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뮤지컬 앙상블 배우도 근로자로 봐야“

[정종승]

2023년 10월 서울행정법원 행정 13부는 뮤지컬 앙상블 배우 A씨 등 2명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간이 대지급금(소액체당금) 지급 거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A씨 승소로 판결했다.

*간이 대지급금(소액체당금): 국가가 사업주 대신 체불임금을 지급해 주는 제도

A씨 등은 한 공연제작업체와 계약을 맺고 2020년 1월부터 2월 28일까지 상연되는 뮤지컬 작품에 앙상블 배우로 출연했다. 그러나 업체가 공연 진행 도중 파산하는 바람에 각각 141만여원과 180만원의 임금을 받지 못하여 공단에 대지급금을 청구했지만, 공단은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지급을 거부했다.

공단은 “원고들이 능력에 따라 오디션에서 선발됐고 업무내용에 재량이 있었다”며 예술인 업무 특유의 자율성을 내세워 이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 등은 독립부가가치를 창출했다기 보다도 제작사가 기획한 공연사업에 종속되어 그에 따라 미리 정해진 대가만을 지급받았고, 공연과 연습 일정 등이 사전에 세부적으로 정해져 이들에게 통보된 점을 근거로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