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숲에서 빛나는 사랑 노래들
김 주 안 수필가
지난 7월 13일 낮 12시 에드몬톤에서 캐나다 한인여류문인협회 창립 1주기 기념행사와 시화전, 낭송회가 개최되었다. 또한 본 회의 회장이신 김숙경 시인의 <삶, 꽃, 비 앓이> 출판기념회도 함께 치러졌다.
장소는 이정순 총무의 자택에서 이루어졌는데 캘거리와 에드몬톤, 사스캐츠완 리자이나, 그리고 한국에서 전 회원 8명이 모두 참석하였고 이들의 남편들도 함께 동행하여 문학하는 즐거움에 동참하였다. 특히 자작나무 숲길에 전시된 시화는 푸른 숲과 잘 조화를 이루어 문학을 사랑하는 회원들의 열정을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 회원들은 즐거운 고통의 산물인 자신의 작품 앞에 서서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활짝 열어 보였다.
1부는 이정순 총무의 사회로 창립 1주년 행사와 열린 시낭송회를 가졌다. 김숙경 회장의 개회사에 이어 캘거리문인협회 고문인 민초 이유식의 축시 <산과 들>을 하명순 시인이 낭송하였다. 회원 소개 순서에는 회원들과 함께 동행하며 행사를 도운 남편들의 수고를 치하하였고 그간 1년간 본 회가 창립하여 활동한 사안들을 이정순 총무가 보고하였다. 앞으로의 운영에 있어서 김숙경 회장은 회원들을 더 영입하여 해외에서 한국문학을 선도하는 문학회로 더욱 발전할 것과 동인지 발간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제3회 열린 시낭송에서는 김숙경 회장 <섬>, 이정순 총무 <내 뜨락에의 초대>, 신금재 시인 <맨발>, 하명순 시인 <리자이나 근처>, 탁재덕 수필가 <오월 아침의 단상>, 이명희 시인 <여름산>, 전선희 시인 <75st 새벽길>,김주안 수필가 <양수리 가는 길> 등 각각 자신의 작품을 낭송하였다. 특히 신금재 시인의 <맨발>에서는 맨발을 보이며 낭송하는 작은 퍼포먼스를 선보여 참여한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였다. 케익 커팅을 마지막 순서로 1부를 모두 마쳤다.
2부는 한국에서 온 김주안 수필가의 사회로 김숙경 시인의 <삶, 꽃, 비 앓이> 출판기념회가 진행되었다. 김숙경 시인은 서울에서 태어나 경희대 상대를 졸업하고 <순수문학>으로 등단한 후 여러 문학단체에서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였으며 윤동주 문학상 등 여러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시집으로는 제1시집 <시월愛>, 제2시집 <백지 도둑>에 이어 이번에 제3시집 <삶, 꽃, 비 앓이>를 출간하였다.
간략한 작가 인사를 마친 후 이정순, 신금재, 김주안 세 사람이 작가와의 대담 순서를 가졌다. 이정순 총무는 시제를 ‘삶, 꽃, 비 앓이’로 정한 이유에 대해서 질문하였으며 신금재 시인은 작가에 있어서 시는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이에 한국 여인들의 삶은 가슴앓이를 하며 살아가는 한의 삶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가슴앓이를 시로 승화시켜 보려고 시도했다고 설명하였다. 또한 시는 작가의 삶에 있어서 활력소가 되었고 행복의 바이러스라고 소견을 밝혔다. 김주안 수필가는 시를 쓰게 된 동기를 질문하려 하였다. 전공도 하지 않은 문학을 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으나 이민 이후 지인의 권유로 시작되었으며 이제는 삶의 일부가 되었다고 하였다.
이어서 출판을 축하하는 의미로 김숙경 시인의 시 10편을 회원들이 모두 낭송하는 시간을 가졌다. <남편의 의자>는 김숙경 시인, <詩 네비게이션>은 이정순 총무, <물처럼>은 신금재 시인, <월광 소나타 흐르는 밤>은 이명희 시인, <김치의 詩>는 전선희 시인, <질항아리 꽃>은 하명순 시인, <비 앓이3>는 탁재덕 수필가, <겨울 판화2>는 김주안 수필가, <가을 하늘>은 이날 축하객으로 참석한 하성자 님이, <달맞이 꽃>도 축하객 양선화 님이 각각 낭송하였다.
모든 행사를 마치자 중천에 떠 있던 태양이 어느새 서쪽으로 한참을 기울어 있었다. 이민 생활의 고단함은 잠시 접어두고 문학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회원들의 얼굴은 마냥 행복해 보였다. 이들이 시화로 감상하고 목소리로 낭송하는 모든 시들은 향수를 품은 모국어로 부르는 사랑 노래들이었다. 그 노래 소리가 자작나무 잎사귀 위에서 7월의 태양을 받아 더욱 빛나고 있었다. 모쪼록 캐나다 한인여류문인협회가 해외에서 한국문학을 선도하는 문학회로 거듭나며 앞으로 무궁히 발전할 것을 기원한다.
첫댓글 김숙경 시인의 출판기념 진행과 작가와의 대담까지도 하시고 시화전 시낭송과 출판기념회 이 모두를 오래도록 기억할수 있도록 수필로 남겨주심에 크나큰 역활을 해 주셨습니다. 잘 보았습니다.<설 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