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카페 소식을 확인한다. 오늘은 린님이 내 댓글에 답글을 다셨다. ㅎㅎ ^^
린님의 수련일지는 항상 나에게 힘이 된다. 나 말고도 이렇게 수련일지를 예전부터 쓰시는 분이 계셔서 나의 수련에 원동력이 되어주신다. 서로가 전혀 다른 우주에 위치함에 불구하고 함께 수련하는 기분이다.
하지만 요즘 내가 린님의 글을 읽어도 되나 싶다. 아주 처음에는 린님의 강함에 반해 읽게 되었고, 수련하면서는 그 꾸준함이 존경스럽고 또 린님은 우주에서 무엇을 하실까 궁금하기도 해서 계속 읽게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변하는동안 린님도 더 더 더 큰 우주로 발전하고계셨다. 수련을 하다보니 처음에는 영문을 몰랐던 린님의 깨달음 또한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 그것을 나도 본능적으로 알고있었기 때문에 요즘 린님의 글을 한번만에 휙휙 읽고난후 (이제는 10초도 안걸린다) 그저 감으로 댓글을 달았다. 이것은 마치 아무도 없는 밤, 몰래 호그와트 학교 도서관의 금기 서적을 엿보는 해리포터가 된 기분같았다. 봐서는 안되는 것을 봐버린 느낌이었 다. 나의 수련에 집중하기도 바쁜데 엄청난 것을 목격한 나머지 그것이 머릿속에 박혀 내가 집중해야할 깨달음과 충돌하는 것이다. 그 분의 수련일지를 제대로 읽지도 않았으면서...그런데 응원의 댓글은 달고 싶어서 매달리는 어린애 같았다. 아쉽지만 앞으로 린님의 글에는 하트를 누르거나 안부만 드려야겠다.
엄마와 함께 아침을 먹고 제령하기전에 소우주를 느꼈다. 내 안에 소우주가 있다. 내가 소우주이기 때문이다.
끝에 다다랐을 때 사실 끝난 것이 아니다. 나의 우주는, 나는 항상 끝임없는 인피티니 위에 서있기 때문에 내가 끝났을 때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다시 소우주 신생아로 태어나는 것이다.
소우주를 전부 알지 못했던 때로, 저 멀리 작은별들이 보이던 때로, 행성 하나하나를 만져보던 때로, 큰 돌을 만들어 던지고 놀던 때로, 날아오는 운성과 반짝이는 수많은 은하수, 은하계들을 구경하던 때로.
달라진 것은 내가 끝을 보았기 때문에, 내가 한때 우주 그 자체였기 때문에 내가 존재하는 이 우주의 미래를 다 알고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감으로서 반성하듯 되풀이하면서 길을 걷는것이다.
몸의 기가 이제 발산하지도 수렴하지도 않는다. 그저 내 손과 손에서 조용히 순환될 뿐이다. 철저히 내 안에서만 그렇게 인피니티를 이루는것이다.
오늘 제령을 하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신나서 어쩔줄 모르는 아이처럼 몸이 들썩이기도 했다. 하나하나씩 잡고 보내주면서 기력 받을 시간이 가까이 다가온다.
기력 받기 전 기운체가 있는 소우주를 느낀다. 아주 아주 부드럽다 ㅎㅎ 물 보다도 더 진하고 차분하면서 친근하다. 손끝으로 흐르는 은빛 우주의 기가 주인을 반기듯 기꺼이 따라 움직인다. 기력을 받는다. 지금보다 매끄럽게 들어온 적이 없다. 차근차근, 꾸준히 팔 근육을 굳힌다... 기가 팔의 모든 근육을 백퍼센트 채운다. 위로위로...어깨까지 완전히 들어찬 순간 백회에서 목으로 어깨를 연결하는 등에서 만난다. 머리부터 밑으로 점점 몸이 푸른색으로 변하는것만 같다. 등이 굳고 장기와 복부가 딱딱하게 굳는다. 숨이 잠깐 멈추고 백회와 두 주먹에서 기가 또 들어와 머리부터 목 등까지 다시 굳는다. 그제서야 기가 하반신으로 넘어간다. 순식간에 굳으려는 다리를 다잡고 기다린다... 버틴다.. 도달할때까지 기다린다... 발끝에 닿자 다시 백회와 두 주먹에서 힘차게 들어온다. 차근차근 받고나니 이제 마지막으로 기력을 당길 준비를 한다. 까치발이 들리고 두 주먹으로 구석구석 남아있는 소우주 기를 모두 끌어당긴다.
두 눈이 띄어진다. 어린아이로 다시 태어난다. 소우주 신생아가 이제 어린이가 되었다.
제령 전 희미하게 보였던 우주 만물이 이제는 아주 선명해서 우주 시야가 현란하다.
기분이 날아갈것 같았다. ㅎㅎ 조용히 웃는 아이처럼 계속 푸흐흐 터져나왔다.
기감을 받자 나풀나풀 작은 별빛들이 비 처럼 천천히 내려와 온 몸을 천천히 채웠다. 따뜻한 노란빛이 가득 차자 기운체가 깨지고 텅 비었다. 탈피를 했다.
투시를 받자 오늘도 바다가 보인다. 하지만 바다가 어제처럼 고요하지 않다. 철썩철썩 파도 소리가 들린다. 모래 바닷가에 있나? 아니다. 나는 어제처럼 바다 한가운데 있다. 내가 두 손을 위로 올리자 거대한 쓰나미 파도가 바다 양쪽으로 생겨난다. 두손을 천천히 밑으로 내린다. 쓰나미가 형태 그대로 내려가면서 바다의 밑으로 가라앉는다. 아무 일 없었다는듯 고요해진 바다를 보면서 문구가 머리속으로 떨어진다.
나는 바다를 배우는 중이다.
나는 바다를 연습하는 중이다.
내가 다시 소우주 신생아가 되어 우주를 겪듯이 이 아이도 방금 태어나서 바다를 겪는중이다.
수련이 끝나고 소풍 가는 아이처럼 기분이 신나고 붕 뜨는것 같았다. 지금 나는 우주를 다시 탐험하던 그 때를 다시 재현하며 살아간다. 내일은 무슨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다. 또 새로 태어나 맞이하는 하루는 상쾌하기 그지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