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경주에서 맞는 마지막 아침이다.
유독 햇살이 좋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짐을 싸고 그동안의 흔적을 지운다.
아내와 짐을 끌고 나오면서 15일 동안 지냈던 호텔방을 마지막으로 한번 둘러보고 문을 닫는데... 기분이 참 묘했다.
이 방에서 15일간 잘 해냈다는 뿌듯함과 약간의 아쉬움 그리고 고마움이 남는다.
경주에서의 마지막 점심은 역시나 경화식당이다.
다들 최애 음식인 된장찌개로 속을 든든히 채우며 경주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첫째는 석굴암이, 둘째는 경주월드가, 셋째는 말탄 사람 모양의 주자가 제일 기억에 남는단다.
아내는 동해 바다가 가장 좋았단다.
나는 황룡사지 9층 목탑이 가장 좋았다.
식사를 마치고 경화식당을 나오며 어르신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잘 먹었습니다.”를 크게 외치며 인사를 한다.
다음에 경주에 오면 또 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경주 톨게이트를 지나오면서 15일간의 경주 생활이 눈앞을 스친다.
그 짧은 시간에 함께 했던 경주에서의 영상이 빠르게 지나간다.
상대성 이론이 이런 건가?
이 짧은 시간 속에 15일이 다 담기는 걸 보면...
“경주야 잘 있어라. 그 동안 고마웠다. 둘째가 중학교 올라가는 때 다시 보자꾸나.”
2시간 반이 걸려 집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아이들은 여행이 피곤했는지 어느새 골아 떨어졌다.
아내와 나는 15일간의 여행을 정리하며 못 다한 여행의 뒷이야기를 나눈다.
고속도로를 지나며 남원이라는 이정표가 나오는데 너무 반갑다.
해외여행을 가서 한국인을 만난 그 반가움이라고나 할까?
남원 톨게이트에 들어오니 공기가 달라졌다.
포근하고 따뜻하다.
고향이란 게 이런 느낌일까?
집 문을 여는데 집이 그리 반가울 수 없다.
우리 집 참 넓고 좋은 곳이었구나.
마냥 포근하고 좋다.
여행을 통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평소의 삶에 감사하게 된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아이들은 제일 먼저 각자의 방으로 들어간다.
아이들도 좋은가 보다.
무사히 별 탈 없이 15일간의 여행을 다녀옴에 감사드린다.
고생한 아내와 아이들의 노고에 감사하다.
이번 여행을 통해 더 많이 성장하고 배웠기를 바란다.
다음 여행지는 어디로 정해볼까?
#경주일기, #15일차, #마지막날, #경화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