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님들의 기도와 관심 덕분에 가정교회 목회자 연수 잘 다녀왔습니다. 제가 6박 7일 동안 보고 경험한 내용을 공유합니다. 함께 읽으며 우리 교회가 더 나아가아 할 방향을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정교회 목장만큼 많은 포기와 용기가 곁들여져야 하는 일이 또 있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30년간 전통교회 목회에 젖어 있었던 사람입니다. 물론 그 기간에 100% 가정교회는 아니지만, 목자·목녀, 신약교회 회복 운동을 장려는 교회에서 몇 년간 사역한 경험은 있었습니다. 몇 주 전에 가정교회 원조교회(휴스턴서울교회)에 목회자 세미나를 다녀오면서, 이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에 대한 의문을 가졌었습니다. 그런데도 가정교회 목장은 신약교회의 원형을 닮은 교회이고, 이것이 곧 한국교회뿐만 아니라, 세계교회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온 것이라는 것을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 나의 익숙한 목회패턴, 루틴 등을 어떻게 포기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고민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가정교회는 결코 기성교회 목회 마인드와 병행할 수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나 자신의 익숙함과의 결별, 그동안 사용했던 성경, 설교의 내용, 수직적인 교회 질서 등을 어떻게 포기할 수 있을 것인가? 의 싸움임을 절감하였습니다.
이번 양주열린문교회 목회자 연수 프로그램이 그런 면에서 저에게는 여러 고민과 갈등을 해소해 주는 열린 장이 된 것 같습니다.
먼저 따뜻함과 온화한 미소로 연수 목회자들을 맞아 주시는 이재철목사님과 나삼숙사모님, 맡은 사역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시는 김원도목사님, 손현종목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한 분야에서 부교역자로 20년이 넘도록 사역하는 일은 전통교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부서 사역자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성실함으로 사역할 수 있도록 배려하시는 목사님의 리더십과 교회의 토양을 갖춘 것은 가정교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사료됩니다.
화요일 낮기도 모임에서 목장 식구들이 교회를 위해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기도하는 모습은 신선했습니다. 목자가 인도하는 기도 모임이라 그렇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숙련된 조교처럼 기도회를 인도하시니 목자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삼숙사모님의 면담은 엄청난 에너지와 구체적인 삶의 요소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목회는 사모의 역할이 절반인데, 그 이상의 역량을 발휘하시는 모습 속에서 열린문교회성장의 모멘텀이 된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아동부 사역자 손현종목사님과의 면담은 어린이 목자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특히 어린이 대행목자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자기도 아직 어린아이인데, 연약한 목장의 대행목자로 파견되어 섬길 수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습니다. 금요일 목장 모임에서 어린이 목장이 따로 모여서 “주여” 하며 기도할 때 어쩌면 어른들이 하는 그대로를 재현할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청소년부 사역자 김원도목사님과의 면담은 더 충격적입니다. 청소년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을 섬기고, 심방하고, 설교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옆집 아저씨처럼 친근하고, 다정하며, 사랑이 배어져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참 청소년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과 같은 십 대들이 목장을 중심으로 연합되어 섬기는 모습은 오늘날 십 대들의 피난처와 같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싱글초원지기 이보영목자·임영란목녀와의 면담에서 청년들을 사랑하는 교회의 모습이 어떠해야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토요일 목장 모임을 위해서 지방에서 올라오는 청년들에게 여비를 지급하는 일은 쇼킹한 일이었습니다. 물론 그 청년들이 여비를 받기 위해 오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교회에서 자신들을 생각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얼마나 위로가 되겠습니까? 또한, 싱글목자의 청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차고 넘치는지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청년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서 구체적인 필요를 채워주고 삶의 현장을 터치해주는 모습은 정말 일반 목회자는 할 수 없는 부분을 잘 감당해 주고 있음에 놀랐습니다. 성도들은 목회자를 보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같은 성도의 모범을 보고 배운다는 통설을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김종원목자님과의 면담에서는 20년이 넘도록 목자로 섬긴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목자 초년기에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한 사람이라도 하나님이 보내신 영혼임을 알고, 하나님 앞에서 목장을 운영하는 모습은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아무도 참여하지 않더라도 나 혼자 하나님 앞에서 목장예배를 드리고 있음을 자각하며,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는 훈련의 결과 신실한 여러분의 목자를 배출한 경험담은 우리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전요한목자·이현경b목자님과의 면담에서 젊은 부부 목장의 애환을 함께 나눌 수 있었습니다. 수년간 마음을 주며 섬겼던 목장 식구가 어느 날 떠날 때, 마음 아파하며 우는 모습은 아 정말로 목자의 심정을 가졌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성교회에서는 목사가 아파해야 할 아픔을 가정교회에서는 목자가 감당하는 것을 볼 때, 그야말로 목자가 목사라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이현경A교육목자·나예은교육목자와의 면담은 한 부서에서 23년간 교육목자로 섬기면서 “즐겁게 사역하지 않으면 내려놓는다”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지금까지 즐겁게 사역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자신이 키운 어린이들이 커서 다시 교육목자가 되어 2대가 함께 섬기는 모습이 참 멋졌습니다.
금요일 저녁에 미야자키 목장(강한모목자·김정희목녀)을 탐방하면서 목장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진심으로 축복하고 목장 식구들을 사랑으로 보듬고 격려하는 모습 속에서 여기가 천국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올리브 블레싱 이후에 자녀들이 따로 모여서 목장을 하는 모습은 한국교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할 것 같습니다.
초원모임 참관에서는 8개 목장의 목자·목녀들이 모여서 목장의 애환을 나누며 위로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목자들의 안식처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2주간의 목장에서 일어난 일들을 나누고, 목자·목녀의 기도제목과 삶을 나누면서 서로에게 격려와 도전과 응전을 하면서 재충전하는 기회가 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백남준초원지기님의 카리스마 장난 아니었습니다.
저녁에 싱글목장 탐방하러 갔을 때, 젊은 청년들이 모여서 황금 같은 주말 저녁에 나눔을 가진다는 것이 참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이민구 싱글목자가 부모님 댁에서 음식을 준비하고 섬기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목회자가 탐방 간다니, 갈비찜을 준비해서 섬기니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무엇보다 새벽 이슬 같은 주의 청년들이 진솔하게 삶을 나누고 이 시대의 청년의 아픔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모습은 잔잔한 감동이었습니다.
또 하나 감사한 것은 마침 연수 기간에 세겹줄새벽기도회 기간이었다는 것입니다. 새벽에 본당에 모여 기도하는 소리로 가득 채우기는 쉽지 않은데, 설교 이후 세 사람씩 짝을 지어 뜨겁게 기도하는 모습에 은혜가 충만했습니다. 남녀노소 다함께 나와서 은혜를 사모하는 모습 속에서 그들이 얼마나 그 시간을 사모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6박 7일간 연수관에서 정성으로 섬겨주신 김주찬목자·원미자목녀님께 감사드립니다. 냉장고는 마치 보물창고처럼 계속해서 채워져 있어서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풍성하게 먹고 마시게 되어 정말 감사했습니다. 섬긴 대로 더 풍성한 복 주시기를 빕니다.
한 가지 더 첨언하자면, 가정교회는 유아로부터 노년(실버)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유기체적인 공동체로 움직이며, 살아있는 몸으로써 모든 목장이 상호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서로 아파하고 격려하며 함께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어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는 교회로 합일됨이 핵심요소로 이해됩니다.
제가 열린문교회에서 경험하고 보고 배운대로 잘 정리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 용현동교회가 건강한 가정교회를 세워나가는 데,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연수받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글에 감동이됩니다
모델되는 신약교회회복 가정교회세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