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이후로 기도편지를 보내지 못한 죄송한 마음과 함께, 그래서 이번 편지의 내용이 길어질 것 같은 염려와 함께, 먼저 올 한 해를 되돌아 보며 그동안 기도했던 내용들이 어떻게 응답 받았는지 보고 싶었습니다. 늘 기도에 대한 부탁만 드렸지 그 내용들이 어떻게 응답 받았는지 여러분들에게 피드백을 드리지 않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자 합니다.
1. 2023년 기도 응답
1) 작년 성탄절 행사 이후 신문에 보도된 부정적 기사와 함께 교회를 공격하던 무리들이 더 이상 해를 끼치지 못했습니다. 할렐루야!
2) 지진의 피해로 고통 받는 이웃들, 특별히 안디옥을 중심으로 복구 사업을 무사히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3) 올해 세례를 받은 12명의 성도들이 주님 안에서 신실하게 자라고 있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4) 분식점 노리토가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습니다. 세벤 자매의 수고가 아주 큽니다.
5) 삼성서울병원 의료진들이 저희 교회에 방문하여 진행한 의료 봉사가 문제 없이 잘 마쳤습니다. 이를 통해 많은 선교사님들이 큰 도움을 받게 되었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2023년 한 해 동안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선교지에서 기도는 묶인 것을 풀어주는 열쇠요 능력입니다.
2. 성탄절은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날이다.
성탄절은 튀르키예에서도 기쁘고 복된 날입니다. 물론 잘못된 인식으로 그러합니다. 터키인들도 연말이 되면 ‘노엘’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알고 있는 ‘노엘’의 의미는 신년 축하 인사로 왜곡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노엘의 의미를 풀어 주면서 복음을 전하기에 정말 좋은 시즌입니다.
연말이 가까울수록 대형 쇼핑몰에서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기쁘다 구주 오셨네’ 등의 성탄 축하 음악들이 울려 퍼집니다. 이들은 이 음악들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른 채 서양 문화를 따라 캐롤을 틀어주곤 합니다. 저희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동시에 안타까운 마음도 큽니다.
‘하늘에는 기쁨, 땅에는 평화’가 되기 위해서 이 땅에 오신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기 보다는 배척하는 이들에게 성탄절의 진정한 의미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12월 18-22일, 닷새 동안 노방 전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저희에게는 또 하나의 큰 도전입니다. 어떤 일들이 일어날 지 모르겠습니다. 복음이 전해지는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길 기대하며 시작하지만, 한편으로는 교회에 적대적인 시민들로부터 돌이 날아들지는 않을 지 염려도 됩니다.
이스탄불은 국제적인 도시이기 때문에 그나마 안전한 곳이기는 합니다만 이스탄불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저희가 있는 아브즐라르는 50:50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노방 전도는 구청의 허락을 받아서 진행합니다. 이를 위해 알리 형제가 수고를 아주 많이 해 주었습니다. 경찰도 저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함께 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에게 성탄절 노방전도를 위해 기도 부탁을 드립니다. 이 곳에서 성탄의 기쁜 소식, 복음을 전하기 위해 담대한 발걸음을 내디딥니다. 노방전도가 진행되는 닷새 동안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안전이 허락될 수 있도록, 성탄절에 관심자들이 교회로 많이 찾아와 함께 기쁨의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3. 공동체의 현지화
올해 들어 제가 성도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 푸른초장교회의 현지화입니다. 오랜 시간 저희 가정을 비롯한 한국 선교사들과 성도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이 공동체가 유지되어 왔습니다. 이제는 이 헌신의 비율이 점차 터키인 쪽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정말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선교지에 세워진 교회의 주도권을 외국 선교사가 계속 쥐고 있으면 이질적인 공동체가 됩니다. 문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선교사가 아무리 현지화 되어도 흐르는 피는 바꿀 수가 없습니다.제 안에서 지속적으로 드는 질문이 있습니다. ‘만약 우리 가정이 추방된다면 이 공동체는 어떻게 될 것인가?’ 교회가 흩어지지 않으려면 잘 준비된 현지 리더가 필요합니다.
알리 형제의 주님과 교회에 대한 헌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그의 순수한 마음을 주님이 아주 기뻐하신다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외국인으로서 제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알리 형제는 뛰어 넘어 사역을 합니다. 작년과 올해 성탄절 행사를 구청과 함께 준비하는 것을 보면 바울과 같은 복음을 위한 담대함 또한 소유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알리 형제를 이 땅을 위해 귀하게 사용하실 것은 자명합니다. 하지만 준비되어야 할 것들도 있습니다. 알리 형제를 위해 기도하실 때에, 1) 믿음의 배우자가 필요합니다. 함께 교회를 이끌어 나갈 헌신된 자매를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2) 신학 과정을 밟을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3) 재정적 후원이 필요합니다. 한달에 100만원의 후원이 필요한데 현재 그 절반 밖에 되지 않습니다. 2024년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채워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후원계좌: 하나은행 415-910491-20107)
더불어, 알리 형제의 여동생인 에멜 자매는 내년에 YWAM에서 진행하는 DTS 훈련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4. 새로운 사람들
올 여름에 세례를 받은 성도들 중심으로 전도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받은 은혜가 크기에 이를 주위 사람들에게 전하고 교회에 초대를 합니다. 무엇보다 형제들 중심으로 이 일들이 더욱 활발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세례식을 한 호텔에서 진행했는데 그 호텔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에게 성도들이 복음을 전하였고 현재 매주 교회에 오고 있습니다. ‘오즈규르’라는 청년인데 그의 집은 교회에서 100km가 넘지만 매주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예배에 참석하는 열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무랏, 귤샤흐, 베르크 등 새로운 인물들이 예배에 참석하고 성경을 배우면서 예수님을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들이 예수님을 깊이 있게 만남으로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고 삶의 변화가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아이순’이라는 앳된 이스탄불대학 여대생은 히잡을 쓰고 예배에 찾아 옵니다. 그는 무슬림입니다. 하지만 예배 때에 십자가를 목에 걸고 성경을 품에 안고 앉아 있습니다. 주님께서 그에게 특별한 은혜를 부어주셔서 참 하나님을 꼭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5. 건강과 자녀 교육
50대를 넘기면서 몸에 조금씩 이상이 발견되기 시작합니다. 아직 크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지만 앞으로 조심하면서 몸의 상태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이정미 사모도 어제 허리를 다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저희 가정이 장기적으로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건강도 꼭 필요하다는 것을 이제서야 느끼기 시작합니다. 이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딸 예나는 대학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지금까지 현지 공립학교를 다니면서 아주 잘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지 학교를 다니다 보니 영어에 대한 부담은 갖고 있습니다. 스스로 잘 풀어 나가리라 믿습니다. 예나가 아직 분명한 진로를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겨울을 보내면서 예나의 비전이 확고해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들 하라 역시 현지 학교에 적응을 잘 해서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 인정 받는 자로 자라고 있습니다. 아내가 자녀들의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많이 노력한 결과라고 봅니다.
기도의 내용들을 정리해 봅니다.
1. 성탄절 노방 전도 기간 동안 거리의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해질 수 있도록, 무슬림들의 방해와 공격으로부터 보호함을 받을 수 있도록
2. 푸른초장교회가 현지인들의 전도로 더욱 차고 넘치도록, 알리 형제가 리더로 잘 일어서고 그의 후원이 부족함 없이 채워지도록
3. 교회에 새로이 찾아 오는 많은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되심을 인정하고 구원의 길에 이르도록
4. 저희 가정의 건강, 예나의 대학 진학과 비전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12월 7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최상명, 이정미, 예나, 하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