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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의 명곡이 등장인물들을 연결하는 주요한 단서로 쓰인 ‘골든 슬럼버’.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
평범한 택배기사 아오야기(시카이 마사토)는 오래 연락이 끊긴 대학 친구 모리타(요시오카 히데타카)와 8년 만에 만난다. 반미 성향이 있는 젊은 신임 총리의 취임 퍼레이드가 열리는 도심에서다. 아오야기는 2년 전 아이돌 가수의 집에 침입한 강도를 물리쳐 전국민적 영웅이 된 바 있다. 모리타는 아오야기에게 “넌 오스왈드처럼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 순간 총리가 탄 차량이 화염에 휩싸이고, 정부와 미디어의 결탁 속에 아오야기는 희대의 암살범이 된다. 그리고 그의 필사적인 도주극이 시작된다.
동명의 원작은 베스트셀러 스릴러다. 『명랑한 갱이 지구를 움직인다』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 로커』 『칠드런』 등 원작자의 소설 10여 편이 영화로 옮겨진 바 있다. 작가의 열성팬인 나카무라 요시히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감독은 “최대한 원작에 충실했다”고 하지만 불꽃놀이 장면 등 후반부 15분 가량은 소설 이상의 먹먹한 울림을 자아낸다. 작가 역시 “대사의 여운, 환상적인 엔딩은 기대 이상”이라고 평했다.
외피는 청년의 도주극이지만 사실 영화는 추억과 우의에 대해 말한다. 소시민들의 연대와 생존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다. “인간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습관과 신뢰”라는 극중 대사처럼, 아요야기의 도주극 속에 선한 사람들의 연대가 펼쳐진다. 정부와 언론이 그를 범인으로 모는 와중에도, 한결같이 아오야기의 무고함을 믿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모리타의 대사처럼 “어떻게든 살아남으라”고 말한다. (물론 아오야기를 희생양 삼은 권력에 대한 저항이라는 측면은, 영화보다 소설에서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추억과 우의라는 주제는 테마곡 ‘골든 슬럼버’와 잘 맞아떨어진다. ‘골든 슬럼버’는 비틀스의 실질적인 마지막 녹음 앨범 ‘애비 로드’ 수록곡. 멤버들의 불화가 깊어져, 폴 매카트니가 과거의 우의를 되살리며 멤버들이 제각각 녹음한 곡을 간신히 이어 붙인 앨범이다. 나카무라 감독은 ‘골든 슬럼버’의 열혈 팬으로, 각색 때 이 노래를 들으며 집필했다고 말했다. 영화에는 싱어 송 라이터 사이토 카즈요시가 부른 ‘골든 슬럼버’가 삽입됐다.
우리에겐 조금 낯설지만 무고한 아오야기를 제대로 보여준 사카이 마사토는 2009, 2010년 일본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연속 수상했다. ‘환생’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다케우치 유코, ‘도쿄!’ ‘도쿄 소나타’의 카가와 데루유키 등 일본영화계 간판 스타들이 출동한다. 극중 배경이, 작가가 살고 있는 센다이시로, 지역 주민들의 참여도 화제가 됐다. 군중 장면뿐 아니라 특수부대원·방송사 스태프 등 비중 있는 역할까지 지역주민이 연기했다. 한·일 공동제작. 2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양성희 기자
[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소설 '사신치바' '마왕' 등으로 유명한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골든 슬럼버'가 국내 감독 및 프로듀서들로부터 극찬을 받아 화제다.
영화 '골든 설럼버'는 온 세상이 쫓는 무고한 총리 암살범과 그를 돕는 의문의 친구들이 완성시키는 완벽한 도주극을 그린 작품.
수입사 측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한국영화 프로듀서 조합 소속 프로듀서들을 대상으로 시사회가 열린 뒤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호평을 받았다.
수입사 관계자는 "이번 시사회는 한국영화 기획의 최전선에 있는 이들이 일본영화의 현재를 읽고, '골든 슬럼버'를 통해 그 대중성을 평가해본다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였다"면서 "이 영화는 이날 시사회에 참석한 수많은 감독과 프로듀서들로부터 일본 영화의 부흥을 알리는 새로운 스릴러의 탄생이라며 이구동성으로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시사 이후 일본 영화의 성장과 대중적 기획의 성취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친 50여명의 프로듀서들은 '골든 슬럼버'에 대해 “기존에 개봉한 일본 극영화에 비해 월등한 대중성을 지녔다” “사회상을 담으면서도 인간 본성을 놓치지 않는 정서적 공감대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며 호평했다.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여배우들'의 이재용 감독은 "정치 스릴러일 뿐이라 생각했는데 사람이 보이는 감동의 드라마를 완성해냈다"고 평했고,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은 "얄미우리만치 깔끔한 이야기이며 스릴러와 휴먼드라마를 잘 섞어서 보는 내내 즐거운 영화"라고 칭찬했다.
또 '내 깡패 같은 애인'의 김광식 감독은 "불꽃놀이처럼 짧지만 아름다웠던 청춘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라고 소개했고, '마이 파더'의 황동혁 감독은 "웃음과 눈물, 위트와 감동이 모두 살아있는 수작"이라고 평했다.
한편 '골든 슬럼버'는 26일 국내 개봉한다.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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