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04 - 서영남
4월 3일(금)
새벽 네 시에 일어나서 네 시 반에 청송으로 출발했습니다. 오늘은 모니카와 대성씨가 함께 갑니다.
가랫재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잠시 쉬다가 진보에서 청송 3교도소 형제들에게 대접할 간식을 준비했습니다. 요즘은 우리 형제들이 모임에 나와서 간식을 먹는데 그 자리에서 다 먹어야 합니다. 사탕이나 빵 또는 과자가 조금 남았다고 가지고 가지 못하게 합니다. 혹시 먹고 탈이 나면 안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얼마나 갇혀있는 재소자들의 건강을 생각해주는지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얼마 전에는 점심식사 직후에 모임이 있었고 그때 떡을 한 덩이씩 나눠주면서 전부 먹어야 한다고 해서 황당했던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점심을 충분히 먹고 모임에 나왔는데 떡을 다 먹어야 한다는 것!
제과점에서 모나카와 빵을 준비하고 따끈따끈한 호두과자도 한 봉지 샀습니다. 커다란 바나나 한 송이는 대성씨가 종이상자 모아서 팔아 번 돈으로 샀습니다.
청송3교도소로 들어갔습니다. 짧게 기도한 다음에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새로 모임에 나온 형제들이 세 분이나 됩니다.
계장님이 모임이 끝나고 나오는데 어려운 부탁이 있다고 합니다. 다음 주일이 부활절인데 부활 달걀이 필요하다면서 이만 원만 도와달라고 합니다. 삼만 원을 부활절 달걀 준비하는데 쓰시라며 드렸습니다.
민원실에 가서 형제들 영치금을 넣어드리고 진보로 나왔습니다.
모니카가 사발면으로 점심을 때우려고 해서 사발면 하나 사 들고 식당으로 들어가서 두 사람만 음식을 시켰습니다. 착한 주인께서 공기방 하나 공짜로 줍니다. 참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청송교도소에 들어가기 위해 간식을 준비했습니다. 형제들이 피자를 먹고싶어했지만 피자는 요즘에는 교도소로 반입이 안됩니다. 대신 피자맛이 나는 빵으로 대신했습니다. 딸기도 두 상자 마련했습니다.
형제들이 딸기를 맛보면서 십년만에 처음 먹어본다고 합니다. 십년만에 먹어보는 딸기맛!
세 시쯤 마침기도를 하고 나와서 영치금을 넣고 인천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이 용인 근처에서 꽉 막혔습니다. 용인 휴게소 근처의 물류창고가 불이 났는데 불구경 하느라 길이 막혀버렸습니다. 9시에 집에 돌아왔습니다.
4월 4일(토)
민들레국수집으로 오는 길에 콩나물 8킬로, 숙주나물 8킬로, 어묵과 시금치를 샀습니다. 도라지 12킬로는 선물로 받았습니다.
부지런히 반찬 준비를 해 놓고 오늘 봉사자들의 일거리를 준비했습니다. 마늘을 한 포대 샀습니다. 석정여고 다섯 학생들이 선생님과 오시기 때문입니다.
민들레국수집이 쉬는 동안 많은 분들이 귀한 선물을 보내오셨습니다. 음성에서 절인고추를 한 통 보내주셨고요. 고마운 분께서 찹쌀떡을 보내주셨고요. 또 고마운 분은 쌀 20킬로 두 포. 또 어떤 분은 오늘 아침에 쌀 20킬로 다섯 포를 선물해 주시고 가셨고요. 고마운 분께서 멸치, 깨소금, 오징어채, 세수비누 등을 선물해 주셨고요. 또 고마운 분은 민들레 꿈 공부방 아이들에게 인라인 스케이트를 선물해주셨고요.
낮 동안에는 아오스딩 형제님이 달걀. 어떤 분은 쌀을 두 포. 또 어떤 분은 새우젓. 또 어떤 분은 과자 8상자를 보내주셨답니다.
또 고마운 분이 자전거를 타고 오셔서 후원금 봉투를 주시곤 가셨고요. 우체국 집배원이신 최신호님이 매주 월요일마나 점심을 굶은 몫으로 한 해 동안 적금을 부으셔서 오늘 타서 주셨습니다. 매월 2만원씩 24만원에 이자 6천 3백원입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나눠드린 쌀은 영희할머니, 원식씨네, 백세 할머니댁에 20킬로 한 포씩 드렸고요. 알콜 치료공동체에 20킬로 네 포를 보내드렸습니다.
참 희한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다음 아고라"에 어떤 분이 모금 청원을 했습니다. 거의 하루만에 500명이 넘는 청원서명을 했습니다. 700명이 넘었습니다. 그래서 청원검토에 들어갔고요. 오늘 다음의 기자 세 분이 봉사활동 겸 취재를 위해 국수집에 왔습니다.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민들레 꿈 아이들이 닭볶음을 먹고 싶다고 합니다. 닭 두 마리를 사서 푸짐하게 요리해서 보냈습니다.
첫댓글 「민들레 꿈」을 통해 아이들이 희망과 위안과 힘을 찾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수사님, 모니카 선생님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