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자: 2026. 9. 27(일)
2. 장소: 무의도 해안트레킹
3. 행로와 시간
[큰무리선착장(08:03) ~ (숲길/해안데크) ~ 실미도(09:00) ~ 선녀와나무꾼 쉼터(09:56) ~ 하나개해변(10:10~) ~ 해상탐방로 끝/호룡곡산 갈림(11:00) ~ (갯벌/돌길) ~ 무렝게티해변(11:20~12:00) ~ 광명항(12:56) / 12.5km]
추석 연휴 마지막날, 무의도 섬 트래킹을 간다.
그간 여러 번 다녀온 무의도지만 섬일주 트레킹을 목적으로 가는 건 처음이다. 산악회 카페에 올라온 '무랑게팅길' 이란 단어에 꽂힌다. 무언가 특별한 게 있을 것 같다.
사당역을 07:10에 출발한 ㅈ산악회 버스는 8시에 무의도 큰무리선착장에 도착한다. 놀라운 속도다. 덕분에 트레킹 시간이 1시간 더 주어진다. 차창으로 보이던 확 트인 바다 위 서해대교의 풍광이 머리에 그려진다. 참 좋은 날씨다.
주차장에서 바로 산길로 올라선다. 숲이 우거진 오솔길을 걷는다. 해안테크는 출입금지라 숲길을 더 이어간다. 일행들은 해안으로 내려선다. 홀로 숲을 걷는 기분이 그만이다. 40분만에 나도 해안으로 내려선다. 실미도 해변은 생각보다 길고 근사했다. 산에선 여러 번 조망했지만 내 발로 실미도 인근을 걷기는 처음이다. 간조 덕에 실미도까지 길이 열렸다.
해안데크를 지나 숲길로 들어선다. 숲의 서늘한 가운이 좋다. 선녀와나무꾼 쉼터를 지나 해안으로 다시 내려선다. 작은하나개 해변을 지나 하나개해수욕장으로 들어선다. 갯벌 체험을 하는 이들이 아주 멀리까지 나가있는 모습이 보인다. 해변에는 캠핑 텐트가 줄지어 서 있다. 평화롭고 여유로운 휴일 바닷가 풍경이다.
하나개 해안테크가 길게 이어진다. 몇 해 전 걸어본 길이다. 특이한 바위와 암벽을 오르는 이들의 모습이 색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뜨거운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윤슬도 볼거리다. 무의도가 이리 매력적인 곳이었나 새삼 놀란다.
11:00 해변이 끝나고 길은 호룡곡산으로 향하는 산길로 안내된다. 산악회 지도를 다시 살핀다. 무랑게티길은 분명 해안으로 나 있다. 근데 해안에는 험한 검은 바위길이 길게 이어진다. 망설이다 해안으로 내려선다. (끝나고 돌이켜보니 이 선택은 신의 한수였다)
이국적 풍광의 백사장이 끝없이 길게 펼쳐진다. 산과 해변과 바다가 이렇게 잘 어울리는 곳이 또 있었던가? 감동과 감탄의 연속이다. 멀리 바다에 발을 담그고 낚시하는 이들의 모습까지 낭만적으로 보였다. 최고다. 무랑게티길은 40여분 이어졌다. 천국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 게다.
해안 험로 탓에 우회 산길로 들어선다. 숲의 서늘한 기운은 역시 좋았다. 그늘에 잠시 앉아 바다 낚시를 하는 이들의 모습을 바라본다. 해변의 검은 돌 넘어 바다와 그 끝 섬 풍경이 그만이다.
12시가 지나며 산길로 올라선다. 호룡곡산을 끼고 도는 둘레길을 한참 걸었다. 네이버 지도에 무랑게티 표식이 있어 내려가 보았더니 그냥 작은 백사장이 있는 해변이었다. 산꾼에게 네이버 지도는 신뢰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걸 다시 확인한다.
둘레길을 길게 돌아 광명항 인근으로 내려선다. 주차장의 위치를 확인하고 항구 인근 카페에 들려 커피 한 잔을 주문한다. 5시간의 행복한 무의도 해안 트레킹이 종료된다. 기대보다 훨씬 근사한 걷기 여행이었다.
< 에필로그 >
무의도 세렝게티, 일명 무랑게티길은 황금빛 백사장 - 해변의 검은 돌 - 호룡곡산의 화강암 암괴가 바다와 어우러저 명품 풍광을 만든다. 해변을 돌아드는 거친 돌길만 보고 호룡곡산으로 발길을 돌렸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뻔했다. 무랑게티는 내가 서해에서 본 최고의 해변 풍경이지 않나 싶다. 무의도가 내게 최고의 추석 선물을 주었다.
행복은 결과뿐 아니라 그 과정도 즐기는데서 온다는 사실을 확인한 섬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