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여행
일본에는 태풍이 분다고 했는데 부산에는 바람이 세게 불었다.
아직 뜨거운 햇빛이 문수선원에서도 눈이 부셨다.
“가을에 어디 여행 갈 일 없어?” 하고 큰스님께서 문득 물으셨다.
나중에 인터넷 염화실에서 들으니 큰스님은 이 가을에 대만 성지순례를 다녀오신 모양이다.
*
여행에는 언제나 즐거운 이야기들이 따르기 마련인데 살짝 들은 <불자를 위한 화엄경>강의 에서 ‘집착하지 말고 욕심부리지 말라’고 하는 법문 한구절을 이야기 하시다가 이번에 스님들에게 들으신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스님들이 예전에 네팔을 여행했는데 식사를 못 구해서 그 동네의 달걀을 전부 수집했더라는 거야. 모으니까 10개쯤 되더라는 거예요. 12명인가가 있었는데 마을 여기저기 수집한 계란 열 개를 삶아서 반개씩이라도 나눠서 먹고 요기라도 하려고 삶았는데 그 사실을 뻔히 아는 한 사람이 혼자서 다섯 개를 먹어치우더래. 그 스님 이야기가 나와서 모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거야. 그 사람은 그거 한 번 욕심 부린 것 때문에 10년째 그 이야기를 듣는거야. 108자재어라는 이 책에도 ‘욕심이 없고 집착이 없으면 그 사람은 아주 존귀한 사람이다.’ 그런 말이 있어요.”
*
학무거사님이 설우스님이 편찮으신 것을 다 털고 9개월만에 법문을 다시 시작하신 소식과 불사하시는 이야기, 백담사에서 고우스님이 육조단경을 강의 하신다는 소식을 전해주셨다.
지난 번에는 아프시다는 소식들만 들으셔서 안타까와 하셨는데 이제 모두 건강하셔서 법문을 하고 불사를 하신다는 소식에 기뻐하셨다.
*
간식으로 내온 에그타르트를 맛있게 드시면서 “이거 과자에 속하나, 빵에 속하나” 하고 물으셨다. 그냥 후식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공교롭게도 요즘 인터넷에 에그타르트에 대한 기사가 넘쳐난다. 타르트는 역사가 깊은 디저트다. 고대 로마나 이집트에서 손으로 음식을 먹던 시절에 꿀이나 크림 과일무스같이 흘러넘치는 재료를 손쉽게 먹기 위해서 접시 형태의 파이지를 만들고 그 위에 여러 재료를 얹은 것이 타르트라고 했다. 라틴어로 파이처럼 둥글다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고 타르트라는 말 자체는 프랑스어라고 했다.
그 중에 에그타르트는 포르투칼 리스본의 한 수녀원에서 수녀님들이 처음 만들었다는 ‘파스텔 데 나타’라는 과자와 영국의 ‘커스터드 타르트’가 중국 광동지방과 마카오에 전해지면서 에그타르트가 되었다고 한다. 포르투칼 리스본이나, 홍콩, 마카오에 가면 오래되고 유명한 에그타르트 전문점이 있어서 놓치면 절대 안된다는 식으로 블러거들이 포스팅을 한다.
타르트는 파이도 아니고 과자도 아니고 타르트일 뿐이라는 식으로 모두 결론을 내린다.
*
비구니 스님께서 “스님 차를 사서 드세요.” 하고 큰스님께 봉투를 드렸는데 “스님 불사하는데 써야지.” 하고 사양하셨다. “그래야 제가 마음이 편합니다.” 하시자 “그래? 그러면 법공양 하는 데다가 쓸게요. 매달 화엄경을 650권씩 사고 있어.” 라고 하셨다.
*
회장스님이 직접 수확하신 고구마와 새로 담근 열무김치를 화엄전에 내려놓고 왔다고 하셨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다.”라고 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윽고 상강례
법회의 시작
화엄경 강의 들어가기 전에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제 7권의 서문을 우리가 큰소리로 천천히 한 번 읽는 것으로써 점안식을 대신하겠다.
서문
불교의 처음이자 그 끝은 보살의 행원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보살의 행원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등 수많은 보살의 행원이 있으나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보현보살의 행원을 꼽습니다. 그와 같은 보현행원의 힘은 그 근본이 무엇이겠습니까. 곧 보현삼매(普賢三昧)입니다. 예컨대 집을 지어도 먼저 설계가 필요하고, 작은 일을 하더라도 계획이 먼저 세워져야 합니다. 그와 같은 근본 힘은 모두 사유삼매(思惟三昧)에서 나옵니다.
보현보살은 위대한 삼매의 힘을 위시하여 앞으로 비로자나 부처님의 의보(依報)인 화장장엄세계가 성취되는 내용을 설하게 됩니다. 나아가서 장대한 여래의 화장장엄세계를 펼쳐보입니다. 그 화장장엄세계를, 오늘날 천체망원경으로 수백억 광년 저 멀리까지의 세계를 바라보듯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보현보살의 삼매의 능력은 그와 같습니다.
이 세상의 무량 무수한 생명체 중에서 사람의 몸을 받고 태어나기가 어려운 일이거니와 사람으로 태어났어도 불법을 만나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며, 설사 불법을 만났다 하더라도 화엄경과 같은 위대한 가르침을 만나기란 오백생의 선근인연이 아니면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화엄경이 좋아서 정신없이 천착하다 보니 한 글자 한 글자가 아름다운 다이아몬드처럼 느껴져서 그 보석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욕심이 더욱 커져 갑니다. 화엄경과 인연을 함께하시는 선남선녀들께서도 이 아름다운 다이아몬드를 세상에 한껏 뿌려 보시기를 권선합니다.
나무대방광불화엄경
2014년 5월 1일
신라 화엄종찰 금정산 범어사
如天 無比
많고 많은 점안법회가 있지만, 어느 점안법회에 이렇게 많은 스님들, 특히 화엄행자들이 함께 할 수 있겠는가. 매달 한 번씩 우리들은 가장 성스럽고 무게있고 의미있고 제일 가치 있는 점안식을 이렇게 거행한다.
화엄성중들의 가호이고 또 여러분들 원력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모두 참석해 주셔서 고맙다.
大方廣佛華嚴經 卷第十九
第四回 四品 十行分
昇夜摩天宮品 第十九
우리가 공부하는 화엄경(민족사 刊, 懸吐科目 無比)은 전체 4권으로 편찬되어 있다. 지난 달까지 제1권이 끝나고 오늘 부터는 두 번째 권으로 들어간다.
전통적인 80권 화엄경의 권수로는 제19권이다.
화엄경은 ‘7처 9회’라고 해서 일곱 장소와 아홉 번의 모임에서 법문이 설해진 것으로 되어 있다. 약찬게에서 ‘6664급여(及與)3’이라고 외우는데 지금까지 ‘666’의 1차, 2차 3차 열 여덟품이 설해졌고, 이제 ‘4’라고 하는 네 번째 회차의 법문에서 모두 네 품의 화엄경이 설해지게 된다.
이 4회차 법문에는 10행 법문이 나온다. 세 번째에 설해지는 제21품이 10행품인데 이 10행을 설하기 위해서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하는 서론 격으로 승야마천품과 야마궁전게찬품이 설해진다.
야마천궁에 부처님이 올라가시는 이야기와 시방에서 모인 보살들이 야마천궁에서 부처님을 찬탄을 하는 내용이다. 이 두 품이 설해지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십행품이 설해지고 그 십행의 법문을 좀더 보완하는 입장에서 십행품 다음으로 십무진장품이 설해진다.
‘불승야마천궁품(佛昇昇夜摩天宮品) 야마천궁게찬품(夜摩天宮偈讚品) 십행품여무진장(十行品與無盡藏)’이라고 약찬게에 나온 그 순서대로다.
*
약찬게와 법성게는 읽으면 읽을수록 불교 염불 중에 최고의 염불이라는 생각이 든다. 외울때마다 우주에 가득한 화장세계의 화엄성중들이 우리 몸속의 저 깊은세포에서부터 거대한 우주 공간에 이르기까지 혼연히, 일체로 동화되어서 서로 조화를 이루고 서로를 보호하는 느낌을 받는다. 마음이 편안하고 든든하고 의지가 되는 위신력이 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어떤 의식보다도 이 약찬게를 외우고 법성게를 외워서 그 안에 있는 뜻을 새기고 화엄성중들로부터 옹호를 받는 수행이 된다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
부처님이 야마천궁에 오른다고 했는데 불교에서는 마치 직접 올라가 본 분의 말씀같다.
거기에는 누가 살고 또 많은 보살들이 거기에 모이고 하는 천상의 이야기가 아주 자세하다. 일단 이러한 것들은 깨달은 분의 정신적인 차원으로 이해하는 것이 제일 무난하다. 깨달은 분, 부처님, 거기 동참한 모든 보살들의 정신적인 차원이 그 천상과 같다.
또 한편 무한히 넓은 우주 공간에 현실적으로 이러한 곳이 없다고도 부정할 수 없다.
우리의 생각과 관념과 수행에 의한 안목에 의해서 얼마든지 그런 세계가 펼쳐질 수 있기 때문에 화엄경에서는 이러한 것을 거침없이 이야기 한다.
‘이런 세상이 지금 어디 있다는 말이냐?’‘우주 공간이 무한히 넓은 것은 알겠는데 거기 누가 가봤느냐’ 이렇게 까지 어리석게 따질 일이 아니다.
그러한 세계도 없다고 부정할 일이 아니고 얼마든지 실제로 있을 수가 있다.
그러면서도 확실한 것은 야마천이니 도솔천이니 하는 수많은 하늘과 아침저녁 대종을 치면서 기억하는 28천이니 33천이니 하는 하늘이 갖는 불교적인 의미, 내면의 정신적인 차원이다.
이러한 내면적이고 정신적인 차원과 아직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과학적으로 실제할 수도 있다는 사실 이 두가지 입장을 우리가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언젠가 확연히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一, 法會周遍
爾時에 如來威神力故로 十方一切世界一一四天下의 南閻浮提와 及須彌頂上에 皆見如來가 處於衆會어시든 彼諸菩薩이 悉以佛神力故로 而演說法하야 莫不自謂恒對於佛이러라
그때 여래의 위신력으로 시방 일체 세계 낱낱 사천하의 남섬부주와 수미산 꼭대기에서 모두 보니, 여래께서 대중들이 모인 가운데 계시는데 그 모든 보살들이 부처님의 신통한 힘으로써 법을 연설하면서 제각기 생각하기를, 자기가 부처님을 대하였다고 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
*
승야마천궁품(昇夜摩天宮品)
*
화엄경의 열 아홉 번째 품은 부처님이 야마천궁에 올라가는 내용이다.
*
법회주변(法會周遍): 법회가 모든 시방세계에 두루하다
*
이시(爾時)에 : 그 때에
여래위신력고(如來威神力故)로 : 여래 위신력으로.
여래 위신력을 우리 입장에서 가장 합리적으로 설명하자면 참마음의 작용이다. 우리 한 마음의 작용이라고 일단 이해를 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또 어떤 제 3의 능력을 가진 부처님이 우리에게 가호를 내려서 이러한 현상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가 있다.
부처님의 위신력도 늘 이렇게 양면으로 이해해야 한다.
가장 확실한 것은 우리 한마음의 무한한 능력이야말로 여래의 위신력이라는 것이다.
한계없는 광대무변한 마음의 세계, 참나의 세계, 참마음의 세계가 우리 마음의 세계이고 여래의 위신력이다. 이러한 여래 위신력으로
시방일체세계일일사천하(十方一切世界一一四天下)의 :시방일체 세계의 일일 사천하의
남염부제(南閻浮提)와 : 남염부제와
급수미정상(及須彌頂上)에: 수미산정의
개견여래(皆見如來)가 : 다 볼 수 있었다. 무엇을 볼 수 있는고 하니
처어중회(處於衆會)어시든 : 여래께서 대중가운데 처해 계시는 것을 보게 된다.
한곳만이 아니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남섬부주의 수미산 뿐만이 아니고 모든 무수한 숫자의 사천하마다 다 동서남북이 있고 시방이 있고 남섬부주가 있고 그곳에는 꼭 수미산이 있고 거기에 다 여래가 계시고 여래를 에워싸고 있는 대중이 있다고 하는 것을 보게 된다.
*
피제보살(彼諸菩薩)이 : 저 모든 보살이
실이불신력고(悉以佛神力故)로 : 그 몸에 있는 모든 보살들이 다 부처님의 위신력을 쓰는 고로
이연설법(而演說法)하야 : 법을 연설해서
막불자위항대어불(莫不自謂恒對於佛)이러라: 모두가 이렇게 여기지 아니한 사람이 없었다. 모두 다 항상 부처님을 대하고 있다.
우리만 지금 여기서 화엄경을 설하는 것이 아니고 온 우주 변법계(遍法界)에서 다 화엄경을 설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모두 다 승야마천궁품을 설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이치가 공허한 소리가 아니라 실제로 우리 마음에 와 닿아야 된다.
우리가 여기서 화엄경을 공부하는 일도 전 우주에 파장을 일으켜서 다 함께 하고 있다.
그런데 하물며 부처님이 야마천궁에 올라가시고 또 일염부제에서 부처님 회상이 있고 하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이러한 대목을 환희심을 가지고 두고두고 읽어야 한다. 언젠가 우리 마음에 와닿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二, 昇夜摩天宮
爾時에 世尊이 不離一切菩提樹下와 及須彌山頂하시고 而向於彼夜摩天宮寶莊嚴殿하시니라
그때 세존께서 모든 보리수 아래와 꼭대기를 떠나지 않으시고 야마천궁의 보배로 장엄한 궁전을 향하시었다.
*
승야마천궁(昇夜摩天宮): 세존이 보리수 밑을 떠나지 않고 야마천궁으로 향하다
*
이시(爾時)에 : 그때에
세존(世尊)이
불리일체보리수하(不離一切菩提樹下)와: 일체 보리수와
급수미산정(及須彌山頂)하시고: 그리고 수미산정을 떠나지 않고. 일체보리수는 부처님이 부다가야에서 성도하신 그 보리수 나무 밑을 말한다.
부처님의 깨달음이라고 하는 그 경지, 깨달음의 정신세계를 떠나지 않고 부처님은 여기야마천궁에 계신다. 이 야마천궁에 올라오기 전에 부처님은 수미산정에 계셨다. 바로 앞의 내용이 십주 이야기 인데 부처님은 수미산정에서 십주품을 설하셨다.
그 때도 역시 보리수나무 밑을 떠나지 않고 부처님이 수미산정에 계셨다.
부처님은 한 번 옮겼어도 역시 옮기기 이전의 보리수 나무 밑에 그대로 계셨고 옮긴 자리에서도 그대로 계신 채 야마천궁으로 올라왔다는 것이다.
이런 것이 참 신기한 이치다.
이향어피야마천궁보장엄전(而向於彼夜摩天宮寶莊嚴殿)하시니라: 그래서 야마천궁보장엄전을 향했다. ‘가신다. 오신다.’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향했다’라고만 되어 있다.
야마천궁에서 보면 오신다고 할 수가 있고 수미산정에서 보면 가셨다고도 할 수가 있지만 야마천궁이 주인이 아니고 또 수미산정도 주인이 아니다.
가고 옴이 없이 가고 오기 때문에 간다 온다 말할 수가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향했다고 했다. 이런 글자 하나도 의미심장한 뜻을 내포하고 있다.
三, 宮殿莊嚴
時에 夜摩天王이 遙見佛來하고 卽以神力으로 於其殿內에 化作寶蓮華藏師子之座호대 百萬層級으로 以爲莊嚴하고 百萬金網으로 以爲交絡하고 百萬華帳과 百萬鬘帳과 百萬香帳과 百萬寶帳으로 彌覆其上하고 華蓋鬘蓋와 香蓋寶蓋가 各亦百萬으로 周廻布列하고 百萬光明이 而爲照耀하고 百萬夜摩天王이 恭敬頂禮하고 百萬梵王이 踴躍歡喜하고 百萬菩薩이 稱揚讚歎하고 百萬天樂이 各奏百萬種法音하야 相續不斷하고 百萬種華雲과 百萬種鬘雲과 百萬種莊嚴具雲과 百萬種衣雲이 周帀彌覆하고 百萬種摩尼雲이 光明照耀하니 從百萬種善根所生이며 百萬諸佛之所護持며 百萬種福德之所增長이며 百萬種深心과 百萬種誓願之所嚴淨이며 百萬種行之所生起며 百萬種法之所建立이며 百萬種神通之所變現이라 恒出百萬種言音하야 顯示諸法이러라
그때 야마천왕이 멀리서 부처님 오시는 것을 보고 즉시 신통한 힘으로써 그 전각 안에 보련화장(寶蓮華藏) 사자좌를 변화하여 만들었는데, 백만 층으로 장엄하고 백만의 황금그물이 서로 얽히었고 백만 꽃휘장, 백만 화만(華鬘)휘장, 백만 향휘장, 백만 보배휘장이 그 위에 덮이었고, 꽃일산(日傘), 화만일산(華鬘日傘), 향일산, 보배일산도 각각 백만이 두루 벌였는데,
백만 광명이 찬란하게 비치고, 백만 야마천왕은 공경하여 정례하고, 백만 범천왕(梵天王)은 환희하여 뛰놀고, 백만 보살들은 소리 높여 찬탄하며, 백만 가지 하늘풍류가 각각 백만 가지 법음악을 연주하여 계속하여 끊이지 아니하며, 백만 가지 꽃구름, 백만 화만구름, 백만 장엄거리구름, 백만 가지 옷구름이 두루 덮이었고, 백만 가지 마니(摩尼←Mani)구름에서 광명이 찬란하니 백만 가지 선근으로 생긴 것이며, 백만 부처님의 두호하심이며, 백만 가지 복덕으로 자라는 것이며, 백만 가지 깊은 마음과 백만 가지 서원(誓願)으로 깨끗이 장엄함이며, 백만 가지 행(行)으로 일어난 것이며, 백만 가지 법으로 건립한 것이며, 백만 가지 신통으로 변화하여 나타난 것이므로, 항상 백만 가지 음성을 내어 모든 법을 보이었다.
*
궁전장엄(宮殿莊嚴): 각각 백만 가지로 궁전을 장엄하다
*
궁전과 사자좌 장엄을 이야기 하는데 사자좌 장엄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
시(時)에 : 그 때에
야마천왕(夜摩天王)이
요견불래(遙見佛來)하고: 멀리서 여래가 오시는 것을 보고
즉이신력(卽以神力)으로 : 곧 신통한 힘으로써
어기전내(於其殿內)에 : 그 궁전,보장엄전 안에
화작보연화장사자지좌(化作寶蓮華藏師子之座)호대: 보연화장이 사이사이에 꽉꽉 박혀있는 사자좌 법상을 변화하여 만들었다.
*
백만층급(百萬層級)으로 : 그 높이가 백만층급으로
이위장엄(以爲莊嚴)하고 : 장엄이 되어 있고
백만금망(百萬金網)으로: 순금으로써
이위교락(以爲交絡)하고: 백만개나 되는 그물이 이리저리 걸쳐놨더라.
*
백만화장(百萬華帳)과: 백만개의 꽃으로 된 휘장과
백만만장(百萬鬘帳)과 : 백만가지 꽃타래 꽃다발 휘장과
백만향장(百萬香帳)과 : 백만가지 향으로 된 휘장과
백만보장(百萬寶帳)으로: 백만가지 보배로 된 휘장, 그런 것들이
미부기상(彌覆其上)하고: 그 사자좌 위를 덮고 있다.
제대로 격식을 갖춘 법당을 보면 으레 닷집이 있다. 제대로 지은 닷집은 법당 한 채를 짓는 것과 같은 공이 들어가고 값도 비슷하게 든다. 법당은 한층인데 닷집은 보통 삼층으로 짓는 경우가 많다. 워낙 화려하고 잔손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상당히 비싸다. 여기도 갖가지 휘장들이 그 사자좌 위를 덮고 있다.
*
화개만개(華蓋鬘蓋)와 : 꽃다발 일산과
향개보개(香蓋寶蓋)가 : 향일산 보배일산이
각역백만(各亦百萬)으로: 각각 숫자가 백만으로
주회포열(周廻布列)하고: 두루두루 돌아가면서 나열하고 있고.
*
백만광명(百萬光明)이 : 광명이 한 가지가 아니라 백만가지 광명이
이위조요(而爲照耀)하고 : 환하게 비추었다.
얼마전 서울에서 전세계의 불꽃을 모아서 축제를 했는데 그러한 불꽃 축제도 여기 나오는 백만 광명과는 비교가 안 된다. 백만광명이 환하게 비추고 있고
백만야마천왕(百萬夜摩天王)이: 야마천왕들이 공경정례하고 있다. 야마천왕이 한 사람이 아니다, 백만 야마천왕이
공경정례(恭敬頂禮)하고 : 공경히 정례하고 있고
백만범왕(百萬梵王)이 : 백만 범천 왕들이
용약환희(踴躍歡喜)하고: 뛸듯이 기뻐한다.
*
백만보살(百萬菩薩)이 : 백만 보살들이
칭양찬탄(稱揚讚歎)하고 : 칭양찬탄하고
백만천악(百萬天樂)이: 백만 하늘의 음악들이
각주백만종법음(各奏百萬種法音)하야 : 백만가지 법음을 연주해서
상속부단(相續不斷)하고 : 상속부단한다.
요즘 각 사찰마다 산사음악회니 행사들을 많이 한다. 또 웬 사찰음식 잔치는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내가 여기서 사찰의 여법한 전통음식은 1식 3찬이라고 아무리 떠들어도 소용이 없다. 사찰에는 밥 한공기에 반찬 세 가지가 가장 정상적인 사찰전통음식이다. 요즘 사찰음식이라고 내놓는 것이 전부 궁중음식들이다.
지난 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옛날에 궁에서 살던 상궁들이 절로 피난오듯이 와서 살다보니까 절에 궁중음식이 들어온 것이다. 일반의 정승집도 그렇게 해먹지 못했다.
제대로 출세를 못한 공주들이나 귀족들, 상궁들이 머리를 깎거나 안깎거나 최소한 절에서 살게 되면 궁중에서 수용하던 모든 것들을 전부 절로 옮겨온다. 음식도 냄새나는 고기 같은 재료는 설사 안 쓴다 하더라도 최소한 궁중요리를 그대로 조리해서 해먹였다. 그러니까 그 궁중요리가 절에 들어와서 전승이 되고 그것이 그만 사찰음식이라고 지금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행사를 하더라도 그 내력을 알고 해야 된다.
전통적인 사찰음식은 일식삼찬일 뿐이다.
또 절 부엌에는 본래 ‘금연(禁煙)’이라고 써 붙였다. 담배를 피지 말라는 뜻이 아니고 때 지나면 불을 피우면 안된다는 뜻이다. 그 절에 살던 스님이나 객스님이나 때에 맞춰서 오지 못하면 절대 불을 못피우게 되어 있으니까 물 한 그릇도 못 끓여 먹었다. 라면이 없던 시대지만 심지어 때 지나면 라면 한 그릇도 못 끓이게 되어있는 것이 절의 전통법이다. 지금도 일본의 전통사찰 부엌에 가면 금연이라는 표어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뜯어고치기를 잘하니까 그런 것을 안 살린다.
혹시 일본의 사찰에 갈 기회가 있다면 ‘부엌을 한 번 보자’고 해서 눈 여겨 보기 바란다. 그런 상식적인 이야기도 이런 자리에서나 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 하기사 백만가지 음악도 연주하는데 궁중요리를 좀 한들 어떻겠는가.
백만종화운(百萬種華雲)과 : 백만가지의 꽃 구름과
백만종만운(百萬種鬘雲)과 : 백만가지의 꽃다발 구름과
백만종장엄구운(百萬種莊嚴具雲)과 : 백만가지의 장엄구 구름과
백만종의운(百萬種衣雲)이 : 백만가지의 옷 구름들이
주잡미부(周帀彌覆)하고 :두루두루 덮어 씌워서
백만종마니운(百萬種摩尼雲)이 : 백만가지의 마니 구름들이
광명조요(光明照耀)하니 : 광명으로 빛을 발하고 있더라. 여기 일단락 짓고, 다음으로는 ‘왜 이와 같은 장엄이 화려하게 펼쳐지느냐?’하는 원인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온다.
*
종백만종선근소생(從百萬種善根所生)이며 : 백만가지의 선근을 심었기 때문에 그로부터 생겼다.
백만제불지소호지(百萬諸佛之所護持)며: 백만 모든 부처님들이 보호해서 가지는 바다. 누가 지켜주고 보호해주지 않으면 그런 것이 있을 수가 없다.
백만종복덕지소증장(百萬種福德之所增長)이며 : 백만가지 복덕으로 증장한 바다.
요즘 사람들은 전부 복이 다 있다. 옛날에는 설사 백만장자이거나 왕이라고 해도 오늘날 보다 전부 가난하게 살았다.
지금은 절대 빈곤층 외에 밥술이나 먹는다 하면 무조건 복이 많다. 자가용은 놔두더라도 아무리 못해도 버스를 타고 다니고 큰 기차를 타고 다니고 전철을 타고 다닌다.
옛날사람은 억만장자라 해도 그런 것들을 탈 수가 없었다.
지금은 시대가 물질적 복이 있는 시대라서 전부 그렇게 부유한 시대가 되었다.
덩달아서 우리도 복을 누린다. 전철 한 번 탈 때마다 ‘야 이런 근사한 차를 내가 타다니. 돈 몇 닢 안주고 탈 수 있다니’ ‘나이가 들면 그런 것도 공짜로 탄다.’고 하고 스스로 느끼면서 사는 것이 그 복을 누리며 사는 것이 된다.
백만종심심(百萬種深心)과 : 백만종 깊은 마음과
백만종서원지소엄정(百萬種誓願之所嚴淨)이며 : 백만가지의 서원을 청정하게 장엄한 바다. 서원이 있고, 복이 있고, 부처님이 보호해 주고, 선근이 있으므로 해서 앞서 열거한 모든 장엄들이 있게 되었다.
*
백만종행지소생기(百萬種行之所生起)며: 백만가지의 수행으로 일어난 바다.
백만종법지소건립(百萬種法之所建立)이며 :백만가지 법으로써 건립한 바다.
백만종신통지소변현(百萬種神通之所變現)이라 : 백만가지의 신통으로써 변화해서 나타낸 바다.
항출백만종언음(恒出百萬種言音)하야 : 항상 백만가지의 언음을 내서
현시제법(顯示諸法)이러라: 온갖 법을 나타내 보이더라.
화엄경은 풍성하고 풍요롭고 넉넉하다.
아무리 넉넉하다 한들 이와 같이 넉넉할 수는 없다.
우리가 본래로 우리의 참마음 자리, 우리 참나의 자리에서 이러한 풍성함을 다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나는 가난하게 살고 아직 자가용도 한 번 타보지도 못하고 늘 쪼들린다.’ 이렇게만 알 것이 아니다. 본래 우리 심성은 이와 같이 넉넉하고 풍요로운 내면을 지니고 있다고 하는 것에 우리가 눈을 떠야 된다.
옛날부터 ‘지족(知足)이 제일부(第一富)’라고 해서 ‘만족한 줄 아는 사람이 제일가는 부자’라고 했다.
우리가 수용하고 있는 모든 것들 중에 우리가 만족할 거리가 너무 많다.
진시황보다 지금 우리가 더 누리는 복을 간단하게 헤아려도 수 십 가지는 찾을 수 있다. 진시황이 에어컨을 써봤겠는가? 그 옛날에 아무리 시원하게 한다 한들 한계가 있었다. 진시황이 뜨겁고 넓직한 목욕탕을 구경이나 했겠는가? 잘해봐야 나무로 물을 끓여와서 물을 부어 사용했을텐데 그런 것을 상상해 보면 사실 구차한 일이다. 지금은 손가락만 까딱하면 목욕탕의 물이 뜨뜻하게 데워진다. 온도를 딱 맞춰 놓으면 뜨겁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딱 그 온도로 계속 24시간 돌아가게 할 수도 있다.
이런 복을 우리가 누리고 있다. 그렇게 누리고도 우리는 만족한 줄 모른다.
특히 수행자가 공부에 부족한 것을 느끼는 일은 좋은 일이지만, 물질에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참 불행한 일이다.
四, 請佛入宮殿
時에 彼天王이 敷置座已에 向佛世尊하야 曲躬合掌하며 恭敬尊重하고 而白佛言하사대 善來世尊이시여 善來善逝시여 善來如來應正等覺이시여 唯願哀愍하사 處此宮殿하소서
그때에 야마천왕이 사자좌를 차려 놓고는 부처님 세존을 향하여 허리를 굽히고 합장하며 공경하고 존중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잘 오셨나이다, 세존이시여. 잘 오셨나이다, 선서(善逝:sugata)시여. 잘 오셨나이다, 여래 응정등각(應正等覺)이시여. 바라옵건대 저희를 가엾이 여기사 이 궁전에 계시옵소서."
*
청불입궁전(請佛入宮殿): 부처님을 청하여 궁전에 들게 하다
*
시(時)에 : 그 때에
피천왕(彼天王)이 : 야마천왕이
부치좌이(敷置座已)에 : 부처님과 보살들이 앉을만한 사자좌를 안치해 두고 나서
향불세존(向佛世尊)하야 : 부처님 세존을 향해서
곡궁합장(曲躬合掌)하며: 허리를 구부려서 합장한다.
아주 공경한 태도가 눈에 선하다. 합장만 해도 좋은데 허리를 구부렸고 또 거기다가 합장까지 하고
공경존중(恭敬尊重)하고 : 공경하고 존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는 모습이 줄줄 흐르는 상태에서
이백불언(而白佛言)하사대: 부처님께 고해 말하대
*
선래세존(善來世尊)이시여: 잘 오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선래선서(善來善逝)시여 : 잘 오셨습니다. 선서시여
선래여래응정등각(善來如來應正等覺)이시여 : 잘 오셨습니다.여래응정등각이시여
유원애민(唯願哀愍)하사 : 오직 원하옵나니 불쌍히 여기사
처차궁전(處此宮殿)하소서: 이 궁전에 이 궁전에 계십시오.
이렇게 한다.
五, 佛昇寶殿
時에 佛이 受請하사 卽昇寶殿하시니 一切十方도 悉亦如是하니라
부처님이 청을 받으시고 보배궁전에 오르시니, 모든 시방에서도 모두 이와 같았다.
*
승불보전(佛昇寶殿): 부처님이 궁전에 오르다
*
시(時)에 : 그때에
불(佛)이 : 부처님이
수청(受請)하사 : 청을 받아서
즉승보전(卽昇寶殿)하시니 : 곧 보배 궁전에 올라가시니
일체시방(一切十方)도 : 일체시방도
실역여시(悉亦如是)하니라: 모두 이와 같았다. 이곳의 부처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곳에서도 똑같이 이러한 현상을 나투더라는 말이다.
이런 것도 우리의 마음 작용으로 이해하면 어렵지 않다. 한 마음이 움직일 때 온우주가 함께 움직인다. 그런데 얼마나 우리 마음이 이러한 가르침을 이해할만치 확장이 되어 있느냐 이것이 문제다. 마음이 확장 되어 있지 않는 사람들, 이런 데에 대해서 이해가 없는 사람들은 ‘뭔 소린가’하고 아무래도 이해가 안된다.
불교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은 이걸 이해할 만한 마음으로 확장되어 있는 사람들이어서 충분히 이해가 된다.
예를 들어서 이 동네 사는 사람들은 이 동네 밖에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마음의 경계가 이 동네 이상으로 펼쳐져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인에 따라서 마음을 크게 확장된 사람들은 부산이나 우리나라 뿐만 아니고 전세계까지 굽어보면서 산다. 근본 마음은 누구나 하나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미묘한 작용에 따라 사람마다 그 크기가 천차만별이다.
六, 天王의 讚佛
爾時에 天王이 卽自憶念過去佛所의 所種善根하사 承佛威神하고 而說頌言하사대
名稱如來聞十方하사 諸吉祥中最無上이시니
彼曾入此摩尼殿이실새 是故此處最吉祥이로다
寶王如來世間燈이라 諸吉祥中最無上이시니
彼曾入此淸淨殿이실새 是故此處最吉祥이로다
喜目如來見無礙하사 諸吉祥中最無上이시니
彼曾入此莊嚴殿이실새 是故此處最吉祥이로다
燃燈如來照世間하사 諸吉祥中最無上이시니
彼曾入此殊勝殿이실새 是故此處最吉祥이로다
饒益如來利世間하사 諸吉祥中最無上이시니
彼曾入此無垢殿이실새 是故此處最吉祥이로다
善覺如來無有師하사 諸吉祥中最無上이시니
彼曾入此寶香殿이실새 是故此處最吉祥이로다
勝天如來世中燈이라 諸吉祥中最無上이시니
彼曾入此妙香殿이실새 是故此處最吉祥이로다
無去如來論中雄이라 諸吉祥中最無上이시니
彼曾入此普眼殿이실새 是故此處最吉祥이로다
無勝如來具衆德하사 諸吉祥中最無上이시니
彼曾入此善嚴殿이실새 是故此處最吉祥이로다
苦行如來利世間하사 諸吉祥中最無上이시니
彼曾入此普嚴殿이실새 是故此處最吉祥이로다
그때 천왕은 지난 세상에 부처님이 계신 데서 선근(善根) 심은 것을 생각하고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게송으로 말하였다.
명칭(名稱) 여래의 소문 시방에 퍼지니
여러 가지 길상(吉祥) 중에 가장 높으며
그 부처님 마니전(摩尼殿)에 일찍 드시니
그러므로 이 곳이 가장 길상해
보왕(寶王)여래 세간의 등불이시니
여러 가지 길상 중에 가장 높으며
그 부처님 청정 궁전 일찍 드시니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해
희목(喜目) 여래 보는 일 걸림이 없어
여러 가지 길상 중에 가장 높으며
그 부처님 장엄전에 일찍 드시니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해
연등(然燈) 여래 세상을 밝게 비추매
여러 가지 길상 중에 가장 높으며
그 부처님 수승한 궁전 일찍 드시니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해
요익(饒益) 여래 세상을 이익케 하매
여러 가지 길상 중에 가장 높으며
그 부처님 때 없는 궁전에 일찍 드시니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해
선각(善覺) 여래 스승을 섬긴 일 없어
여러 가지 길상 중에 가장 높으며
그 부처님 보향전(寶香殿)에 일찍 드시니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해
승천(勝天) 여래 온 세상의 등불이시매
여러 가지 길상 중에 가장 높으며
그 부처님 묘향전(妙香殿)에 일찍 드시니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해
무거(無去) 여래 논란 중의 영웅이시매
여러 가지 길상 중에 가장 높으며
그 부처님 보안전(普眼殿)에 일찍 드시니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해
무승(無勝) 여래 모든 덕을 구족하시니
여러 가지 길상 중에 가장 높으며
그 부처님 선엄전(善嚴殿)에 일찍 드시니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해
고행(苦行) 여래 세상을 이롭게 하니
여러 가지 길상 중에 가장 높으며
그 부처님 보엄전(普嚴殿)에 일찍 드시니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해
*
천왕(天王)의 찬불(讚佛): 천왕이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다
*
이시(爾時)에 : 그 때에
천왕(天王)이
즉자억념과거불소(卽自憶念過去佛所)의 : 과거 부처님 처소에서
소종선근(所種善根)하사: 심은 바 선근을 기억하고
승불위신(承佛威神)하고 : 부처님 신력을 받들어서
이설송언(而說頌言)하사대 : 게송을 설했다.
부처님은 야마천궁에 객으로 올라갔고 이 궁전의 주인은 야마천왕이다.
그래서 야마천왕은 주인으로서 부처님을 맞이해드리면서 이 궁전이 어떤 궁전인지를 소개한다. 우리도 어떤 사람이 절에 처음와서 설명을 요청하면 그 산이나 법당들이나 절의 역사를 이야기 하고 법당에 어떤 부처님을 모셨는지를 최소한 설명한다. 그런 이야기를 사찰의 주인이 나와서 해야 하듯이 여기에 야마천왕도 부처님께 이 궁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앞에서 부처님이 수미산에 올라갔을 때도 그런 형식이 한 번 있었다. 이것이 열 게송으로 되어 있다.
*
명칭여래문시방(名稱如來聞十方)하사: 이름이 명칭여래라. 부처님 이름이 ‘소문이 많이 난 부처님’ 이다. 그래서 시방에 그 소문이 널리 퍼졌다. 문시방을 앞에 놓고 해석하면 ‘시방에서 소문이 난 명칭여래’라고 할 수 있다. 명칭여래께서
제길상중최무상(諸吉祥中最無上)이시니: 아주 훌륭하신 분이고 복중에 가장 복이 많으신 분입니다. 길상은 복이라도 표현할 수도 있다. 길상 중에 가장 높으십니다.
피증입차마니전(彼曾入此摩尼殿)이실새:그분께서 일찍이 이 마니궁전에 들어오셨을새
시고차처최길상(是故此處最吉祥)이로다: 그런 까닭에 이곳이 가장 길상스러운 곳입니다. 예전에 부처님이 오셔서 한 철 사시고 가셨다고 한다면 그 궁전이 얼마나 값이 나가겠는가. 우리가 사찰을 자랑할 때도 과거 어떤 분이 오셔서 그 절에 머물렀는지를 자랑한다. 예를 들어 범어사 같으면 의상스님이 창건했고, 원효스님이 계셨고, 곳곳에 원효봉 의상봉이 있고, 고려 때로 내려와서는 어떤 분이 계셨고, 조선 시대에는 서산, 사명이 계셨고, 근세에는 경허스님이 참선하시던 곳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운 역사로 이야기 한다. 방함록까지 받아놓고 사인을 받고 그 분의 글이나 흔적을 남기도록 한다. 그와 똑같은 내용이다.
*
보왕여래세간등(寶王如來世間燈)이라 : 두 번째 보왕여래는 세간의 등불이시라.
제길상중최무상(諸吉祥中最無上)이시니: 모든 길상 가운데서 가장 높으시니
피증입차청정전(彼曾入此淸淨殿)이실새 :그 분도 일찍이 이 청정전에 들어왔습니다.
앞에서는 마니전이라고 했고 여기서는 청전전이라고 하였다.
하나의 같은 궁전을 두고 이렇게 각양각색으로 표현한다.
시고차처최길상(是故此處最吉祥)이로다 :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스러운 곳입니다.
*
희목여래견무애(喜目如來見無礙)하사 : 여래 이름이 희목이다. 아주 기쁜 눈을 가졌다. 그러므로 보는데 걸림이 없다. 희목여래는 보는 데 걸림이 없으사
제길상중최무상(諸吉祥中最無上)이시니: 모든 길상 가운데 가장 높으십니다.
피증입차장엄전(彼曾入此莊嚴殿)이실새 : 그 분께서도 일찍이 이 장엄전에 여기는 장엄전이라고 이름했다. 장엄전에 들어오셨을새 한철 사시다 가셨다고 표현하면 좋다.
시고차처최길상(是故此處最吉祥)이로다: 그런 까닭에 이곳이 가장 길상스러운 곳입니다, 부처님이 이곳에서 한 철 사셨다, 1년 사셨다, 10년을 사셨다. 얼마든지 표현이 가능하다.
*
연등여래조세간(燃燈如來照世間)하사 : 여기는 또 연등여래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과거 스승이 연등여래인데 ‘등불을 밝힌다’고 했으니까 조세간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세간을 비추시는 연등여래라고 설명해도 좋다.
제길상중최무상(諸吉祥中最無上)이시니: 모든 길상 가운데 가장 높으시니
피증입차수승전(彼曾入此殊勝殿)이실새: 그분도 일찍이 수승전에 오셔서 여기서는 또 수승한 궁전이라고 표현했다.
시고차처최길상(是故此處最吉祥)이로다: 그런 까닭에 이곳이 가장 길상스럽습니다.
*
요익여래이세간(饒益如來利世間)하사: 세간을 이익하게 하는 요익여래. 요익이라는 말도 세간을 넉넉하게 이익하게 한다는 말과 매칭이 잘 되었다.
제길상중최무상(諸吉祥中最無上)이시니: 모든 길상 가운데 가장 높으신 분이십니다. 요익여래. 그분께서도 일찍이
피증입차무구전(彼曾入此無垢殿)이실새:무구전에 들어오셔서 청정은 앞에 있었고 여기는 궁전을 무구전이라고 이름했다.
시고차처최길상(是故此處最吉祥)이로다: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스럽습니다.
*
선각여래무유사(善覺如來無有師)하사 : 잘 깨달은 여래. 잘 깨달았으니까 보다 높은 스승이 없다. 자기가 가장 잘 깨닫는 분이니까 더 이상의 스승이 있을 수가 없다. 그런 관계도 참 표현이 잘 되었다.
제길상중최무상(諸吉祥中最無上)이시니: 모든 길상 가운데 가장 높으시다.
피증입차보향전(彼曾入此寶香殿)이실새 : 그분도 일찍이 이 보향전에 들어오실새. 여기는 보배 보자 향기향자로 표현했다.
시고차처최길상(是故此處最吉祥)이로다: 시고차처 최길상이로다.
*
승천여래세중등(勝天如來世中燈)이라: 아주 높은 하늘 수승한 하늘의 여래 세상의 등불이시라
제길상중최무상(諸吉祥中最無上)이시니: 모든 길상 가운데 가장 높으시니
피증입차묘향전(彼曾入此妙香殿)이실새 : 미묘한 향기의 궁전에 들어오실새
시고차처최길상(是故此處最吉祥)이로다: 시고로 차처가 가장 길상합니다.
*
무거여래논중웅(無去如來論中雄)이라 : 감이 없는 여래. 논중웅이라고 했다. 이론 가운데 가장 영웅이다. 부처님처럼 진리에 밝은 이가 없고 진리에 밝은 만치 설법을 잘하시니까 부처님은 어느 부처님이나 할 것없이 이론의 왕이다. 그러니까 논리 가운데 영웅이다.
제길상중최무상(諸吉祥中最無上)이시니: 모든 길상 가운데 가장 높으시니
피증입차보안전(彼曾入此普眼殿)이실새: 그분도 일찍이 이 보안전에 오실새, 넓을 보자 눈 안자 라고 표현했다. 보안전에 들어오실새 이러한 까닭에
시고차처최길상(是故此處最吉祥)이로다: 이곳이 가장 길상스럽습니다.
*
무승여래구중덕(無勝如來具衆德)하사 : 보다 수승함이 없는 여래, 가장 수승한 여래, 온갖 덕을 갖추사
제길상중최무상(諸吉祥中最無上)이시니: 모든 길상 가운데 가장 높으시니
피증입차선엄전(彼曾入此善嚴殿)이실새 : 그분도 일찍이 이 선엄전에 들어오셨을새. 선엄 잘 장엄했다.
시고차처최길상(是故此處最吉祥)이로다: 이러한 까닭에 이곳이 가장 길상스럽습니다.
*
고행여래이세간(苦行如來利世間)하사: 여기는 여래를 고행여래라고 했다. 왜 고행하느냐? 우리 석가모니가 그랬듯이 중생을 이롭게 하려고 고행하신 것이다.
제길상중최무상(諸吉祥中最無上)이시니: 모든 길상 가운데 가장 높으시니
피증입차보엄전(彼曾入此普嚴殿)이실새: 그분도 이 보엄전에 들어오실새
시고차처최길상(是故此處最吉祥)이로다: 그러므로 이곳이 가장 길상스럽습니다.
어느 한 사찰에 우리나라에서 손꼽는 큰스님이 열 분 다녀가셨다, 일년에 한 분씩 한분씩 다녀가셨다고 하면 비록 코딱지만한 절이라고 하더라도 그 절의 격이 달라진다.
방함록을 해놓고 오신 김에 ‘좋은 말씀 한마디 적어 주십시오’ 해서 지필묵을 딱 내놓고 글씨를 하나씩 받아놓던지 오는 순서대로 족자를 하든지 해서 죽 걸어놓고 이 분은 몇 년도에 오셨고, 이 스님은 몇 년도에 오셨고, 하면서 주지실에 그러한 족자나 액자가 열 개쯤 걸려 있다면 그 사찰이 굉장히 달리 보일 것이다.
이 내용을 우리 현실 생활과 연관시켜 볼 때 그렇다.
미리 한지로 책을 큼직하게 잘 매어서 대기하고 있다가 사회 인사도 좋고 불교계 인사도 좋고 아니면 타종교 인사도 좋다. 그런 분들이 오면 내놓아서 방함록을 받는 것이다. 소감도 남겨놓을 수 있고 명구도 남겨놓을 수도 있고 절을 본 시도 한 수 남겨놓을 수가 있다.
여기 야마천왕은 그러한 내용을 환히 알고는 다 소개를 다 한다. 참 근사하다.
七, 十方世界의 夜摩天王
如此世界中夜摩天王이 承佛神力하사 憶念往昔諸佛功德하고 稱揚讚歎하야 十方世界夜摩天王도 悉亦如是하야 歎佛功德하시니라
이 세계의 야마천왕이 부처님의 신통한 힘을 받들어 옛날의 모든 부처님 공덕을 생각하고 찬탄하는 것처럼, 시방세계의 야마천왕들도 모두 그와 같이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였다.
*
시방세계(十方世界)의 야마천왕(夜摩天王): 시방세계의 야마천왕들도 함께 찬탄하다
*
여차세계중야마천왕(如此世界中夜摩天王)이 : 이 세계 가운데 야마천왕이
승불신력(承佛神力)하사 :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서
억념왕석제불공덕(憶念往昔諸佛功德)하고 : 지난 날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억념하고
칭양찬탄(稱揚讚歎)하야: 칭양하고 찬탄한 것과 같이
시방세계야마천왕(十方世界夜摩天王)도 : 시방세계의 야마천왕도
실역여시(悉亦如是)하야 :똑같이 여기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처럼 다른 데서도 똑같이 그렇게 하고 있더라
탄불공덕(歎佛功德)하시니라: 그래서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더라. 이것이 한 곳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내가 여기에서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는 것도 온 우주에 다 파장을 일으켜서 공히 수억만 문수경전 연구회가 또 있어서 그렇게 그림자처럼 현상으로 나타날 수가 있을 것이고 또 나타났을 것이다. 그것을 보는 사람은 볼 수 있을 것이다.
八, 宮殿廣博
爾時에 世尊이 入摩尼莊嚴殿하사 於寶蓮華藏師子座上에 結跏趺坐하신대 此殿이 忽然廣博寬容하야 如其天衆의 諸所住處하니 十方世界도 悉亦如是하니라
그때 세존께서 마니보배 장엄전에 드시어 보련화장 사자좌에서 결가부좌하시니, 그 전각이 넓어져서 하늘대중들이 있는 처소와 같았으며, 시방세계들도 모두 그와 같았다.
*
궁전광박(宮殿廣博): 세존이 궁전에 드시니 궁전이 넓어지다
궁전이 갑자기 크게 넓어졌다는 뜻이다.
*
이시(爾時)에 : 그때에
세존(世尊)이
입마니장엄전(入摩尼莊嚴殿)하사 : 마니장엄전에 들어가셔서
어보연화장사자좌상(於寶蓮華藏師子座上)에 :보연화장 사자좌상에
결가부좌(結跏趺坐)하신대: 가부좌를 맺고 안으신대
*
차전(此殿)이 : 이 궁전이
홀연광박관용(忽然廣博寬容)하야 : 홀연히 광박 관용하야 넓어지고 커져서 모든 사람을 다 수용할 수 있게 되었다.
광이나 박이나 관이나 용이나 전부가 아주아주 넓어졌다는 뜻이다.
여기천중(如其天衆)의 : 그 모든 천중들이
제소주처(諸所住處)하니 : 모든 머무는 바와 같이 되었다.
모든 천상 대중들이 다 그 궁전속에 같이 머무는 것이다.
시방세계(十方世界)도 : 시방세계가
실역여시(悉亦如是)하니라: 또한 다시 이와 같았다.
시방의 세계가 각각 이와 같을 수도 있고, 시방세계가 그대로 야마천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서 야마천궁에 올라가고, 과거에 야마천궁에 열 분의 부처님이 다녀가신 내력들을 소개하는 것으로써 간단하게 짧은 한 품이 끝났다.
|
첫댓글 한 마음이 움직일 때 온우주가 함께 움직인다...고맙습니다 _()()()_
_()()()_
_()()()_
고맙습니다_()()()_
_()()()_
혜명화 님!! 수고 하셨습니다.._()()()_
_()()()_
나무대방광불화엄경()()()
혜명화님 고맙습니다()()()...
나무 대방광불화엄경
_()()()_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