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訃告)의 상주(喪主) 표기
상주란 주(主)가 되는 상제(喪制. 부모, 조부모 등이 세상을 떠나 상중喪中에 있는 사람)로 예전에는 초상(初喪. 장사 지내는 일)이 나면 돌아가신 분의 맏아들(차남이하 딸도 같이 포함)이 상주가 되어 상주명의로 돌아가신 날짜, 장소, 사망원인, 출상일자, 장사지 등을 기록한 '부고'라는 통지문을 우편이나 인편으로 보냈다. 이 때 상주의 이름 앞에 기록된 '고자(孤子)' 홍길동, '애자(哀子)' 홍길동, '고애자(孤哀子)' 홍길동의 표현만 보아도 상주(홍길동) 부모의 생존 유무를 단 번에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이름있는 대가(大家)에서는 '호상소(護喪所)'를 설치하여 호상이 장례에 관한 모든 일을 지휘 감독하고 호상 주관으로 부고장을 작성하여 전달했다. 요즈음도 간혹 신문지상에 호상 명의로 부고를 게재하여 부음을 일일이 알리는 것으로 갈음(대신)한다. 1991년 불초의 선고(先考. 돌아가신 아버지) 별세 시 당숙부가 호상이 되어 장례를 무사이 마쳤다. 현대 사회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부고는 거의 사라지고 신문, 방송, 인터넷과 일반인들은 전화 연락으로 부고장을 대신한다. 상가(喪家. 장례를 치르는 집, 곳)도 종래는 돌아가신 분의 자택이 대부분이었으나 현대는 병원 지하의 장례예식장 또는 전문장례예식장에서 조문객을 맞이하고 응대하는 시대가 되었다.
어릴 때 부고장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보면 시일이 촉박하므로 우편보다는 인편으로 지역 마을별로 분담하여 고인과 친분이 있는 집을 방문해서 전달하고 주인이 없는 가정은 대문에 꽂아 두었다(일반 우편처럼 집 안으로 던지지 않는다). 주인은 부음을 확인한 후 부고장(봉투와 부고내용의 편지)은 대문 천정이나 대문 근처 또는 아랫채(헛간이나 창고 등)의 일정한 곳에 보관했다. 일반 우편물은 읽어본 후 책상 서랍 등 방안에 보관했으나, 특수우편물(?)인 부고장은 상기처럼 옥외에 보관했다가 일정기간이 지나면 소각했다. 이는 아마도 우리 조상들의 경(慶. 좋은 일), 조(弔, 나쁜 일)를 구분해서 생활하는 오랜 풍습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도 상가(喪家)나 굿은 일(좋지 않은 일)에 다녀온 사람은 조상의 기제사일에 참석은 하나 '절'을 올리지 않는다(기제사는 조상을 뵙는 좋은 일 즉 경사이기 때문임). 또 혼례식 등 좋은 일에 참석이 예정된 사람은 '장례' 등에는 아예 가지 않는 풍습도 경조를 구분해서 생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부고 하나만 보아도 옛 조상들의 지혜가 보인다.
고자(孤子)
어머니는 살아 계시고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경우, 부고 작성 시 상주를 '고자 ○○○'라고 적는다.
애자(哀子)
아버지는 살아 계시고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경우, 부고 작성 시 상주를 '애자 ○○○'라고 적는다.
고애자(孤哀子)
아버지 어머니 모두 돌아가셨을 경우, 부고 작성 시 상주를 '고애자 ○○○'라고 적는다. 즉 생존해 있는 한 분의 사망으로 부모 모두가 돌아가시게 되는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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