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의 식탁에서 김치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프랑스 사람들의 식탁에서 ‘빵’은 그들의 식문화를 보여주는가장 중요한
음식이다. 프랑스에는 대략 70여종의 지역 특산 빵(Pains regionaux)들이 있으며 각 지역마다 독특한 맛과 모양의 빵을 가지고 있다.
특히 밀가루와 소금, 효모를 넣어 만드는 바게트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빵이다.
재료와 만드는 방법이 까다롭게 관리되는 프랑스 빵. 바게트를 비롯하여 다양한 종류가 있다.
프랑스 빵의 정의
서양에서 빵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음식이지만, 프랑스에서 빵은 그들의 문화로 인식된다. 프랑스 정부에서는 그들의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유지하기 위해 법률로 엄격하게 정의하고 있는데, 빵도 그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법률에 의하면 프랑스 빵은
오직 밀가루, 물, 소금으로만 만들어져야 하며 자연발효를 거치거나 이스트를 사용해야 한다. 완성된 반죽에는 일체의 첨가물과
색소가 포함되어서는 안 되고, 냉동의 과정을 거쳐서도 안 되며 고유의 반죽 그대로를 구워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프랑스 빵의 구분
프랑스 빵은 제조 방법에 따라 수많은 종류를 가지고 있지만, 발효 방법에 의해 구분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팡 오 르방(pain au levain)’이다. 팡 오 르방은 빵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체의 이스트(효모)를 사용하지 않고, 오직 자연 발효만을
거쳐 만들어낸 빵을 의미한다. 이렇게 자연 발효를 거쳐 만들어낸 빵은 밀도가 높아 좀 더 쫄깃하면서도 거친 식감을 준다.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 발효 과정에서 생겨나는 특유의 맛과 향이 빵에 배어들게 되어 약간의 신맛과 쓴맛을
함유하게 된다. 팡 오 르방으로 만들어내는 빵은 자연 발효를 거치기 때문에 빵을 만들어내는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리며 그 과정 또한
복잡하다.
다양한 모습의 프랑스 빵 길게 뻗어 있는 모양 : 되 리브르(deux-livres), 파리지앵(parisien), 바게트(baguette), 바타르(batard), 피셀(ficelle), 원형 : 불(boule) 타원형 : 쿠페(coupe), 반을 접어 구운 길지 않은 빵 : 팡뒤(fendu), 버섯모양 : 샹피뇽(champignon), 밀의 이삭모양으로 긴 빵을 양쪽으로 엇비슷하게 구운 모양 : 에피(epi)
※ 종이봉투에 담는 프랑스 빵 대부분의 프랑스의 빵집에서는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는다. 통풍이 되지 않는 비닐봉투를 사용하게 되면 빵이 눅눅하게 되어
먹을 때의 식감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프랑스에서는 빵을 종이봉투에 넣어가는 모습을 손쉽게 볼 수 있다.
프랑스 빵의 종류
1) 바게트 (baguette)
바게트 빵을 위한 반죽과 완성된 바게트 빵
바게트는 프랑스 빵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빵으로 길쭉하며 단단한 식감이 특징이다. 바게트는 그 모양과 크기에 따라 이름이
구분되며 한국에서 유명한 바게트는 보통 65~67cm 정도의 길이에 280g의 무게를 가진다. 긴 길이의 바게트는 faconneuse라
불리는 틀에서 구워낸 것이며, 이보다 가는 바게트는 ficelle이라 불린다. 이런 ficelle은 200g 이하의 무게를 유지하며
오베르뉴 지방의 petit pain도 비슷한 크기와 무게를 지닌다.
바게트는 소맥분으로 구워내기 때문에 빵의 껍질은 바삭바삭한 상태를 유지하며 구워낸 다음에는 구수한 맛이 난다. 바게트 빵을
잘랐을 때 속에 원형의 기공이 많으며 일정한 부피로 부풀어 올라 있으면 좋은 맛을 내며, 일반적으로 구워낸 뒤 8시간이 지났을 때가
가장 맛있는 상태이다. 바게트 빵을 처음 만들 당시에는 표면의 트임을 막고 빵의 식감을 좀 더 살려내기 위해 빵 표면에 칼집을
넣었지만 현재는 빵을 만드는 사람의 사인을 의미하기도 한다.
2) 프렌치 토스트 (French toast)
프렌치 토스트는 아침 식사, 간식, 디저트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된다. <출처: gettyimages>
달걀과 우유에 빵을 담근 뒤 구워내는 프렌치 토스트는 실제 프랑스보다 북미에서 좀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빵이다.
프렌치 토스트는 아침 식사에 많이 제공되며 오래되어 눅눅하거나 건조된 빵을 달걀과 우유에 넣어준 뒤 구워내기 때문에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다. 보통 구워낸 프렌치토스트에 꿀이나 시럽을 얹어 먹는다.
3) 크루아상 (croissant)
초승달 모양의 크루아상. 안에 다른 재료를 곁들여 샌드위치처럼 먹기도 한다.
층을 이루며 삼각형 모양을 한크루아상은 속이 비어있어 가볍고, 지방분이 많은 데다 짭짤하기 때문에 아침에 즐겨 먹는 빵이다.
크루아상은 일반적으로 프랑스 빵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크루아상의 기원은 헝가리이다. 크루아상은 프랑스어로 초승달을
의미하며 1683년 헝가리에서 오스트리아로, 루이 16세의 왕후였던 오스트리아의 마리 앙투아네트에 의해 프랑스로 전해지게 되었다.
1636년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이 오스만튀르크 군대에 포위되었을 당시 오스트리아의 한 제빵사는 그의 창고에서 우연히 튀르크 군의
공격 계획을 듣게 되었다. 그는 곧장 이 사실을 오스트리아 군에 알렸고, 이를 통해 튀르크 군을 물리치게 된다.
이 공로로 그는 당시 오스트리아의 명문가(名門家)였던 페데스부르크가(家)의 훈장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이후 그 제빵사는 튀르크 군의 깃발 모양을 본뜬 초승달 모양의 빵을 만들어 내었다고 한다. 초승달이 이슬람의 상징이었던 만큼
첫댓글 아하.... 그렇군요. 바케트...종이봉투.. 그건 알고 있었는데 여러가지 또다른 빵의 상식을 알게되었네요.
감사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