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동네에 갔을 때 '기사 식당'에 들어가면 실패할 확률이 낮다는 소리가 있다.
시내 곳곳을 꿰고 있는 택시 기사들의 입맛에 맞는다면, 적어도 '평균 이상'은 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
서울 도봉구 방학 3동에 있는 T운수 택시기사 50명에게 '가장 자주 찾는 식당'을 물었다.
역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곳은 '쌍다리 기사식당'같이 많이 알려진 곳. 그 중 덜 알려진 네 곳을 소개한다.
■ 송파구 삼전동 똑다리 김치찌개
'김치독'의 '똑', 돼지다리의 '다리'에서 따왔다는 식당 이름이 특이하다.
유일한 메뉴인 '똑다리 김치찌개(1인분 4500원)'는 요즘의 강한 양념보다는 예전 시골서 끓여 먹던 심심한 국물이 특징.
김치를 길쭉하게 찢어 넣고 돼지고기를 푸짐하게 넣어준다. 혼자 온 사람들이 많아서 홀로 가도 어색하지 않은
대신 사람이 많으면 합석도 감수해야 한다. 테이블마다 뚝배기에 담겨 있는 콩나물 무침을 찌개에 넉넉히 넣어먹으면
시원한 맛이 더하다. (02)420-3962
■ 강남구 대치동 영동 스낵카
롯데백화점 강남점 맞은편, '금싸라기 땅'에 버스를 개조해 만든 기사식당 '영동 스낵카'가 눈에 확 띈다.
버스같이 생긴 식당 모양도 그렇지만 '택시회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차장에 택시가 가득해서다.
택시기사들이 '베스트 메뉴'로 꼽은 북어찜(4500원)은 부드러운 북어에 양념을 자박하게 부어 밥 위에 올려 먹기 딱 좋다.
버스 옆에 가건물 형식의 식당이 연결돼 있다. 반찬은 건물 쪽에서 뷔페식으로 덜어다 먹어야 한다.
24시간 영업, 불규칙적으로 쉰다. 한티역 7번 출입구. (02)558-5469
■ 마포구 대흥동 풍년기사식당
서강대 후문 6호선 대흥역 부근엔 기사식당이 유난히 많다. 이 중 풍년기사식당은 널찍하게 배치된 상과
깔끔한 인테리어로 인기가 있는 곳이다. 순두부, 김치찌개, 돈가스, 참치회덮밥 등 메뉴가 다양한 것도 장점이다.
커다란 스텐리스 그릇에 참치회와 양배추, 참치가 가득 들어있는 참치회덮밥은 양이 푸짐해서 좋다.
그날그날 달라지는 반찬은 직접 가져다 먹어야 한다. 모든 메뉴 가격 4900원·24시간 연중무휴. (02)711-0616
■ 노원구 상계동 고향마을
아파트 단지 안에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데도 입소문 듣고 찾아오는 택시기사들이 많다.
뼈에 살코기가 튼실하게 붙어 있는 길쭉한 등갈비(돼지고기·1인분 8000원)를 바깥에 있는 숯불에서 한 차례 구운 다음
식탁에 있는 돌판으로 옮겨와 다시 한 차례 구어 먹는다.
줄줄이 이어진 갈비를 하나씩 가위로 자른 다음 입에 넣으면 바삭바삭하게 잘 익은 짭짤한 고기가 살살 녹는다.
해가 지면 야외에 간이 식탁을 놓고도 먹을 수 있다.
구이로 만족하지 못했다면 얼큰한 등갈비 수제비(1인분 8000원)로 마무리하면 된다.
상계동 주공아파트 3단지 301동 상가 2층(주차는 상가 건물 지하에). 오후 5시~오전 1시 연중무휴. (02)935-0793.
고향 오고 가는 길, 고속도로에서 휴게소 밥만 먹으면 재미없다.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20~30분 정도만 차로 달리면 별미를 맛 볼 수 있는 맛집을 소개한다.
:: 따뜻한 봄날 백년옥의 두부요리
봄볕에 먹는 두부가 참으로 부드럽다.
두부요리전문점으로, 예술의전당 길 건너에 있는 그 유명한 ‘백년옥’
. 간판이 한자로 되어있으니 당황치 말고 파란 간판을 찾아가자. 마침 봄을 맞아
예술의 전당에서는 <<교향악축제>가 열리니 봄나들이겸 봄맛 음식으론 ‘백년옥’두부가 딱이지 싶다.
01. 검정치마? 검정두부!
두부 맛을 보려면 그야말로 두부를 먹어야지~
뭉텅뭉텅 두부만 담백하게 썰려 나오는 生두부를 시켜보자.
천연재료를 가지고 재래식 방법으로 만들어 고소하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
접시 가득 두부만 멀뚱히 담겨 나와도 놀라지 말 것.
간장에 살짝 찍어 먹거나 김치에 싸 먹으면 된다.
더 담백하고 싶다면, 두부만 입에 넣어라. 비리지 않은 부드러운 콩맛이 난다.
다른 식사 때문에 양이 많을 것 같다 싶으면 반모(小)만 시켜도 되고, 아무래도 심심하다 싶을 것 같으면
부침을 시키자. 뭔가 더 특별한 두부를 원한다면 2천원이 더 비싼 검정두부를 먹을 것. 검은 콩으로 만든 두부다.
02. 들어는 봤나, 콩전!
해물전, 파전은 들어봤어도 콩전은 또 뭔가?
궁금해 시켜보니 동글납작한 정체불명의 여섯 덩어리가 들깨를 입은 채 서빙되었다.
각종 야채와 콩을 갈아 빚은 것으로, 약간 달달한 맛도 나고 하나만 먹어도 꽤 배가 부르다. 사실 두께로 보나 맛으로 보나
‘부침개’종류보다는 ‘고로케’에 가깝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
결국 먹다 먹다 다 먹지 못하고 남은 3개는 포장했다. 모든 음식은 포장가능, 남은 음식도 깔끔하게 포장해 준다.
03. 자연의 순두부와 야채두부비빔밥!
이번에도 이름에 끌렸다. ‘자연의 순두부’라니..
자연미인은 들어봤어도 자연의 순두부라니.. 진실은 이랬다. 그릇 한 가득 속살 하얀 순두부만 담겨 나온 것이랄까.
간장을 쳐서 먹으면 된다. 그런데 꽤 맛있다. 후루룩 후루룩 들어가는 것이 맛도 좋고,
이것만 먹으면 살도 엄청 빠질 것 같은 기묘한 느낌!
그래도 심심해 보였는지, 자연의 순두부를 시키면 빨간 콩비지 뚝배기가 함께 나온다.
공기밥은 디폴트.(필수로 나온다는 얘기다)
함께 식사로 시킨 야채두부비빔밥은 맛있기는 하나 큰 특색은 없다.
비빔밥에 두부가 들어가 있다는 것 정도. 비빔밥으로서는 부끄럽지 않으나 두부전문점만의 플러스 알파는 없다는 게 결론.
::: 봄날음식 아주레의 맛Go! 달콤한 봄밤 대치동 금수복국의 복요리
금수복국은 원래 부산이 본토다. 그리고 서울로 올라와 몇군데 지점이 있다. 대치점은 복지리로 유명하다.
들어서면 깔끔한 분위기에 친절한 이모님들이 맞아주신다. 식당에서 아주머님대신 부르는 이모님이란 호칭이 왠지 더 정감있다.
복집이라고 하면 가격에 부담을 느낄지 모르지만 금수복국의 은복지리는 일반이 구천원 특은 만천원, 복껍질무침은 만원이다.
복어는 저칼로리 고단백질, 저지방 식품으로 각종 무기질 및 비타민이 풍부해 수술전후의 환자 회복과 노화방지에 좋다.
특히 알코올 해독과 콜레스테롤 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01. 행복을 부르는 수다에는 복지리
복지리는 국물맛이 끝내준다.
오동통한 복은 와사비장이나 초장에 살짝 찍어 먹고 시원한 지리 국물에 술을 마시니 아무리 마셔도
취기가 심하게 오르지 않는다. 출근시간 걱정없는 주말 밤 시간을 잊고 수다를 떨기에 이보다 좋을 수 없다.
02. 입맛 돋구기에 제격. 복껍질무침과 복튀김
새콤하게 무친 복껍질은 쫄깃하니 입맛을 확 살린다.
지방질이 적은 복요리들 속에 바삭한 복튀김을 한 점 먹으니 입안에서 즐거운 탄성이 나온다.
03. 매콤한 복찜과 너희들이 있어 살 맛 난다~
역시 떡볶이부터 이어지는 매콤한 맛이 있어야 한다.
. 매운 열기로 콧물 한번 풀고 나면 아~시워어어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