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모든 창조세계는 하나님의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하늘과 모든 하늘의 하늘과 땅과 그 위의 만물은 본래 네 하나님 여호와께 속한 것이라”(신10:14),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출19:25)라고 선언되어 있다. 레위기 25장 23절에 의하면 “땅은 하나님의 것”이라 규정되었다. 그러므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땅을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 땅을 황폐화시킬 수 있는 권리는 결코 인간에게 없는 것이다. 이 문제는 JPIC서울대회(1990)에서도 선언되고 있다. 이 대회의 최종문서 가운데 여덟 번째 명제는 “우리는 땅이 하느님께 속해 있다고 확언한다”는 내용이다.
세계의 소유자가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은 세계의 궁극적인 존재근거를 인간에게 두지 않고 하나님께 두는 것이다. “인간은 생태계를 창조할 수도 없고 자신의 소유로 삼을 수도 없다. ‘생물권에서 인간에게 소유를 보증해 주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러므로 이 세계는 인간을 중심으로 이해될 것이 아니라, 세계의 중심은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하나님 중심의 세계관은 성경의 창조신앙을 대변해 주고 있다. “창세기의 창조신앙은 인간이 자연 위에 군림하면서 자연을 지배하고 정복하는 인간상과 세계상을 보여주기보다 인간이 자연을 자기와 동일화시키고 자연의 삶과 운명에 참여하는 인간상과 세계상을 그 속에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인간이 창조의 완성이요 창조의 면류관이라고 생각했던 인간중심적 세계관에서, 창조의 주인은 하나님이며 “창조의 면류관은 하나님과 모든 피조물들이 평화롭게 안식하는 안식일”이라는 하나님 중심의 세계관으로의 인식전환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생태학적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인간이 다른 피조물보다 더 고귀한 존재로 창조되었다는 것은 분명 성경의 인간관에서 부인할 수 없는 중요한 측면이기는 하다. 오죽 했으면 “하나님보다 조금 못한”(시 8:5) 존재로 창조되었다고까지 고백했을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다른 피조물을 마음대로 주관하고 파괴해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피조물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고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회중주체적 조직신학], 26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