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 손병주 선생님 글입니다.
★공동체 사상의 역사를 연구·집대성하여 화해와 소통, 통합으로 나아가는 실천적 길을 제시하다
박호성 교수《공동체론》(효형출판, 2009)
“오래된 ‘공동체 이론’을 21세기의 실천적 담론으로 생환(生還)하고 있다.
화씨지벽(和氏之璧)을 연상케 한다.“
- 신영복(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
“삶은 거래(trade)가 아니라 나눔(share)이다.”
따뜻한 인간애에 바탕을 둔 연구 활동으로 유명한 휴머니스트 정치학자 박호성(서강대 정외과). 그의 새 저작 《공동체론 : 화해와 통합의 사회·정치적 기초》가 출간되었다.
저자는 이번 저작을 통해 자신의 지난 30여 년간의 정치사상론 연구 인생에 또 하나의 커다란 방점을 찍게 되었다. 서구 사상계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온 고금의 ‘공동체 사상’을 본격적으로 연구·집대성한 이 책은, ‘독주’의 자유만 있고 ‘공생’의 여유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오늘의 현실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되었다.
2008년 안식년을 맞은 저자는 영국 옥스퍼드로 건너가 1년간 연구교수로 체재하며 공동체 연구에 매진했다. 그 결과, 서구 사회에서 2천 년 넘게 이어져 내려온 공동체 사상의 풍성하고 다양한 논의 및 그 실천 사례를 집대성, 이 책의 척추를 구축해냈다. 아울러 한국사회가 지닌 전통적 공동체 의식의 원형을 추적하고 그것이 발현된, 혹은 오용된 실례를 찾아 그 명과 암을 따져보는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올바르고 유효한 공동체적 가치를 구축, 제시하고 있다.
‘거인’의 자유를 넘어 ‘조무래기’들의 평화로
공동체란 무엇인가?
우리 가운데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뇌리에 자리 잡은 ‘공동체’의 개념은 지극히 자의적이고 두루뭉술한 수준에 그치는 게 현실이다. ‘학교 공동체’, ‘직장 공동체’와 같이 ‘공동체’라는 어휘가 단순한 모임, 조직 등과 등가의 개념으로 쓰이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한 한국의 전통적 공동체 의식은 현대에 들어와 이상한 형태로 변형되어 불순한 지배 세력 등에 의해 악용되기 일쑤였다. 이처럼 개념 정립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못한 한국 공동체 논의의 현실을 직시한 저자는, 공동체에 대한 올바른 개념 형성과 향후 지속적인 논의를 유도하기 위해 이 기획의 전반부를 구상했다.
후반부의 집필 동기는 지극히 현실적인 차원에서 비롯한다. 지구상을 살아가는 인류의 한 명으로서, 우리에게 닥친 이중의 위기, 곧 ‘인간 위기’와 ‘자연 위기’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묻는다. “세계화로 인해 힘센 ‘거인’만이 살아남게 된 ‘정글 자본주의’ 속에서 우리 같이 힘없는 사회적 ‘조무래기’들은 어디로 발길을 돌려야 하는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논의는 그 해답을 공동체에서 찾았다. 시장만능주의와 전 지구적 세계화가 맹렬한 기세로 지구상을 잠식하고 있는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공동체적 가치’의 회복을 제안하고, 우리 사회에 드리운 ‘사회적 정신분열증’의 어두운 그림자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연대’를 제시한다.
저자는 일찌감치 ‘공동체’라는 주제에 대한 근원적 회의의 유혹을 겪었다고 고백한다.
“‘공동체의 부활’을 촉구하는 시도 자체가 시대착오적이거나 몽상적인 작태는 아닐까.” 스스로 거듭 묻고 힐난하기까지 했지만, 결국 유일한 길은 공동체의 회복에 있다는 확신으로 집필에 몰두했다.
‘사회적 소외(개체화·이기화)’ 현상의 범람, 위태로운 정신적 공황장애 등으로 탈진해버린 사회적 약자를 바라보며, 이러한 사회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하는 건강한 사회 통합을 이루어내기 위한 대안은 바로 공동체 정신의 핵심인 ‘연대’의 가치를 사회 속에 당당히 복권시키는 데 있음을 분명히 한다.
‘삶의 공동체’ : 공동체 사상의 역사를 집대성
《공동체론》은 1부 ‘삶의 공동체’와 2부 ‘공동체적 삶’,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있다.
1부 ‘삶의 공동체’는 공동체 개념의 역사를 다룬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퇴니스(Tonnies)까지, 최선의 ‘삶의 공동체’는 과연 어떠한 것인가에 관한 고전 사상계의 모색 과정을 분석한다.
주로 유토피아에 뿌리내린 머릿속 구상에서부터, 좌절로 끝난 실천적 공동체 실험에 이르는 다양한 공동체 구상을 다룬다. 요컨대 플라톤에서 시작하여 토마스 모어(Thomas More), 근대적 사회주의사상의 원류라 할 프랑스의 유토피아적 사회주의자, 그리고 처음으로 노동운동과 ‘보다 나은 사회’에 대한 희망을 긴밀히 결합함으로써 사회개량 및 노동조합 운동의 기수로 떠오른 로버트 오웬(Robert Owen)의 공동체 구상을 총체적으로 점검한다. 나아가 서양 정신사 전통의 토대라 할 기독교 공동체의 역사적 특성은 물론, 유학 중심인 동양사회의 공동체 정신까지 살핀다.
‘공동체적 삶’ : 이 땅의 공동체 건설을 위한 제안
2부
‘공동체적 삶’에서는,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왜 바람직한 일인지, 그리고 그것을 거부 또는 정당화하는 논리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이론적·현실적으로 점검해본다. 이를 위해 개인주의의 특성에 초점을 맞춰 자유주의의 본질 및 자유주의·공동체주의 논쟁에 대한 이론적 분석을 수행한다. 아울러 현실적 사례를 구체적으로 검증하고자 한국사회에 주목, 한국적 공동체 의식의 특성을 해부한 후, 공동체 정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연대’의 개념 및 정당성, 그리고 그 인간학적 기초를 분석한다. 한국적 공동체 의식의 문제점을 해부해나가는 와중에, 특히 공동체 의식과 민족의식의 상관관계를 점검한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한국사회에서는 왜 시민운동과 노동운동의 연대가 절실히 요구되는지 그 역사적 배경과 당위성을 파헤친다.
마지막으로 저자 고유의 정치사상이라 할 ‘인연 공동체론’을 제시한다. 인간 본성의 본질적 구성 요소인 ‘고독’과 ‘욕망’에서 비롯되는 ‘공포심’과 ‘이해관계’는, 곧 인간을 서로 결집하게 해 공동체를 구성하도록 이끄는 자연적 추동력이다. 이로써 성립하는 ‘관계성’의 이름이 바로 ‘인연’이다.
공포를 극복해나가며 비범한 이해관계를 관철시켜온 평범한 사람들의 역사가 바로 인류의 역사다. 그러나 소비주의, 물신주의의 범람은 도덕적 진보와 인간적 자아실현의 위축, 그리고 생태계의 위기를 낳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3공주의, 곧 ‘공생주의(국민 복지 확대)’, ‘공화주의(시민 참여)’, ‘공영주의(민족 통일)’를 주창한다.
결국 우리 민족 공동체에게 주어진 21세기의 과업은 “시민 참여·국민 복지 확대로 민족 통일의 달성”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삶은 거래가 아니라 나눔이다
전 세계를 단일시장화 하는 전 지구적 세계화의 확산과 더불어 소비주의, 물신주의가 동시에 세계화하는 오늘, 사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상인 형 인간’만 도처에 활보하고 있다. ‘거인’의 독주만이 옹호되고 장려되는 실정이다. 이로써 도덕적 진보나 인간적 자아실현 등의 이상적 가치들은 비실용적인 것, 속절없는 것으로 손가락질 당하고 있다. ‘공익’에 대한 존중심이 황금만능주의에 빠진 사회에서 관심거리가 될 리 있겠는가.
하지만 저자는 《공동체론》을 통해 다시 한 번 힘주어 말한다.
“삶은 거래(trade)가 아니라 나눔(share)이다.”
전작 《평등론》, 《휴머니즘론》 등을 통해 따뜻한 인간애를 지닌 정치학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바 있는 저자는 휴머니즘에 뿌리내린 문화적 동질성, 민주주의에 기초한 정치적 동등성, 자연과의 교감을 지향하는 자연적 동화성, 그리고 민족 통일에 의해 이룩되는 공간적 동일성의 토양 위에서, 비로소 ‘공동체적 삶’이 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인간적 ‘한계’를 줄여나감과 동시에 인간으로서의 ‘가능성’을 조금씩 높여나가리라 여겨지는 ‘공동체적 삶’에 한뜻으로 매진하는 것, 그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이라 역설한다.
*출판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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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론박호성, 공동체론 (효형출판, 2009)
출처 : 고봉진의 .. | 블로그
- http://naver.me/xMzQS3To
박호성 공동체론 : 네이버 통합검색
- http://naver.me/FGoseN4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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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cent (Starry Starry Night) - Don McLean, 가사 번역
http://naver.me/FNb57PIq
Lianne La Havas - Starry Starry Night (Loving Vincent), Don McLean
http://naver.me/Gbi1t5v7
374~379쪽
381~3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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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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