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3대국밥>
전국적으로 이름난 부산 돼지국밥을 제대로 먹어본다. 밀양과 경쟁한다지만 부산 돼지국밥이라는 명칭이 더 익숙한 건 찾는 이가 부산이 더 많다는 말 아닐까 싶다. 소고기 국물 아니어도 이런 맛이 난다. 국물 음식의 확장이다. 그 확장의 현장, 한식의 변방을 이곳에서 만난다.
1. 식당대강
상호 : 송정3대국밥
주소 : 부산 부산진구 서면로68번길 33
전화 :
주요음식 : 돼지국밥
2. 먹은날 ; 2023.6.26.저녁
먹은음식 : 돼지국밥, 8,500원, 수육백반 11,000원
3. 맛보기
매우 정형화된 대단위 생산지인 거 같은 음식을 먹는다. 우선 넘쳐나는 손님과 간단한 메뉴에 식재료의 신선도에 신뢰가 간다. 역시 탱탱한 육질과 개운한 식감의 고기와 그 고기가 우려낸 국물맛이 대단하다. 명성이 헛되지 않다는 반증이 국물에서 확실히 이루어진다.
나머지는 호불호가 엇갈릴 듯. 조미류 찬만 내주고 반찬은 직접 갖다 먹도록 되어 있다. 김치, 깍두기, 부처 겉절이, 이또한 식재료 회전으로 신선함은 느껴지나 깊은 맛까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더구나 담양김치를 가져다 쓴다니, 특별한 찬이 없는데, 찬은 모두 외부 조달이구나. 어디에서 솜씨를 입증하나? 의아해진다.
어쨌든 국물은 확실히 먹을 만하다. 맑고 개운하다. 돼지국물로 이 정도 맛을 낸다는 것은 묵은 솜씨와 신선한 식재료의 합작임이 분명하니 소문을 외면할 일은 아니다. 더구나 빼놓을 수 없는 미덕은 저렴하다는 것이다. 이 가격에 이 정도 수준의 국밥을 어디가서 먹어보겠는가. 줄 서서 먹는 집치고 가성비 좋지 않은 곳은 거의 없다.
반찬도 셀프바를 이용,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누구나 열 수 있다는 뒤주 열쇠 주인 같은 마음이 감지돈다.
맑은 국물의 돼지국밥. 상에 나올 때 그대로의 돼지국밥. 기호에 따라 여러가지로 간을 맞추며 먹을 수 있다. 뽀얀 국물, 간은 약간 삼삼하다. 고춧가루 없이도 개운한 맛이 난다. 깔끔하면서도 풍성한 맛은 잡내가 잡히고 기름이 느끼하지는 않아야 가능하다. 국물맛에서 깊은 솜씨가 느껴진다.
일단 국물 안의 양념장을 풀면 이렇게 빨갛게 변한다. 빨간 국물 전의 뽀얀 국물 맛을 먼저 보고 국물을 섞어 빨간 국물을 만든다.
국수. 처음부터 넣으면 국물맛이 전분맛으로 탁해질까 우려된다면 조금 이따가 넣는다. 한참동안 국물이 뜨거우므로 가능하다. 이쯤 되면 간이 너무 싱거워지는 듯, 새우젓 국물로 간을 하면 여전히 개운한 맛이 유지된다. 면발도 어느 정도 쫄깃하여 좋다.
부추 양념. 따로 나오는 부추무침을 양념으로 넣어 먹어도 좋다. 고기 건더기와 부추는 잘 어울린다. 기양초라 불리는 부추는 한국에서 주로 먹는 채소, 맛이 강하고 양기가 강하여 돼지의 강한 향을 눌러주므로 잘 어울린다. 순대집에서 부추를 많이 활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 염소고기 요리에서도 부추를 많이 사용한다. 냄새가 강한 고기에 부추는 잘 어울린다. 부추가 싱싱한 것도 매력이다.
수육정식. 수육에 국밥이 나온다. 국밥은 돼지국밥과 같다.
수육. 진한 돼지국물에 삶아낸 수육은 눅진한 식감이 좋다. 냄새도 없다. 김치가 좀 싱싱했으면, 아쉬움이 인다. 새우젓과 함께 하면 좋다. 진한 수육은 상추와 먹기에는 왠지 아까운 기분. 야채를 곁들이되 본연의 식감을 더 살려내고 싶어서일 거다.
김치. 담양김치를 담궈 가져온다 한다. 그런데 김치는 몇 가지 안 되는 반찬의 얼굴마담인데 다른 곳에서 공수한다면 식당의 자랑은 국물만인가? 의아하다. 거기다 김치에서는 별로 공지와 달리 전라도 분위기가 안 느껴진다. 젓갈맛도 별로 안 나고, 배추도 뭉게진 것이 어디선가 찍어낸 느낌, 손으로 담근 김치로 보기 어려워서다.
깎두기. 무에 간도 맛도 덜 배여 있다. 깍두기가 아닌 무를 먹는 느낌. 개운한 맛은 즐길 수 있다.
4. 먹은 후
국밥거리
송정3대국밥집을 중심으로 국밥거리가 이어진다. 서면역 1번출구로 나서 골목으로 들어오면 펼쳐지는 진풍경이다. 새로운 음식이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으면 이처럼 곧 거리가 형성된다. 입맛의 힘, 조리의 힘이다. 서면이 화려한 것은 단순히 화려한 도심이어서가 아니라 이처럼 내밀한 음식문화의 축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음식거리를 잘 보존하고 또 만들어가는 시민의 힘이 한식의 힘을 만든다.
2) 서면거리
소문난 서면거리 중심.
서면역 지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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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돼지국밥 먹음직하네요. 부산 가면 찾아가서 먹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산에 가면 돼지국밥을 먹어보려고 좀 더 부산하게 움직여야겠습니다.
지역 음식을 먹는 것은 여행의 선물입니다. 부산에 오시면 드셔보길 권합니다. 부산 특색이 여러가지로 확인됩니다. 부산나게 오셔도 천천히 음미하며 드시길.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