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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당 상호 : 할매온정집 2) 전화 : 041-956-4860 3) 주소 : 충남 서천군 장항읍 장서로47번길 20 (창선2리 572) 4) 주요 음식 : 아구탕, 아구찜 |
2. 맛본 음식 : 아구탕(1인당 17,000원)
3. 맛보기
1) 전체 :
실한 밑반찬과 주메뉴 아구탕이 오른다. 아구찜은 가격이 부담스러워 아구탕으로 주문했다. 아구에 기대하는 것은 쫄깃한 식감인데 건더기 아구도 어지간하고 국물맛도 좋다.
곁반찬도 여러 가지가 적당히 간이 맞아 먹기 좋다. 번데기와 양파장아찌가 눈길을 끈다. 물김치 맛도 깊고 탕평채도 어지간하다.
2) 아구탕 : 아구 요리는 보통 찜이 알려져 있으나 가격이 좀 부담스럽다. 아구찜은 서울이나 다른 지역보다도 싸지 않다. 가격이 비싼 데는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까 싶지만 부담스럽기는 한가지다. 양이 많아 그럴까. 일단 아구탕을 맛보기로 한다.
아구탕, 아구도, 국물 맛도 다 좋다. 유명무실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양도 푸짐하다. 적어도 탕을 먹으면서는 음식이 제 값하는 거 같다. 아구는 입이 크고 못생겨서 아귀, 큰 턱(악, 顎) 때문에 악, 큰 위(胃) 덕분에 ‘악위’라고 해서 외모 때문에 굴욕을 많이 당했는데, 이제 맛으로 이렇게 인기가 높으니 한이 풀릴 것 같다. 양념이 적절하게 밴 살의 쫄깃한 맛과 젤라틴 맛이 좋다. 너무 매울까봐 겁을 내지 않아도 좋다. 찜으로는 맛볼 수 없는 국물 맛도 짜지도 진하지도 않아 부담 없다. 밥을 말아도 되지만 볶음밥으로 먹어도 국물맛이 담겨 좋다.
보조음식 : 배추김치, 열무물김치, 양파장아찌, 멸치짠지 등 밑반찬류 외에 콩나물무침, 번데기, 콩깍지 삶은 것이 나온다. 콩나물은 좀 맹맹하다. 번데기가 일품이다. 콩깍지도 신선 탱탱하여 보기에도 먹기에도 좋다. 재료 순환이 잘되는 식당이다.
3) 반찬 특기사항 : 번데기는 외국인 혐오식품이지만 맛과 영양은 그만이다. 신선하고 통통해야 제맛이 난다. 신선하지 못하면 떫은 맛이 나는데 통통한 번데기 살의 실한 맛을 적당한 간이 잘 살려낸다. 벌써 그 옛날이 된 그 시절엔 막걸리 안주로 빠지지 않았고, 아이들 간식의 주요 품목도 번데기였었다. 초등학교 앞 간식거리인 고구마 맛탕과 번데기 장사가 학교 앞에 줄지어 있었다. 외국인들이 부담스러워하는 식품으로 개고기는 위축되고 있는 데 비해 번데기는 의연하게 식품으로 자리 잡는 거 같다. 식품의 호불호는 민중의 식성에 맡겨야 되지 않겠는가. 번데기의 귀환과 장수를 축하한다.
4) 먹는 방식 : 탕도 찜과 마찬가지로 다 먹으면 비벼먹을 수 있다. 국물을 일부 버려서 낭비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조금 있지만 훌륭하게 비빔밥으로 탄생하는 거 보면 역시 반갑다. 국물에 일부 먹고 일부 비벼먹으면 포만감으로 아구탕 만족도는 높아진다.
요새는 어느 음식이나 어지간하면 비비는데, 원 재료에다 김가루, 참기름 등으로 비빔밥 맛이 천편일률이 되어가고, 어느 음식이나 비비는 비빔밥(볶음밥) 만능주의가 되어가서 음식 획일주의가 조금 염려된다. 하여튼 맛으로 보건대 먹을 만하므로 불만이 없다. 아구탕 비빔밥이므로 아구탕 맛이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물이나 찜 거섶을 최대한 많이 활용했으면 싶다. 환경 보호도 하고, 특정음식 외식 의의도 살리고.
4. 맛본 때 : 2018.8.
5. 음식 값 : 아구탕 1인분 17,000원, 아구찜 중 80,000원
6. 맛본 후 식후정담 <아구 이야기>
아구의 정식 명칭은 아귀이다. 아귀라는 이름은 불교에서 굶주림의 형벌을 받은 귀신을 일컫는 아귀(餓鬼)에서 나왔다. 또 큰 턱(顎, 악)과 위(胃, 위)를 가리키는 '악위(顎胃)'에서 왔다고도 한다. 이외에 ‘물텀벙’이라고도 하는데, 아직 이렇게 먹는 방법이 개발되지 않은 때에 별 쓸모없는 생선이 외모까지 흉악하여 바다에 ‘텀벙’ 버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외모 때문에 이렇게 천대를 받았으니 한이 많았겠는데 40여년 전부터 마산을 중심으로 아구찜이 개발되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하여 이제는 아구찜이 없는 곳이 없다. 군산을 비롯한 서해안 산지는 물론 전주도 서울도 수원도 군포도 아산도 전국 곳곳에 없는 곳이 없다. 아구찜의 소스만 따로 팔기까지 할 정도로 인기 있는 음식으로 탈바꿈하면서 아귀의 신분이 달라졌다.
그러면서 아귀도 이름을 바꾸었다. 원래 흉측한 외모의 느낌을 담고 있으면서 부르기에 번거롭기도 한 ‘아귀’를 버리고 편하고 친근한 이름 ‘아구’로 갈아탄 것이다. ‘위’는 원래 단모음이지만 많은 사람이 ‘위이’라고 이중모음으로 발음하는 까다로운 음절인데 ‘아구’가 되면서 흉측한 외모 대신 쫄깃쫄깃 맛있는 식재료로, 귀신이라는 불편한 의미 대신 입이 큰 생선 정도의 편안한 의미로 다시 태어났다.
입을 비하하는 ‘아가리’의 방언이 ‘아구’이다. 아구는 입이 큰 것이 특징이므로 특징을 보여주는 ‘아구’가 되면서 귀신의 의미는 털어버렸다. 아구는 이제 맛있고 입이 큰 생선의 의미로 친근한 식재료가 되었다. 만인의 입은 주술성이 있다.
그러고 보니 아구는 버릴 것이 없다. 저지방 저칼로리 식품으로 영양 면에서도 좋은 식품이지만 담백하고 쫄깃하여 맛에서도 일품이다. 거기다 모든 부위를 요리에 다 활용하므로 실용성과 환경보호에도 좋다. 왜 이런 황금을 못 알아봤지? 후회가 될 정도지만 이후 이렇게 빨리 전국화된 음식이 되었으니 과거의 푸대접이 현재의 활성화로 다 잊혀졌다.
아귀는 물텀벙 외에도 물꿩, 망청어, 꺽정이 등의 방언 이름이 있다. 이외 조사어(釣絲魚), 아구어(餓口魚) 안강(鮟鱇) 등의 한자어 이름도 있다. 그럼 요즘 쓰는 ‘아구’가 커다란 입에서 온 말이라면 한자어 ‘배고픈 입’ ‘아구(餓口)’의 의미와도 연계된다. 배고파서 벌리는 입이 작을 리 없기 때문이다.
아구어(餓口魚)는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 나오는 이름인데, 자산은 정약전이 귀양 가 있던 흑산도를 지칭한 이름으로 주로 흑산도 근해의 어류를 조사한 어보(魚譜)이다. 아구찜은 마산아구찜을 중심으로 전국화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름에서는 결국 경상도, 전라도가 합쳐졌다. 전주에서는 ‘군산아구찜’이 유명하다. 보는 눈은 똑같기 때문이다. 보는 눈만 같은 게 아니라 먹는 입도 같다. 아구 맛있는 것은 전국 모든 입이 다 알아보기 때문이다.
마산에서 아구는 꼬들꼬들 약간 말려 요리한다는데, 생것으로 그대로 해도 맛있다. 아구는 간이 거위의 간 푸아그라 못지않게 맛있고 영양 높은 진미라니 놓치지 말 일이다. 아구찜 먹는 김에 형식보다 내용, 외모보다 실력에 더 관심 갖는 자세도 다시 한번 가다듬어 볼 일이다. 뚝배기보다 장맛, 낭중지추(囊中之錐) 아니던가. 주머니 속의 송곳은 언제라도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실력이 있으면 언제라도 드러나 쓰이기 마련이다. 맛을 알아보는 관객은 언제라도 어디서라도 만나기 마련이다.
슬쩍 옆테이블을 곁눈질해보니 값이 부담스러워 주문하지 못했던 아구찜을 6명쯤 되는 전가족이 맛있게 행복하게 먹고 있다. 그러고 보니 너른 실내에 많은 팀들이 가족 단위 나들이인 거 같다. 가족 단위 나들이의 주제는 음식이다. 비싼 값보다 맛있는 음식에 초점이 있다. 이렇게 좋은 음식, 맛있는 음식에는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아구찜이 왜 이렇게 다른 곳보다 비싼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아구가 낭중지추의 주인공인 것만은 확실하다.
<참고>
어식백세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농촌진흥청 전통향토음식DB
<한국신명나라 http://cafe.daum.net/koreawonderland>
7. 상차림 모습과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