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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100km를 걷기 위해서는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로 날아가는 것이 그 첫걸음. 저렴한 경유 항공편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짧은 일정을 생각하면 직항을 이용하는 편이 이후 일주일간의 여행을 건강하게 시작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밤기차를 타고 이동할 계획이므로 오늘 하루는 온전히 마드리드 여행에 투자할 여유가 있다. 마드리드의 지하철 시스템은 잘 짜여 있고 이용이 편리하기로 유명하다. 총 285개의 역이 있고 12개의 노선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으며 지하철 내부도 쾌적하다. 30분 정도면 시내 중심부로 나올 수 있다.
스페인 각 도시를 연결하는 열차들이 운행되는 아토차-렌페(Atocha Renfe) 역에는 여행객들이 짐을 맡길 수 있는 라커도 잘 운영되고 있는데 스페인어로 라커는 consigna. 짐의 크기에 따라 세 종류의 라커를 골라서 사용할 수 있으니 가벼운 어깨로 마드리드를 누비기 충분한 시설이다. 한나절의 마드리드 투어를 위해 추천할 코스는 3대 미술관 투어. 프라도, 레이나 소피아,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을 일컫는 이 3대 미술관을 둘러보지 않고는 마드리드를, 아니 스페인을 제대로 본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만큼 유명하다. 세 미술관은 아토차(Atocha) 역 부근에 다 모여 있으므로 많이 이동하지 않고 한번에 볼 수 있다. 다만 한 미술관마다 볼거리가 워낙 많으므로 하루에 다 둘러보기에는 무리인 것이 사실.
Tip 스페인 하면 프리메라리가 즉 축구부터 떠오르는 사람이라면 마드리드의 홈팀, 호날두의 소속 구단, 레알마드리드 투어를 권한다. 홈구장 이름을 그대로 쓴 지하철 10호선 산티아고 베르나베우(Santiago Bernabeu) 역에 내리면 바로 눈앞에 꿈의 구장이 펼쳐진다. 홈구장 꼭대기부터 선수들의 라커룸까지 마음껏 둘러볼 수 있는 투어 티켓이 19유로.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언제나 매표소 앞에는 투어객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침대 열차 트렌호텔 vs 순례자 알베르게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100km를 목표로 걷기에 가장 적당한 도시는 스페인 북부 갈리시아 지방의 사리아(Sarria). 지도상 거리로는 118km. 마드리드에서 사리아까지 가는 방법은 버스와 기차, 두 가지가 있다. 스페인 철도 렌페(Renfe) 중에서도 야간열차로 침대칸(Trenhotel)을 예약하면 기차에서 숙면을 취한 뒤 사리아에 바로 도착해 걷기를 시작할 수 있다. 8시간 반 정도가 걸리며 상위 좌석을 선택하면 2인실 침대칸에, 샤워실과 화장실이 딸려 있고 여행용품 세트도 제공하는 고급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내릴 역을 차장에게 미리 말해두면 그 시간에 와서 깨워주니 더욱 안심. 오리엔탈 특급열차 수준의 이 서비스를 위해서는 1인당 100유로가 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색다른 경험을 위해 투자해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침대칸이 아니라도 사전 할인 시스템을 이용하면 25유로 정도에 기차표를 구할 수 있다. 새벽 사리아 역에 도착하니 아직 걷히지 않은 어둠이 순례객을 맞이한다.
사리아 역에서 내리는 이들은 100% 순례자라고 보면 되는데 우리나라 간이역 정도 크기의 역 근처에서는 버스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도착한 순례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마을의 곳곳에 카미노를 뜻하는 조개 문양과 노란 화살표가 있어 방향을 잡는 일은 어렵지 않다. 다만 마을을 벗어나 산길로 접어들면 자칫 화살표를 놓칠 수 있으니 새벽길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카미노의 준비물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깃털처럼 가벼운 배낭이다. 배낭 자체의 무게에 침낭, 최소한의 여벌옷과 세면도구만 넣은 배낭이라도 무게는 보통 7~8kg를 훌쩍 넘긴다. 그래도 걷기 첫날이라는 긴장감을 무기 삼아, 예정했던 목적지 포르토마린까지 23km를 7시간에 걸었다. 평균 이 정도의 거리마다 순례객을 위한 숙소나 편의시설 등이 있는 마을을 만나는데 알베르게(Alberge)라 불리는 순례자 숙소는 보통 3~10유로의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Tip 알베르게는 남녀 방의 구분이 없다. 보통 2단이나 3단 침대가 놓인 큰 방을 함께 쓰는데 침대 아래칸은 연장자에게 양보하는 게 예의다. 조리시설인 코시나(Cosina)를 갖춘 알베르게도 많아 근처 가게에서 재료를 사다 요리해 먹기도 한다. 알베르게는 순례를 시작할 때 만든 순례자 여권(크레덴시알)이 있어야 이용할 수 있으며 크레덴시알은 마을의 성당, 카페 등에서 만들 수 있다.
스페인 할머니 집에서의 민박
새벽 일찍 일어나 샤워를 하고 길을 나설 채비를 했다. 한 시간만 걸으면 몸이 후끈해지며 겉옷을 하나씩 벗게 된다. 그래서 순례자들은 대개 아침 일찍 걷기를 시작, 미리 준비한 빵이나 샌드위치로 길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오후 2~3 쯤 그날의 숙소를 찾아 짐을 푼다. 출발한 지 7시간 만에 포르토스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말이 마을이지 이곳에 오기 전 거의 한 시간 동안 단 한 채의 인가도 만나지 못한 외진 동네. 어느 집 앞 돌의자에 앉아 겨우 숨을 고르고 나니 도저히 더 걸을 기운이 나지 않았다. 일찌감치 먹어버린 빵 한 조각의 에너지는 이미 완전 방전된 뒤였다. 이러다간 배고파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무조건 그 집의 문을 두드렸다. 부엌 창문 너머로 내다본 사람은 백발의 스페인 할머니. 영어를 한 마디도 모르는 할머니와 스페인어를 전혀 모르는 나 사이에 우여곡절 흥정이 이루어졌고, 할머니 집에 운 좋게 묵을 수 있었다. 인상 좋아 보이는 할머니지만 계산은 확실했다. 저녁식사 포함 20유로. 전날 묵은 알베르게보다 딱 두 배로 비쌌다. 대신 정성스레 차려준 식탁의 호사를 누릴 수 있어 불만은 없다.
감자튀김과 샐러드 그리고 달걀 프라이가 한 접시에 담겨 나오는 것이 스페인 사람들의 가정식 백반. 여기에 애피타이저로 멜론과 하몽 썬 것을 함께 주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집집마다 김치를 담그듯 스페인 사람들도 돼지 뒷다리살을 소금에 절여 만든 하몽을 한 해 내내 보관해놓고 즐겨 먹는다.
Tip 여행자는 들뜬 마음으로 지나는 길이 현지인들에게는 매일같이 농사짓고 가축을 기르며 생활하는 삶의 터전이다. 스페인 북부 시골 마을을 걸으며 가장 많이 마주친 것을 꼽으라면 동물은 소, 식물은 밤나무다. 길가에 떨어진 밤송이는 딱 깨물어 먹고 싶게 맛있어 보였지만 말리지 않은 상태라 떫어서 먹을 수 없으니 시도하지 말 것.
갈리시아 지방의 자랑 오레오・폴포
아침 7시, 포르토스 할머니 집을 나와 딱 500m를 걸으니 놀랍게도 환하게 불을 밝힌 알베르게가 보인다. 해마다 늘어나는 순례객을 위해 지도에 미처 표시하지 못한 숙소가 들어섰지만 알 길이 없던 나는 할머니만 붙들고 재워달라고 사정했던 것. 카미노를 걸으며 얻은 깨달음 중 하나는, 언제 어떤 일이 우리 앞에 펼쳐질지 정말 모른다는 것. 그만큼 우리는 겸손해야 하고 준비해야 하고 받아들여야 함을 배운다. 오늘 걸어야 할 멜리데까지는 22km, 7시간 거리다. 중간에 팔라스데레이라는 제법 큰 마을이 있어 순례 여행객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구할 수 있고, 레보레이로라는 아름다운 작은 마을도 거쳐 간다. 갈리시아 지방을 지날 때면 흔히 보는 다락방 모양의 독특한 구조물이 있는데 이를 오레오라고 한다. 집의 뒤뜰이나 골목길에 세워 바람이 잘 통하게 만들어두었는데 이곳에 음식 등을 저장하는 것. 레보레이로에는 스페인에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는 독특한 모양의 오레오가 있다. 기둥 위에 버드나무 가지로 엮은 커다란 광주리를 올리고 지붕에 볏짚을 덮은 이 오레오는 카베세이로.
‘가난한 이들의 오레오’라는 뜻이라고. 삼면이 바다인 갈리시아 지방은 당연히 해산물이 풍부한 지역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폴포라 불리는 문어요리가 유명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문어요리에 거부감이 없지만 보통의 서양인들은 질색을 하며, 또는 비장한 표정으로 폴포 먹기에 도전한다. 부드럽게 삶은 문어 다리를 토막 내어 살짝 매콤하게 맛을 낸 폴포는 한국인 입맛에 기가 막히게 맞는다. 식사와 함께 흔히 맥주를 주문하는데 폴포만큼은 ‘young red wine’과 함께 먹어야 제맛이라고.
Tip 카미노를 걷는 순례자들은 먹을 것이 보일 때마다 먹거나 챙겨두거나, 둘 중 하나를 해야 한다. 길 위에서 원하는 시간에 음료나 간식을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적어도 2시간에 한 번쯤은 카페나 바(바르)를 만날 수 있는데 이때 가장 주문하기 좋은 음료는 카페 콘 레체. 우유가 듬뿍 들어간 카페라테다. 샌드위치처럼 쉽게 먹을 수 있고 포장해갈 수 있는 음식으로는 보카디요를 꼽는데 식빵 대신 바게트로 만든 스페인식 샌드위치다. 바게트 사이에 하몽을 끼우고 감자샐러드를 넣은 토르티야 등이 대표 메뉴.
카미노에서 만난 사람, 그리고 사랑
멜리데에서 아르수아를 거쳐 패드로우소까지 가는 길은 무려 33km. 11시간이 넘는 거리를 단단히 각오하고 걸어야 한다. 멜리데 도심을 다 빠져나오도록 해가 뜨지 않은 이른 시간부터 걷기 시작, 치즈로 유명한 아르수아에서 쉬어간다. 아르수아의 치즈는 유럽 전역에서도 인기가 높은데 최상품은 ‘무’란 뜻의 데나비사라고 한다. 아르수아를 지나 또 죽을힘을 다해 걸으면 도시 전체가 알베르게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순례자들의 천국인 패드로우소에 도착한다. 카미노를 걷는 동안 대체 뭐 볼 것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사람’이다.국적, 성별, 나이, 언어, 종교가 다른 순례객들이 바로 서로의 볼거리요 배울 거리다. 아무런 이유 없이 배낭을 대신 들어주고, 약을 나누고, 냄새 나는 발바닥을 잡고 물집을 따준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상관없고 자신의 행위에 대가를 바라지도 않는다.
그렇게 하루 이틀 걷다보면 나 역시 다른 이에게 밥을 퍼주고 아픈 다리를 주물러주며 아껴둔 물병을 스스럼없이 내밀게 된다. 카미노는 그런 길이다. 혼자 걸어도 좋은 이 길을 둘이서 걷는 순례자 커플도 자주 마주친다. 연인, 친구, 동료끼리 오기도 하고 반려견과 함께 집에서부터 걸었다는 잘생긴 프랑스 총각도 만났다. 카미노 내내 애인의 배낭을 가슴에, 자신의 배낭을 등에 메고 씩씩하게 걷는 스웨덴 아저씨는 여성 순례객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남이었다. 또 카미노를 걸으며 연인 사이가 되는 글로벌 커플도 종종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내가 만난 가장 놀라운 카미노 커플은, 이제 겨우 두 돌이 지난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800km를 꼬박 걸었다는 스페인의 젊은 엄마였다. 아이는 순례객들이 건네주는 음료수며 과자를 곧잘 받아먹으며 즐겁게 카미노를 걷는(아니 타고 가는) 듯했다. 왜 아이를 데리고 걷느냐는 물음에 젊은 엄마는, 그냥 함께하고 싶어서, 라고 말하며 해맑게 웃었다.
1000년 성당을 둘러보고 500년 수도원에서 하룻밤
드디어 산티아고에 입성하는 날. 21km의 거리를 7시간쯤 걸으면 카미노의 종착지인 산티아고 대성당에 다다르게 된다. 얼마나 많은 이가 거쳐 갔는지, 윤이 날 만큼 반들반들한 옛 시가지의 돌바닥을 따라 천천히 걷다보면 마침내 대성당 입구의 아치를 통과해 오브라도이오 광장에 도착한다. 그리고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산티아고 대성당의 웅장한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예루살렘, 로마와 함께 중세 유럽의 3대 순례지로 번성했던 산티아고는 해마다 50만 명이 넘는 순례자로 북적거린다. 산티아고 대성당은 1078년부터 짓기 시작했으니 1000년의 역사를 지닌 건물이다. 대성당에 도착한 순례자는 가장 먼저 중앙 기둥의 중간 부분을 오른손으로 만지는 자기만의 의식을 치르곤 하는데 덕분에 중앙 기둥은 손가락 자국이 선명할 만큼 그 자리가 파여 있다. 성당 중앙의 제단 뒤쪽으로는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계단이 있는데 이를 통해 성 야고보의 지하묘소로 내려갈 수 있다.
대성당을 둘러보고 성당 뒤편에 위치한 순례자 사무실을 방문하면 순례 완주 증서인 콤포스텔라를 받을 수 있다. 사무실의 자원봉사자들은 카미노를 시작한 곳이 어디부터이며, 여기까지 걸어서 왔는지에 대해 묻고 콤포스텔라를 작성해 전해준다. 이 순간이 카미노의 공식적인 마침표인 셈. 산티아고에서는 중세 시절 순례자가 된 기분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수도원 호텔에서 묵을 것을 권한다. 대성당 옆쪽에 자리 잡은 수도원 호텔은 16세기에 건설된 베네딕트 수도원을 개조한 곳. 지어진 지 500년이 넘은 건물이지만 내부에 최신식 투명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을 만큼 완벽하게 리노베이션했다. 각 객실은 예전 수도사들이 머물던 방 크기 그대로라 크지 않으며 최소한의 가구로 소박하게 꾸며져 있다. 식당 역시 수도사들이 한꺼번에 식사를 하던 커다란 공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마치 중세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숙박료는 아침식사 포함 2인 1실 40유로.
Tip 장장 한 달 넘게 걸어 산티아고에 도착했으면서도 여전히 미련이 남는 이들은 또다시 배낭을 멘다. 반도의 끝, 대서양의 거친 바다를 마주할 수 있는 피스테라까지 120km의 거리를 더 걷는 것이다. 카미노 피스테라로 불리는 이 길은 중세 사람들에게 ‘세상의 끝으로 가는 길’이라 불렸다. 하루 이틀 시간 여유가 있다면 버스를 타고 피스테라에 다녀오는 것도 의미 있는 여행이 될 듯하다. 피스테라 등대 근처 바닷가 절벽에는 청동으로 만든 낡은 신발 조각이 있는데 순례자들은 이 주변에서 자신의 물건을 태우며 진정한 카미노의 끝을 기념하곤 한다.
바쁜 당신에게 카미노 속도계를
전날 산티아고에 늦은 시간에 도착한 순례자들은 떠나기 전 대성당의 정오 미사에 참석하곤 한다. 종교와 관계없이, 스페인어로 진행되는 미사를 알아듣는 것과 상관없이, 카미노를 정리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자신만의 정갈한 의식으로 삼으면 좋다. 산티아고를 떠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마드리드로 돌아오는 길은 항공편이 가장 편하다. 산티아고와 마드리드 사이는 여러 저비용 항공기가 운항 중인데 편도 항공요금이 깜짝 놀랄 만큼 싸다. 대개 시작가가 10유로대부터로, 이런저런 비용과 수수료 등이 붙으면 30유로 정도의 가격이 된다. 기차로 8시간을 달려와 5일 동안 발가락이 부르트도록 걸은 이 길을 떠나 마드리드로 돌아오는 데에는 한 시간 반이 채 걸리지 않았다. 나는 무엇을 위해 그 길을 걸었을까. 카미노 데 산티아고를 위해 쓴 내 인생의 일주일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 그 답은 천천히 찾아갈 것이다. 비행기의 속도가 아니라 한발 한발 카미노를 걷던 나만의 인생 속도계에 맞춰서 말이다.
Tip 저비용 항공은 특히 페널티 제도가 가혹한데, 대개의 경우 종이 티켓을 발행하지 않으니 미리 본인이 온라인 체크인을 하고 항공권을 프린트해 가야 한다. 또한 일부 국가를 제외한 외국인은 탑승 전 카운터에서 비자 체크인 스탬프를 받아야 한다. 기내에 가지고 탈 수 있는 가방의 크기와 무게를 재는 일은 더욱 엄격하다. 이러한 것들 중 하나라도 규정에 어긋날 때에는 항공료의 두 배 가까운 벌금을 내야 하는 일이 생긴다. 물론 기내식도 각자 먹고 싶은 것을 승무원에게 주문해 돈 내고 사 먹어야 한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여행 정보
• 가는 법 카미노를 어디에서 시작하느냐에 따라 스페인 마드리드 또는 프랑스 파리로 들어가는 항공편을 먼저 결정한다. 마드리드-산티아고 구간은 여러 저비용 항공사들이 경쟁적으로 노선을 제공하고 있으며 라이언에어(Ryanair), 뷰엘링(Vueling)의 가격이 저렴하다. 기차로 이동할 경우에는 스페인 철도 네트워크 렌페의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고, 버스로 갈 경우에는 ALSA의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된다.
• 숙소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는 다양한 종류의 숙소가 있고 비수기에는 예약할 필요 없이 바로 묵을 수 있을 만큼 한가하다. 산티아고까지 100km를 걷는 동안 알베르게라는 저렴한 순례자 숙소를 이용할 수 있는데 조금 큰 마을에서는 펜션이라 불리는 모텔, 호스텔 등의 숙소도 이용할 수 있다.
• 음식 스페인에서는 무엇을 먹어도 다 우리 입맛에 맞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심지어 군밤도 구워서 판다. 한 끼 식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식당에서 메뉴 델 디아(menu del dia)를 주문하면 되는데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 음료까지 10유로 정도에 제공한다. 해석하자면 ‘오늘의 요리’ 정도. 스페인까지 갔으니 꼭 먹어봐야 할 현지 요리로는 파에야, 폴포, 가스파초 등이 있다. 감자를 으깨 바게트 사이에 넣어 먹는 토르티야 데 파타타스는 감자의 맛을 새롭게 느끼게 한다.
• 준비물 일주일 동안 100km를 걷기로 마음먹었다면 가장 먼저 준비할 것은 체력이다. 적어도 떠나기 한달 전부터는 하루 30분씩이라도 걷는 연습을 해두는 것이 좋다. 가벼운 배낭과 갈아입을 옷 한 벌, 속옷 두 벌, 세면도구 등 최소한의 짐을 꾸려야 하며 배낭의 무게는 자기 몸무게의 10% 이내일 때가 가장 이상적이나 이렇게 맞추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가을부터 봄까지는 물론이고 여름에도 산골 마을에서는 침낭이 필수품. 계절에 따라 적당한 침낭을 준비해야 한다. 이 모든 것보다 중요한 것이 운동화. 대부분이 등산화를 추천하지만 100km 코스라면 무거운 등산화보다 자기 발에 편안한 운동화가 더 나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