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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기획단 희서 현서 수민 건이 라희, 그리고 굴렁쇠도서관의 한연임 선생님, 김혜진 선생님, 최재희 선생님, 마을 주민 최은영님 수영수영장 모두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미리 준비했던 간담회 질문지를 나누어주었습니다. 대뜸 질문을 하면 막연하고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그동안 우리가 한 달 동안 같이 했던 활동들을 함께 되짚어보았습니다. 각자의 경험을 말해주며 어떤 활동과 행동을 어떤 마음으로 했고 어떤 배움과 감정을 느꼈었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촉박해서 질문지를 읽고 손을 들어 생각을 말하는 방식으로 바꾸었습니다.
'신림동 마을에서 어르신과 만나는 기회가 자주 있었나요?'
'수박수영장 활동을 통해 어르신들과의 관계에서 생긴 변화가 있었나요?'
'마을의 어른을 위한 기금 마련 벼룩시장을 어떤 마음으로 진행했는지 궁금합니다.'
'수박 수영장에서 여러분은 각자 어떤 역할을 맡았었나요?'
아이들은 주목받고 좋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쑥스러웠는지 감정을 잘 표현해주진 못했습니다. 그래도 건이와 희서가 주도적으로 느꼈던 점들을 손들어 잘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그간의 다른 모든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해도 되는데, 아무래도 어제 있었던 일이어서 그런지 수박 수영장 D-Day가 가장 많이 거론되긴 했습니다. 그래도 그 외에도 여러 의미있는 말들을 나누었습니다.
"바자회하면서 서로 어색했던 것들이 사라지고 친구들이랑 많이 친해진 것 같아요."
"기획단 활동 재미있었어요. 앞으로도 기획단 하고 싶어요."
"길에서 모르게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었을지도 모르는데, 수박 수영장을 하고 포옹하는 사이가 되었어요!"
"동네 지나다니면서 경로당 어르신 자주 봬요. 인사드려요."
"어르신들께서 아이들 예쁘다고, 잘한다고 해주시니 그 마음이 감사해요."
"관악구에 계속 살면서도 경로당에 대해 잘 알지 못했어요. 이번에 경로당에 들어가도 보고 어르신들과 관계를 맺어서 좋았어요."
준비했던 수료증 전달식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이 부끄러워 하면서도 활짝 웃으며 박수도 힘껏 쳐주었습니다.
크디 큰 도움과 응원을 주셨던 선생님들께도 감사장을 드렸습니다. 아이들이 며칠 동안 고이 접었던 종이 꽃다발도 같이 드렸습니다.
마라탕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다같이 동네 마라탕집을 갔습니다. 아이들과 본격적으로 앉아 밥을 함께 먹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이들이 저희 보란듯이 "내가 선생님 옆에 앉을거야" 라며 귀여운 자리 싸움도 해주었습니다. 잘 먹는 아이들이라는 걸 알고 있었는지만, 옆에서 직접 보니 정말, 정말 잘 먹었습니다. 밥까지 말아 먹는 건이, 친구들이 나누어주는 음식까지 다 잘 먹은 현서, 은찬이 유찬이 그리고 희서까지. 아이들이 잘 먹는 모습이 예뻤습니다. 옆에 앉아 있던 수민이는 괜히 장난을 치다가도 어떤 생각에 잠긴듯 계속 무언갈 말하려다가 말고 말하려다가 말았습니다. "선생님 어디 살아요?" "선생님, 이거 다 먹으면 뭐해요?" "선생님, 다 먹고 아이스크림 사러 가요!" "우리 이거 다 먹고 나서도 할거 많아. 편지도 사고 양갱도 사고 감사 편지도 쓰고 감사 인사도 가야 돼" 할 것이 많이 남아 다행인 적은 처음입니다.
같은 건물에 있는 다이소로 갔습니다. 예쁜 편지 봉투를 사야했습니다. "선생님 이 쪽으로 와요!" "선생님 이 길이 더 빨라요!" "선생님, 이 건물에 재밌는 거 많죠. 애들 여기서 자주 놀아요." 그 짧은 거리도 북적북적하게 쓰는 아이들이었습니다.
다이소에 도착하자 아이들이 편지지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편지만 사고 가는데도 어느 새 유찬이는 카트까지 끌고 왔습니다. 같이 이게 더 좋을지, 저게 더 좋을지 고민했습니다. 예쁜 봉투를 골라 계산대로 갔습니다. 우리들의 총무 유찬이와 바자회 MVP 수민이가 결제를 했고, 희서가 핸드폰에 남은 돈을 기록했습니다.
다음은 감사 편지와 함께 드릴 양갱을 사러 마트로 갔습니다. "언니! 우리 돈 많잖아! 아이스크림도 사가자!" "아냐, 그냥 일단 양갱만 사고, 돈 남으면 할인마트에서 아이스크림 사." 희서가 똑부러지게 잔고를 계산했습니다.
할인 마트에서 아이스크림을 사고 교회로 돌아왔습니다. 선생님들과 아이스크림을 나누어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마니또끼리 편지를 주고 받았습니다. 현서는 건이에게, 수민이는 현서에게, 희서는 수민에게 주었습니다. 편지 내용이 모두 너무 좋아서 저도 놀랐습니다. 서로 자주 다투는 사이인데도 편지 쓸 땐 진심 어린 마음을 담아 칭찬도 써주고 계속 친하게 지내자는 말들을 꾹 꾹 눌러담은게 느껴졌습니다. 아이들이 서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서로 생각보다도 많이 소중히 생각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은희 선생님께 썼던 롤링페이퍼를 전달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일 줄 모르고 카메라를 들고 계셨는데, 깜짝 놀라주셨습니다. 서프라이즈 성공이었습니다. 며칠 전, 기획단 회의 시간에 적었습니다. 아이들이 그때 "은희 선생님께 쓰는 편지는 처음 해봐요! 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다른 감사 편지는 쓰기 어려워했는데, 은희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는 술술 적었습니다. 그동안 선생님께서 얼마나 아이들을 사랑으로 챙겨주셨는지를 알 수 있었고, 아이들도 그것을 다 알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수료식 때부터 저희에게 "서연 선생님, 채윤 선생님! 여기 절대로 오면 안 돼요?"라며 보드를 가렸는데, 하나 둘 셋 하며 보드를 돌려 롤링페이퍼를 보여주었습니다. 롤링페이퍼 안에 "기획단에서 제일 좋은 선생님이었어요"라고 적혀있었습니다. 단번에 수민이 글씨임을 알아보았습니다. 수민이가 피식 웃으며 끄덕였습니다. 장난 삼아 "이러고 다음에 바로 바뀌는거 아니지?"라고 물어보니 "아니에요~"라고 고개를 흔들며 말했습니다. 옆에서 희서가 잘 지켜봐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기획단 활동에서 가장 얼굴 볼 날이 적었던 수민이었는데, 이 아이가 언제 우리에게 정이 그토록 쌓였는지 정말 신기하고 다행이고 고마운 일입니다.
롤링 페이퍼가 끝일 줄 알았는데, 각자 쓴 편지도 주었습니다. 희서는 편지에 제 얼굴도 예쁘게 그려 넣어주었습니다. "선생님 언젠가 만나서 '옛날에 그랬었지'하며 웃을 수 있길 바래요."라고 적어주었습니다. 현서도 희서와 같은 방식으로 종이를 접어주었습니다. 현서는 평소에 서기를 맡아서 현서 글씨체를 잘 아는데, 편지에 굉장히 예쁘게 꾹꾹 눌러 적어주었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번 수박 수영장 너무 좋았어요."라고 해주었습니다. 수박 수영장이 좋았다는 말을 가장 듣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 말을 해주어서 고마웠습니다. 건이는 과일 감과 주사위 4를 그려 "감사합니다!"를 쓰고 건이만의 디자인을 듬뿍 넣은 편지를 전해주었습니다. 기념품을 선물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수민이는 장문을 써주었습니다. 저의 강점도 써주고 고마웠던 것들, 함께 했던 활동들을 적어주었습니다. "비록 우리의 활동이 끝났지만 저랑 놀고 싶으면 말만 하세요. 하늘을 날아서라도 선생님한테 갈게요." 감사 편지와 사회자 대본을 쓰며 수민이가 글솜씨가 얼마나 예쁜지 이미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수민이는 서정적이고 마음을 울리는 글을 참 잘 쓰는 것 같습니다. 수민이의 감동적인 편지를 보신 도서관 선생님들께서 수민이에게 편지 대회를 소개해주시며 참가를 권유하셨습니다. 수민이가 글과 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서가 병원 예약이 있어서 도서관 선생님들과 함께 가야했습니다. 저는 잠깐 갔다가 오는 건 줄 알고 "어~ 잘가~" 했었는데, 현서가 다시 걸어오더니 제 품에 꼭 안겼습니다. 지금이 마지막 인사였음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현서와 얼굴을 맞대며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현서가 가고, 아이들과 함께 감사 인사 편지를 작성했습니다. 건이는 동장님께, 수민이는 교회 목사님께, 현서는 새들경로당 어르신께, 은찬 유찬 희서는 양갱을 포장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마지막인 만큼 감사 편지도 집중해서 꼬박꼬박 써주었습니다. 현서가 경로당 어르신께는 큰 종이로 써서 드리니까 다 같이 롤링페이퍼를 쓰자고 해주었습니다.
양갱도 예쁘게 완성했습니다. 하나 하나 종이를 오려 포장지를 접었고, "저희가 바자회를 통해 번 돈으로 산 양갱입니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드립니다. 맛있게 드세요. 수박 수영장 드림"라고 적었습니다.
교회 1층 목사님들께 먼저 전달해드렸습니다. 아이들의 목사님을 꼭 안으며 인사를 드렸습니다. 편지와 양갱 6개를 드렸습니다. 목사님께서도 이제 수박 수영장 마지막이냐면서 아쉬워 하셨습니다. 저희에게도 인사를 해주시며 수고하셨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동안 월드비전 교회에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교회가 있었기 때문에 더운 날 너무 시원하고 쾌적한 좋은 공간에서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깊은 감사를 드렸습니다.
다음은 동장님께 갔습니다. 아이들이 어느 때보다도 밝은 미소로 동장님을 안아드렸습니다. 편지와 양갱을 드리며, 그동안 감사드렸던 부분, 동장님의 관심과 노력이 없었다면 할 수 없었을 우리의 활동들을 말씀드렸습니다. 동장님께서도 기쁜 마음으로 받아주시고 수박 수영장을 어제 성황리에 마쳤다는 것에 축하를 해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새들 경로당에 갔습니다. 가는 길에 현서가 "선생님~"하며 나타났습니다! 너무 반가웠습니다. 이제 못 볼 줄 알았는데 다시 만나니, 그 짧은 사이에 이 아이가 너무 그리웠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현서만의 말투와 걸음 걸이가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현서와, 희서 수민이 건이 은찬이 유찬이와 함께 경로당에 들어섰습니다. 회장님께서 "왔어~?"라고 웃으며 반겨주셨습니다. 회장님께서 아이들에게 완전히 마음을 열어주시고 반겨주시고 계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들께서 반갑고 귀여운 마음에 아이들을 힘껏 안아주셨습니다. 이종화 어르신께서 "어제 너무 재밌었어! 어떻게 그런 걸 준비했대. 내가 너무 재밌어서 흥분했잖아! 다음에 또 해."라고 해주셨습니다. 희서도 그 이야기들을 들으며 활짝 웃었습니다. 다른 어르신들께서도 또 와서 또 하라고 많이 말씀주셨습니다.
작지만 아이들의 마음이 표현된 양갱과 편지를 드렸습니다. 은찬이가 “저희가 너무 감사해서 이거라도 준비해봤어요.”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바자회에서 직접 번 돈으로 샀다는 것을 알게 되시곤 “장하다, 예쁘다! 귀하네!”라고 해주셨습니다. 회장님께서도 아이들의 편지를 잘 읽어주셨습니다.
어르신들과 수박 수영장으로서 인사드리는 것이기도 했지만, 저희들도 경로당에 오는 완전한 마지막 날이기도 해서, 따로 또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동안 너무 밝고 깊은 눈빛으로 언제나 환영해주시고 사랑해주셨던 것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며 더더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실 활동 초반에는 경로당에서 이런 활동을 혹시나 싫어하시거나 아이들을 어색해하실까봐 걱정되기도 있었습니다. 또 용건이 있어 들려야 할 때, 경로당 문 앞에서 조금 긴장하며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저희에게는 경로당이 가장 편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부터 경로당을 가는 길에도 어르신들의 웃음소리와 저희를 향한 따뜻한 미소가 생각나 설레었습니다. 그렇게 좋아해주셔서 저희도 더 마음 편히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마음을 눈빛과 포옹으로나마 전해드렸습니다. 이종화 어르신께서는 문 앞까지 나와 저희를 배웅을 해주셨습니다. 아이들도 끝까지 손을 흔들며 인사를 드렸습니다.
은찬이와 유찬이가 가야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경로당에 인사를 드리자마자 이 아이들과도 바로 마지막 인사를 하게 되니 마지막 날임이 이제야 실감이 났습니다. 꼭 껴안아주고, 그동안 고마웠던 것과 앞으로의 삶에 대한 응원을 해주고 인사를 했습니다.
수민이가 "선생님, 저희 떡볶이 먹어요!"라고 열 번은 말했습니다. 아까 마라탕을 엄청 먹었는데 또 배고픈 것이 신기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생각해보니 뭐라도 더 하고 싶어 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아이들의 단골집에서 떡볶이를 포장해서 교회로 갔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신나했습니다. 이런 저런 장난을 치며 서연 선생님과 저에게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마음껏 해주었습니다.
• 아동기획단과 마지막 인사 (16:00~16:30)
현서의 먹스킬 덕분에 떡볶이는 5분만에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잘 먹는 아이들이 너무 웃기고 귀여웠습니다. 마지막까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아이들입니다. 신림동 친구들과 모여 뒷정리도 하고, 술래 잡기도 했습니다. 술래 잡기를 그렇게 좋아하는 수민이와 건이가 중간 중간 계속 저희를 안아주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커피도 쏟아주는 아이들 덕에 이제 갈 때가 되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1층으로 내려가서 아이들을 배웅했습니다. 마지막 사진도 찍고,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마지막 이야기를 했습니다. "선생님, 저희 번호 있는 거 맞죠?" "선생님, 꼭 연락해야 돼요?" "선생님, 저희 잊으면 안돼요?" 많은 약속을 하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아쉽게 헤어졌습니다. 아이들의 인생을 너무나 응원해주고 싶습니다.
3. 실습 일정 평가
1) 배운 점
- 이번에 아이들의 편지를 읽으며 편지의 힘을 새삼 느꼈습니다. 글로 더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마음을 표현주어 고마웠습니다.
- 슬프지만 마지막을 덤덤히 받아들이려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헤어짐도 연습인데, 기획단 아이들은 이것 또한 베테랑이었습니다. 좋은 이별의 태도를 아이들에게 배웠습니다.
2) 보완점
- 간담회 시간, 다들 어제 불이 올랐던 분위기에 당황했던 기억이 생생한 듯 했습니다. 아쉬웠다는 표현도 충분히 받아들여야 하는 의견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잘해왔던 일들이 몇 배는 더 많았는데 그 이야기들을 더 나누지 못했습니다. 그냥 사업의 성과 기록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저희와 아이들과의 마지막 나눔인 만큼 아이들에게 수박수영장에 대한 좋은 기억을 더 상기시켜주고, 강점을 찾아 가슴에 넣어주고 싶었는데 여러 여건상 충분히 그럴 수 있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사업의 마무리를 담당하는 것이 처음이라 많이 미숙했던 것 같습니다. 다음에라도 어떠한 사업에서 아동과 이러한 간담회 자리를 갖게 된다면, 더 소수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거나, 질문지에 각자의 강점이 잘 표현되었던 활동을 넣어 그 일에 대한 더 구체적인 그들의 말을 끄집어낼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2) 슈퍼비전 요청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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