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짝의 조언1
- 게르마늄 팔찌 사진을 제시하면 독자들이 흥미를 가질것 같아!
■ 짝의 조언 2
- 독자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과학적 근거를 구체적으로 풀어서 제시하면 좋을것 같아!
[게르마늄 팔찌는 과연 효능이 있을까?]
(1학년 5반 조규원)
지난 겨울 방학, 대만 여행에 갔을 때 일이다. 기프트샵에서 관광상품들을 둘러보고 있는데 한 현지 점원이 최근에 떠오르는 상품이라며 관광객들을 상대로 게르마늄 팔찌를 소개하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게르마늄 팔찌라면 운동선수들이 착용하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기에 나도 궁금한 마음에 은근슬쩍 끼어들어 색색의 게르마늄 팔찌들을 구경했다. 그는 제법 유창한 한국말로 게르마늄 팔찌와 게르마늄 팔찌의 효능에 대해 장황하게 늘어놓았는데 그의 말을 종합하자면 다음과 같다.
1. 게르마늄은 반도체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신경세포 안에서 흐르는 전자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형태로 통증을 완화시켜준다.
2. 순수 게르마늄 원석이 전신의 혈액순환을 도와줌으로써 혈액을 통해 뇌에 산소를 전달하고 체온을 높여주면서 자연스레 면역력을 개선해 준다.
3. 게르마늄의 경우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하기 위해 순도를 확인하는 게 상당히 중요한데, 순도 99.998% 게르마늄 원석만이 효과가 있으며 그렇기에 값이 비싼 것이다.
타이레놀 뺨치는 게르마늄의 효능에 관광객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너도나도 지갑을 열어 게르마늄 팔찌를 구매했다. 점원의 설명만 들으면 그야말로 하늘에서 뚝 떨어진 만병통치약이나 다름없는데 건강 팔찌치고 디자인이 촌스럽지도 않고, 세련된 면이 있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저렴한 것부터 몇십만 원 대까지 가격대도 아주 다양했는데 썩 가볍지 않은 소비임에도 불구하고 '잘 나가는 효자상품'이라는 점원의 홍보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번 기회에 효도 한 번 하셔야죠!'라는 점원의 호쾌한 멘트가 관광객들의 심장에 직격타를 날린 모양이었다. 나는 게르마늄 팔찌를 구매하지는 않았지만 영 찝찝한 마음에 한국에 들어와서도 게르마늄 팔찌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 홍보가 아주 가관이었다.
'암, 고혈압, 심장병에 큰 도움을 주며 노인성치매를 억제해주고 류머티즘, 관절염, 두통이나 어깨결림 등 통증에 좋습니다.'
홍보 문구만 보면 단백질 보충이고 요양이고 간에 다 부질없고 온몸에 게르마늄 팔찌만 두르고 있으면 100세 시대가 머지않겠구나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방송이나 주얼리 판매처에서 주장하는 게르마늄 팔찌의 효능은 모두 허위, 과장된 것이고 검증받지 못한 것이다.
먼저 '게르마늄이 반도체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신경세포 안에서 흐르는 전자기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다'라는 점원의 주장은 쉽게 풀어서 말하자면, 게르마늄이 우리 몸에 흐르는 미세전류를 증폭시켜 원활한 신호 체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말인데 이건 완전히 과장된 것이다.
우선, 원활한 신호 체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은 뇌로 신호가 빠르게 가도록 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그런데 뇌로 전달되는 신호 전달 시간은 신경세포 내의 전기 신호가 전달되는 시간보다 신경세포와 세포 사이의 시냅스에서 화학물질이 분비되어 전달되는 과정에서 결정된다. 따라서 전류가 증폭되어도 그것이 신경세포 사이의 화학적 정보 전달 과정에 영향을 끼치지는 못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게르마늄 팔찌가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교묘한 거짓말이다. 이해를 돕기 위한 단편적인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산삼이 몸에 좋다 한들, 산삼을 팔찌로 묶어 목에 두르고만 있어도 효능이 나타날까?‘
정답은 유치원생들도 짐작할 수 있듯이 당연히 '아니다.' 이렇게 의문을 제기하면 게르마늄 팔찌 판매처 측에서는 이런 답변을 내놓는다고 한다. '게르마늄을 이용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각각 복용하는 것과 착용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며 게르마늄 팔찌는 착용하는 형태로 인체에 유익한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게르마늄이 원적외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인체 내에서 물의 공진을 일으킨다고들 하는데 터무니없는 말이다. 원적외선은 전자기파의 일종으로 진동수가 엑스레이보다도 적기 때문에 인체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기껏해야 0.2밀리미터의 각질을 통과할 수 있는 정도에서 그친다고 한다. 당연하게도, 면역력 증진이니 뭐니 하는 말도 거짓일 수 밖에 없다. 우주에 있는 모든 물체는 각자 전자기파를 내놓기 때문에 게르마늄이 원적외선을 내놓는다는 사실이 그리 놀라울 것도 없다.
의학·과학계 전문가들은 게르마늄 팔찌의 효능이 의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으며, 일부가 봤다는 효능은 '플라세보효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즉 게르마늄 팔찌가 건강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믿음이 환자들의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뿐, 게르마늄 팔찌의 효능은 전혀 검증된 바가 없다는 소리다.
시대가 흘러도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이상한' 건강 제품의 유행은 끊이질 않는다. 우리는 소비자로서, 기업의 허황된 광고에 넘어가지 않고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제품들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눈을 길러야 할 것이다.
출처: 도서 [과학이라는 헛소리]
첫댓글 (1학년 5반 임서원) 우리아빠도 게르마늄 팔찌 몸에 좋다고 살려고 해서 내가 효능 한개도 없다고 말렸는데도 결국에 산 적이 있어 이런 경험을 볼때마다 정말 소비자가 허황된 광고로 소비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이 글을 보고 다시한번 내 소비에 대해 반성 하게 된 것 같아!
게르마늄 팔찌의 효능이 과장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줘서 정말 고마워! 규원이 덕분에 앞으로는 게르마늄 팔찌에 아깝게 돈을 사용하지 않을 것 같아ㅎㅎ 규원이의 글을 보고 앞으로는 효능이 좋은 물건들을 살 때 좀 더 알아보고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