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5일 전북동시문학회 이야기를 담은《전북동시문학》2호를 발간했다.
참새꽃 / 권옥
겨울 나뭇가지 위에
참새 떼
다닥다닥 다닥다닥
추운 마음 녹이려고
꽃처럼 피었습니다
권옥 :
・2020년 《서정문학》 동시부문 신인상 등단 ・동시집 『나무들이 알을 낳는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 (공저) ・그림책 『거미는 거미야』, 『호랑이의 눈물』 ・디카동시집 『반달, 동시에 물들다』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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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 기옥경
백설공주가 먹다 버린 사과
핸드폰 뒤에 숨어
기회를 엿본다
기옥경 :
・2023년 《시사문단》 동시부문 신인상 등단 ・동시집 『바로 너야』(공저) ・그림책 『호로록 엄마』 ・동화책 『수상한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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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 김경숙
할머니는
고마운 사람들에게 줄 게 없어
밭에 마음을 심었대
햇빛, 달빛, 비 맞으며
주렁주렁 커져가는 마음들
할머니가 “이제 때가 되었다” 하자
이장 아저씨네로
방앗간 집으로
성큼성큼 들어가더래
그날 저녁,
동네 사람들 포슬포슬
할머니 마음 다 알았대
김경숙 :
・동시집 『참 달콤한 고 녀석』(공저) ・그림책 『게으름 귀신 쫓은 팥죽 한 그릇』『눈은 번쩍번쩍 입은 찌이잉찌이잉』 ・동 화 『쉿! 위대한 토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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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는 통화중 / 김형미
뚜르르르 뚜르르르
여름 언제 가냐고
가을 빨리 오라고
뚜르르르 뚜르르르
밤새 떠든다
- 얘들아, 가을 왔어
김형미:
・2022년 《전북문단》 동시부문 신인상 등단 ・그림책 『쑥쑥쑥』
・동시집 『고양이밥은 누가 먹었을까?』, 『똥방귀도 좋대』(공저) ・수필집 『함께 쓰는 기쁨』(공저) ・디카동시집 『반달, 동시에 물들다』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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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이야기 / 김혜숙
우리 할머니 말씀이
콩 한 톨을
열두 명이 나눠 먹고
바다에 던졌는데
풍-덩 소리가 났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헛웃음 쳤는데
콩만 보면 자꾸
마음속에서 소리가 나
풍-덩 풍-덩 풍-덩
이러다 나도
콩 되는 거 아냐?
김 혜 숙:
・동시집 『바로 너야』(공저)
・디카동시집 『반달, 동시에 물들다』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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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이야기 / 박경희
아삭 아삭 아사삭 아사삭
새콤달콤 맛있어
기분 좋아
한바탕 싸운 친구에게
스을쩍 빠알간 사과 내밀자
한 입 베어 물고
씨익 웃는다
나도 웃는다
반짝반짝 빛나는 사과처럼
박경희:
・동시집 『바로 너야』(공저)
・디카동시집 『반달, 동시에 물들다』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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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소풍 / 박영주
가지 끝에 대롱대롱
그네 타던 아기단풍잎
바람 타고 공원 벤치에
사뿐히 내려앉아요
햇볕과 바람
마사지 받으며
가슴 가득 가을 안고
옆으로 살짝 다가앉는 친구들
사스락 사스락 이야기 나누고
까르르르 웃음보따리 터뜨리며
도토리 도시락 들고
소풍 나가는 가을 나뭇잎
박영주 :
・동시집 『바로 너야』(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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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 / 박예분
음식점에서 돈가스 시켰더니
로봇이 테이블 앞에 가져왔다
읽고 싶은 책 도서관에 신청했더니
로봇이 신호등 건너서 집까지 들고왔다
엄마가 주문한 피자와 밀키트를
드론이 날아와 주고 갔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인공지능 로봇들 배달의 민족 되었다
박예분:
・동아일보신춘문예 당선
・아동문예문학상, 전북아동문학상, 올해의 좋은 동시집 수상
아르코 문학창작기금(발간지원 3회), 아르코 유망 작가 선정
・동시집 『발가락들이 웃는다』, 『안녕, 햄스터』,『엄마의 지갑에는』, 『햇덩이 달덩이 빵 한 덩이』 ・청소년 디카시집 『너의 무늬』・동화 『줄탁이』,『부엉이방귀를 찾아라』, 『이야기할머니』 ・그림책 『피아골 아기고래』, 『우리 형』, 『엄마 아픈 날』, 『달이의 신랑감은 누구일까』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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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꾹질 멈추기 / 박자호
몰래 먹은 것도 없는데
멈추지 않는 딸꾹질
코 잡고 입 막고 숨 참기
벌컥벌컥 물 마시기
노래 부르며 뜀뛰기 해도
딸꾹, 딸꾹, 따알꾹
“왁!”
갑자기 엄마가 놀래킨다
앗싸! 멈췄다
박자호:
・2023 《전북문단》 동시부문 신인상 등단
・동시집 『똥방귀도 좋대』(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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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손한 두 손 / 송경자
기억을 점점 잃어가는
할아버지
약 받을 때 공손히
두 손 내민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갈까 봐
두 손으로 꼭 감싼다
기억을 놓치지 않으려고
송 경 자
・동시집 『똥방귀도 좋대』(공저)
・그림책 『마술떡』
・수필집 『좋은 하루 되세요』 (공저)
・ 디카동시집 『반달, 동시에 물들다』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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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 양은정
화산폭발로 사라진 공룡들이
깜깜한 밤에
하늘 도화지를
발톱으로 콕, 찢고서
누가 늦게까지 잠을 안 자는지
살짝 내려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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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컵 바람 / 양현미
심심한 종이컵이
바람을 굴린다
땅바닥에서
뒹굴뒹굴 뒹구르르
바람을
신나게 굴린다
양현미:
・제35회 《소년문학》 동시부문 신인상 등단
・동시집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공저) ・그림책 『고함쟁이 아빠』
・동 화 『전주사람 전주이야기』(공저) ・디카동시집 『반달, 동시에 물들다』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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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한 포기 / 이영희
하얀 눈밭에서
아무도 모르게
초록을 품고 있던
상추 한 포기
시린 눈
가뜬히 털어내고
새살거리는 봄바람에
아느작아느작
치마 한 포기
펼친다
이영희:
・제36회 《전북여성백일장》 산문부문 입상 ・《소년문학》 동시부분 신인상 등단
・동시집 『택배 왔습니다』,
『참 달콤한 고 녀석』 (공저)
・동 화 『전주사람 전주이야기』(공저)
・산문집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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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덩이 / 이창순
여우비 내린 후 생긴
웅덩이
파란 하늘이 잠기고
초록 나무가 들어오자
새가 날아옵니다
길을 가던 아이가
쪼그리고 앉아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이창순:
・2020년 《소년문학》 동시부분 신인문학상 등단
・동시집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공저) ・그림책 『깜장미르』
・동화책 『토끼의 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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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손 / 정지선
가느다란 줄기로
커다란 호박 꽉 잡았다
여름내
짱짱한 햇살 받아
태풍이 휘몰아쳐도
꼼짝 않고
초강력 울트라 썬파워
넝쿨손 되었다
정지선
・2021년 《소년문학》 동시로 등단 ・동 화 『전주사람 전주이야기』(공저) ・동시집 『동시 꼬투리』,
『참 달콤한 고녀석』 (공저),
・그림책 『토리 바우』,
『들락날락 두더지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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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다 / 주미라
뻥튀기 과자 위에
케이크 한 조각
한 입, 두 입, 세 입
맛있게 뚝딱!
동그란 뻥튀기
와사삭 바사삭
반달, 별 모양 만들어
접시까지 꿀꺽!
주미라:
・《서정문학》 동시부문 신인문학상 등단 ・동시집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 (공저)
・그림책 『상고머리』
・디카동시집 『반달, 동시에 물들다』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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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엄마 / 최성자
엄마 감나무
바람 불면 가슴이 철렁철렁
홍시 떨어져 다칠까 봐
운동회날 우리 엄마
탕, 총소리에 심장이 콩닥콩닥
내가 달려가다 넘어질까 봐
우리 엄마에게 나도
가지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홍시 하나
최성자
・《한국서정문학》 동시부문 신인상 등단
・동시집 『동물원에 간 마법사』, 『참 달콤한 고 녀석』
(공저)
・그림책 『방울방울 사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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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 / 한 송
안녕! 많이 기다렸어
오늘은 제대로 좀 놀아보자!
뭐라고?
바쁘다고?
안돼 안돼!
가지 마, 너만 기다렸단 말이야
같이 할 게 많다고
잠깐만 거기 있어봐
제발~ 쪼금만 더
에잇! 오늘도 금방 가버렸네
쉬는 시간은
속사포 랩이다.
한 송:
・동시집 『바로 너야』(공저)
・그림책 『우리 할머니』(공저)
・문집 『잇다』(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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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극장 / 한재숙
해가 뜨면
종일 나만 따라다니던 그림자
밤이 되면
그림자극장 주인공이 되고 싶어
내 두 손 빌려
스마트폰 손전등 켜고
개가 되었다가
독수리가 되고 여우가 되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마술극장을 펼친다
한재숙:
・동시집 『마시멜로 맛집』, 『똥방귀도 좋대』 (공저) ・디카동시집 『반달, 동시에 물들다』 (공저)
ㅡ2024전북동시문학회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