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_06_19_조우형.hwp
감탄사가 만들어낸 유쾌한 수업
-2019.06.19. 경음화와 모음탈락에 대하여
조우형 / 광동고 1학년 3반 hoonlook123@naver.com
비가 내리는 수요일 2교시 권향연 선생님의 국어수업이 시작되었다. 선생님께서는 들어오시자마자 감탄사를 내뱉으시며 1학년 3반 교실에 들어오셨다.
“랄라~랄라!”
“빠밤!”
“안녕하세요, 여러분!”
다른 수업보다 국어 수업이 즐겁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선생님의 감탄사 때문이기도 하다. 선생님의 감탄사 덕분에 처져있었던 아이들의 얼굴도 조금 나아진 모습이었다.
선생님께서는 오늘의 수업기록은 27번과 28번이라며 손을 들라고 하셨다. 나는 손을 드는 동시에 가방에서 선생님의 말씀을 받아 적을 노트를 꺼내어 책상 위에 놓았다. 선생님은 항상 수업 시작 전에 아이들에게 전 시간에 배웠던 수업 내용을 질문하신다. 우연히도 그 행운의 주인공은 나였다.
“우형이 일어나볼게요~”
“우형아, 말의 뜻을 구별해주는 최소단위를 뭐하고 할까?”
나는 ‘형태소’라고 대답했지만 질문의 정답은 ‘음운’이였다. 선생님께서는 음운과 형태소의 차이를 칠판에 자세히 적어주셨고 이를 통해 나를 비롯한 반 아이들은 음운과 형태소의 차이를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반 모두가 선생님의 질문에 대해 대답했다. 질문의 정답여부에 따라 선생님께서는 다양한 감탄사를 내뱉으셨고 비가 온 날임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는 한 층 더 밝아졌다.
복습 질문이 끝나고 나서 본 수업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음운의 변동 중 된소리되기와 모음탈락이 나타나는 환경에 대해 알아보았다.
선생님은 감탄사를 외치시면서 칠판에 ‘안고’, ‘신고’, ‘담다’, ‘더듬지’를 적으셨다.
“빠빰! 빰 빠밤”
그러곤 우리에게 말씀하셨다.
“여러분은 네이티브 스피커니까 겁먹지 말고 소리내 봐!”
반 아이들은 큰 소리로 대답했다.
“안꼬, 신꼬, 담따, 더듬찌”
선생님은 단어의 느낌을 몸으로 표현하시며 된소리로 읽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을 알려 주셨고, 된소리되기를 한자로 표현하면 경음화라는 것도 알려주셨다.
선생님께서는 경음화의 예시 중에서 ‘갈등’이라는 단어를 설명하시며 우리에게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 갈등의 ‘등’자가 한자로 무엇인지 아십니까?”
선생님은 칠판에 칡이 등나무를 감고 올라가는 모습을 그리셨다.
“이처럼 한자어 ‘ㄹ’ 받침 뒤에 연결되는 ‘ㄷ, ㅅ, ㅈ’은 된소리로 발음 됩니다! 아시겠습니까?”
선생님은 경음화의 네 번째 조건이 충격과 공포라고 말씀하시면서 판서를 시작하셨다.
“여러분, ‘예쁜 꽃이 피었다’의 ‘예쁜’은 무엇일까요?”
“관형사요!”
선생님께서는 한숨을 쉬시며 ‘예쁜’은 관형사가 아닌 형용사라고 하셨다.
“여러분 ‘예쁜’을 국어사전에서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돼?”
“‘예쁜’을 검색할거야? 아니면 ‘예쁘다’를 검색할 거야?”
선생님께서는 ‘예쁘다’를 예로 들어 활용이 되어도 품사는 변하지 않는다며 유의하라고 하셨다. 또한 ‘갈 데’, ‘만날 사람’ 과 같이 관형사형‘ㅡ(으)ㄹ’뒤에 연결되는 ㄱ, ㄷ, ㅂ, ㅅ, ㅈ은 된소리로 발음된다고 설명하셨지만 아이들은 이해를 못한 표정을 지었고 선생님은 머리를 만지시며 말씀하셨다.
“랄라~!”
“얘들아 우리 단체로 수면가스 먹은 거 아니지?”
“차은우가 운동장에 온다면 다 깨지 않을까?”
“여러분 수학선생님의 느낌을 알 것 같네요, 여러분 파이팅!”
아이들은 쳐져 있었지만 선생님은 힘차게 수업을 하셨다. 수업시간이 15분 정도 남아있었고 마지막으로 모음 탈락에 대해 설명하셨다.
선생님께서는 ‘모음탈락’같은 경우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며 일찍 끝내고 쉬는 시간을 주신다고 하셨다. 선생님은 ‘고프아서’의 ‘ㅡ’가 탈락되어 ‘고파서’가 되는 이유를 물으셨다.
“여러분 ‘고프아서’를 줄여서 말해 볼까요?”
”고파서!’
“여러분 ‘고프아서’를 어간과 어미로 나눠 봅시다.”
선생님께서는 ‘고프다’처럼 어간 끝에 모음‘ㅡ’를 가진 용언 어간이 ‘-아서/-어서’처럼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와 결합할 때 모음 ‘ㅡ’가 탈락한다고 말씀하시며 옆의 문제를 풀어주시며 수업을 끝내주셨다.
아이들은 질문 수행 평가를 하러 선생님에게 질문을 하러갔고 선생님께서는 마지막으로 비음화와 유음화를 헷갈려하는 아이들에게 모범생과 날라리가 서로 변하는 것을 예로 들며 수업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