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국궁판의 사법 분류

우리 활판을 보면, 사법이 참 각양 각색 중구 난방이라 종잡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좀 거칠게나마, 대표적인 사법을 들어 중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차이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물론 이 안에서도 세부적으론 더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때로 각 사법이 섞여 있을 수도 있으나, 대체로 이 정도면 우리 활판의 거의 모든 사법을 포괄하면서 분석,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특히 활을 처음 배우는 신사분들이 사법을 관찰, 판단하고 선택할 때 얼마간 참고가 되시길 바랍니다.<div class="table-wrap"><table data-ke-type="table" data-ke-align="alignCenter" style="width: 100%;" border="1" data-ke-style="style15"><tbody><tr style="height: 31px;"><td style="width: 10.68%; height: 31px; text-align: left;"></td><td style="width: 14.99%; height: 31px; text-align: center;">주류(관행)</td><td style="width: 15.22%; height: 31px; text-align: center;">온깍지 문파</td><td style="width: 14.46%; height: 31px; text-align: center;">대한궁술원</td><td style="width: 14.12%; height: 31px; text-align: center;">조영석 문파 (정연궁체)</td><td style="width: 16%; height: 31px; text-align: center;">조선철전사법 연구회</td></tr><tr style="height: 54px;"><td style="width: 10.68%; height: 54px; text-align: left;">발디딤/몸통 방향</td><td style="width: 14.99%; height: 54px; text-align: left;">비껴 서기</td><td style="width: 15.22%; height: 54px; text-align: left;">정면 서기 (골반 돌림)</td><td style="width: 14.46%; height: 54px; text-align: left;">정면 서기 (골반 돌림)</td><td style="width: 14.12%; height: 54px; text-align: left;">비껴 서기</td><td style="width: 16%; height: 54px; text-align: left;">정면 서기 (골반 고정)</td></tr><tr style="height: 31px;"><td style="width: 10.68%; height: 31px; text-align: left;">화살대 높이</td><td style="width: 14.99%; height: 31px; text-align: left;">턱밑</td><td style="width: 15.22%; height: 31px; text-align: left;">입꼬리, 뺨</td><td style="width: 14.46%; height: 31px; text-align: left;">입꼬리, 뺨</td><td style="width: 14.12%; height: 31px; text-align: left;">입꼬리</td><td style="width: 16%; height: 31px; text-align: left;">광대뼈, 눈</td></tr><tr style="height: 53px;"><td style="width: 10.68%; height: 53px; text-align: left;">앞/줌손 움직임</td><td style="width: 14.99%; height: 53px; text-align: left;">거의 없음</td><td style="width: 15.22%; height: 53px; text-align: left;">거의 없음</td><td style="width: 14.46%; height: 53px; text-align: left;">중간 정도 (활대 엎기:힘없는 별?)</td><td style="width: 14.12%; height: 53px; text-align: left;">중간 정도 (옆 휘두르기?)</td><td style="width: 16%; height: 53px; text-align: left;">많음 (별, 고자채기)</td></tr><tr style="height: 43px;"><td style="width: 10.68%; height: 43px; text-align: left;">뒷/깍지손 움직임</td><td style="width: 14.99%; height: 43px; text-align: left;">거의 없음 (게발깍지)</td><td style="width: 15.22%; height: 43px; text-align: left;">많음 (온깍지)</td><td style="width: 14.46%; height: 43px; text-align: left;">중간 정도 (반깍지)</td><td style="width: 14.12%; height: 43px; text-align: left;">많음 (온깍지:실제론 옆으로 빠지는 벗깍지)</td><td style="width: 16%; height: 43px; text-align: left;">많음 (절, 온깍지)</td></tr></tbody></table></div> 간단히 각각 설명을 붙여 본다면, 첫 번째 관행 사법은, 오직 일정한 거리의 맞추기에만 특화된 양궁 사법에 가까워서, 엄밀한 의미에서 국궁이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두 번째 온깍지 사법은, 전통에 가깝긴 하지만 우리 전통 사법의 핵심(정수)이라 할 수 있는 별(고자채기) 동작을 빼 놓았기에 고름 안 단 한복이요, 인삼 안 넣은 삼계탕이라 할 수 있겠네요. 굳이 규정하자면 '말단' 전통 사법이지요. 세 번째 대한궁술원의 사법은 북관유적도첩의 겉모습만 따라하면서 일본 규도식 유가에리(줌손 풀기) 기법을 섞어 놓은, '무늬만' 전통 사법이라 봅니다. 네 번째 정연궁체는 전통 사법의 쌍분(雙分) 원칙에 충실하고자 하는 뜻은 담겼으나, 정면서기, 흘려쥐기, 깍지손 어깨 걸머지기 같은 기본이 빠져버림으로써 전통에서는 한참 멀어진, 그야말로 '최신' 창작 사법이랄 수 있지요. 마지막 철전 사법은 이미 숱하게 말씀드린대로, 저작권이 확실한 조선 무장들의 사법 문헌(사예결해, 정사론, 조선의 궁술)에 철저히 근거한, '오리지널' 전통 사법이라 감히 자부합니다. 판단과 선택은 각자의 몫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