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모터 사이클 다이어리'를 보고

[헤레나]

영화는 실제 역사 속에 살아 있으며 현재를 사는 젊은이들에게 많은 생각을 주는 주체로

위치하게 된 쿠바의 전설적인 영웅 체 게바라의 젊은 날 여행일기로 그려져 있다.

후에 그의 죽음은 프랑스 68혁명의 기폭제가 되었고 68혁명의 전과정을 통하여

모든 혁명의 전위들을 들뜨게 한 이름이며 이웃 나라 체코에 프라하의 봄으로 파열되었다는데..

체 게바라는 죽고 나서도 다시 모터 사이클을 타고 이제는 그가 여행했던 남미뿐이 아닌

세계 젊은 영혼들의 가슴을 누비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러나 오늘 나는 혁명가이며 정치가인 체 게바라의 모습을 논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영화는 에르네스토 게바라와 그의 사촌 형인 로베르토의 모터 사이클

여행중에 에르네스토가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로 진행된다.

물에 씻긴 듯 말갛게 펼쳐지는 남미의 풍경은 한 시대를 풍미한 체 게바라와 함께

우리의 시선을 붙잡고 놓지 못하게 이어지고 또 이어진다.

마치 길이 이어 지듯이.

천식을 친구처럼 평생 곁에 두고 살아야 했던 에르네스토(체 게바라)에게

그 고통은 어려운 이웃을 이해하기 위한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선물을 사다 달라는 애인의 부탁으로 받은 돈을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도 자기를 위해서는

사용치 않아 함께 여행하는 사촌 로베르토를 서운하게 하더니 길에서 만난 핍박을 당하는

사회주의자 부부에게 주어 버리는 에르네스토는 이미 소외되고 힘든 사람들의 친구가 되었다.

타고 다니는 모터 사이클을 로시난테로 바꿔 부르는 저변에는 돈키호테처럼 계산하지 않고

살아가는 에르네스토의 삶의 복선이 보였다.

화면으로 보이는 남미의 경관을 보며 우리는 체 게바라가 누비던 그곳이 가고 싶어진다.

자신들의 뿌리를 알기 위해 그는 남미로 떠났지만 우리는 그의 흔적을 보고 싶어 남미로 떠나고 싶다.

나병 환자 촌에서 에르네스토의 생일을 맞아 파티를 열었을 때 고무된 그가 나병 환자들이

수용되어 있는 섬으로 수영을 하여 건너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어려운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그들의 힘이 된 그가 살다 간 삶처럼 안전하고 편하게

이튿날 배를 타고 건너도 될 그 길을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그 시점에 헤엄을 쳐

나병 환자들에게 다다른 그 일은

에르네스토의 삶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에 근거를 두어 잔잔하게 전개되는 로드무비인지라 좀더 극적인 클라이맥스가 부족한 듯했지만 

에르네스토의 치열했던 삶을 생각하면 굳이 영화로 그의 삶을 설명하지 않아도

한 손에는 책(엄청난 독서광이었다고 한다)을 들고 한 손에는 총을 들고 싸웠던 그를 이해하는데

균형이 맞는 것 같다.

우리가 비록 젊지 않지만 아름다운 영혼을 사모하고 문화를 사랑하는 맘 있으니

어찌 칭찬하지 않으리…

[떠돌이]

에르네스트는 잘 모르지만 우리 헤레나님의 깊은 통찰력 덕에 많이 배움니다.. ㅎㅎㅎ 정말..!!

[동우]

전설의 이름, 체 게바라-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영상에는 혁명아의 모습은 조금도 비춰지지 않지만, 남미 척박한 민중의 진정한 면모를 깨달아가는 에르네스토의 모습이 잔잔하게 드러나는 좋은 영화... 체 게바라에 흠취되지 않는 영혼 있으랴.

[포사]

체게바라(1928-1967)에대하여 우리는 단편적인 지식밖에 없는것이 사실인데 평전을 기회있으면 일독하길 쌈지께 권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