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낫

[제울]

조선낫

                                      유    준    호

등 굽혀 끌어안고 안쪽으로 웅크린다.

활이 된 갈비뼈가 더없이 날카롭다.

앞니를 담금질하여 잡풀들 멱을 딴다.

숫돌에다 살 문질러 풀독을 뽑아낸다.

비치는 경동맥이 시리고 섬뜩하다.

단박에 왁 휘어잡는 서슬이 시퍼렇다.

비켜선 콩팥 보리 오명 가명 보살핀다.

겨눠 뜬 눈초리가 그지없이 매섭다.

발톱을 벼리고 벼려 잡풀들 목을 친다.

( 2019 《현대시조》가을호)141호)

유준호 시인의 작품 「조선낫」을 아는 사람은 나이 많은 사람들만이 잘 알고 있다. 보통 우리들이 풀을 베는 낫은 엷은 것으로 잡다한 풀이나 또는 가느다란 나무를 찍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낫이다. 보통 낫은 들풀이나 잡풀을 벨 때 쓰겠지만 너무 굵은 나무를 쪼거나 얇은 낫으로는 베지 못할 것을 벨 때 사용하는 낫이 조선낫이다. 유준호 시인은 조선의 낫을 통해 우리들에게 필요없는 것들을 없애거나 우리를 위협한다거나 필요없는 존재들을 제거할 때 쓰는 것으로 조선의 낫을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시조 2019 겨울호, 통권 142호,계간평 박영교, 단형시조의 아름다움과 연시조의 부드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