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글
고래불 모텔에서 일어나 컵라면을 먹고 이른 아침 길을 나선다.
어제와 달리 바람이 많이 불어 춥고 힘들었다.
몸을 지체 하기 힘들 정도의 맞바람인데
오늘은 24번코스 울진군 기성면 버스 공용정류장까지 걸어야 한다.
- 걸었던 날 : 2024년 4월 9일(화)
- 걸었던 길 : 해파랑길 23~24코스.(고래불해변-금곡교-후포항-등기산공원-황금대게공원-직산항-월송정-기성시외버스터미널)
- 걸은 거리 : 30km(약 47,000보,8시간)
- 누계 거리 : 358km.
- 글을 쓴 날 : 2024년 4월 11일.
고래불 모텔에서 묵고 일어나 새벽 일출을 보기 위해 혼자서 공원 해변으로 나갔다.아직 어둠은 덜 걷혔는데 바람이 심하게 불고 어제와 달리 기온이 10도나 떨어지져 움추러들고 심란하다.수평선 위에는 검은 구름이 가득하여 일출을 못볼것 같아 포기하고 편의점으로 가서 컵라면을 사고 모텔로 돌아 왔고 모텔 차창에서 늦은 일출을 본다.
어느덧 멀리 보이는 후포항을 보면서 걷는데 대형 여객선이 후포항을 떠나는 모습이다.나중에 알고 보니 울릉도로 가는 여객선이었다.여객선은 1만 5천급으로 큰 여객선이어서 파도가 제법 높은 바다였지만 출항이 가능했던 모양이다. 후포항에서 울릉도가 가장 가깝고 오전에 한번씩 출항하여 오후에는 다시 돌아 온다고 ᆢ
오전에 23번코스 11.6km을 걸었는데 맞바람이여서 춥고 다소 힘들게 걸었다.그리고 잠시 쉬어 갈 생각으로 후포항 스카이 워크 아래 이디아 커피숍으로 들어가 따뜻한 라떼를 한잔 마시면서 쉬었다.덕분에 두딸들과 국제통화도 했다. 오후에는 맞바람 때문에 걷는 방향을 바꾸기로 하여 먼저 반대편 기성 버스 터미널까지 택시로 이동하여 하행하기로 했다.
고려의 어느 충신의 충절시 탑을 보고
구산 해수욕장은 아담하고 정갈한 해수욕장의 모습이며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어 지금도 주변 관리가 잘 되고 있는 해변이였다.
그 해변 송림길로 들어 서고..
월송정은 관동팔경의 정자중 하나로 망망 동해를 바라 보며 소나무에 둘러 쌓인 정자이다. 이 정자는 조선시대 강원 관찰사 박원종(1467~1510)이 연산군때 세웠다.본래 월송정은 이곳으로 부터 남쪽으로 450m 떨어진곳 세워져 있었으나 오래되어 없어진 것을 1980년 현재의 위치에 2층 누각을 세웠다.(현판글 참조)
월송정을 지나 송림 숲 옆으로 사구 습지가 있어 다양한 생태계를 볼 수 있는 전망대를 지나고 ᆢ
구산해변 송림은 전형적인 모래와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 방사림이며 소나무는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건강했다.
대게는 어느 지역의 것인가?
포항시 구룡포는 구룡포 대게라 하고
영덕군은 영덕군에 대게 원조 마을이 있다고 하고
지금은 울진군에서도 울진 대게 축제를 하며 울진 대게라 하는데...
그냥 동해 대게라 하면 어떨까?
그나 저나 지금은 대게가 모두 러시아쪽 바다로 올라 가 버려
동해 대게는 씨가 말라 간다는데 어찌 할꼬?
이제는 러시아 대게 축제를 해야 하나?
평소 같으면 주중 화요일이여서 나는 농장을 둘러 보고 어떤 일을 할 것이며 누군가를 만나서 점심 식사를 했을 것이다.어쩜 그렇게 큰 변화가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트레킹 여행중이다.이것은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었고 아내와 같이 이렇게 동해안 바닷가 해안길을 한가로이 걷는 것은 무엇보다 행복한 일이다.내일은 대한민국 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선거에 출마한 국회의원 후보자는 물론 같은 정당과 선거운동원들은 한표를 더 얻기 위해 공약을 알리고 낮은 자세로 읍소 하며 피가 말라 가는 전쟁의 시간일 것이다. 나는 이렇게 자연을 벗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고 그들은 다른 공간에서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위한다며 고개도 숙이고 있을 시간이다. 누구는 당선이 되서 화려하게 등장을 할 것이고 낙선한 누군가는 낙선 발표를 하며 다음을 도모하고 주류에서 밀려 나거나 쓸쓸한 퇴장도 할 것이다. 개인의 삶은 너무도 다양하게 다르다.난 나의 길을 만들어 가고 싶다.나의 삶이 성공한 인생은 아니여서 누군가에게 주목을 받지는 않겠지만 후회 없이 살고 싶고 건강하게 살고 싶음이다.지금까지 나 역시 치열한 삶을 살아 왔기에 이제는 다른 삶을 살고 싶은 거다. 인생은 한번 뿐이니까....
후포리 신석기 유적은 1983년 3월 등기산 노인정 진입로 공사중에 발견 되어 알려지게 되었는데 본 유적지가 특이 한 것은 40인 이상이 유골이 발견된 집단 매장지 라는 것이다. 그 무덤에서 각종 장신구가 발견 되어 선사 시대의 집단 무덤이 발견 된 것이 특이 하다고( 책자 참고)
등기산 공원을 돌아 보고 내려와 고래불 모텔로 가서 차를 타고 내일 코스를 위해 이동하다가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덕구온천으로 갔다.덕구온천은 약 30년전쯤 대학 선후배 가족들과 단체로 여행을 온 적이 있는데 그 기억이 좋았다. 그러나 그 뒤로 한번도 들린 적이 없었다.덕구온천은 어떻게 변했는지? 지금도 그 기억 처럼 온천물이 좋을까? 하는 궁금함이 그쪽으로 가게 했다. 가는 길에 본 덕구온천 근처의 산들이 불에 탄 흔적이다. 2022년 울진삼척지구에 큰 산불이 났었고 그 흔적이 아직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안타까운 모습이다.봄철 요맘 때가 건조기이고 바람이 세게 불어 산불을 조심 해야 할 시기이다.이번에 해안가를 걷는 중에도 산불 감시 요원들을 자주 만날 수 있었고 산불조심 방송도 자주 들를 수 있었다. 산불조심 합시다!
도착한 덕구온천 용천수에 몸을 담그고 3일간의 피로를 풀고 마무리를 하고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