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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사계 불 좀 꺼주세요(2005.5.25 관람후기) SH 소극장
내 맘의 탈출구 - 불 좀 꺼주세요(2005.5.25 관람후기) - 524dream*1) Ⅰ. 序 說 2005년 5월 봄의 부산은 ‘연극의 달’이었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BIPAF(Busan International Performing Arts Festival) 개최부터 시작해 각종 다양한 연극공연이 있었다. “회화․시․영화처럼 완성예술은 만들어진 ‘결과’에 생명이 있다. 그러나 행위예술인 연극은 공연하는 ‘과정’에 생명이 있어서 영화와는 또 다른 생동감이 공연도중 극장에서 바로 넘쳐나 삽시간에 무대와 객석, 배우와 관객이 그 자리에서 교감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다른 무엇보다 내가 연극을 즐겨찾는 이유이다. Ⅱ. 대상연극(불 좀 꺼주세요)의 개관 [첫사랑을 못 잊어 하는 중년 남성의 사랑 얘기다. 그들은 젊은 시절 강원도 산골짜기 초등학교에서 여자는 학교 선생님으로 사내는 학교 농장의 일꾼으로 만나게 된다. 서로 사랑하게 되지만 거렁뱅이 신세인 자신에 비해 상대가 너무 과분하다고 생각한 사내가 어느 날 그녀 곁을 떠나고 만다. 그 후 여자는 사내를 수소문하여 찾아다니다가 사내의 친구에게 발목을 잡히게 되고 사내는 공사판 잡부로 전전하다가 어느 부잣집 여대생과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게 된다.]여기까지는 흔히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 연극은 숨막히는 마지막까지의 거듭되는 반전으로 일상을 역사로 만든다. Ⅲ. 관련 경험담 사례 1. A 사무실 실장님 이야기 A 사무실에 근무할 때 실장님의 경험담이다. 대학시절 한 여자를 사랑했다. 그러나 졸업 후에도 별다른 비전이 없었고 사랑했지만 여자 부모님의 반대로 헤어졌다. 결국 그 여자는 다른 남자와 결혼을 했다는 소문과 함께 사라진다. 남자는 헤어지고 정말 힘들었으며 현실 속에서도 꿈속에서도 괴로워했다. 그리고 그 때부터 미친 듯이 열심히 살았다. 몇 년 후 그 남자도 우여곡절 끝에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게 된다. 여기까지가 일상이다. 그러나 이 남자는 몇 년이 지나도 그 사랑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한다. 결혼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도 그 여자를 찾기위해 수소문을 한다. 주민등록번호를 조회하여 살고 있는 전국방방곡을 찾아나서기도 한다. 집을 며칠간 들어가지 않고 그녀가 그리워서 울기도 한다. 현재 온전한 결혼생활의 갈망보다는 후회와 얼룩으로 옛사랑을 찾아다닌다. 2. sbs 드라마 '사랑共感' 너무나 평범하게 살아가던 일상에서 다시 찾아온 첫사랑의 설렘으로 한 중년의 남자는 방황한다. 하지만 이미 세월 속에서 삶의 동반자가 된 아내를 바라보며 과연 난, 우리는 누구를 사랑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시하고 해답을 찾으려한다. Ⅳ. 구체적 고찰 1. 자아(ego) 우리의 인간관계는 도미노와도 같다. 나만 상처받는다는 생각은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이다. 나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며 살고 있다. 그것이 내 상처가 아니라서 스스로 깨닫지 못할 뿐이지 나만 상처로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나 또한 다른 사람을 치고 쓰러뜨린다. 나 자신이 나의 세상의 주인공이라고 해서 누군가를 나의 들러리로 세울 권리까지 부여된 것은 아니다. “사랑은 본능보다는 의지에 가깝다.”성적자기결정권을 남의 또는 환경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자신의 사랑이 소중한 만큼 타인의 사랑도 소중한 것이다. 그렇다면 <불 좀 꺼주세요>나 소개한 <관련경험담>에서의 남자와 결혼한 부인의 사랑은 무엇인가? 아무것도 아닌 것인가? 연극과 실제생활의 차이점은 연극은 주인공이 정해져 있지만 현실은 연극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다 소중한 주인공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그 점을 간과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2. 또 다른 자아(alter ego) 배우의 분신을 보며 떠올린 것은 다름아닌 느끼의 대명사 리마리오의 “본능에 충실해” 라는 유행어였다. 그러한 본능이 자정작용과 일치하고 순리라면 이 세상에 사랑으로 문제될 것이 있을까.. 인연이라는 소중함이 부각될 수 있을까..옛말처럼 인연은 새끼손가락에 서로 같은 빨간 실로 묶여져 있는 것일까..오히려 그렇다면 각종 일상으로든 역사로든 행해지는 성범죄들이 일어날 여지도 없지 않을까..그리고 그 본능이라는 것이 평생 한 사람을 향한 고매한 감정일까? 그 본능의 희생양은 없는 것일까? Ⅴ. 結 語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젊은이들이 하는 첫사랑의 말랑말랑한 사랑만이 유일한 순수 결정체의 사랑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사랑의 모습은 다양하다. 진짜 사랑은 핑크빛이 아니라 상처도 많고 오히려 더 구질구질하지는 않을까? 그립다고 해서 미완성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진짜 사랑일까? 우리 인간은 평생 한사람을 사랑하도록 프로그래밍된 것은 아닌 것 같다. 동시에 둘을 사랑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정말 그렇다하여 하나의 사랑이 불순하거나 잘못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또한 처음의 사랑보다 다음의 사랑이 더 가치있을 수도 독립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남을 사랑하기 이전에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이 연극의 백미는 한사람의 자아(ego)와 또 다른 자아(alter ego)를 넘나드는 다양한 인간 내면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연극을 단순히 제도적 사랑, 본능적 사랑이라는 이분법적 사랑의 갈림길에 잣대를 두기보다는 오히려 자기가 한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이 보다 중요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였다. 물론 그 선택으로 상처받는 사람이 없다면 상황은 달라지지만 주인공 남자와 결혼한 여자의 사랑은 누구에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 주인공 남자는「환도와 리스-그 금지된 사랑이야기」에서와 같이 결국은 자기 이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번복되는 사랑의 선택을 한 것은 아닐까? 주인공이 사랑이라고 믿고 있는 것 또한 진정한 사랑일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 적어도 사랑의 이름으로 자기를 향한 타인의 눈을 찌르는 愚는 범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닐까.. 지금 내 맘의 바른 탈출구는 과연 어느 쪽이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끔 하는 연극이었다. *** 524dream만의 연극 두 배로 즐기는 법 *** 하나. 연극을 감상한 후 1~2일 안에 관람 후기를 적는다. 멋진 글이 아니라도 좋다. 일반 사람들의 생각과 다른 글이라도 좋다. 연극이 끝나고 나면 보통, 머리위로 여러 가지들이 떠다닌다. 그러다 시간과 함께 묻힌다. 그러나 그에 대한 느낌들을 적다보면 두둥실 떠다니는 것이 어느새 내 맘의 밭에 구름이 되어 비를 내리고 결국은 환한 햇빛을 비추게 된다. 둘. 희곡을 읽는다. 영화에만 명대사가 있는 것이 아니다. 희곡에도 주옥같은 명대사가 너무 많다. 그러나 연극을 보고 기억에 남는 것은 막상 몇 가지가 되지 않는다. 연극을 보기 전에도 좋고 후에도 좋다. 희곡을 반복해서 읽다보면 무심코 지나온 나의 잔영들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주인공역이 아니라 내가 1인 모든 역을 해 보는 경험을 맛보게 된다. 앞서 말했지만 연극에는 주인공이 있지만 삶에서 내가 절대적으로 주인공 역할만을 할 수는 없다. 주인공의 결말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모든 가능성을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된다.
셋. 연극배우들에게 힘을 실어주자. 드라마나 영화는 NG라는 것이 있다. 그래서 수정과 삭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연극은 관객의 바로 앞에서 공연을 한다. 연극배우도 평범한 사람인 까닭에 컨디션이 항상 좋을 수만은 없고 감정의 기복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그들을 사랑스런 눈길로 바라보면 그들은 아마도 더 멋진 공연을 하지 않을까? 관심을 가지고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자. |
첫댓글 "한 번 잘 써 봐야징" 하는 초심과는 다르게 막상 쓰고 나니 마니 부끄럽네여ㅜㅜ 그러나 사랑공간 극단사계 회원님~ 저처럼 머리에 쥐도 나보면서 함 관람후기 써보시기를 권합니다^^* 연극배우님들의 흘리시는 땀방울에 비하면 암것두 아니잖아여..멋진 극단사계에 우리의 작은 관심으로 힘을 실어줍시당(잘했쪄?ㅋ)~★
524drem님 긴~~~ 장문의 후기 넘 감사합니다.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살이되고 피가 되겠지요!
와~우...넘 멋지십니다^^
장문의 후기이네요~ 연극을 관람하시고 생각을 많이 하시고 노력을 많이 기울여 적으신거 같습니다.. 이 연극을 보고 말로 표현할수 없는 맘속 무언가가 꿈틀거리더라구요^^순수와 열정에의 갈망.... 감상 후기 잘 읽고 갑니다^^
마치 논문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너무 조리있고 연극의 대사를 인용한 부분과 사례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하네요... 마지막에 팁인 듯한 연극 두배로 즐기는 법은 연극의 초보자로써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524dream님 말씀처럼 저도 작은 관심과 홍보로 극단사계에 힘을 싣도록 할께용~~
좋은 아침입니당~~ 오늘 욘사마의 출연작이었던 겨울연가촬영지 <외도>갑니당~~^^* 다녀와서 좋으면 극단사계 회원님들에게 좋은 곳 마니 소개할께여~~부족한 제 관람후기에 대한 많은 리플 부탁드려용~~ 보신 분들과 많은 의견 나누고 싶네여~~^^* (오늘도 극단사계 홧팅~m^^m~)
논문같은 기분이 드는 후기입니다. 그래도 연극에 대한 왕초보가 이해하기 좋게 쓰여졌군요.
연극 한편을 보시고.. 이렇게 공들여서 후기를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배우들이나 스탶들이나.. 힘이 많이 되도록 써주시는 관객분들이 너무 감사하답니다^^ 여러분이 원하신다면... 대본을 올려드릴까요? ㅎㅎㅎㅎ 타이핑은 제가 한지라 오타가 좀 많습니다만은 ㅋㅋㅋㅋ
정말 공들여서 쓴 글 같습니다... 영극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추신 분 같네요... 저같은 영극초보에게도 이해가 쉬운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우와,,논문같은 느낌이 듭니다,,암튼 전문가의 견해 같다는 생각이드네요,,
까페 배경음악 넘 좋아여~~^^* 친구가 헤어지자공..하네여-.- 부자남자 만나라고.. 전 그냥 함께 있는게 좋았는데.. 조용히 사라져야 될 것 같네여.. 슬픈 음악 가사 떠올리며 추억하기 싫은뎅.. 정말 사랑했담 떠나려 하지 않았겠죠.. 실연 당했을 때 황토 찜질방이 좋대용... 저 힘 좀 실어주세여 ㅠㅠ
우와~ 넘 멋집니다.. 연극을 보고 이렇게 자기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 것..그리고 그 맘의 여유...본받고 싶네여..연극초보자의 지침서!라구 해도 될까여? 어렵게만 지루하게만 느껴지던 연극에 친근한 매력이..팍팍ㅋ
정말 사랑해서 헤어질수도 있는거랍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보내주고싶어하는 사람이 제 주위에도 있거든요....
후기 잘 보고 갑니다. 이 연극 못봐서 아쉬웠는데...이런 멋진 글로나마 만나게 되어 기쁘네요^^
524dream님 그 남자 분 많이 힘들었나 봐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거든요... ㅠㅠ 님께서 한번만 더 따뜻한 손길을 보내준다면 그 남자분도 님이 힘들때 분명히 그런 손길이 되어드릴꺼예요 님께선 분명히 그렇게 하셨을 거라 믿어요... 남자친구분이 저와 같은 마음이라면 다시는 님에게 그런 말을 하지 않을꺼예요.
그 남자친구 분의 힘든 일이 무엇인진 모르겠지만... 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를 들었다면 분명히 그 힘든 일을 극복 하려고 노력하고 있을거예요... 그런 남자분의 마음을 전 잘 알거든요... 524dream님의 최고의 남자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을 모습이 상상이 되네요... 님 힘내세요... 파이링~~~~
요즘 사랑은 이기적인 거 같습니다.. 그래서 순수한 사랑을 가장하고 계산기를 두드리는 것 같습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그런 오아시스 없는 걸까요? 524dream님 힘내세여
사랑에 대해서 잠시 동안이나마 생각하게 해준 감상문이었습니다. 멋진 글입니다.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넘 감사해여~~^^*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몬 꼭 함께 연극보러 가보세용..글공 연극이 끝나고 난 후 서로의 생각을 나누어보세여... <공간! + 생각!>~~ 내 맘속에 그냥 밋밋한 사진첩보당 찐~하게 기억될꺼여용 ㅋ 모두들 멋진 삶 꾸려가시길 바래여
인생을 진실되게 산다는것은 생각보다 힘든거 같습니다... 그만큼 이 세상도 각박해지고... 인간들도 이기적으로 변해서 자신들의 본연의 모습들은 감추고... 허위와 가식으로 많이 살아갑니다.
그렇게 살다가..결국 인생의 마지막엔 껍데기만 남은 자신을 발견하게 될것 같습니다. 진실되게 인생을 살아가고 진실된 사랑도 하고... 그렇게 살아가길 다짐합니다.
오랜만입니당~~^^* 어제 노래방에서 <윤도현의 사랑했나봐>들었는데 이 까페가 생각나더라구용~~ 불꺼 정모에 참가하고 싶은뎅..제가 저녁에 알바를 해서..불가능할 것 같아 맘이 아파용 ㅠㅠ 다들 많이 참석하시공..좋은 만남 가지세여~~ 저같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응원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 기억해주시구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