대답을 뽑았다
자로(子路)
“1년만 하더라도 괜찮을 것이다.[朞月之可]”와 “백 년을 다스리면 잔학한 사람을 교화시키고 사형을 없앨 수 있다.[百年之勝殘去殺]”는 “한 세대가 지난 뒤라야 인(仁)해질 것이다.[世而後仁]”와 견주어 보면 본디 등급이 있다마는, “3년이면 이루어짐이 있을 것이다.[三年有成]”에 이르러서는, 《집주》에 “다스림의 공효가 이루어짐이다.[治功成]”라고 하였으니 반드시 인(仁)으로 적시고 의(義)로 갈아서 예악(禮樂)이 일어날 수 있게 된 뒤라야 바야흐로 성(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정자가 이른바 ‘기강과 법도가 이루어짐’은 도리어 주자가 기월(朞月)의 주(註)에 이른바 ‘기강이 펴짐’과 비슷하다. 어째서인가? 어쩌면 ‘3년(三年)’과 ‘한 세대[必世]’의 더디고 빠름이 같지 않아서 설명이 어려웠기 때문에 억지로 풀이를 한 것인가?
[이조승이 대답하였다.]
‘3년이면 이루어짐이 있을 것이다’는 법도와 기강이 펴진 것일 뿐만이 아니라 이루어진 공효가 있음을 말하고, ‘한 세대가 지난 뒤라야 인(仁)해질 것이다’는 풍속이 바뀌어져서 백성들이 인에 귀의하면서도 스스로는 모르고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선유도 “3년이면 이루어짐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성인(聖人)의 공효이고 한 세대가 지난 뒤에 인(仁)해질 것이라는 것은 성인의 공효가 크게 이루어진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어찌 성(成)과 인(仁)이 다시 분별이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거처할 적에는 공손히 한다[居處恭]’, ‘일을 집행할 적에는 경건하게 한다[執事敬]’, ‘사람을 대할 적에는 진실되게 한다[與人忠]’는 바로 인(仁)을 구(求)하는 핵심이자 《논어》 한 책의 요지이다. 선유들이 공(恭)과 경(敬)과 충(忠)을 안[內]과 밖[外], 동(動)과 정(靜), 남[人]과 나[己] 등에 나누어 붙인 것이 그 학설이 많을 뿐만이 아닌데, 다만 경(敬)이 비록 안에 있고 공(恭)이 비록 밖에 있더라도, 이미 집사경이라고 하고 보면 일은 바로 밖에 있는 것이니 어찌 경이 안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거처공은 본디 정(靜)일 때의 경(敬)이고 집사경은 본디 동(動)일 때의 경이어서, 공은 바로 정제엄숙(整齊嚴肅)이고 경은 바로 주일무적(主一無適)이니, 어찌 경을 동(動)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공과 경을 참으로 자기에게 소속시키고 여인충(與人忠)을 참으로 남에게 소속시키자면, 마음의 가운데[中心]가 충(忠) 되어 대응을 나 자신으로부터 하는 것이니, 어찌 충을 남에게 속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김재찬이 대답하였다.]
일[事]이 비록 밖에 있더라도 그것을 경(敬)하는 것은 나의 마음이니, 경을 안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마음[心]이 비록 일(一)을 주로 하지만 일을 잡으면[執事] 이미 발(發)한 것이니 경을 동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대응이 비록 나로부터 나오는 것이지만 상대를 응접함으로써 덕(德)이 되는 것이니 충을 남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위는 자로편(子路篇)이다.
子路
期月之可。百年之勝殘去殺。比諸世而後仁。固有等級。而至於三年有成。集註云。治功成。則必其仁漸義磨。禮樂可興。然後方可謂之成。程子所云紀綱法度之有成者。反與朱子期月之註所謂紀綱布者相似。何也。豈其以三年必世。遲速不同。難於爲說而曲爲之解歟。祖承對。三年有成。謂法度紀綱。不特布而有成效也。世而後仁。謂風移俗易。民歸於仁而不自知也。故先儒曰。三年有成。聖人之效。世而後仁。聖效之大成。豈可謂成與仁更無分別耶。居處恭。執事敬。與人忠。此求仁之樞紐。而論語一書之要旨也。先儒以內外動靜人己之分屬。其說不啻多矣。而但敬雖在內。恭雖在外。旣曰執事敬。則事便在外。烏可謂敬屬於內耶。居處恭。固靜時敬。執事敬。固動時敬。恭是整齊嚴肅。敬是主一無適。則烏可謂敬屬於動耶。恭敬。儘屬於己。與人忠儘屬於人。中心爲忠而應之自我。則烏可謂忠屬於人耶。載瓚對。事雖在外。敬之者吾心。不可謂敬之不屬 於內也。心雖主一。執事則已發。不可謂敬之不屬於動也。應雖自我。接人以爲德。不可謂忠之不屬於人也。以上子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