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시족은 동절기에 집집마다 돼지를 잡아 이웃과 함께하는 사주커(杀猪客) 행사를 1년에 한번을 한다.
이곳에 사는 나시족집에 사주커 저녁 초대를 받았다.
사주커에 초대되면 술, 음료 등 생필품을 사서 가곤한다.
가면서 또다시 드는 생각 "중국은 넓~다."
가깝지만 산을 넘는다.
라스하이 지역은 몇해전까지 분지형태의 지역에 넓은 호수가 있어서 관광산업이 활성화되어 있었다고 한다.
곳곳에 전기셔틀 카트와 4륜바이크, 자전거 등이 많이 있지만, 먼지가 뽀얗게 앉아 있다.
수질보호 명분으로 일순간에 관광산업이 쇠락했다.
과수원 등 작물산업과 웨딩촬영 관광산업만이 남아 있는듯 하다.
사각 테이블 중간에는 한국처럼 숯불을 피울수 있게 되어있다. 단점은 숯과 고기굽는 망의 거리가 짧아 고기를 굽다보면 금새 돼지기름등으로 캠프화이어까지 반복 진행된다.
사주커를 위해 집에서 가족들과 동네 경험많은 어르신들이 잡은 돼지생고기라 맛은... 고기한점 입에 넣어보면 누구나 행복한 웃음을 짓게 만든다.
초대한 집에선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손님들을 극진히 대접한다. 행여나 뭐하나 부족할까봐 종지에 양념이 조금만 줄어들면 채워주고, 담배개비도 계속 나누어준다.
한시간 반가량 고기로 배를 꽉채우고 자리에서 일어나 옷에 고기냄새를 털어내었다.
이제 다시 리장으로 돌아갈까했는데, 집주인이 다시 새로운 밥상으로 오라고 한다. 2차전이었다. 잘차려진 밥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야채반찬, 고기반찬, 국, 술 등으로 만반의 준비가 된 푸짐한 밥상이다. 배가부르지만, 담백해 보이는 음식으로 내 위는 어느새 빈공간을 만들어낸다.
국에 담긴 국자가 눈에 들어왔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떠 안은 듯한 국자였다. 만져보니 무척 튼튼한 재질이었다.
따슝이 국자의 비하인드스토리를 얘기해주었다.
2차세계대전이던 1943년으로 거스러 올라간다.
미군항공기 한대가 리장의 북쪽에 불시착을 하였다고한다.
조종사는 비행기를 버리고 스스로 탈출하고, 비행기 한대만이 한동안 머무르다 보니 나시족 주민들이 하나씩 비행기를 보러왔다가 하나씩 뜯겨 분해가 되었다고 한다.
비행기 동체표면을 떼어내 지금의 이 국자가 된것이다.
기계에서 찍어낸 것처럼 손잡이의 굴곡이 상당히 정교하다. 국을 담는 부분도 좌우균형과 곡선비율도 많은 경험이 담긴 모양새다. 오로지 별다른 장비없이 망치로만 만들었다는 것이 놀랍다. 뛰어난 손재주임에는 틀림없다. (항공기 동체 두랄루민의 특성이 내포되어 가벼우면서도 튼튼하다.)
누가 만들었는지 궁금해 했었는데, 자상(한국 연세대경영학과 재학중)이 할아버지가 만드셨다고 한다.
2차세계대전 불시착한 미군항공기가 본의 아니게 해체되어 이지역 나시족 민가에 어떻게 변형되어 보관되어 있는지 무척 궁금하다. 영화 한편이 제작될 법하다.
전투기 였을까?, 보급수송기 였을까?
개인적으론 워호크전투기(P-40)이지 않았을까 한다.
저녁을 다먹고 집으로 운전하고 오려는 찰나 차 뒷바퀴 하나가 수로에 빠져버렸다. 또하나의 이야기꺼리가 만들어 지는 사건이었다. 다행히 견인줄이 있어서 다른 일행차에 연결하려는 순간, 어디선가 금새 나타난 많은 동네분들이 힘으로 자동차를 들어올렸다.
나시족이 이웃들을 대하는 자세이다.
한국의 정서와 비슷한 면이 참 많다.
인연이 허락하면 동절기 리장을 방문하여 사주커의 경험 추천합니다.
사진속에 좌측에 넓은 호수가 라스하(lashi)이다.
첫댓글 원반장님 白酒에 돼지고기 한점. 크~~윽 먹고싶네요. 丽江의 멈춰버린 것 같은 时间이 그립네요.健康 챙기시며 杀猪客 많이 즐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