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지난 금요일(23일) 교동 2층 고전강의실이 리모델링하면서 한달간 사용이 금지되자, 뜻밖의 인연으로 청평사에 초대된 35명의 기념사진이다. 어영부영하지 않고 세월앞에서 나만의 부족한 인문학시간에 투자할만큼 저마다 부지런한 학동들이다.
맨 앞줄에 흰옷을 입으신 분은 신흥사 말사인 청평사 주지스님 인 도후스님이시고, 그 옆에 백암 김집중 고전 명강의 선생님이 이날 모임을 주도하시어 좋은 경험을 모두에게 안겨주셨다.
그 옆에 연두색 여자 분이 퍽 인자한 모습으로 앞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공무원을 하다 그만두고 서예도 쓰고 고전강의도 받는 S
여자회원이시다. 중후하시다. S 회원은 꿈이 평소 남과 크게 달라 세인의 주목을 왕창 받고 있다. 참으로 황당무계하다고 할까, 아니면 얼토당토한 꿈을 가진 삼척동자나 정신이상자와도 흡사하다고 할까. 함께 한 사람들은 누구나 그의 꿈을 듣고나선 실망감이 이만저만하지 않다.
ㅡ저는 이 다음에 대통령이 꿈입니다. 예전에 무속인이 연화와 같다고 하며 반드시 대통령이 될 사람이라고 했지요.
사찰에서 공양음식을 들고 자리를 옮겨 다과를 하며 진지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정해진 자리에 좌정을 했다.
가장 먼저 백암님이 소개한다. S분은 고전반 회원이신데 꿈이 대통령이라고ㅡ. 도후스님께 거침없이 소개하는게 아닌가?
기다렸다는 듯이 S여인은 즉석에서 대통령이 꿈이라고 힘주어 말하고는 기다렸다는 듯이 삼배를 한다.
34명의 고전서생과 서예인들은 졸지에 말도 안되는 꿈에 어안이 벙벙하였다. 혹 정신이상이 아닌가 수군거리기 시작한다.
아니 잘못 들었나?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는 명함을 돌린다. 명함에는 대통령이 꿈인 S.S.o이라고 인쇄해 받은 사람은 누구나 놀라고 만다. 외양은 멀쩡하다. 겸손하다. 예의범절이 신중하다. 경천동지할 일이다. 정신이상의 병을 앓은 경력이 있단다. 절대 정상적이 아니다.
대통령-; 그의 정신이상이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진 것이 기쁘다고 하지만 아직도 그는 대통령이 꿈이라는 말에 사람들은
경악한다. 네, 꼭 이루시길, 하면서도 돌아서면 그 인생이 불쌍하다고 하는 군자도 있긴하겠지만 삼척동자가 아니다.
나 또한 그의 접근으로 핸드폰 번호를 채근받아 알려주고 대통령 운운 하는 문자에 긴 문자를 한밤중에 날리기도 했다.
ㅡ이제 그만하세요. 제발, 대통령은 당신의 우거에서 남편에게나 군림하는 대통령이 되시길, 모두 돌아서서 비웃는다는 사실을
왜 모르시나요?
직선으로 화살처럼 날렸다. 그날 청평사에서 주지스님께서 대통령이란 얘길 듣고 순간 놀라는 표정을 난 번개석화처럼 갈파했다.
도지사ㅡ시장ㅡ군수ㅡ도의원 ㅡ시의원-통장-반장 이라면 모두 웃으며 힘과 용기를 줄지도 모른다.
정신이상의 정신분열로 들리는 대통령에 아연실색이다. 그날도 대통령할 때 곁에 있는 그를 아는 여성분들이 거의 외면하면서
실소를 금치 못하였다. 도후스님이 대통령소리를 듣고 34명의 방문집단을 과연 어떤 잣대로 평하셨을까?
칠순이 넘은 제 2의 인생을 걸으며 모두의 꿈은 건강과 행복이 아닌가! 나의 경우 더 좋은 수필, 더 멋진 시조, 그리고 불후의 그림을 탄생시키는 것, 남은 여생을 봉사하며 기쁨을 나누고 가족이 잘 살아가는 것을 기원하며 무위의 경지가 꿈이 아니던가!
아! 지금도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얼토당토한 꿈을 계속해 낙인찍힐까 두렵다. 어떻게 그에게 대통령의 꿈이란 늪에서 건져내 모두가 누리는 건강과 행복을 심어줄 것인가가 정녕 오늘의 문제가 아닐 수 없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