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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o.1여행매니아 원문보기 글쓴이: 권대규
rose valley of Kapadokia
처음부터 터키탕을 갈 생각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리엔탈 유스호스텔로 옮긴 후, 애들 사이에 최고의 화제가
터키탕을 다녀 온 경험담인 것을 알게 된 후로 부터, 호기심이 생겼다.
터키탕...말 그대로 해석하자면 터키 풍의 욕탕이라는
뜻인데, 실제로 우리나라 남자들에게 터키탕이 뭔줄 아냐고
물으면 아마 대부분 멋적어 하거나 돌아서서 씨익 웃을 것이다.
하지만 물론 내가 경험하러 가는 터키탕이라는 곳은 ...한국
적으로 비누칠하러 간다(?)는 의미가 아닌 전통적인 스타일을 가진
터키 특유의 시스템 욕탕을 의미한다.
근대화 되기전에는 할례 전이나 결혼식 전날 같은 축하할 일이
있을 때 주로 이용했다고 한다.
소피아 대성당을 등지고 그랑바자로 향하는 우측으로 휘어진
길을 5분 정도 내려가면, 거리에 바로 간판이 나오는데...거기가
시설이 제일 좋고 맛사지 서비스도 훌륭하다고 해서, 그 곳으로..
찾는 것은 아주 쉬웠다.
먼저 입구는 약간 반지하처럼 내려가도록 되어 있고, 내려가자
마자 커다란 홀이 나왔다.
요금은 4단계로 나누어져 있었다. 셀프 서비스, 맛사지 서비스,
퍼펙트서비스. 오리엔탈풍 스페샬 서비스.......
셀프 서비스는 15달러 정도 였다. 오리엔탈풍 스페샬 서비스는
40달러.. 나는 중간 정도 맛사지 서비스를 받기로 한다.
거기서 우물쭈물 하고 있으니까 배가 산처럼 나온 할아버지가
내 손을 잡아 끈다.
그리고는 꼭 기차의 콤파트먼트 처럼 생긴 칸막이 쳐진 방 가운데
하나로 나를 밀어 넣더니 no problem이라고 말한다. 내가 상당히 긴장
된 표정을 지었던 모양이었다...
칸막이는 되어 있지만 사실상 몸을 가릴수 있는 곳은 없다.
사람들은 열심히 방앞을 지나쳐 가며 볼건 다보니까..
맛사지를 해주는 빨간 색 트렁크만을 입은 할아버지는
아예 방앞에서 나를 쳐다 보며 옷벗기를 기다리고 있다.
얼굴은 상당히 조급한 표정... 빨리 옷을 벗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
허리에 수건을 두르고 밖으로 나오자, 할아버지는 얇은 수건,
황색 bowl, 비누 ..삼점 셋트를 건네 주었다.
욕탕으로 갔다.
할아버지가 손가락으로 수건을 가리키면서 뭐라고 해서,나는 수건을
벗고 완전 나체가 된다.. -.-
이 때즘 부터 완전히 숨쉬는 로봇...근처 수도 있는데 데려가서
어깨를 꾹 눌러 주저 앉히더니, 물을 머리 꼭대기로 부터 네다섯번
훌훌 부었다.
물은 미지근해서 몸에는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대리석으로 된 베드에 강제로 눕히더니 북북
온 몸에 비누칠과 맛사지를 시작했다. 손 힘이 얼마나 좋던지 온 몸에
경련이 인다.
완전히 맛이 간 상태에서
시간은 엄청 빨리 흘러 간다.....
끝나고 다시 비누칠....그리고는 막 일어서서 정신을 차리는 나에게
터어키어로 뭐라고 한다...자세히 들어 보니 그건 영어...
엑스트라 서비스 를 원하는냐...???
그 전날 오스트레일리아 애가 이 서비스를 받았다가 50달러 가까이
털렸다고 했었다. 나는 고개를 흔든다.
할아버지는 옷갈아입는 곳까지 따라왔다.
그리고 커피 마시겠냐고 묻는다..
"오리지날 커피가 있는데, 어떠냐??"
처음으로 웃는다.. 아마 팁을 바라는 거 겠지..아뭏든
어른이든 아이든 이럴 때 터키인들은 상당히 귀엽다....
1달러를 주자 상당히 떫은 표정으로 두 손을 들어 보이더니 멀리
사라진다.
터키탕의 문을 나서는데 공기는 아주 상쾌해서 좋았지만,
반죽음으로부터 탈출(?)하는 기분이 들었다.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러 간다. 호스텔에서 소개한 여행사였다.
일단 빈으로 들어가는게 여행일정상 제일 좋을 것 같았다.
이틀 후 떠나는, 빈행 편도 티켓을 90 달러에 카드 끊었다.
우리 형 카드였다.
이틀 간 시간 여유가 있었는데, 갑자기 내 눈에 여행사 한쪽벽에
붙은 카파토키아 1박 2일 코스안내가 눈에 들어 온다. 멋있을 것
같았다. 이스탄불에만 있느니 ....하고 즉석에서 충동적으로 카드로
50 달러 끊는다. 이틀 동안 숙식제공이다...
나중에 서울에서 카드 전표 받아본 형이 나 죽일려구 했다.
선물은 하나도 안사오고 돈 많이 썼다구 -.-
그랑바자로 간다.
바로 눈 앞에, 호화스럽게 치장된 아라비아풍의 입구가 있다.
이교도들이 하얀천을 펄럭거리며 향신료와 보석들을 파는 대신,
청바지를 입은 청년과 소년들이 물건을 팔고 있다. -.-
안으로 들어가서 몇걸음 옮기자마자..
열몇군데의 점포에서 일제히 곤니치와라는 단어가 퍼부어 졌다.
섬뜩할 정도로 내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고 있다가,
내 눈이 진열된 어느 물건에 잠시 머물기라도 하면,
곧바로 내 손을 잡아 채서, 미국 달러로는 얼마. 일본 엔으로는 얼마....
맙소사... 이런 분위기에선 맘에 드는 물건을 산다는게 , 심플한 일대일
의 관계로 이루어 지는 게 아니겠군 하는 마음이 든다.
다행히 내 뒤에 독일인 단체 관광객들이 우르르 몰려와, 일제히
상점 주인들이 구텐모르겐이라고 응대하는 바람에 나는 풀려난다.
팔고 있는 엑조틱한 물건만 아니라면, 남대문의 상가안 풍경과 흡사하다.
터키차와 과자류, 향신료등을 파는 상점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향신료들은 조그만 립톤 티백 크기만한 비닐 봉지에 종류 별로
담겨져 있어 아주 조잡해 보였다.
콘스탄티노플이 점령당하고, 일시적이나마 지중해 무역이 어려워졌을 때,
향신료 한 자루에 금 한자루씩이나 했다던가....하지만 지금은 불과 1달러...
입구에서 어물쩡거리고 있는데, 한 8살 정도 되어 보이는 꼬마가 조그만
호리병 처럼 생긴 유리잔에 든 차이를 내게 불쑥 내밀었다..
유리찻잔 옆으로는 각설탕이 두 개 놓여 있다.....
론리플래닛에 보면 이것을 마시는 요령은 설탕을 입안에 넣고
홀짝거리며 차를 마셔야 한다고 되어 있어서, 그렇게 마셨다....
꼭 소금과 같이 먹는 데낄라 마시는 법과 흡사하지 않나요??^^
연한 홍차맛....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차이를 마신 죄로, 뭔가 사주어야 겠다는 의협심....
이게 내 첫번째 실수였다.
그 상점의 주인도 불과 15살 정도...커다란 눈망울을 두리번거리며,
도무지 남을 속일 것 같지 않게 생긴 모습에 넘어가 버린 나.... ,
하나에 4달러씩 무려 5개나 사과차를 사고 만다.
하지만 돈을 치르고 난 후, 바로 옆 집..
거기 에도 같은 엘름(사과차)가 있었고, 가격은 두 개에 3달러...
상당히 기분이 나빴지만 그냥 비싼 차를 마신 셈치고,
어슬렁거리며 걸어갔다.
어디서 닭이 꼬꼬댁 우는 소리가 들린다.
닭집이 보석가게에 바로 붙어 있었다.
신기한 것은 삼단으로 된 진열대다.
하단에는 살아 있는 닭들을 위한 닭장이 있고,
중앙단에는 옷을 벗긴 나체(?)의 닭들이 있고,
제일 윗단...여기가 눈높이 즈음 되는데 상품화된 튀김닭이 놓여 있다.
나름대로 일관 공정에 신경을 쓴 배열이 아닌가 생각되어 졌다.
닭들에게는 상당히 잔인한 이야기이지만...
겨우겨우 입구를 찾는다.
다시 눈부시게 태양은 빛난다.
오후 7시 50분.
아직도 거리는 환하고 , 모스크 앞에는 카파토키아로 향하는,
초현대식 벤츠 버스가 한 대 서있다.
소요 시간은 무려 13시간...내일 오전 9시 도착이라고 한다.
거의 서울에서 런던까지의 비행기 시간이다.
좌석은 비행기 이코노미 석 보다는 앞뒤 여유가 있기는 했지만 ,,
이대로 잠자기는 역부족일 것 같다.
프랑스 애들이 가장 많다.
홍콩 애들 넷이 자기들 끼리 광동어로 떠들어 댄다.
8시가 넘어서자 버스는 만원이 된다.
어디선가 버스운전자 앞으로 차이가 배달되어 왔다.
그리고 차이를 다 마신 운전사는 차에 시동을 건다.
버스가 출발하자, 열서너살 정도 되는 조수 소년이 앞좌석부터
차례차례로 꼭 퍼머액을 담는 통처럼 생긴 것을 들고 다니면서,
승객들 손에 뿌려준다.
콜론이었다. .... 텁텁한 차안의 공기는 일순간에 상쾌한 향기로
변한다.
그리고 조그만 상자 하나씩을 나누어 주었다.
상자안에는 비스켓 하나와 인스탄트 커피 하나 , 홍차 하나,
그리고 일회용컵 3개씩이 들어 있었다.
누구든 원하기만 하면 조수 소년을 불러서 뜨거운 물을
요구 해서, 커피를 마실수 있게한 시스템....
쾌활한 프랑스 애들은 벌써부터 도도하게 나,나,나 하고 물을
요구한다.,
흔들리는 차안에서 몸의 균형을 잡아가며, 물을 따르는게 쉽지는 않은듯
소년의 얼굴은 간혹 붉어 지고,
remains of the day 에 나오는 집사처럼 조심스레 컵에 물을 채운다.
컵을 들어 주면 좀더 쉽게 소년이 물을 따를수 있을 텐데, ,,,
프랑스 애들은 책을 보거나 서로서로 우아하게 대화를 나누기에 바쁜
모습이 꼭 의도적으로 그러는 것 같다......
이럴 때보면 서구인들은 아무래도, 계급이라는 의미를 몸으로 받아들이고
즐기고 있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차안에 이정도 space가 있으니까, 자판기를 설치하지 생각했다.
자판기가 많은건 결국 인간 소외의 결과를 낳지 않을까,
예전에 그런 생각을 한적이 있었다.
13시간 내내 잠한숨 못자며 온갖 뒤치닥거리를 하는 소년을 보고 난후
더한층 뭐가뭔지 알수 없어졌다...
어떤 식으로든 살아간다는 것은 숭고한 것이며,
인간 소외니 뭐니 하는 의미 같은 것은 살아나가는 것의 숭고함에
비한다면 하찮은 변두리의 양식에 불과한게 아닐까?
차는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한다. 톨게이트의 표 받는곳은
우리나라처럼 일자(一字)가 아니고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고,
이상하게도 지붕이 없다.
버스는 2시간 정도마다 휴게소에 도착한다.
꾸벅꾸벅 선잠을 고통스럽게 깨우는 것은 급유소에서 크게 틀어 놓은
노래이다.
올드 팝송에 두리번거리며 잠에서 깨어나 창밖을 보면 조수 소년은
열심히 고무 호스로 차를 청소하고 있다.
다리에 뭉친 근육을 풀려고 밖으로 나가 보았다.
조그만 상점에서 내놓은 다쓰러져 가는 의자에 나이를 짐작할수 없는
노인들이 앉아서 빤히 나를 쳐다 본다.
12시가 넘었는데 잠은 자지 않는 것일까?
급유소 너머로는 불빛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아서,
황무지가 펼쳐져 있는지, 혹은 호수라도 있는것인지,
짐작조차 할수 없다.
다시 버스는 머나먼 곳을 향해 달린다.
거의 대부분이 지친듯이 잠자고 있다.
눈을 감고 있으니까 어쩐지 친구들이랑 일박의 일정으로
교외로 놀러갔다가 돌아오는
어느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듯한 착각이 들었다. . . . . .
6시즈음 추위 때문에 잠에서 깼다.
턱이 얼얼할 정도의 추위였다.
달리는 차라고는 한 대도 없는 도로를 맹렬한 속도로 버스는 달리고
있었다. 간혹 농가가 보이고 도로를 따라 전신주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멀리 구릉너머로 뻗어 있다.
전신주는 전부가 나무로 되어 있다.
황토색의 구릉에 일정한 간격으로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멀리 뻗어 있는 나무 전신주들의 행렬을 따라 눈이 이동하다가
구릉너머로 순식간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사라지는
적홍색의 태양에 깜짝 놀란다.
도로의 저기 먼 끝 부근에서 태양은 떠오르고 있어서,
도로가 정동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걸
아침의 굼뜬 머리는 한참후에야 알아차린다.
머리는 아프고 몸은 무거웠다.
생각해 보니 거의 12시간 동안 바나나 하나와,
푸석푸석한 사과 하나를 먹었을 뿐이었다...
다음번 otogar(버스역)에 도착하면
뭔가를 사서 먹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버스가 천천히 속도를 줄인다.
버스에 내릴 필요도 없이,
소년하나가 빵을 가득 얹은 상자를 머리에 이고,
버스로 올라와서는 드리 사우젠트..드리사우젠트(3,000)를 외친다.
지금가지 봐왔던 전업 소년( 轉業 少年)들의 결정판이라고나 할까..
이번에는 불과 예닐곱살 남짓..
시커멓게 탄 손에는 땟물이 줄줄 흐르고,
얼마나 드리사우젠트를 외쳤는지 목소리는 닳아서 쉬었고,
게다가 얼굴에는 인생의 씁쓸하고 단 맛을 다겪은 자의
냉철한 무관심이 담겨 있었다.
빵은 제법 잘 팔렸고, 빈 상자를 든채 소년은 내려갔다..
나도 검은 깨가 잘게 뿌려진 초승달의 양끝을 이어서 만든 모양의
단조로운 빵을 3개를 사서 텁텁해진 입으로 빵조각을 넘긴다...
괴뢰메에 도착한 것은 예정보다 한 시간 전인 8시 무렵이였다.
모두들 장시간의 여행으로 얼이 빠진듯이 조용해 있는데,
누군가가 영어로 oh....dune,,,, 이라고 말한다.
사구였다...
바람이 불어다가 만든 하얀 모래의 파도처럼 보이는 풍경이 장대하게
흩어져 있었다.. 순간 어디선가 거센 바람이 불어
금세 그 모양이 흐트러질 것만 같은 아슬아슬함을 느낀다......
아주 작은 마을이었다.
두리번거리며 사방을 둘러 보며 카메라 앵글을 맞추기에 정신없었는데,
어느새 모두들 주변으로 흩어지고 otogar(역)에 남은 것은 나 뿐이었다.
내가 묵기로 한 rose hotel은 찾기가 아주 쉬웠다.
역 바로 건너 편에 크지막하게 로즈 호텔이라고 쓰여져 있었으니까..
예전에는 틀림없이 장미의 선홍색으로 칠해져 있었음직한 벽은
이제 거의 노란색에 가깝게 탈색되어 있다.
문이 잠겨져 있어서, 한참동안이나 문을 두드린 후에야,
팬티 바람의 종업원이 부시시 문을 열어 준다..
투어는 10시부터 시작이니까, 여기 로비로 그 때까지 나오라고 말한다.
208호였다.
방은 깨끗했다.
더블 베드가 놓여 있고 벽은 하얀 색..가구 까지 하얀 색이었다.
샤워를 하고 잠시 눈을 붙였다.
누군가 막 문을 두드린다...
카메라 가방만을 든 채 방을 나섰다.
머리는한층맑아져 있었다.
버스가 부르릉 시동을 걸고 출발했고, 바하라는 이름의 가이드는
사근사근 웃는 목소리로 welcome to kingdom of kapadokia....라고
인사를 했다.
순한 얼굴에 깨끗하고 소박한 남방에 회색 바지 차림이었다.
버스의 차창밖으로는 ,
불쑥 불쑥 지평면으로 부터 한 칠팔십 미터는 될 듯하게
솟아 오른 기암괴석이 보인다...
우리는 옴폭 파인 접시의 테두리 부근을 달리는 셈이었는데,
우리의 눈 아래 접시의 밑 바닥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구름과 그 구름이 만든 그림자가 함께 괴석위를 훑고 지나가는 것이
한 눈에 내려다 보여서, 꼭 그로테스크한 꿈을 꾸고 있는거 같았다.
데린쿠유( 지하도시 ) 입구에 도착한다.
엄청나게 내부는 시원하다.
사람 몸 하나가 겨우 빠져나갈까 말까한 작은 통로에는
군데군데 적의 침입를 막기 위한 거대한 환석(丸石) 들이
가로막고 서있었다.
어디서 본 거 같기는 한데..하고 생각했는데,
바로 영화 인디아나 존스
가이드 말로는 최후의 성전 주 셋트 대부분이 이곳
데린구유 지하 도시를 모델로 만들었다고 한다.
현재까지 발굴된 것은 지하18층.....
공개되는 것은 지하 8층까지라고 하는데,
4층까지 내려 오자 모두들 숨을 헐떡거렸다. 완전히 미로였다.
기록상에 기원전 400년 경에도 여기 사람들이 살았다는데,
참으로 인간이란 존재의 무서운 적응능력에는 경외감을 느낀다.
아직도 암석 천정에는 가래같은 것으로 공간을 만들기 위해 긁어서
파 낸 흔적이 있었다. 손을 대보니 손톱 자국이 생긴다....
과거에 대한 수많은 상상력이 발동했다.
박해를 받아 이 곳까지 쫓겨온 초기 기독교인들은,
18층 지하까지 땅을 파내려 가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삶과 죽음, 종교 그모든 것이 뭉뜨려진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환석(丸石)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적과 대치하면서 기도를 올렸을,
그 시대의 신앙에 비하면 오늘날의 신앙 따위는 영적인 어떤 요소가
완전히 결여된 것이 아닐까?
우리는 다시 밖으로 나와서 오타히사르를 향하여 달린다.
하도 공기가 더워서 버스의 유리창이란 유리창은 다 열어 놓고
있었는데 갑자기 창밖으로 만년설로 뒤덮힌 산이 나타난다.
눈 덮힌 산이외에는 대 평원이 펼쳐져 있을 뿐이다.
.....
한 10분 정도 달렸을까, 당나귀 두 마리가 어슬렁거리고 걸어가는
고개를 넘자 작은 촌락이 나타났다.
캐리커쳐나 만화같은데서는 봤어도 , 당나귀를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언덕을 비스듬히 깎아서 만든 공간에 집들이 밀집해 있었다.
첫인상은 그랬다... 아..무너져 가고 있구나...하는 것..
길은 외길로 포장이 되어있지 않았다.
집들의 외벽을 손에 잡힐듯이 가깝게 버스는 지나갔는데,
무너진 담벽 사이로 어린 아이 둘이 멍하니 서있었다.
p.s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길었죠? -.-
터키 편은, 저희 과에서 발행하는 무크지에 실린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글이 제가 보기에도 좀 잘난체 하는듯한 무거운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다시, 글을 가벼운 분위기로 편집할려구 하니, 제 게으름이 그걸 허락안하는군여..
to be continued....
첫댓글 어머 이여행기 어디서 찾았어여?여매에서 한동안 사라졌었는데 이석현님의 여행기 감동 그자체인데 이분 그리스 여행기보고 정말 홀딱 반했는데..글도 넘 잘쓰고 사진또한 굿이었는데 증말로 여러모로 감동을 받았었는데..그리스에서 훼리타고 가는부분이 있는데 거기서 제주도 바다소리까지 들려주었는데...
와~ 사진이 어쩜 이렇게 이쁘고 멋진고... 여행기도 어쩜 이렇게 잘쓰는지! 난 이과출신이라 그런지 정리는 하는데 글은... 난 언제쯤 이렇게 멋진 글을 쓸수있을까?
아~ 이석현님의 글과 사진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요.. 읽기도 편안하고..
전..넘 길어 다 못읽었어요~담에 시간날때 천천히 읽어야지..^^
사진~~~~~~~~진짜루 예술이당..^^**
우아.....감탄...이분이야 말로 인생에서 작품들을 만들었군여....
할 말이 없어요...이건..정말 위대하네요.
하핫, 뒤늦은 감상 리플들이.. 이석현님 대단하져. 제가 활동하기 이전이라 잘 모르는게 안타깝네여.
저도 이분 글이 모두 없어져버려서 찾고 싶어도 못 찾았는데...아주 잘 읽었슴다~
후훗.. 글쓴이가 저네요..퍼오셨군요.. 다시 올려드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