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서울-대구 장거리 커플입니다.
저는 25살, 남자친구는 29살 둘다 직장인입니다.
사귄지 이제 100일이 넘었습니다.
제가 토요일 쉬는 날이고 남자친구는 일해서
보통 제가 대구에 고속버스로 내려가는 편입니다.
사귀고 처음에는 남자친구가 매주 절 보러 왔었지만
토요일날 저녁까지 일하고 서울까지 4시간 운전하고 오는건 보통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사귀고 나서는 제가 주로 가고, 남자친구는 가끔 올라옵니다.
저희는 사소한 말다툼도 거이 없는 편입니다.
매일 아침 제가 출근을 일찍 하는 편이라서 남자친구에게 모닝콜 겸 아침인사를 해주고
출근하면서 카톡으로 남자친구는 좋은하루 보내라는 식의 장문을 남겨주며
화기애애한 하루를 시작하고 점심이면 통화하면서 서로 밥 잘 챙겨먹으라고 간단하게 통화하고
낮에 틈 날때마다 통화하고, 퇴근하고는 전화통화하면서 귀가하고
귀가해서 씻고 밥먹고 하는 시간 후 전화통화하고 남자친구랑 저는 게임을 좋아해서
게임하고 있거나 다른 약속이 있다고 미리 스케쥴을 알려주면 개인시간을 배려해주는 편입니다.
다른걸 하고 있어도 연락을 무시하거나 그런 행동은 여태 없었구요.
대체로 무난한 연애를 하고 있습니다.
사귀는 초반에 영수증이 많이 넣어져 있어 보기가 조금 그랬던 남자친구 지갑을 정리해주는데
자기는 지갑과 핸드폰을 보는게 썩 좋지 않다고 말하더군요.
뭐 숨길거는 없지만 의심 받는거 같아 기분이 언짢다고 합니다.
뭐 저도 통장 잔고며 카드 영수증 등을 보여주기가 썩 달갑지는 않았으니 이해했구요.
100일때 남자친구 지갑에 수십장 가득가득 있는 영수증이 두터워 보기 싫은 지갑이 마음에 쓰여서
지갑을 오래 못쓰는거 같다고 말하면서 선물 해줬습니다.
그 후로는 그렇게 안가지고 다니더라구요.
남자친구는 사귀고나서 핸드폰 비밀번호를 제가 보는 앞에서 생일로 바꾸었습니다.
보통 의심하거나 그런거 감시하고 몰래 보는걸 제 스스로가 싫어하기 때문에
일체 그런짓은 해본적이 없던 제가 지난주 핸드폰 사진첩이 모두 없어지면서 속상한 나머지
남자친구에게 얘기했더니 자기 핸드폰에 몇개 저장해논거 있으니 옮겨가라고 해서
지난 주말에 만나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앉아 핸드폰에 있는 사진첩을 보고 있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남자친구가
핸드폰 자꾸 마음대로 보고 그러면 비밀번호 바꾼다고 말하더라구요
저는 울컥 했습니다.
제가 평소에 감시하는 것도 아니고, 사진첩 보라고 해서 그냥 별 생각 없이 열어본건데
마치 집착하고 감시하는 여자친구 꼴이 된거 같아 서럽고 화가 나서 카페에서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흐르더라구요
사람도 많은데다 티슈도 없고 저는 결국 자리를 박차고 차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남자친구가 쫓아와서 미안하다며 말이 너무 심했다고 사과하고 주문한 커피 가지고 올테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는데
왜 그렇게 서럽던지 차안에서 많이 울었습니다.
곧 올라가봐야 하는 표시간.. 전날 노느라 잠도 별로 못자고 피곤한 탓에 커피사고 대실해놓고 쉬려던 찰나에
그런일이 생겨 서로 어색한 자리..
계속 어쩔 줄 몰라하며 미안하다고만 하더라구요...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해서 내 입장은 이랬는데 그게 그렇게까지 말할 일이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고, 남자친구는 미안하다며 자기가 말 실수 한 부분이라고 용서하라고 했습니다.
곧 가야하는데 이런 기분에 서로 안좋을 거 같아서
남자친구에게 알면서 안하는거랑 몰라서 못하는거랑은 차이가 있는거고 후자쪽은 별로 좋지 않을 거 같다고 말하며
괜찮다고 받아주고 이 일로는 더 말하지 않고 잊겠다고 했습니다.
계속 눈치보며 신경쓰고 있는 거 같아서 일부러 많이 웃어주긴 했지만
저도 쿨하게 싹 다 잊기는 어려운가 봅니다.
평소 서로 걱정끼칠까봐 술자리나 다른 약속도 잘 잡지 않고
늘 어디있고 무엇을 하는지 미리 얘기를 해주니 더욱 믿음을 줄 수 있는 사이였다고 생각했습니다.
핸드폰과 지갑에 예민한 남자친구...
정말 뭐가 있어서 감추려는 걸까요?
아니면 그냥 성격상 그런 남자들도 있으니 별로 신경 안써도 될만한 일일까요?
그런 반응을 직접 보니까 안하던 의심도 생겨 버릴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믿고 싶어요. 그런데 나중에 상처받을까 두렵습니다..
첫댓글 꼭 감추려는게 아니더라도 기분이 나쁠수는 있겠지요.
http://toyvillage.tistory.com/473
약간 상황이 다르긴하지만 남자친구분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겁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