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가 스위스를 지배하던 시기에
스위스에 윌리엄 텔이라는
활을 잘 쏘는 사람이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아들과 함께 마을로 갔는데
많은 사람들이 있어야 할 광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대신 광장 한 가운데에
높은 나무 막대기 하나가 우뚝 서 있고
그 위에는 멋지게 깃털이 꽂힌 모자가 얹혀 있었다.
나무막대기 앞 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 있었다.
"성주 헤르만 게슬러님의 모자이니
광장을 지날 때는 경례를 하고 지나갈 것"
윌리엄 텔은 무심코 경례를 하지 않고 그 앞을 지나가자
성주의 호위병들이 성주의 모자에 경례를 하지 않았다는
죄목으로 윌리엄 텔을 감옥에 넣었다.
며칠이 지난 후 마을 사람들은 윌리엄 텔에게
아직 어린 아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성주에게 선처를 부탁하자,
윌리엄 텔의 활솜씨가 대단하다는 소문을 듣고 있던
성주는 윌리엄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아들의 머리 위에 사과를 올려 놓고
활로 쏘아 맞히면 풀어주겠다는 것이었다.
활을 잘 쏘는 그였지만,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주저하는 아버지에게 아들은
"난 아버지를 믿어요!" 라고 말하고 나무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머리 위에 사과를 올려 놓았다.
차마 아들을 향해 활을 당길 수 없었던 윌리엄은
몇 번인가를 망설이고 망설인 후에 화살을 활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서서히 고개를 들어 아들을 보았다.
아들은 편안하고 밝은 표정의 미소 띤 얼굴로
윌리엄을 바라보고 있었다.
윌리엄은 활을 들어 크게 심호흡을 한 후에 활을 당겼다.
화살은 활시위를 떠나 정확히 사과의 한 가운데에 명중되었다.
게슬러는 윌리엄 텔이 2개의 화살을 준비한 것을 보고,
만일 실패하는 경우에
윌리엄 텔이 자신을 쏘아 죽이려 했음을 알고
윌리엄 텔을 풀어주려 하지 않는다.
게슬러는 윌리엄 텔을 결박하여 연행해 가게 하지만,
폭풍이 내리는 틈을 이용하여 텔은 탈출에 성공한다.
그 후 바위산 위에서
윌리엄 텔이 폭군 게슬러를 쏘아 죽이고,
스위스에는 평화가 찾아왔다.
윌리엄 텔이 사과를 쏘아 맞힐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아들이 자신을 절대적으로「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