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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칸디다증(Skin Candidiasis)
인체에 감염되는 세 곰팡이 유형(피부사상균, 말라세치아균, 칸디다균) 중 가장 병원성이 높고 위험한 것은 칸디다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 칸디다균은 총 200 종류 정도가 발견되었는데, 이 중 인체에 감염되어 질병을 유발하는 주된 것은 칸디다알비칸(Candia albicans)이란 곰팡이균입니다. 그러므로 병원에서 칸디다증으로 진단된 경우는 모두 Candida albicans에 의한 감염이라고 생각하시면 거의 틀림없습니다. 칸디다균은 소화관을 통해 혈류로 들어가 체내의 다른 기관으로 감염되기도 하는데요. 병원 입원환자의 감염 사례 중 네 번째로 많이 발생할 정도로 최근엔 칸디다에 의한 장기감염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는 항생제나 면역억제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현재의 의료 시스템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판단되는데요. 일단, 환자의 혈류에서 Candida albicans이 발견되면 50% 가까운 치사율을 보일만큼 칸디다 체내 감염은 매우 위험한 질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C. albicans는 체내 장기감염과 별도로 표재성 감염(topical infections)의 형태로 질병을 자주 유발합니다. 표재성 감염이라 함은 인체의 표면 즉, 외부와 직접 맞닿는 신체부위에 일어나는 감염을 의미하는데요. 표재성 칸디다감염증에는 구강 점막에 발생하는 구강 칸디다증(Oral Candidiasis: OC), 여성 생식기 질 점막에 발생하는 질 칸디다증(Vulvovaginal Candidiasis: VC)과 피부에 발생하는 피부 칸디다증(Skin Candidiasis)이 있습니다. 구강 칸디다증(OC)은 주로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과 노인,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장기이식환자 혹은 항암치료를 통해 면역계가 손상된 암환자들(특히, 가슴 위쪽 부위에 암이 있는 두경부암 환자의 경우는 90% 이상 발생)에게서 자주 발생합니다. 당연히 OC는 구강점막에 염증을 동반하면서 심한 통증을 느낌과 동시에 음식물 섭취도 불가능하게 됩니다. 이럴 경우 항암치료도 중단해야 하며, 이에 따라 치사율도 매우 높아집니다. 암 전문의들이 환자들에게 구강위생을 특히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질 칸디다증(VC) 역시 여성들에게 자주 발병하는 칸디다 감염증인데요. 여성 중 70% 이상이 평생 한 번쯤은 VC 증상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VC가 성병의 범주에 드는 감염증은 아니지만 심각한 질 점막 손상을 초래한 나머지 보다 위험한 감염증에 취약해짐으로 VC 증상이 나타나면 빠른 시간에 치료를 해야 합니다. OC와 VC의 증상은 하얀색 치즈 같은 것이 점막표면을 덮으며 나타납니다. 이를 pseudomembrane이라고 하는데요. 보통 치료는 점막에 덮인 하얀 층을 물리적으로 걷어낸 후에 fluconazole, itraconazole 같은 azole 계열의 약물을 정맥투여하며, OC의 경우엔 주사제와 함께 nystatin이란 polyene계열의 약물로 입안을 계속 가글시켜 줍니다. 재발하는 사례가 많긴 하지만 OC와 VC는 대개 위와 같은 방식으로 잘 치료됩니다.
이제부터 말씀드릴 내용은 피부 칸디다증인데요. 피부 칸디다증은 나타나는 증상이 위의 두 표재성 칸디다증과 다르며 치료도 매우 어렵습니다. 이 질병에 대한 과학적 내용을 명확히 이해함으로써 피부 칸디다증을 잘 대처하시길 바랍니다.
피부 칸디다증의 증상
피부 칸디다증이 나타나는 부위는 주로 팔 다리 접히는 곳과 사타구니 같이 습도가 높거나 환기가 잘 안 되는 곳입니다, 기저귀 습진에서 말씀드렸듯이 아기들이 기저귀 차는 부위도 칸디다 감염이 일어나기 쉬운 부위입니다. 피부에 칸디다 감염이 일어나면 환부가 붉어지며 심한 가려움증을 느끼는 것은 물론이고, 상피층에 케라틴 단백질이 많아져 두꺼워지다가 반복적으로 긁게 되면 진피 속 콜라겐의 구조변형까지 생기면서 환부에 태선화가 생깁니다. 환부가 이 정도까지 되면 칸디다균뿐만 다른 병원성 세균감염도 아주 쉽게 일어나 피부의 상태는 거의 치료 불가능한 상태까지 됩니다. 이전에 제가 칸디다균을 아토피균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는데요. 과학적으로 보면 이치에 맞지 않지만 그렇다고 전혀 터무니없는 얘기는 아닙니다. 사실 피부 칸디다증은 아토피와 관련이 매우 깊습니다. 많이 말씀드려 잘 아시겠지만 아토피는 TH2라는 면역세포의 기능이 지나치게 강해진 결과, TH1 면역세포의 기능이 약해지면서 알러지 반응이 유발되며 생기는 피부염 증상입니다. 면역학에서는 TH1 세포에 의한 면역을 Type 1 면역, TH2 세포에 의한 면역을 Type 2 면역이라고 하는데요. 이밖에 Type 3라는 면역이 하나 더 있습니다. Type 3 면역은 TH17 세포에 의한 것인데요. 칸디다 감염에 대해서는 바로 Type 3 면역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아토피 증상이 있는 피부조직에서는 강해진 Type 2 면역에 의해 Type 1 면역이 약해지듯이 Type 3 면역도 매우 약화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토피 피부는 칸디다균 침입을 잘 대처하지 못해 칸디다 감염이 아주 쉽게 일어납니다.
병원에서 여러 검사를 거친 후, 아토피라는 진단을 받았는데 그 증상이 팔 다리 접히는 곳이나 사타구니 등에 나타나면 칸디다 감염이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칸디다 감염이 심한 부위에 스테로이드 연고를 반복해서 사용하면 곤란하겠지요. 어떤 원인에 의한 피부염이든 스테로이드를 가지고 치료가 안 되거나 계속 재발하면 이는 피부에 감염이 심하여 스테로이드 내성이 생긴 때문입니다. 피부감염에 가장 큰 주범은 물론 포도상 구균이고, 칸디다균 역시 고질적인 피부질환의 중요 원인균입니다. 포도균과 칸디다균은 피부에 분포된 감각신경을 자극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려움증을 유발하기도 하는데요. 피부의 감각신경이 자극되면 Type 2 면역이 강해지는 결과를 초래하여 알러지 강도를 더욱 높여줍니다. “피부감염-감각신경의 활성화-Type 2 면역(알러지 강도)” 이 세 가지는 매우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인데, 더 이상의 상세한 얘기는 여러분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것이며, 필요치도 않습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피부에 포도상 구균이나 칸디다균 감염이 심해지면 아토피 경향성이 강해져 더욱 심한 알러지 염증을 겪게 된다는 것입니다. 역으로 말씀드리면, 피부 감염을 제거하면 알러지 강도도 상당히 줄어든다는 것이죠.
칸디다균 병원성에 대하여
칸디다균은 다른 곰팡이들에 비해 병원성이 강합니다. 즉, 피부에 침투도 잘 하며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며 생존도 잘하고 피부세포를 파괴하는 여러 병원성 물질도 많이 분비합니다. 물론 포도상 구균처럼 바이오필름을 형성하여 항-진균제나 면역계의 공격도 잘 피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칸디다균(Candida albicans)의 병원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칸디다균은 두 가지 모양으로 변신하면서 살아갑니다. 하나는 알 같은 모양(yeast 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실 같은 균사체(hyphae 형태) 모양입니다. 처해진 환경과 상황에 따라 칸디다균은 둘 중 하나의 형태로 변신하면서 자신의 생존을 도모합니다. 예를 들어 피부 표면에 붙은 후, 상피조직으로 침투할 때는 침입과정이 쉽도록 실 모양을 취하고, 혈류에 들어가 혈관 속을 통과할 때는 이동이 쉽도록 알 모양을 취하는 것입니다.
둘째, 칸디다균의 표면에는 각질층과 점막층에 붙기 위한 여러 단백질들이 존재합니다. 이 단백질들은 각질층의 모든 상피세포들의 표면에 있는 필수 단백질(E-cadherin 같은)에 쉽게 결합합니다. Als와 Hwp라고 명명된 이 단백질들로 인해 칸디다균은 피부표면에 아주 쉽고 단단하게 붙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셋째, 칸디다균은 강한 굴촉성(thiomotropism)을 지닙니다. 일단, 피부표면에 결합되면 접촉된 부위 쪽으로 균사가 자란다는 것입니다. 식물의 굴광성을 예로 들면, 빛이 드는 쪽으로 식물이 자라는 경향을 굴광성이라고 하듯이 칸디다균의 굴촉성이란 접촉한 쪽으로 자라나가는 칸디다균의 특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굴촉성으로 인해 피부표면에 붙은 칸디다균은 접촉된 상피층을 침입해 들어가 깊이 감염될 수 있는 것입니다.
넷째, 감염된 칸디다균은 여러 분해효소들을 분비하여 피부조직을 파괴합니다. 가장 먼저 밝혀진 것으로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있습니다. Sap이라고도 알려진 이 효소는 침투해 들어가는 균사체의 맨 앞에서 분비되어 조직을 구성하는 여러 구조 단백질들을 파괴하여 손상시킵니다. 또한, 인지질 분해효소도 분비하여 상피세포를 직접 파괴하기도 합니다. 칸디다균은 효소 이외에 candidalysin이란 펩타이드(작은 단백질)도 분비하여 점막상피세포를 직접 공격하기도 하는데요. 이럴 경우엔 급격한 염증반응이 나타납니다.
다섯째, 칸디다균은 조직의 산도(pH) 변화에 잘 적응할 뿐만 아니라 직접 조직의 산도변화를 유도하여 다른 병원균의 감염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요소를 암모니아로 분해하여 피부의 산도를 높여주는 과정입니다. 칸디다균은 요소분해효소(urease)를 분비하는 특성이 있는데, 분비된 urease가 바로 그 기능을 하는 것이죠. 기저귀 발진의 원인 중 하나는 해당 환부의 산도가 높아짐으로써 다른 병원성 세균들이 쉽게 감염된다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은 바로 감염된 칸디다균에서 분비된 요소분해효소 때문이란 것입니다.
여섯째, 칸디다균은 대사적응성이 높습니다. 즉, 영양분이 부족하면 본래 먹던 것이 아닌 것도 먹어서 에너지원으로 잘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칸디다균은 기본적으로 포도당을 주식으로 하여 사는데요. 어떤 조직에 들어가면 포도당은 거의 없고 아미노산과 젖산같은 물질만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환경을 만날 경우에도 칸디다균은 다른 영양소들에 잘 적응하여 성장하고 번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종합적으로 말씀드리면, 칸디다균의 병원성은 칸디다균 자체가 지닌 강한 조직 침투력과 생존력 그리고 조직에 대한 공격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피부조직에 대해 포도상 구균 정도의 병원성은 갖고 있지 않지만 일단 칸디다 감염이 생기면 제거하기가 쉽지 않으며 다른 병원성 세균이 감염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피부 칸디다증은 고질적이고 위험한 피부질환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최근 연구에서 호산성유산균(lactobacillus acidophilus)을 포함한 요구르트를 6개월간 섭취하면 칸디다 질염의 발생이 크게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 미국에서는 균사체에 의한 사망률 중 25%를 차지하고 면역체계와 밀접한 연관을 지니고 있어 백혈병 환자의 30%, AIDS 환자의 거의 100%가 칸디다증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피부 칸디다증 치료
피부 칸디다증을 주사나 복용하는 약물로 치료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고 위험하기도 합니다. 거의 모든 피부질환에서와 같이 국소치료 즉, 환부에 발라서 치료하는 방법을 쓰는 것이 가장 합당합니다. 현재 많은 항-진균 연고가 시판되고 있으며, 처방도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잘 낫지 않는다는 것이죠. 사실, 칸디다균을 효과적으로 죽일 수 있는 외용 항-진균제는 거의 없습니다. 초기 감염일 경우, 칸디다균 증식을 억제하면서 면역계가 스스로 작동하도록 하면 가능할 수 있겠지만 감염이 어느 정도 심해지면 완치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더욱이 아토피 피부에 감염된 칸디다균을 완전히 제거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첫댓글 위의 글을 보면 암에 걸려서도 암때문이 아니라 칸디나 때문에 사망할 가능성도 높다는것을 알수있습니다
암 환자인 경우 대부분 종양에 집중하고 있는데 실상은 종양보다는 위와같이 시스템 부재에 의한 원인으로 사망하는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굶어죽거나 이와같이 칸디나에 오염되어 죽거나 헤드페스와 같이 전신염증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