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인생! 病 & 藥
백세인생시대! 건강한 몸과 정신을 가지려면 운동을 많이하고 좋은 음식을 먹으면 되는가? 그 외로도 일상에서 몸 관리를 두루 잘해서 아프지 말아야 한다. 너나 할것없이 무수한 노력을 기울이는것이 건강이다. 각자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으련만 사람이 세간을 살아가면서 질병을 부르는 잘못된 행동과 나쁜 습관이 따르게 마련이다. 바로 "오로칠상(五勞七傷)"이라는 것이다.
아주 간단히 다시한번 살펴본다. "오로칠상"은 질병의 원인이 되는 행동이나 습관들을 나열한 의학용어다. 먼저 오로(五勞)는 질병을 부르는 다섯가지 피로다. "소문(素問)"이란 의서에 나온다.
*구시(久視):한곳만 뚫어져라 보는것으로 이는 상혈(傷血)을 부른다. *구와(久臥):누워만 있는 구와는 상기(傷氣)를 부른다. *구좌(久坐):계속 앉아있는 것으로 상육(傷肉)으로 나타난다. *구립(久立):오래 서 있어 상골(傷骨) 즉 관절을 상하게 한다. *구행(久行):계속 다니는것으로 상근(傷筋) 즉 근육을 손상시킨다. 공부하는 학생이나 사무직은 구시와 구좌를 면할수 없고 노인은 구와와 구좌가 문제이고 다니며 물건을 파는 사람은 구행에서 탈이 난다.
다음은 칠상(七傷)으로 손상을 가져오는 일곱가지 행동이다. *포식(飽食):비장을 손상 시킨다. *분노(憤怒):기운을 역류시켜 간을 상하게 한다. *용을 써서 무거운것을 들거나 습한곳에 오래 앉아 있으면 신장이 망가진다. *추운곳에 있거나 찬 음료를 마시면 폐가 상한다. *육신을 힘들게 하고 뜻을 손상시키면 정신이 무너진다. *비바람 추위 더위는 육신을 망가뜨린다. *두려움과 절제없는 행동은 뜻을 꺾어 버린다 등이다.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명나라 진계유(陳繼愈)가 <복수전서(福壽全書)>에 쓴 "각병십법(却病十法)" 즉 질병을 물리치는 열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첫째 "정좌관공.각사대원종가합(靜坐觀空.覺四大原從假合):가만히 앉아 허공을 보며 몸뚱이가 원래 잠시 합쳐진 것임을 깨닫는것"으로 잠깐 빌려사는 몸을 혹사하지 말자는 얘기다.
-둘째 "번뇌견전.이사비지(煩惱見前.以死譬之):번뇌가 눈앞에 나타나면 죽음과 견주는것"으로 죽기보다 더하려 하고 마음 먹으면 못견딜 일이 없다.
-셋째 "상장불여아자.강자관해(常將不如我者.强自寬解):늘 나만 못한 사람을 떠올려 굳이 느긋한 마음을 갖는것"으로 사람이 위쪽만 올려다 보면 답이 안 나온다.
-넷째 "조물노아이생.우병초한.반생경행(造物勞我以生.遇病稍閑.反生慶幸):조물주가 먹고 살기위해 나를 힘들게 하더니 병때문에 조금 여유가 생겼으니 도리어 경사나 다행이라 여긴다"로 엎어진 김에 쉬어 가자는 얘기다.
-다섯째 "숙업현봉.불가도피.환희영수.오야(宿業現逢.不可逃避.歡喜領受.五也:묵은 업보를 현세에서 만나더라도 달아나 피하려 들지 말고 기쁘게 받아 들이자" 운명아 비켜라 내가 간다는 식이다.
-여섯째 "가실화목.무교지언(家室和睦.無交之言):집안을 화목하게 하여 서로 꾸짖는 말을 않는것"으로 무심코 던진말 한마디로 모든 사단이 시작된다. 가까울수록 말을 아껴야 한다.
-일곱째 "중생각유병근.상자관찰극치(衆生各有病根.常自觀察克治):중생은 저마다 병의 뿌리를 지니고 있으니 언제나 스스로 관찰해서 이겨내야 한다"이다. 평소에 건강을 잘 관리해야 큰병을 막을수 있다.
-여덟째 "풍로근방.기욕담박(風露謹防.嗜慾澹泊):바람과 이슬을 조심해서 막고 기욕 즉 하고싶은 일을 하며 즐기는것은 담박하게 하는것"이다. 찬바람 쐬고 찬이슬 맞으며 돌아다니면 건강을 다치게 되어 있다. 일찍 귀가하는수 밖에---
-아홉째 "음식영절무다.기거무적무강(飮食寧節母多.起居務適母强):음식은 절제해서 많이 먹지 말고 기거는 편안히 할뿐 욕심 부리지 않는것"으로 절제를 잃으면 건강에 바로 적신호가 켜진다.
-열번째 "멱고명친우.강개회출세지담(覓高明親友.講開懷出世之談):고명한 벗을 찾아가 흉금을 열어 세속을 벗어난 얘기를 주고 받는것"이다.
마음에 맞는 벗은 내 만년의 건강을 지켜주는 열쇠 아니 짝의 하나다. 역시 인생의 반려자가 제일이라는 얘기다. 연암 박지원은 벗은 한집에 살지 않는 아내요 피를 나누지 않은 형제라고 하면서 제2의 나(第二吾)라고도 했다. 나 아닌 나 제2의 나가 없는 인생은 외롭고 쓸쓸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다 따지고 보면 병없이 살기가 쉽고도 어렵다는것을 알수 있다.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얻을수 있고 또 고칠수 있는 행동과 습관이기 때문이다. 어찌할 것인가? 病에는 藥이다. 아프지 맙시다.
어디 이뿐인가? 한나라 추현(鄒鉉)의 "수친양로신서(壽親養老新書)"에는 노년의 양생을 위한 일곱가지 비밀이 있다. 노년의세월에 든 우리로서는 귀담아 들을 대목이다.
*첫째 "소언어양진기(少言語養眞氣:말을 적게 해서 眞氣를 기른다"이다. 말수를 줄여야 내면에 참다운 기운이 길러진다. 쉴새없이 떠들면 폐의 기운이 소모되어 안에 쌓여있는 기운이 밖으로 흩어진다. 그 틈을 타 나쁜 기운이 밀려든다.
*둘째 "계색욕양정기(戒色慾養精氣):손사막(孫思邈)이 말했다. "정욕을 함부로 하면 목숨은 아침 이슬과 같다(姿其情欲.則命同朝露也)" 정기를 함부로 쓰는것은 생명의 뿌리를 흔드는 행위다. 과도한 음양의 접촉을 삼간다.
*셋째 "박자미양혈기(薄滋味養血氣):맛을 담백하게 해서 혈기를 기른다" 기름진 음식은 피를 탁하게 해서 혈관을 막는다. 입에 단 음식이 몸에 해를 끼친다. 채식위주의 식단이 좋다.
*넷째 "연진액양장기(嚥津液養臟氣):침을 삼켜 내장의 기운을 기른다" 입천장 위로 혀끝을 천천히 돌리면 진액이 혀 뿌리로 고인다. 한참 뒤에 이를 삼킨다. 침은 소화액을 분비시켜 장의 운동을 활성화 한다.
*다섯째 "막진노양간기(莫嗔怒養肝氣):성을 내지않아 간의 기운을 기른다" 간은 감정과 긴밀하게 접촉한다. 놀라면 간이 철렁하고 겁 없으면 간이 부었다고 한다. 분노의 감정은 간의 기운을 치솟게 해 생체리듬에 심각한 해를 끼친다.
*여섯째 "미음식양위기(美飮食養胃氣):美는 좋은 음식을 먹으란 말이 아니라 조화로운 균형을 취하라는 뜻이다. 건강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서 위장에 부담을 덜어주고 조화를 유지해야 한다.
*일곱째 "소사려양심기(少思慮養心氣):생각을 적게 해서 심장의 기운을 기른다" 쓸데없는 뜬 생각 짓누르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지나친 생각은 건강을 해친다. 이는 앞의 "각병십법(却病十法)"과 함께 정민의 世說新語에 이미 소개된 것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가 강조하는 적당한 운동을 하라는 대목이 안보인다. 많이 움직이고 가만있지 말고 장기나 바둑이라도 뛰라고 했다. 건강은 균형과 조화에서 나온다. 말은 줄이고 감정은 가라 않힌다. 욕망을 억제하고 생각도 아낀다. 치우침 없이 균형을 잡고 넘치는것은 덜어 조금 부족한듯이 知足의 마음으로 사는것이다. 질병을 부르는 원인에서부터 막는 방법을 넘어 노년의 양생 비결까지 들어 봤다. 이럴진데 한방에서 말하는 보약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조선조 역대 임금 가운데 세조만큼 신병으로 고생을 많이 한 임금이 없을것이다. 팔도에 소문난 온천을 돌아다니며 요양을 했고 명의라는 명의는 모두 불러 접해 보았다. 그러면서 얻은 결론이다. 세조는 의원의 등급을 10등급으로 갈라 풀이하고 1등급은 역시 환자의 마음을 다스려주는 心醫요 2등급은 食醫 3등급이 藥醫라 했다. 최고의 명의는 心醫라는 것이다. 첨단과학시대를 사는 오늘날에도 통할까? 의학의 아버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Hipocrates)는 알겠지요---?
肉身의 병은 쉬 고쳐도 마음의 병은 고치기 어렵다. 옷이 해지면 버리고 새옷을 찾으면서 제몸이 낡아 쓸모없게 되면 털어버릴줄 모른다. 언젠가는 모두가 흙으로 돌아가는데 지나친 욕심 때문이다. 다음은 명청시대 지식인들의 淸言이다. "지난날은 하염없고 장차 올 날도 끝이 없다. 우리네 백년인생을 돌이켜 보면 전광석화와 다름이 없다. 귀한사람 또한 죽고 부자도 역시 죽어 마침내는 모두 스러져 돌아가니 어이해 달팽이 뿔 위에서 파리 대가리를 가지고 다투는가!"/명의 여소지(余紹祉)의 원구소화(元邱素話)
아등바등 살기만을 애쓰지 말고 낙천지명(樂天知命) 천명을 따라 기쁘게 죽음에 나아갈수 있는 마음을 간수해야 한다. 세월따라 희어지는 머리털을 어이하랴~
첫댓글 잘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