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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산(君子山)에서 만난 사람
산 행 지 : 군자산(948.2m)-남군자산(872m)-갈마봉(582.4m) 충북 괴산
산 행 일 : 2012. 06. 16 맑음
산 행 인 원 : 혼자서
산 행 코 스 : 쌍곡계곡 군자산주차장 - 군자산-도마골삼거리 - 남군자산 - 칠일봉 - 삼형제바위 -
남군자산 - 군자치 - 갈모봉 - 와룡폭 (9시간20분 휴식 및 식사시간포함)
찾아가는길 : 중부내륙고속도로 연풍IC -배상 로타리에서 9시방향 문경.괴산방향-34번국도-
쌍곡2교차로에서 517번지방도(쌍곡계곡방향)-쌍곡계곡입구에서2.4km지점 소금강휴계소-400m-
군자산등산로입구 주차장
<산행개요>
속리산 문장대를 힘겹게 넘어온 백두대간은 밤재로 잠시 내려섰다가 청화산-대야산-장성봉-악희봉삼거리-회양산-백화산을 지나며 이화령으로 잠시 떨어졌다 다시 조령산을 거쳐 조령삼관문 으로 향한다.
백두대간 악회봉 삼거리에서 북서쪽으로 분기하여 악회봉-시루봉 -칠보산-보배산으로 이여지는 칠보산자락과
대간상의 장성봉 근처에서 서쪽으로 분기하여 막장봉-투구봉-제수리제-칠일봉-남군자산-군자산으로 이어지는 군자산줄기 그 사이에 커다란 계곡을 만들었는데 바로 괴산의 그 유명한 쌍곡 계곡이다.
괴산이나 연풍에서 쌍곡 계곡으로 들어올 때 좌측능선이 칠보산.보배산 능선이고 우측능선이 군자산. 남군자산능선 이고 제수리재는 이두 능선을 이어 준다
쌍곡계곡을 마주보며 서있는 보배산과 칠보산 그리고 군자산과 남군자산 모두가 속리산 국립공원지역인데
칠보산과 군자산만이 등반이 가능하고 모두가 통제구역이다
오늘 산행할 코스는 군자산에서 도마골 삼거리까지만 통행이 가능하고 다른 곳은 모두가 통제구역이다
그러나 더 나이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체력과 담력은 그에 반비례 하는 것인지라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이제 마지막 남의 충북의 아름다운 군자산자락을 오르려는 것이다
쌍곡계곡 초입 군자산으로 올라 선유동계곡으로 내려오는 중주산행이다
<< 산 행 기 >>
<04:20 집출발>
언제나 그렇지만 오늘도 새벽밥 지어준 아내가 고맙다
그런데 원거리 산행을 하면 늘 근심스런 눈빛으로 현관에서 배웅하던 아내의 눈길이 오늘은 냉냉 하기만 하다
몇 일전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일에 신경을 썼다가 아내와 잠시 다투었는데
그 후환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나이가 먹어 갈수록 더 아내에게 조심하고 공손해야 별 탈이 없는 것인데
날은 점점 더워지고 나의 주의력은 그 만큼 반비례하여 온당치 못했던 나의 행동으로
오늘까지도 나에게 뭔가를 잔득 벼르고 있는 것 같은 아내의 차가운 눈총을 등 뒤로 느끼며 집을 나섰다
<06;30 속리산국립공원 군자산 탐방로입구 주차장>
그래도 산에 오르려 집을 나서면 항상 즐겁다
더욱이 별러 왔던 원정 산행을 나서면 더더욱 그렇다
마치 초등학교시절 손꼽아 기다렸던 소풍 가는 날
설레임 과 즐거움으로 대문을 나설 때처럼 신바람 나게 자동차를 몬다
세상은 점점 살기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차 안에 자그마한 네비게이션에서 커다랗게 느끼며
언제 달려도 짙푸른 산봉우리 가득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려 좁은 협곡 쌍곡계곡 으로 들어선다
신록의 계절5월이 지난 6월이라 더 짙은 녹색의 나무들은 하늘을 바라보며 솟아있고
뒤질세라 깍아지른 기암절벽에 드문드문 걸려있는 소나무들의 모습은
일상에서 무언가에 막혔던 내 가슴을 시원하게 쓸어 내려 주고 있다
우측으로 포장되지 않은 넓은 주차장 끝에 “우측보행 이제는 생활입니다” “대한민국도 세계도 우측보행”
이라 쓰여 있는 커다란 입간판이 서 있는 군자산 주차장에 도착 한다
자동차 안에서 산악시계를 안차고 온 것을 뒤늦게 알고 휴대폰으로 시간을 첵크할 요량으로
일단 휴대폰 전원을 끄고
06:40분 커다란 입간판 옆에 작은 군자산 탐방로 입구 표시판을 지나 군자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오늘은 왜 잊고 안가지고 온 것이 많은지...
집에서 어디를 가든 가지고 다니던 여분의 배터리를 오늘따라 가지고 오질 못해 전원을 끈 것이다
혼자서 걸어야할 산행이고 출입금지구역이라 전화기 배터리를 아끼기 위하여....
<06:47나무계단 끝>
입간판에서 바로 나무계단이 시작된다.
아주 급한 오르막도 아니고 험한 지형도 아닌데 자연보호를 위해 계단을 설치했나보다
7분여 숨 고르며 계단을 오르면 계단은 끝나고 본격적인 오름막 이 시작되고 등로 는 좁아진다.
<06:51 전망대 >
만만치 않은 등산로다
비스듬한 경사에 작은 돌들이 바닥에 깔려있어 편 한길이 아니다
게다가 경사는 점점 급해지고...
그러나 하늘은 맑고 푸르다
처음으로 좌측으로 전망이 트이며 쌍곡휴계소 서당말로 향하는 517번 도로가 내려다보이고
집 몇 채가 내려 다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도착 한다
이곳에서 계속 사면을 따라 오른다
<07:19 능선>
오늘 처음으로 내려가는 작은 안부를 지나고 다시오르막을 오른뒤
능선 아래로 난 등로에서 잠시 이탈해 우측능선으로 오르면 계곡건너에 거대한 암벽이 장관이다
일상에서는 내 앞에 아주 작은 암벽이라도 앞을 가로막고 있으면
앞이 답답하고 마음은 자꾸만 초초해지고 판단은 흐려지는데
산에서 앞을 가로막는 거대한 암벽은
그것이 비록 앞을 막아 전진을 하지 못하더라도 마음이 상쾌하고 가슴은 후련 해진다
사면에서 우측급경사를 지그재그로 돌아 오르면 오늘 처음으로 이정표 있는 능선에 오른다
은색 알미늄 방한재로 이정표를 감싸놓았으나 좌측에 앝은 검정색 이정표가 있다
직-군자산 1.8km 후-주차장 0.7km
<07:52 전망대>
이정표 있는 능선부터는 길이 좋다
이따금 우측 나뭇잎 사이로 거대한 암벽이 힐끔힐끔 보이기도 하고
07:32 경사진 오르막을 힘들여 오르면 작은 봉우리에서 등로는 급격하게 우측으로 꺾이며 잠시 내려선다
이 봉우리 에 우-군자산1.1km 후-소금강1.4km 이정표가 있고
이단으로 밧줄이 쳐진 좌측 희미한 샛길은 등산로 아님 표시판이 서 있다
잠시 내려섰다 다시 급경사를 오른다
다시 나타나는 나무계단을 올라 언덕을 넘어 안부로 내려오면
위로 지그재그로 놓인 철 계단이 버겁게 보인다
힌 페인트로 계단 151 EA 라고 써져있다.
이 나무계단을 힘겹게 올라 잠시 오르면 우측으로 철 난간이 설치된 전망대에 오른다
철 난간이 설치된 전망대 아래로 수년전 힘들여 올랐던 517도로 건너로 보배산이 잡힐듯 보여 감회에 젓는다.
보배산을 미끄러져 내려와 계곡 따라 서당말로 내려오는 파인듯 보이는 계곡길이 정겨워 보인다.
칠보산 가는 기다란 능선은 순하게 구비 치며 휘어져 아름답게 보이기만 하는데
전에는 그토록 힘겹게 걸었던 길이라 생각하니 감회가 깊다
그 능선 뒤로 장성봉 에서 대간 따라 멀리 거대한 암벽이 히게 보이는 회양산이 장엄하게 보이고
우측으로 제수리재로 올라가는 517번 도로 따라 숲이 패인 듯 한 저 흔적도 그저 아름답게 만 보인다
제수리재 에서 능선 따라 막장봉 장성봉이 보이고 그 멀리에 악휘봉도 보인다.
직-군자산0.7km 후-주차장 1.8km 이정표가 있다
<08:37 군자산
전망대에서 또 급경사를 오른다
희미한ㅓ삼거리에서 직진 좌측은 비 탐방로로 과태료부과경고판이 있는 곳을 지나고
오늘 처음으로 밧줄잡고 오르면 까칠한 오르막이 시작 된다
경사진 암반에 바위 모서리가 날카로워 자칫하면 부상을 입기 쉽다
오를수록 경사도 심하다
08:24 웅비를 위한 숨고르기 인듯
잠시 안부로 내려섰다 다시 급경사 미끄러운 오르막 을 오르고
암반이 거의 없는 지그재그 푸근한 오르막을 오르면 사각 돌기둥 표시석이 서있는 군자산이다
주차장에서 거의 쉬지 않고 꼬박 두 시간을 올랐다
1982년에 재설한 삼각점이 있는데 잡목으로 조망이 없다
좌-도마골4km 우-탐방로아님 후-소금강3.8km 이정표가 있다
좌측 도마골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작은 바위로 올라 발돋움해야 간신히 남쪽으로 조망이 트인다
좌측 도마골로 내려서다 좌측바위로 오르면 좌측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트인다
보배산에서 칠보산 가는 능선이 휘어져 보이고
칠보산 너머 멀리 악휘봉이 자그마하게 보이고
그 건너멀리 온통 암벽 하얗게 보이는 산이 회양산 임을 알 수가 있다
나무 사이로 남쪽 517번 도로따라 제수리재로 오르는 계곡이 꿈틀꿈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 보인다.
<09:01 비학산 갈림길>
군자산에서 남군자 산으로 가는 길은 도마골 사거리 까지는 내리막이다
내리막은 늘 상쾌하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무룹 관절이 걱정이 되지만 스틱을 적절히 사용하면 콧노래 부르면 내리막을 갈수 있다
군자산에서 잠깐 내려서면 우측으로 샛길이 있는 ㅏ 삼거리 비학산 으로 갈수 있는 길이다
직-도마골2.8km 후-군자산0.2km 우-샛길
<10:00 도마골 사거리>
군자산에서 도마골 사거리 까지는 지루한 내리막이다
다소 힘들더라도 줄곳 내려 꼿으면 덜 지루 할텐데
능선을 가다 또 얕은 오르막도 있고 하여 지루하게 걷다
09:21 처음 넓은 공터가 나오면 좌측나무사이로 보배산이 가깝게 보이기도 하고
09:32 다시 두 번째 넓은공터 에는 속리10-05현 위치번호 표시가 서 있고
앞에 계곡골짜기 임이 확연하게 보이는 능선에서 급격하게 내려꽂는 급경사 내리막을 한동안 내려오면
좌-도마골 1.8km 우-탐방로 아님 직-탐방로 아님 출입금지 과태료처분경고판이 서 있는 도마골 사거리다
이곳에서 출입이 허용된 탐방로는 좌측 도마골로 내려가는 등산로 뿐 이다
지체할 여유가 없어 곧바로 앞에 통제구역 거친 오르막을 바라보며 직진 한다
<10:10능선>
탐방금지구역답게 처음부터 까칠한 오르막이다
암반에 지난해 떨어진 낙엽들이 등로를 지워버려 선명하지 않지만 오르는 등로라 별 어려움은 없다
대신 급경사가 숨을 가쁘게 한다.
능선에 다 오르면 우측으로 급격하게 90도로 방향을 꺾어 뚜렷하지 않은 너덜 길을 따른다.
<10:58 846봉>
점점 더워지며 은근히 경사도 심해지는 것 같다
도마골에서 남군자산 가는 길은 오르막이다
오르막이지만 완만하게 길게 올라가는 능선이라 큰 힘은 들지 않지만
시도때도 없이 얼굴로 마구 달려드는 거미줄은
흐르는 땀과 함께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그래도 고요한 정적만이 감도는 이런 길이 나는 좋다
이름 모를 산새 한 마리가 혼자 울며 혼자 걷고 있는 나를 따라 온다
언제나 늘 반갑게 나를 맞아주던 산새들인데
오늘 저 산새의 울음소리는 왜 그리도 크고 슬프게 들리는지...
평안한 등로에 긁직 굵직한 몇 차레 작은 오르내림 끝에
10:41 완만한 오르막인데도 비실비실 힘들여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고...
다시 안부에서 가로막힌 암봉을 우로 돌아 오르면 작은 바위여럿이 있는 ㅏ 삼거리 840봉이다
오늘처음으로 앉아쉬면서 참외하나를 깎으려 했지만 나이프를 안 가지고 왔다
왜 오늘은 당연히 가지고 왔어야 할 등산 장비를 빠트리고 머나먼 이곳까지 왔을까...
그것도 사람의 왕래가 흔치않은 이 깊은 산엘 오면서.....
분명 나이 탓이려니 생각하니 무언가 찜찜한 생각도 들지만...
그것 보다는 마음이 정돈되지 않은 찝찝한 상태에서 산행준비를 한관계로
그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나의 심신만 더 피로해질 뿐이라 생각하니 한심한 생각이 든다...
외딴 곳을 산행할 때 춥거나 덥거나 꼭 챙겨야 할 것이 시간을 첵크 하여야 할 시계다
그리고 만에 하나 위기 상황 이 온다면 반드시 통신수단이 있어야 연락할 수 있는데
그에 대한 여분의 배터리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급하면 사용하여야 할 나이프도 필수다..
근데 오늘은 그 아무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다
이러고도 삼십년 넘게 산에 오르고 종주 산행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가 있을까.....
어찌 되었건 오늘 처음으로 편안하게 앉아 쉬기도 할겸
참외하나를 나뭇잎으로 정성스럽게 닦아 허기진 배울 채우고
전화기를 꺼내 전원을 켜고 시간을 첵크 한뒤 다시 전원을 끈다
오늘 앞으로 몇 번이나 귀찮게 전화기를 꺼내어 켰다 껐다 해야 되는지.....
이곳에서 좌측 조금 선명한 길로 내려선다
<11:21 군자산 에서 선인(善人)를 만나다>
작은 봉우리 846봉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꺾어 내려오며 깊어지는 계곡 너머로 올라야할 봉우리는
정말로 힘겹게 보인다.
깊게 보였던 계곡안부에서 힘겹게 봉우리 하나를 넘고
커다란 나무들이 빼곡하여 대낮인데도 어둑어둑 하게 느껴지는 평탄한 숲속을 지나는데
갑자기 앞에서 파란 상의를 입은 등산객이 나타난다.
얼마나 반가운지....
앞에 오던 그분도 나를 보더니 반가운 기색이 역력하다
이런 깊은 산속에서 오늘 처음으로 사람을 만났으니 어찌 반갑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이곳에서 가까운 괴산에 사시는 최광식씨다.
2년 전에 농협중앙회에서 정년퇴직을 하시고 산을 즐겨 찾으시는 산을 좋아하는 분이다
옥녀봉아래 갈은 마을에 자동차를 세워두고
옥녀봉에서 남군자산-도마골-군자산-비학산-갈론마을로 원점회귀 할 예정인데
나와는 반대방향으로 산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 교통편이 아주 열악하니 옥녀봉으로 해서 갈은 마을로 내려오면
내 자동차가 주차되여 있는 군자산 주차장까지 태워다 주신다 하며 자세하게 지형설명까지 해주시니
그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혹시 모르니 서로의 전화번호까지 적어 가자며 내가 준비한 커다란 지도 보다는
어떤 때는 작은 축적의 지도가 편리할 때도 있다며 그 분의 지도까지 주시는 것 이였다
서로 무사히 산행을 끝내고 갈은 마을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졌다.
<12:00남군자산>
그 분과 헤어져 남군자산을 향하는 발걸음은 무척이나 가볍다
이곳 군자산 자락을 산행하고 나서 차량회수를 위해 이동 하려면 마땅한 교통편이 없다
노선 뻐스는 아예 없고 택시조차도 승차하기가 어려운 곳 이다
그렇지 않아도 차량을 회수 할려면 이곳의 열악한 교통 환경에 내심 걱정을 하였는데
큰 걱정거리가 해결 되였으니 얼마나 마음이 홀가분하겠는가....
홀가분한 마음은 발걸음도 가볍워 작은 봉우리 하나를 쉽게 넘고
이곳 남군자산 가는 길에서 처음으로 날등을 가볍게 지나 급경사 오르막을 조심스럽게 올라 좌측 암벽지대를 오르면 검은 인조석에 남군자산 872m 표시석이 있는 남군자산 이다
작은 군자산 이라고도 한다
옆으로는 나무에 가려 조망이 막혀 있는데
앞으로는 조망이 탁 트여 제수리재 에서 막장봉으로 가는 긴 능선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막장봉 능선 멀리에 흰 암벽이 희미하게 보이는 회양산이 수 많은 대간 능선의 봉우리 너머로 아련히 보인다.
<12:07 남군자산 삼거리>
남군자산에서 내려서 50여 m를 가면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다 좌-삼형제바위30분 우-보람원 80분
보람원은 이곳 괴산군 리 갈모봉산자락에 있는 국내최대의 청소년 심신수련원이다
이곳에서 옥녀봉을 거쳐 갈론 마을로 가려면 우측 보람원 방향으로 가야 하지만
남군자산의 유명한 삼형제 바위를 보기 위하여 그 반대방향인 제수리제로 내려가는 좌측으로 방향을 잡는다
기왕에 이곳까지 왔으니 삼형제 바위를 보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보람원 쪽으로 가면 되는 것이다.
<12:29 삼형제바위>
제수리재 로 내려가는 등로는 선명하고 가파르다
이른 새벽에 집에서 아침식사를 하였기 때문에 배도 고파온다
그냥 주저 않자 허기진 배를 채우고도 싶지만 삼형제 바위에 가서 식사를 할 요량으로
15분정도를 계속 내려가면 소나무가 그득한 밋밋한 공터 한가운데에
큰 손가방만한 하얀 차돌에 칠일봉이라 쓰여 있는 칠일봉에 도착 한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90방향을 바꿔 넓고 평탄한 길을 7분여 내려서 밧줄을 잡고 내려서면
거대한 암벽으로 20여m 정도를 줄잡고 내려가는 하는 삼형제 바위다
구태여 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 소나무에 설치한 밧줄을 잡고 삼형제 바위 맨위 암벽으로 오른다
밧줄을 잡고 힘껏 발돋음 하며 암릉에 오르는 순간 허벅지가 땡기며 쥐가 난다
오르지 못하고 천천히 고장난 부위를 문지르니 좀 나아지는 것 같다
아~~이제 내 나이도....ㅠㅠㅠ
다시 기를 써가며 올라 넓은 바위에 앉아 확 트인 속리산 자락을 눈물 글썽이며 한없이 바라본다
보람원 방향으로 가지 않고 이곳 삼형제 바위로 온것은 힘은 들었지만
정말로 보람 있는 일이였다
오늘 산행을 하면서 가장 조망이 좋을 뿐만 아니라
지금 저 속리산 자락을 바라보고 있는 내 마음도 감회에 젖어 가슴이 저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제 古稀을 향해 달려가는 내 인생 길목에
오늘로써 속리산 자락은 물론
속리산 형제봉에서 대간능선 따라 이화령에서 조령 삼관문 까지는 물론 이거니와
대간에서 분기한 속리산 곳곳의 지능을 거의 다 돌아보았기 때문이다
이곳 맨 앞에 도명산 가령산 뒤 우측으로 작년에 걸었던 조봉산이 보이고
낙영산과 우람한 무영봉 에서 학골재 수안재 건너 백악산이 좌측으로 우뚝 솟이 있다
그 뒤 멀리 우측으로 속리산 서북능선과 대간능선이 살아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저 긴 능선을 걸을때 마다 홀로 였고 지금도 홀로 걸어 여기까지 왔지만
저 긴 능선에 오르고 그 아래 깊은 골짜기에 들어가도 난 언제나 혼자가 아니 였었다.
넓다 란 반석위에 누천년동안 물길 따라 흘러 패인 관음봉꼭대기의 그 물길과 대화하며 한 약속이 그랬고
재 너머 가는 나를 율면서 배웅하던 동능에 이름 모를 산새가 그랬다
마분봉에서 보배산까지 걸어와 지친몸 이꿀며 서당말로 내려 왔 을때
배낭 짊어지고 산에서 내려왔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 먼저 나를 연풍에 까지 태워다준 충주의 젊은이들
문장대에서 밤재로 내려 올때 억지로 나의 산행목적지까지 바꾸라며
운흥리 까지 태워주신 보은 산외면에 에 사시는 그 분들은 그것도 모자라 산행안내 책자까지 주셨다
더더욱 오늘 이곳에 올 때 정말 깊은 산속에서 스쳐지나가며 만난 괴산에 최광식씨는
자신의 목적지와는 정반대방향임에도 자동차로 거의 30여분을 달려와 나를 태워다 주셨다
삼형제바위 끝에 서서 바라보는 저 멀리 깊은 산속에는 언제나 내가 오기를 기다리는 그들이 있고
그냥 스쳐 지나가더라도 다시 되 돌아 오는 그 들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산에만 오면 마음이 즐겁고 행복하기만 하다.
<13:08 다시 남군자산>
삼형제 봉에서 내려와 소나무 그늘에서 늦은 점심을 하고
다시 남군자산으로 되돌아 오는데 왜 그리고 힘이 드는지
쨍쨍내려 쪼이는 태양에다 억지로 점심을 해결해서 인지 더 힘이 드는 것 같아
사력을 다해 삼거리에 다시 도착하여 그대로 보람원 쪽으로 갈까하다
다시 한 번 작은 군자산을 오르고 싶어진다.
기왕 왔으니 한번 더 오르고 가자 ... 언제 이곳에 올지...
아쉬워 다시 남군자산 정상에 올랐다 내려와 삼거리 이정표에서 우측 보람원 쪽 으로 향한다.
13:30 보람원 삼거리
남군자산 삼거리에서 보람원 방향으로 내려가면
바로 작은 암벽을 밧줄잡고 내려서야 하는 것이 예사롭지가 않다
아니나 다를까 7분후 다시 밧줄을 잡고 암능에 오르면 좌측으로 펼쳐지는 조망이 절경이다
힘들여 내려섰던 삼형제 바위도 뒤로 보이고 속리산 자락에 서북능선이 장관이다
한동안 오늘 산행중에 가장 경치 좋고 아기자기한 암릉을 오르내리며
엇 비스듬한 바윗길을 오르면 오르막 우측 숲속에 보람원으로 내려가는 이정표가
숨어 있는듯 잘 보이지 않게 서있다
직-안부20분 좌-보람원 30분 후- 정상30분
이곳에서 직진 안부 쪽으로
<13:52 보람원 ㅓ 삼거리>
보람원 삼거리에서 얼마안가 줄잡고 힘들여 암능에 오르면 집채만 한 커다란 바위가 45도정도의 경사을 이루며
비스듬하게 서있다
이 능선이 오늘 산행에서 가장 아기자기하고 그만 그만 한 암릉이 이따금 나타나곤 하는 최적의 등산로다
간간히 밧줄을 잡고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며 가끔 좌측에 보이는
광활한 속리산 긴 능선의 아름다운 모습은 지친 몸을 달래주고 있다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어 다시 내려가면 두 번째로 보람원 으로 내려갈 수 있는 안부 삼거리다
좌-보람원 20분 후-남군자산60분 직-표시없음
이곳에서 더 히미 해진 등로에 파란 리본 이 매달린 오르막으로 직진한다.
<14:12 안부>
점점 길이 히미 해진다.
아마도 보람원 쪽으로 많이들 다니고 이곳은 등산객이 뜸해 한적하기 때문인 것 같다
보람원 삼거리에서 비스듬하게 오르다 다시 내려가는 곳에서
최광식씨와 약속한 갈은 초등학교로 갈수 있는 옥녀봉 가는 길로 들어서야 했는데
길을 놓쳐버린 것을 갈모봉 오르는 안부 군자치 에 와서야 깨달게 되었다.
이곳 안부로 내려오지 말고 계속 옥녀봉 쪽으로 직진했어야 했다
더 히미해진 오르는 등로 앞에 녹색이정표 하나를 이정표삼아 직진하여 오른다.
<14:20 군자치>
꽤 내려오니 능선이 아닌 사면으로 내려와 좀 넓은 등산로에 닿는데 예감이 이상하다
능선안부로 내려와야 하는데 사면으로 내려선 것이다
거의 오름이 없는 왼쪽능선으로 50여 m을 오르니 능선이다
지도로 확인하니 군자치다.
보람원에서 세운 힌색 표시판에 검은 메직펜 으로 좌측 오르는 능선쪽 으로 갈마봉이라 표시하여 놓았고
그 이면에는 “등산로 아님 들아 가시오”
맥이 풀린다.
그제서 야 오늘 두 번째로 큰 지도를 꺼내 살펴보니 바로 보람원 뒤 안부 갈마봉 오르는 길로 내려온 것이다
최광식씨와 만나기로 약속한 갈은 초등학교로 가는 방향과는 정 반대로 내려온 것이다
잘못 내려오더라도 좀 비슷하게 라도 내려왔으면 쓴 웃음이라도 지을텐데
오늘은 정 반대방향으로 길을 잘못 들어섰으니....
초행길인데다 옥녀봉 가는 이정표도 없고 등로도 히미 하여 너무 힘도들고 목도 마르다
그동안 물을 아끼느라 시원하도록 물도 마음데로 마실질 못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국립지리원 지도는 뭐 하러 다운받아서 이틀 동안이나 그 큰 지도를 만들었는지 한심한 생각이 든다
그러나 답은 하나다
일단 수습을 해야했다
이곳 지리에 밝은 최광식씨 에게 전화를 하니 신호는 가는데 응답이 없다
불통지역 내에 있을 수도 있다
내 전화기 수신안테나는 가물가물하고.....
일단 마음을 정리하고 기왕에 여기까지 왔으니 갈모봉을 오르기로 하였다
녹색리본하나가 갈모봉 오르는 입구에 펄럭이는 모습이 왜그리도 힘겹게 보이는지...
혹시 모르니 전화기 전원을 켜놓았다
<14:43 능선>
길을 잘못 들어 최광식씨를 다시 만날 수도 없을 것 같고
산행경력 몇 십 년을 자부하며 항상 배낭에 지도를 지니고 다녔는데
기껏 지금 나의 독도실력이 이 정도 일 줄이야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나의 무능함에 자신이 스스로 미워지기 까지 하니 작은 오르막도 힘들여 올라야 했다
기진맥진 사력을 다해 비스듬한 사면을 돌아 오르면 평평한 능선이다
<15:00갈모봉 582m>
능선에서 왼쪽으로 휘어지다 다시 우로 휘어지며 순한 능선은 계속 된다
길은 넓고 평평하나 자그마한 오르막도 이제는 오르기 힘들다
제법 서쪽으로 기울어진 해도 그렇고 이제 거의 갈모봉 까지 다 왔다는 생각에 긴장했던 마음이 풀렸는지
두 다리도 후들 거린다
별로 올라설 것도 없이 밋밋한 능선에서 조금 도툼한 넓은 공터에 갈모봉 582m라 쓰인 사각 인조돌기둥이 바위에 기대 세워져 있는 갈모봉이다.
조망은 나무들로 거의 없고 넓은 공터에 드문드문 바위와 암반이 있어 암반에 앉아 참외하나를 나뭇잎에 닦아 먹는다
그때 최광식씨 전화가 왔다
수신 상태가 불량하여 자꾸 끊긴다.
예정된 코스를 이탈하여 갈모봉에 올랐다 하니 오히려 잘 되었단다
갈은 초등학교로 오면 별로 볼 것이 없으니 천천히 선유구곡으로 내려가서 선유구곡의 좋은 풍광을 즐기고 있으면
다시 전화를 하겠다고 한다
자신도 지금 처음가본 비학산 에서 헤메고 있는 중이란다....
나중에 알게된 일이지만 최광식씨는 순전히 나의 입장에서 나를 배려하며 전화를 한 것 이였다
최광식 씨와 갈은 마을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였지만
엉뚱한 곳으로 방향을 잡아 시간상으로나 체력적으로도 그 쪽으로 간다는 것은 무리다
마음을 접고 그분께 갈모봉으로 가니 나와의 약속은 개의치 마시라고 군자치에서 전화를 하려하였으나
불통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분한테서 전화가 온 것이다
<15:35 하산길 암반>
갈모봉에서 선유구곡 으로 하산을 한다
내려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바로 우측계곡으로 내려가는 선명한 길이 보이는데
습관적으로 몸에 배여 늘 능선만을 고집하여선지 능선으로 내려가는 좀더 희미한 길로 들어선다.
내려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다.
내려 가는길 좌측 얕은 능선에 크고 넓은 암반이 즐비하게 널려있어 등로를 벗어나 그곳으로 간다
그때 최광식씨의 문자가 왔다
천천히 내려가 좋은 경치구경을 하고 있으라며 광식씨도 비학산에서 하산을 하고 있는중 이라고 ....
<16:00은선 휴게소>
밑으로 비스듬하게 널려있는 암반을 내려가 보기도 한다
북한산에 널려있는 여느 암반에 비하더라도 그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곳 갈모봉 하산길 에서는 유일한 커다란 암반이다
다시 암반을 올라와 등로로 되돌아와 20여분을 내려오면 시멘트포장도로로 내려선다
선유구곡 와룡폭 이다
온 나라가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이곳 선유구곡에는 많은 양은 아니지만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계곡물에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우측으로 잠시 내려가면 은선 휴계소가 있어 시원한 음료수 한 켄을 사서 마시니
온몸이 하늘로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다
목마른 갈증 뒤에 마시는 신선한 청량음료... 이 맛에 오늘 같은 더위에도 산을 오르는 것이다
은선 휴게소에서 한참을 휴식한 후
선유주차장까지 갔다가 다시 경천벽.학소대.와룡폭을 지나 제비소에서 잠시 발을 담그고
최광식씨를 기다린다.
<< 산행후에... >>
선유구곡에서 망중한(?)을 느낄 수가 있었던 것은 오로지 오늘 남군자산 가는길에 만난 최광식씨 덕분 이였다
어느때 같았으면 대중교통수단이 원활한 곳이라 하여도 차량회수를 위해 뙤약볕아래 열기 확확 올라오는
딱딱한 아스팔트 위를 흐느적 거리며 걷곤 하였는데
오늘은 괴산제일의 명소 선유규곡에 그 아름다운 풍광을 여유자적 왔다 갔다 하면서 마음껏 즐길 수가 있었다.
나와는 오늘 처음 남군자산 가는 깊은 산속에서 만난 분인데
때때로 나의 위치를 확인하며 언제쯤이면 도착한다는 전화에 몸 둘 바 몰랐고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여 자신의 피곤함은 전혀 개의치 않고
나의 안전한 하산만을 걱정하며
행여 그 분과의 약속을 내가 개의치 않고 다른 방법을 찾지 않을까...
진실로 남을 배려한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그 분에게 서 배울 수 있었다.
힘든 산행을 끝내고 해도 뉘엇뉘엇 서쪽으로 기울고 있어
저녁을 함께하며 산에 대한 많은 조언을 그 분께 듣고도 싶었지만
오늘 서로 좋은 사람을 만난 것을 기쁨으로 알고
피곤 할 텐데 빨리 집에 가서 쉬라며
먼 거리 조심해서 운전하라는 말과 함께 내 자동차 앞에서 혜여지고 말았다.
그리고 일 주일이 지났다.
찌는 듯한 무더위에 서늘하도록 쏟아지는 냉풍기의 찬바람은 한기마저 느끼게 하는 사무실인데
땀 범벅이 되어 힘들게 걸었던 작은 군자산가 던 그곳이 그리워지고
소리 내어 울던 산새 의 울음소리에 섞여 큰 군자산 오르는 그분의 모습이 아련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고마움을 말하는 나 에게 남긴 한 마디가 또 다시 가슴에 와 닿는다
깊은 산속에서 한 약속이니 어디로 내려가던 약속을 지킨 것 뿐 이라는......
첫댓글 루이스님
이 원래 겸손하시고 마음이 따뜻해서 상에서도 멋진분을 만나셨네요 자세한 산행후기 잘 듣었습니다
그날 종일 산행하면서 유일하게 만난 분 이셨습니다.
산행 후기를 읽고
숨이차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 하며
100 분의 일만큼이라도 루이스 대장님 밝기를 따라가 봎니다
왜 사진은 없을까를 생각하고
아마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짐작 하며
지금보다 훨씬 젊었을 적 일인 것 같네요
잘 읽고 갑니다 ^ ^
처음 찾아가는 종주 산행때는 길찾기에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거의 카메라를 휴대하지 않았습니다.
무겁기도 하고요...
12년 전 이라 카메라가 장착된 핸폰도 귀할때 였던것 같습니다.
감동입니다. 아 정말 감동입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산행기는 처음 읽었습니다. 루이스 대장님의 오래된 친구 산
산을 사랑하시는 대장님의 마음이 시간과 공간별로 배어 있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나이는 체력과 담력에 반비례한다고 말씀하셨지만 대장님은 아직도 청춘이시라는 것을 이전 많은 산행기에서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최광식 씨라는 분과의 인연도 감동적이고요.
대장님의 산에 대한 사랑을 질투하게 만드네요,ㅎㅎ
높은 산 깊은 계곡에서 만났던 분들을 지금도 기억하고 잇는 것은
우리가 매번 찾아가는 산처럼 아름답고 진솔한 그 무엇 인가가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