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악산(紺岳山 945m)
◈ 위 치 : 원주시 신림면과 충북 제천시 봉양면 경계
◈ 일 시 : 2016. 8. 20. 8시. 토요일, 날씨: 맑음, 바람: 약함, 기온: 34℃
◈ 참 석 자 : 동문산악회원 10명과 동행
◈ 등반코스 : 만남의 광장 ► 계곡 ► 삼거리 능선 ► 천화산 ► 정상 ► 백련사 ►계곡
► 만남의 광장
◈ 총 5 km, 소요시간 4시간 정도
☞ 연일 35도를 넘어 계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모두가 심신이 지친 나날이었다. 백년 만에 처음 겪는 더위라며 지난 1994년 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야단이었다. 너나없이 들로 산으로 그리고 바다로 더위를 피해 달아나는 모양이다. 버스 안이 텅 비었다.
지난 주말은 광복절 연휴가 이어지는 탓에 또 김시우(22회) 회장을 비롯한 조성호(25회) 부회장 등 집행부가 이런저런 사유로 인해 참석치 못한 점 등을 고려하여 하는 수없이 한 주를 연기해야 했다. 그래서인지 좌석을 채우기 위한 동문들의 참석은 우리를 외면해 버렸다.
곽호석(12회) 선배가 일찍 나와 야유회 찬조금만 주고 갔다. 마침 오늘이 강원서예대전 시상식이 있어 우수상을 받아야 한다하니 축하할 일이다. 고대식(15회) 선배가 나와 든든함을 베풀고 박호욱(20회) 대원이 웃으며 반겨 주었다. 이어 조경준(27회) 등반대장과 김부연(34회) 사무국장이 합류하여 버스는 출발했다. 아울렛 인근에서 박삼성(4회) 고믄을 모시고 신림으로 향했다.
9시경 감악산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였고 단출한 인원을 구성하여 산행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지난 로얄샨악회에서 함께 산행을 하던 황경환을 만났다. 서로 안부를 묻고 즐거운 산행을 하라 당부하며 헤어졌다. 야유회라는 명분으로 조 대장과 김 사무국장이 남아서 식사 관계 등을 점검키로 하고 나머지는 계곡을 따라 발길을 던졌다. 무더위와 가뭄으로 인해 계곡의 물은 사라져 버렸다. 그 시원하던 풍경이 보이지 않으니 황량함이 땀과 함께 등을 타고 흘렀다.
나무숲이 우거져 따가운 햇살은 피할 수 있었으나 바람이 전혀 없어 이마의 땀방울이 계속해서 굴러 떨어졌다. 한패의 등산객이 앞질러 지나갔다. 박 선배를 모시고 천천히 발을 놓았으나 계곡의 시원함이 없으니 어디에서 위로를 받을까 한심했다. 후미에서 따라오는 조 부회장 내외와 석기의 출국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지난 16일 캐나다로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출국하였으며 조금 허전하다고 했다. 석기 엄마는 눈물을 자주 보인다며 자식 사랑의 애절함을 나타냈다.
쓰러져 길을 가로막은 큰 나무를 가까스로 앉아서 지나갔다. 돌이 발길에 채이고 점점 오르막이 가깝게 다가왔다. 이곳을 찾은 것이 몇 년이 지나서인지 계곡길이 낯설기만 했다. 가파른 길을 허덕거리며 능선에 오르니 나무로 된 이정표가 보였다. 정상 0.58km, 주차장 1.8km다.
백련사로 가는 삼거리에서 일행을 기다렸다. 간단하게 간식을 먹으며 바람이 간혹 불어주는 맛에 이마가 서늘했다. 이글거리는 태양은 머리를 벗어날 줄 몰랐다. 정산까지는 600m라는 표시가 어렵게 적혀 있어 도무지 누구 말이 맞는지 헷갈리게 했다. 후미의 조 부회장 내외가 오고 박삼성 고문은 중간에서 내려가실 거라 하여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11시가 조금 안된 시각에 우리는 바위 능선을 타고 멋진 전경을 바라볼 수 있었다. 급경사 바위를 타고 훤하게 트인 전망대에서 보는 치악산의 위용은 한결 부드러웠다. 매봉산을 뒤로하고 얼핏 비로봉의 고운 자태가 나타났다. 박호욱 대원이 그곳을 찾느라 애를 먹었고 나는 3개의 돌탑이 보인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역시 정상이 가까워 오자 가파른 길이 다리를 붙잡고 왼편의 능선 길에 겹겹이 놓인 바위 덩어리가 험한 산행 길을 말해 주고 있다. 그곳으로 오르던 일행들 중에서 암봉과 암봉 사이를 가로지르며 ‘으악’ 하며 소리치는 여성대원들의 고함에 귀가 번쩍였다.
힘겹게 마루금에 올라 잠시 휴식을 취하며 이곳이 마치 정상인 둣하여 예의 소나무가 있는 낭떠러지를 찾으니 보이지를 안 않았다. 희미한 표지판에 ‘천호산 정상’이라는 표시가 보였다. 고대식 선배가 길을 찾느라 이리저리 다니다 아래쪽의 길로 우리를 인도 하였다. 감악산 정상까지는 200m를 더 가야만 했다. 자주 오는 산이건만 길을 잃고 헤매니 거참 딱하다며 혀를 찼다.
나무 사이를 헤집고 다가가니 반가운 이정표가 보였다. 너른 장소에 소나무가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절벽위에서 내려다보는 황둔 시내가 눈에 아롱거렸다. 정상은 바위 덩어리라 줄을 잡고 어렵게 올라야만 했다. 사방이 트인 곳이라 조망하기에 안성맞춤이고 발아래로는 백련사 경내가 조용히 다가왔다. 고대식 선배와 박호욱 후배와 함께 사진을 남기며 즐거워했다. 그러나 내려 쏟아지는 햇살로 인해 오래 머물 수가 없었다. 미련을 남기고 내려와 소나무 아래 진을 쳤다. 가져간 캔 맥주를 작은 잔에 따라 여럿이서 나누어 마시니 그 맛이 또한 죽여준다며 흡족해 했다.
허기진 배를 생각해 하산을 서둘렀다. 백련사를 향해 왼편 길로 접어들었다. 제법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김시우 회장이 앞장을 서서 인도를 했다. 잘못하면 제천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지난번에 한번 그런 적이 있어 조심해야 했다. 매미 소리가 귀를 방문해서 재미를 주었다. 계속해서 땀이 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백련사 감로수 한잔에 목을 축였다. 가뭄이 극심해 혹시 마르지 않았을까 염려했으나 기우에 그치고 맑은 샘물 맛이 더위를 달랬다. 스님의 그윽한 독경 소리가 가슴을 어루만지고 지나갔다. 사찰의 규모가 쾌 커 보였다.
다시 계곡 길을 택해 빠른 걸음을 재촉했다. 메마른 계곡을 따라 내려오며 서운함이 지나갔다.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농작물이 피해를 입고 민심이 극도로 허약해 졌으니 지금 겪고 있는 현실을 무슨 재미로 살까 하는 의미가 솟아났으니 말이다. 하지만 다 하늘의 뜻인 걸 어찌할꼬 싶다.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발을 담근 채 웃고 떠드는 사람들로 계곡은 상처를 입고 있었다.
12시를 넘겨 ‘감악산가든’에 도착했다. 미리 조 대장과 김 국장 등이 점심상을 차려 놓은 터라 쉽게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연일 계속된 손님맞이로 거의 녹초가 되었다는 주인 아주머니를 달래 간신히 장소를 구했다며 김 국장이 바쁘게 돌아다녔다. 그 덕에 우리는 적은 인원 이지만 어느 때보다 오붓하게 야유회를 즐길 수 있어 좋다며 잔을 높게 들었다. 차가운 맥주 한잔이 시름과 피곤함을 몰아냈다. 오리고기를 구워 입가에 가져가며 한 낮의 여유로움을 즐겼다.
뜨거운 대지에 떨어지는 8월의 작열하는 태양아래 우리의 쌓여 가는 정이 계곡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첫댓글 집안 행사와 겹쳐서 8월 산행에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단출하게 이루어진 감악산 야유회 산행기 오늘도 즐감하고 갑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