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농장의 회장님 밭입니다.
고추 심을 곳인데 두둑 높이가 30센치는 되겠습니다.
고수님들도 고추밭 두둑은 특히나 30센치 높이로 해야 물빠짐 잘되고 전염병도 덜 걸린다고 합니다.
대신 가뭄 안타게 관수를 하거나 물을 자주 줘야 합니다.
금년에 밭갈이는 관리기로 밭 전체를 갈지 않았습니다.
단단한 굳어진 고랑길은 놔두고 두둑만 갈았기 때문에
두둑 높이가 예년보다 낮습니다.
고랑 파기 힘들어 저희가 요청한 사항이었습니다.
고랑도 갈았어야 고랑 흙을 파내면서 그 흙이 두둑 위로 올라가는 건데... ㅠ.ㅠ
제가 심을 고추밭입니다.
두둑 높이가 10~15센치 밖에 안나옵니다.
장마철에 물에 잠길 겁니다.
작년에 비가 많이와 망쳤던 악몽이 되살아나서
제 고추밭을 약식으로 리모델링 하기로 합니다.
(요즘 밭일이 없어 심심합니다)
우선 꼬꼬마수박과 오이 심을 위치를 맨 앞으로 옮기기로 합니다.
벌써 몇 번짼지... 여하간 맨 앞으로 옮겼습니다.
발아 중인 수박씨는 잦은 이사로 타격이 있을듯 합니다.
지주대 다시 걷어내고
오이와 수박밭 이후의 비닐 정중앙을 칼로 그어 개복수술에 들어갑니다. 메스!
밭 뒤편까지 칼로 잘라내고
개복했습니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기존 고랑의 부직포로 흙이 넘치지 않도록 조심스레 가운데 고랑을 파내 양옆으로 흙을 올립니다.
기존 비닐이, 흙이 부직포로 넘치는 걸 막아줍니다.
두둑 윗면 폭을 25센치로 평탄하지만 살짝 둥글게 내기로 긁어 줍니다.
두둑 높이가 25센치 이상은 될 것 같습니다.
고랑 깊이가 앞은 얕고 뒤로 갈수록 깊어지게 경사를 주어 뒤로 물빠지게 했습니다.
다시 봉합하려 해도 비닐이 짧아졌습니다.
창고에서 H누님 부직포로 덮을까 하다가
모양도 안나고 사람이 걸어다닐 길도 아니니 부직포 말고
아예 무공비닐을 깔아 방수되는 고랑을 만들기로 합니다.
농장사모님께 허락받고 무공비닐을 빌렸습니다.
짧은 건 가운데가 떠서 안되겠고...
긴 무공비닐로 기존 비닐위에 덮었습니다.
맨 앞 기존 두둑보다 높아진 게 보이시나요?
기존 비닐 포함하여 두 겹으로 깐 셈입니다.
가운데도 지면에 밀착하면서 비닐을 팽팽하게 깔기 위해 지주대를 고랑에 깔고 (그래도 가운데가 조금 떴습니다)
비닐을 당기면서 기존 부직포 안으로 넣고 기존 고정핀을 빼서 다시 박았습니다.
두줄심기인데 가운데 고랑이 있는 모습입니다.
두둑 간격이 좁아 소꿉장난 같지만 그래도 높이와 물빠짐 문제는 잡았습니다.
내년 고추밭은 처음부터 이렇게 비닐멀칭 하겠습니다.
가운데 고랑에는 물샐 구멍 하나 없게 고정핀도 안박고 방수가 되도록 신경썼습니다.
부직포는 다시 창고 안으로 접어서 반납.
가을에 배추 심을 때도 약식으로 밭갈고 이렇게 하면 땅도 아끼고 물빠짐이 잘되겠습니다.
결과가 뿌듯하면서도
두 누님이 이걸 아시면 따라하시겠다고 또 남편분들을 잡으실텐데 하는 걱정도 됩니다.
고추밭 다시 바꾸자고 하시진 않겠지요?
두줄심기 두둑 2개의 공간에
한줄심기 두둑 3개를 만드는게 정석이지만
땅을 아껴야 해서...
헐, 제가 고추밭 옮기면서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한 아욱이 호스에 깔려 있습니다.
새엄마가 지주대도 안박아주고 학대를 하는 것 같습니다.
핏줄이 땡겨서 추가로 몇 개 더 박았습니다.
맨앞 지주대 10개는 모두 제 껍니다.
감자밭이 더디게 나아지고 있습니다.
내년엔 3/20일 씨감자 심는 것 보다 4/20일쯤 감자모종 사서 심으시길 추천합니다.
감자밭도 두둑이 더 높아야 하는데...
내년엔 고랑파기 힘들더라도 밭 전체를 갈기로 합니다.
E누님
H누님
제 밭.
이 글은 누님들께 비공개로 해야겠습니다.
남편분들이 일 만드는 저를 미워하실 듯...
그래도 샘 많으신 누님들 약 올리는 재미도 있는데... ㅎ
저는 생각만 많고 손이 느려서 2시간 이상 걸렸습니다.
행주동이 서울보다 최저기온이 많이 춥습니다.
최저기온 10도는 되어야 고추등 모종을 심을 수 있는데
5/1일에도 7도 밖에 안돼서 더 늦게 심어야 합니다.
첫댓글 정말 비교불가! 우리 농장에만 있는 농장문화재 겸 땅 절개개복성형 전문 미스터 써전!아니, 이런 수술이 어떻게 가능하죠? 전 아예 포기해요.ㅜㅜㅜ 고추 안먹고 말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