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나중이요 시작과 끝이라(요한계시록 22장 13절)
도마복음예수는 17장에서 드러낸 하나님나라의 기상천외의 지혜신비영성을 십자가의 도(道)로 계시하면서, 이에 따른 하나님나라의 기상천외영성을 이어서 제시합니다. 이처럼 하나님나라의 지혜신비영성을 가르치는 도마복음예수는, 18장에서 하나님나라의 기상천외지혜신비영성이 시작(아르케)과 끝(하에), 그리고 그것을 발견하는 자들에게 주어지는 ‘죽음을 맛보지 않을 것이라’는 하나님의 생명성을 앎으로 지시합니다.
이와 같이 도마복음에 나타나는 주요 주제는 지혜신비영성을 보여주는 문헌으로 하나님과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진리를 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29장에는 육신, 영혼, 부요, 빈궁, 50장에는 움직임, 쉼, 83-84장에는 사람의 형상, 빛 등으로 지혜신비영성이 가치술어적인 진술로 나타납니다.
그런데 현재 많은 학자들은 나그함마디문서(Nag Hammadi library) 중에 영지주의적인 성향을 대부분 가지고 있지만, 도마복음은 그 평가에서 제외시키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에데사(Edessa)에서 예수어록의 전승이 도마복음의 기록자에게 전해졌고, 당시 이집트예수공동체는 도마복음을 통해 영지주의를 경계하려고 했으며, 사도들의 신앙에 근거한 신앙의 정통성을 계승하려고 했다고 보는 연구자들도 있습니다.
필자는 그러한 논거를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동시에 도마복음의 전승과 습합의 종합적 과정이 이집트알렉산드리아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추측합니다. 그 가장 근거 있는 이유는 기원전 2세기-기원전1세기 사이에 이르는 시기에 이집트알렉산드리아에서의 지배적인 주요한 변화는 지상최대의 도서관을 가지고 있었고, 또 종교문화사상적으로 학문이 발달하였던 황금기였습니다. 그래서 이 도시에는 불교도의 공동체뿐만이 아니라, 반라의 몸으로 나일 강에서 목욕을 하고 힌두교의 브라만처럼 금욕적 삶을 실천하는 ‘벌거벗은 고행자’라는 신비종파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도마복음의 종교문화사상사적인 배경 중에 하나인 그리스헬레니즘시대는, 기원전 300년에서 기원후 300년 사이의 600년에 걸쳐 존속한 로마제국의 시기에 히브리적인 사상과 그리스 사상이 합류해서 형성된 두 사상의 절충주의적인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고대 그리스사상은 기원전 900년의 호머(Homer)로부터 기원전 300년의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에 이르는 600년 동안에 걸친 시기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고대 그리스사상은 철학적 탐구의 최종목표를 궁극적 지식에 있었다고 보았던 철학자 플라톤(Platon 기원전 5세기 중반 이후)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별하게 플라톤의 궁극적 지식이란 한 마디로 신과 합일을 위한 관상(觀想)과 직관으로 표현합니다. 이는 우주와의 조율 내지 조화의 단계를 이루어 모든 형상들을 뛰어넘고 초월한 ‘선’, 즉 ‘미’의 지고한 형상을 직관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여튼 이러한 고대 근동 및 헬레니즘의 종교문화사상적인 배경을 통해 도마복음 어록이 전승습합의 편집과정을 거쳤다고 추측하게 됩니다.
한편 도마복음에 자주 나오는 문법 상 아주 중요한 ‘~을 발견하다’(헤~에)는 용법이 18장에 나옵니다. 더욱이 18장에서 ‘시작(아르케)을 발견하는 자는 끝(하에)을 알게 될 것이다.’라는 진술이 동양사유적인 구조로 유사하게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일종의 원상(圓相)의 이미지를 갖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서 직선의 ‘처음과 끝이 동일선상에 있다’는 가치술어적인 표현인 것입니다. 마치 처음과 끝의 선을 이으면 공간적 원상의 이미지가 생기는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은 진술은 타종교에 나타나는 사상과 경전에 유사한 사유 구조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법화경 제2 방편품에서 ‘본말구경등’(本末究竟等)이라 하여 “처음과 끝이 궁극에는 같다”고 합니다. 도교에서도 장생불사(長生不死)는 결국 생사일여(生死一如)가 도(道)로 귀결됩니다. 이처럼 18장에는 일원상의 상징성이 공간상에 숨겨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러한 유사한 의미는 모든 종교상에 나타난 궁극적 실체(본질)인 가치술어적인 사상을 함의합니다. 따라서 도마복음에서 언급한 시작과 끝은 단순히 일직선상의 종말론적 사유구조를 넘어서서, 오히려 심오한 우주적 영원한 진리가 시작(아르케)과 끝(하에)으로 그 궁극적인 지향성을 표현한 영성으로 이해됨과 동시에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나중이요 하나님나라의 기상천외(奇想天外) 유일무이(唯一無二)예수그리스도를 계시한 것입니다.
결국 도마복음의 ‘아르케’(시간의 초월성)는 우주적인 영원성의 진리를 담고 있는 내용으로, 그리고 끝을 의미하는 ‘하에’(시간의 내재성)는 종말론적인 시간적 관점으로 ‘아르케’와 상호의존적인 상징적의미로 시작과 끝을 공간상에서 하나님나라의 기상천외지혜신비영성을 펼친 것입니다. 그 시작과 끝이요 처음과 나중이며 알파와 오메가인 예수그리스도라는 터전위에 굳게 세운 자의 복됨(마카리오스), 곧 궁극적으로 구원의 반열에 속한 자가 우주만물질서에 관한 기원과 결말의 목적에 관한 계시의 앎을 획득하는 복이 영생의 쉼을 누리는 생명성으로 선언된 것입니다.
나의주님 나의하나님 예수그리스도가 하나님나라의 기상천외지혜신비영성으로 시작과 끝이요 처음이며 나중이고 알파와 오메가인 역사의 주인 되심을 고백합니다. 오로지 삼위일체하나님의 진리의 터 위에 우리의 믿음이 세워질 수 있도록 성령하나님! 깨달음의 빛을 조명하여 주옵소서. 삼위일체하나님을 경배하며, 구주 예수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