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허은실(1975~ )
곡기를 끊고
누운 사람처럼
대지는 속을 비워가고
바람이
그 꺼칠한 얼굴을
쓸어본다
돌아누운 등 뒤에
오래 앉았는 이가 있었다
아- 해봐요 응?
마른 입술에
떠넣어주던
흰죽
세상에는 이런 것이 아직 있다
*****
시인은 첫눈을 보며 흰죽을 떠올렸을까?
오래 아파온 엄마에게 흰죽을 떠주며 첫눈을 떠올렸을까?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는 마음들이 아직 있다.
포항에도 첫눈이 올라나?
꺼칠한 대지가 안타깝다.
겨울은 곡기를 끊고 누워 있는 사람 같다.
- 갈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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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정보
첫눈 - 허은실
미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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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21 21:1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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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작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