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쥐치 : Stephanolepis cirrhifer (Temminck et Schlegel)
► 이 명 : 쥐치어, 객주리, 가치
► 외국명 : (영) Thread-sail filefish, Filefish, Porky, Fool fish, (일) Kawahagi (カワハギ)
► 형 태 : 크기는 전장 30㎝ 정도이다. 몸은 타원형에 가깝고 측편되어 있다. 체색은 보통 회청색을 띨 때도 있고 연한 분홍색을 띠는 수도 있다. 옆구리에는 부정형의 암갈색 반점이 산재한다. 체표는 미세한 가시 모양의 비늘로 덮여 있어 까칠까칠한 느낌을 준다. 입은 작고 이빨은 판상으로 윗턱에 2줄, 아래턱에 1줄로 되어 있다. 전장 10㎝ 이상의 수컷은 등지느러미 제2연조가 긴 실모양으로 되어 있다.
크기는 대개 전장 20㎝ 정도이다. 체고가 높은 난원형, 눈은 작고, 주둥이는 뾰족하며 그 끝에 작은 입이 있다. 등지느러미의 제1극조는 강하다. 수컷은 제2등지느러미의 제2기조가 실처럼 길게 연장되었다. 몸 색깔과 변이가 심하다.
► 설 명 : 조하대에서 수심 100m까지의 모랫바닥에 서식한다. 해파리, 불가사리, 유공류, 패류, 다모류, 해조 등을 먹는다. 행동이 아주 둔하고 헤엄칠 능력이 부족하여 평시에는 등과 배지느러미 등 수직지느러미를 파도 모양으로 움직이며 이동하고, 먹이 앞에 정지해서 흡입하듯이 포식한다. 흥분하면 등가시를 곧바로 일으켜 세워 적을 위협한다. 산란기는 5~8월이고, 알은 침성점착란(沈性粘着卵)이다. 먹이터가 발견되면 1마리가 직경 30㎝ 내외의 먹이터를 수비한다. 적이(동종류) 침입하면 몸빛과 반문색이 선명해지면서 투쟁하여 몰아내는데 쫓겨나가는 적은 몸빛이 푸르다. 치어는 때로 유조(流藻, 떠 다니는 조류)에 붙지만 5㎝ 이상이 되면 해조밭이나 암초가 많은 지역에서 생활한다. 쥐처럼 입이 작다고 쥐치라는 이름이 붙은 물고기라고 하지만 낚시로 잡으면 물 밖에서 실제로 쥐처럼 찍찍거리는 소리를 낸다.
정치망, 지인망(地引網)등으로 어획한다. 연중 낚시의 대상이 되지만 작은 입으로 먹이를 먹기 때문에 낚시줄에 입질하는 것이 잘 전해지지 않는다. 횟감, 찌개 냄비요리 등에 이용된다. 요리할 때는 주둥이 끝에서부터 꼬리쪽을 향해 통째로 껍질을 벗긴다(일본명은 ‘껍질을 벗겨서 요리한다’[皮剝, 피박]는 데서 유래함). 간은 무독성이며, 크고 맛이 좋으며, 조림, 찌개에도 적합하다. 복어간(일본명 “kimo”)의 대용으로 이용한다. 살은 희고 열을 가하면 살이 잘 떨어진다. 얇게 썬 생선회는 복어와 매우 유사하다. 여름이 제철로 조림, 찌개, 국, 튀김, 무니에르 등으로 이용한다. 일본에서는 양식하기도 한다.
제철은 초가을부터 겨울까지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늦봄에도 개체에 따라 맛이 좋지만 불안정하다. 해수 온도가 내려가기 전에 거친 먹이를 먹어 간을 크게 키우는 시기에는 간이 큰 개체가 많다. 비늘은 껍질과 일체화되어 있어 껍질과 함께 벗겨낼 수 있다. 껍질은 두꺼워서 먹을 수 없다. 얇은 껍질은 벗기기 어렵지만 구우면 먹을 수 있다. 뼈는 약간 단단하다. 신선한 개체의 살은 투명한 백색이며, 단단하고 부드럽다. 살은 가열하면 다시 단단해진다. 간의 맛이 일품이다. 신선한 것은 주로 생선회로 이용하며, 식감이 좋고 단맛과 감칠맛이 풍부해서 맛이 매우 좋다. 소금구이, 조림, 튀김, 된장국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한다. 쥐치포로 가공하며, 단맛이 강해서 맛이 매우 좋다. 근래에는 자원량이 감소해서 말쥐취나 수입산으로 쥐포를 가공한다.
► 분 포 : 한국(전 연안, 제주도), 일본(중부이남, 류우큐우), 대만, 남중국해, 베트남 등 주로 서태평양 연안에 널리 분포한다.
※ 쥐치 이야기
쥐치는 열대 지역 연안에서부터 우리나라 연근해까지 전 세계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어종이다. 잡식성인 쥐치는 해파리도 먹어 치울 정도로 먹성이 좋고 생명력이 강하여 연안은 물론 대양에도 폭넓게 서식한다.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잡히는 쥐치科 어류로는 쥐치, 말쥐치, 객주리, 날개쥐치, 그물코쥐치 등이 있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먹는 것은 쥐치와 말쥐치이다.
대표적인 간식거리로 손꼽히는 ‘쥐포’는 포를 뜬 쥐치를 조미하여 건조한 음식이다. ‘쥐치포’라고도 하는 쥐포는 삼천포가 최대 생산지였다. 삼천포 쥐포의 짭조름한 감칠맛은 국민 술안주로, 국민 대표 간식거리로 인기를 끌면서 1960~1980년대 삼천포의 경제 호황기를 가져다주며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쥐치는 생김새가 쥐를 닮아 ‘쥐고기’라고도 불리며 전라남도에서는 쥐치어, 포항에서는 가치, 제주도에서는 객주리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쥐치는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徐有榘)[1764~1845]가 저술한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중 7번째 지(志)인 「전어지(佃漁志)」에는 ‘쥐치어’로 기록되어 있고, 조선 후기 학자 김려(金鑢)[1766~1822]가 저술한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魚譜)인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에는 “입이 작아 잘 삼키지 못하고, 갉아 먹는 것이 쥐와 같다.”라고 하여 ‘서어(鼠魚)’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서유구는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서 “쥐치는 비려서 먹지 않고, 껍질로 화살대를 문질러 갈아 내는 데 사용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쥐치는 껍질이 두껍고 맛도 없어서 그물에 걸리면 어부들이 도로 바다에 내던지던 생선이었다. 식용으로 사용하기 힘들어 비료로 쓰일 정도로 상품 가치가 없었으나, 1960년대 삼천포 인근 남해안에서 쥐치가 대량으로 잡히면서 삼천포에서 쥐포 가공이 시작되었다. 1970년대 후반 오징어 값이 폭등하자 대용품으로 조미 쥐포가 인기를 끌면서 1970년대 초 쥐포 가공 산업이 본격화되었다. 삼천포는 쥐포 최대 산지로 떠올랐고 삼천포 쥐포는 쥐포의 대명사가 되었다.
쥐포의 인기가 치솟자 너도나도 쥐치잡이에 나서 1978년에는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잡힌 모든 생선 중 쥐치가 16만 1917톤으로 어획량 1위에 올랐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쥐치는 남획과 기상 이변 등으로 어획량이 급감하였다. 1993년에는 2만 톤, 이후에는 1만 톤을 넘기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2000년대 들어와서도 고작 500톤가량 잡히는 귀한 생선이 되면서 국내산 쥐포는 ‘서민 음식’에서 ‘고급 음식’이 되었다.
쥐치는 남획과 기온 변화 등으로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거의 멸종되다시피 하여 2000년대에 종 복원 사업이 진행되었고 말쥐치 완전 양식 기술의 개발로 양식 쥐치가 공급되기 시작하였다. 쥐치는 껍질이 두껍고 질겨 해파리의 독에 영향을 받지 않고 내성이 있어 대표적인 해파리의 천적 어종으로 손꼽힌다. 최근 해파리 퇴치 목적뿐만 아니라 자원 고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방류 등으로 근해 개체 수 증가를 시도하고 있다.
쥐포는 바다에서 잡은 쥐치를 내장을 제거한 뒤 포를 뜬다. 깨끗이 씻은 포에 설탕, 소금, 조미료, 호박산, 솔빈산, 구연산 등을 혼합한 조미액으로 조미를 한다. 조미한 포는 짧게는 사흘에서 길게는 닷새 정도 숙성을 시킨다. 숙성된 포를 한 조각씩 발에 널어 말린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쥐치를 손질하여 몸통 전체를 말린 것을 ‘쥐치알포’라고 한다. 쥐치알포는 살점이 두툼하여 식감이 좋고, 맛이 깊어 쥐포 중에 최고의 상품으로 친다. 쥐치알포는 ‘삼천포 쥐치포’라는 지역 브랜드를 달고 판매된다. 삼천포 쥐포는 천일염으로 살짝 간만 하고 최소한의 조미료를 사용하여 순수한 고기 맛이 살아 있다. 쥐치는 원단[쥐포]을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알포[껍질 벗긴 포 1조각]와 빵포[원단을 여러 개 붙인 것], 줄포[채 썰듯이 잘게 썬 것], 롤드[늘린 조미 쥐포] 등으로 구분된다.
지역 경제의 대표적인 산업이었던 ‘쥐치 가공 산업’은 쥐치의 어획량 격감과 저가의 중국산과 베트남산 제품이 국내에 유통되면서 쇠퇴기를 맞았다. 삼천포 쥐포의 명성을 되찾기 위하여 사천 지역 쥐포 가공업체들은 삼천포 쥐포에 대한 지리적 보호 및 공동 브랜드 개발 사업을 연구하여 왔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 2008년 삼천포쥐치포 생산자영어조합법인이 설립되었다. 삼천포쥐치포 생산자영어조합법인은 특허청에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등록을 출원하여 2009년 10월 14일 ‘삼천포 쥐치포’가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에 등록되었다.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에 등록되면서 삼천포 쥐치포의 명성을 널리 알림과 동시에 상표법상 지적 재산권 보호 및 배타적 권리를 가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