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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³ 자연의 향기 스크랩 주산지 및 주왕산 암릉과 단풍 탐방(종합)
우체부 추천 0 조회 36 09.11.02 16:37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2009. 10. 28. 수. 맑음

코스 : 주산지 들렀다 절골탐방안내소-가메봉-큰골-3폭포-주왕암(주왕굴)-연화굴-(비법정)-장군봉-대진사 하산

 

평일에 나홀로 산행을 갈 수 있었던 것은 3일간 '가족사랑 휴가'를 내 놓았던 덕분이다.

원래는 아내와 형제들이 함께 떠나는 나들이를 추진했는데 각자 사정이 생기는 바람에 계획은 취소되고 얼결에 '자유인'이 되었다.*^^*

아내와 단둘이라도 떠나려고 했으나 아내 역시 풍물공연이 있어서 빠질 수 없다며 혼자 다녀오란다.

 

아내로부터도 흔쾌하게 '허락'을 받은 자유시간을 가장 보람있게 쓰려면 어디를 어떻게 다녀올까?

그렇게 행복한 고민의 결과가 가을 주왕산 나홀로 탐방으로 낙찰된 것이다.

평일에 쉽지않은 기회라서 주산지 풍경도 담아보고, 미답구간 산행도 겸하는, 좀 욕심을 부리는 계획을 세웠다.

 

10월 어느날 안개낀 새벽길을 달려 도착한 주산지 (주산지 풍경은 별도꼭지로 소개할 예정-풍경보기 카테고리)

 

 

주산지로 가는 길은 그러나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있었다.

간밤, 짐 꾸려놓고 밀린 숙제(다녀 온 산행기 및 사진 정리작업과 편집)를 하다보니 새벽 3시나 돼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적어도 주산지에 6시 까지는 도착해야 하는데.. 몸음 솜처럼 피곤하건만 잠이 쉬이 들지 않았다.

 

설핏 잠이 들은 것 같았는데 자명종 소리에 깨었다가 몸이 무거워서 조금만 더 누워 있어야지 하다가 한시간을 더 자버렸다.

4시 반에 다시 눈을 떠서 허둥지둥, 대강의 준비물은 어제밤에 다 챙겨뒀는데도 5시가 넘어서 출발했다.

7시 도착도 어려운 상황..설상가상으로 주산지로 가는 길 곳곳에는 짙은 안개로 속도를 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시간은 늦고, 시야는 가려지고, 몸의 피로가 가시지 못했으니 눈꺼풀이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자꾸 감겨진다.

나도 모르게 몇 번이나 깜박 순간적인 졸음에 화들짝 놀라면서 생각하니 취미생활을 목숨걸고 하는 꼴이다.

 

주산지 주차장에 7시 20분경 지각 도착 했으나 안개가 짙어서 그런대로 새벽분위기가 남아있다.

뛰다시피 카메라 챙겨서 주산지로 올라가니 역시 주산지는 이름값을 하고 있었다.

 

뛰다시피 카메라 챙겨서 주산지로 올라가니 역시 주산지는 이름값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래 주차장까지 드리웠던 안개가 주산지에는 거의 걷혀서 아침햇살이 퍼지기 시작한다.

사진 작가들 입장에서는 발길을 돌릴 시각일지 모르나 내 처지에서야 작품사진도 아니고, 주어진 조건에 맞춰 즐기면 그만이다. 

 

 

촬영지에서의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다.

이쪽에서 저쪽 풍경을 찍으려면 저쪽에서 이쪽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댄 사람이 거슬린다.

이건 서로가 마찬가지. 탐방로를 따라 설치된 출입을 통제하는 가이드레일(팬스)을 지키는 카메라메니아는 거의 없다.

또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은 대부분 고가의 장비로 중무장(?)한 사진동아리의 공동출사팀이다.

일단, 장비에서부터 주눅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빤한 배경이 없을만큼 빙 둘러가며 서있던 카메라맨들이 햇살이 퍼지면서 거의 하산하자 물가가 좀 조용해졌다.

비록 햇살이 퍼지고 물안개도 거의 걷혀버려서 신비감은 사라졌지만 군더더기 없는 풍경이 좋다.

나홀로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인 바쁠 것 없는 자유로움에 한참을 더 머무르며 소원풀이를 하고 내려왔다.(주산지 풍경만 별도꼭지로 소개)

 

주산지 탐방을 마치고 주차장에 내려와서 따뜻한 오뎅국물로 아침식사를 대신했다.

길가에는 이른 아침인데도 청송사과를 파는 아주머니들이 제법 나와서 '마수걸이'를 기다린다.

산골도 도심 상술의 기법이 전수돼서 맛보기 사과를 깎아 접시에 담아두고 맛보기를 권하는데 아침 공복에 달고 아삭거리는 사과 한쪽이 꿀맛이다.

그치만 사달라는 밑밥인데 두 쪽 먹기는 눈치뵈고, 덕담이라도 한마디 해야 사과 한쪽에 대한 답례일터.

그런데 그 답례인사가 꼬리가 되어 사과를 한 자루 사고 말았다.

 

어느 부부가 올라가면서 사과 한쪽씩을 집어들자 아주머니는 반색을 하며 싸게 드릴테니 한 자루 사라고 권한다.

얼마요? 가격을 물은 부부는 얼마 얼마라는 아주머님의 대답을 듣자 "싸지도 않구먼!" 하고 휭~하니 가버린다.

제3자 입장에서 봐도 식전 댓바람에 참 싸가지없는 말버릇이다.

하여 아주머님의 상처받은(?) 마음에 대한 위로겸 사과 한쪽을 집어먹은 답례로

"그 사람들 아침부터 예의도 없이 참 무례하지요?" 거들었다.

 

그러자 이 아주머님 사과 한쪽을 더 집어주면서 어찌나 살갑게 대하는지 아직 남아있는 시골의 후한 인심을 도저히 외면할 수가 없다.

"아직 마수도 못했는데 싸게 드릴테니 하나 사가요"

이런 경우 마음약한 필자는 발길을 돌리지 못한다.

하긴 청송까지 온김에 청송사과 한 자루는 사가는 것이 사과를 좋아하는 아내에 대한 도리이기도 하지 않은가?

이렇게 하여 값 따지지 않고 품질좋은 사과 한자루를 트렁크에 실으니 괜히 부자가 된 느낌이다.

그리고 산행을 하면서 그 사과 두 알을 배낭에 넣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10: 15~ 절골 탐방코스 출발]

길가에 국화차용으로 재배하는 노란 국화꽃이 아침햇살을 받아 눈부실 정도로 밝은 빛을 발하고 있어서 잠시 차를 세우고 한 컷.

밭둑에는 철지난 달맞이꽃도 무리지어 피었다.

 

 

맑은 가을햇살 퍼지는 절골 탐방안내소를 거쳐 주왕산 계곡과 암릉을 두루 거치는 산행을 시작했다.

지난 주에 다물종주카페에서 다녀온 코스인데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과 아직 단풍이 좋다는 산행후기를 보고 바로 낙점을 한 코스다.

 

초입으로 접어들면서 첫 느낌이 참 좋다, 오길 잘했다는 생각.

다만 나홀로 산행의 단점인 원점회귀가 문제인데 되돌아 오기는 싫고, 반대로 넘어가면 돌아오는 교통편이 여의치 않은데 나중 걱정 미리 할 필요가 있을까.

걱정 덮어 버리고 호젓한 계곡길, 풍경과 단풍이 어우러진 환상의 풍경에만 몰입한다.

왜 골짜기 이름을 절골이라 지었을까?

풍경 감상하면서, 사진 촬영도 하고 여유롭게 걸으며 완전한 자유로움과 나만의 사색에 빠져들 수 있었다.

 

평일이라 그다지 복잡하지 않은 계곡길엔 둘씩 짝지어 오거나 마음 통하는 이들 서넛이 온 탐방객 몇 팀이 앞서거니 뒤서거니한다.

포항에서 왔다는 세 여성탐방객이 비숫한 속도로 이동하고 있어서 때때로 모델이 되어준다.

그 분들 말로는 작년보다 단풍이 못하다고 하는데 필자의 눈으로는 올해 다닌 산행 중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단풍길이다.

 

 

 

색이 고와서 다가가 접사를 하고자 하면 대개 실망스러울 정도로 마르고, 불순물이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른 곳에 비해서는 좋다.

 

 

 

 

아침 햇살이 강해서 골짜기 풍경을 제대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지만 물길을 수시로 가로지르며 이어지는 계곡탐방로는 연인끼리 걷기 좋을 산책로 수준이다.

 

 

 

 

가을 가뭄이 심해서 계곡물이 많지는 않지만 군데군데 고여있는 웅덩이는 거울처럼 가을 풍경을 담아서 되비쳐 준다.

 

[가메봉 오름길]

절골 탐방길이 끝나고 대문다리라는 곳에서 가메봉 오르는 길로 들어섰다.

풍경 구경하면서 풍경사진 다 찍느라 예의 그 세 여성분들 걷는 속도와 비슷하게 이동했는데도 등산지도에 나와있는 소요시간인 1시간 40분쯤 걸렸다.

가메봉 오르는 초입에서 역시 포항에서 왔다는, 내 연배로 보이는 두 산객이 권하는 커피를 한잔 나누며 휴식을 취했다.

산 인심은 이처럼 초면에도 불구하고, 지역과 나이와 성별을 떠나서 스스럼없이 나눌 수 있어서 좋다.

 

  

계곡길을 천천히 걸은 탓에 오름길은 마음먹고 속도를 냈더니 가메봉까지 일정한 경사로 계속 이어지는 능선길 오르막이다.

키 큰 나무숲이라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아쉬움을 참고 정상에 올라서자 비로소 전망이 탁 트인다.

사방팔방으로 뻗어나간 산세를 따라 골과 계곡, 침엽수와 활엽수가 경계를 지으며 온 산이 울긋불긋 한폭의 그림이다.  

 

 

 

절골(대문다리)에서 가메봉 오르는 길은 경사가 일정한 능선길로 주욱 이어진다.

 

한시간 거리로 표기되어 있으나 쉬지않고 빠른 걸음으로 올라서는데 50분 걸렸다.

시원스런 눈맛이 바짝 흘린 땀에 대한 보상으로 주어진다.

 

왕거암 방향 능선

 

 

혼자 전망바위 나뭇그늘에 앉아 도시락을 먹는데 가까이에 헬리콥터 한대가 정찰(?)을 하기에..

 

가메봉에서 보는 주왕산 봉우리, 저 건너편에 길게 이어지는 능선이이 주왕산을 크게 한바퀴 도는 환종주 마루금으로 보인다.

 

 

[큰골 하산길]

여기서부터는 가메봉 정상에 올랐다가 큰골로 내려가는 도중에 만나는 풍경이다. 

이곳은 절골에 비해 지대가 높고 방향 또한 북향이어서 단풍과 낙엽이 더 빠르다.

마른 잎과 삭막한 가지만 남은, 늦가을 풍경이지만 아래로 내려올수록 이곳 또한 아직 고운 단풍이 남아 있었다. 

 

 

 

 

 

 

 

 

[주 탐방로 / 제3폭포-주왕암(망월대)]

가메봉 갈림길에서 큰골을 거쳐 3폭포 갈림길까지 풍경사진 찍으면서 1시간 20분 걸려 내려왔다.

주왕산 주 탐방로에 내려서자 역시나 평일인데도 탐방객들이 시끌벅적하다.

하물며 주말 연휴에는 어떠할지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단풍이 좋고 걷기에 편한, 이름꽤나 알려진 국립공원 탐방로는 그래서 가급적 성수기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갈수기라서 제2폭포는 생략하고 빠른 걸음으로 탐방객 사이를 헤치며 하산을 서두른다.

실은 그냥 하산이 아니라 꼭 둘러봐야 할 곳을 염두에 둔, 다른 곳으로의 이동이다.

틈틈이 주왕산 협곡 좌우의 이름난 암봉을 스케치 하듯이 담으면서..

 

하산길, 제1폭포를 지나면서 나타나는 학소대 급수대(왼쪽)와 시루봉 병풍바위, 연화봉 등이 줄지어서 이루는 협곡

 

 

 

주왕암으로 가는 탐방로에서 바라보는 건녀편 병풍바위

 

오른쪽 연화봉에 이어 나란히 줄지어 선 암봉

 

주왕암쪽 탐방로 중간에는 돌출되어서 주위 암봉을 조망하기 좋은 망월대(전망대)가 있다.

여기에 올라서면 대전사에서 협곡을 따라 올라가는 탐방로 좌우측의 바위봉우리 대부분을 볼 수 있으므로 주왕산 주방계곡 탐방시에 꼭 들러보길 권한다.

 

연화봉과 병풍바위(우)

 

[연화굴-암릉구간 탐방] 

연화굴

주 탐방로에서 연화굴에 오르면 뒷편으로 경사심한 비탈협곡을 오르는 희미한 길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가파른 삐알을 20분쯤 타고 오르면 주탐방로에서 치켜올려보던 암봉들을 내려볼 수가 있는 곳에 다다른다. (주왕산 암봉모음 별도꼭지로 소개)

가운데 준수하게 생긴 봉우리가 관음봉으로서 아래 자락에 학소대 급수대 주왕굴 등을 거느린 암봉이다.

 

관음봉과 주왕산 사이에 주왕암 및 주왕골 협곡

 

 

 

 

주방계곡 좌우편 암봉 조망을 마치고 다시 연화굴로 내려오면 가깝고 빠르기는 하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되짚어 내려오는 산행은 피한다.

필자는 거리가 좀 멀더라도 금은광이삼거리에서 월미기로 내려가는 능선길까지 치고 올라가서 장군봉으로 돌아 백련암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다.

산행지도에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어렵지않게 등로 흔적을 찾을 수 있으며, 마루금으로 올라치는 지능선에는 허물어진 성터같은 흔적이 이어진다.

 

금은광이삼거리에서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에 서있는 이정표가 필자 탐방코스와 만나는 지점이다.

연화굴에서 암봉위로 올라가서 사진촬영까지 약 1시간, 거기서 아래 이정표까지 약30분 걸렸다.(16:54)

오후 다섯시가 다 됐는데 대전사까지 남은 거리가 3.8km니까 해는 저무는데 갈 길이 아직 멀다. 

 

욕심으로는 어둡기 전에 장군봉쪽에서 바라보는 기암(주왕산의 상징과  같은, 대전사 뒤편의 기암절벽)도 담아야 하는데..

마음이 몹시 바쁘다. 빠른 걸음으로 장군봉 갈림길까지 내달으니 막 해가 넘어가려 한다.(17:12)

구름이 약간 드리워 있고, 시야도 맑지 않아서 아름다운 노을을 기대할바는 아니지만 주왕산에서 노을을 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

더욱 부지런을 떨어서 나는듯이 전망바위를 찾아올라 전을 폈다.

주산지에서 사용한 이후 왼종일 어깨를 짓누르는 짐만 되었던 삼각대가 비로소 역할을 만난 것이다.

 

그 사이에 해는 구름 속에 반쯤 잠겨버렸다.(17:17)

 

그런데 잠시 후에 구름속에 사라졌단 태양이 마지막 빛을 발하며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닌가!

그 사이에 다음 전망바위까지 한달음에 달려 내려와서 아쉬운대로 주왕산에서 보는 낙조를 담을 수 있었다.(17:23)

 

 

(17: 24)

 

 

그리고 다음은 삼각대의 진가가 확인되는 사진이다.

일몰 이후, 빛이 급속히 줄어들어 맨손으로 촬영하기는 부적합한 시각인데 삼각대 덕분에 느린 셔터속도로 가능했다.

 

(17:28)

 

 

그리고 어느새 중천에는 반달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17:38)

 

(17:46)

 

(17:47)

 

아직 암릉인데 이미 땅거미가 지는터라 이후 하산길은 거침이 없다.

믿음직스러운 두 다리는 주인을 잘못만나 고생을 하면서도 주인의 바램에 꾀부리지 않고 잘 따라준다.

백련암 옆으로 내려와서 탐방안내서 입구를 지나는 즈음 18시 정각이다.

절골탐방안내소에서 출발하여 약 8시간 동안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는 M자형으로 부산하게 나부대고 다닌 것이다.

어둠내린 주왕산 탐방안내소에서 차를 세워 둔 절골까지 이동하는 교통편 숙제가 남았지만 오늘 목적한 바를 모두 해냈다는 성취감에 뿌듯하다.

새벽부터  이 순간까지의 일정을 가만히 되짚어 보면 만 하루동안에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하루였다. <끝>

 

 <필자의 탐방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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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11.02 23:46

    첫댓글 물안개피는, 때로는 물아지랭이가 아른거리는 신비스러운 주산지를 가끔씩 가 보았지만 단풍든 풍경은 여기서 처음 보네요. 덕분에 아름다운 풍경을 잘 감상했습니다. 내가 주왕산을 좋아하고 자주가는 이유는 가는 길이 평탄하여 산책코스로 딱이지요 등산로는 힘들지만 주도로는 아주 좋아요. 다만 사람이 워낙 많이 다녀서 가랑잎이 가루가 되어 먼지가 많이나니 마스크를 하면 도움이 될것 같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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