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군산에서 목회하는 안용식목사입니다.
먼저 오갑식목사님을 알게 되어 정말 감사합니다.
내게는 오랫동안 해보고 싶었던 일이 있다면 외국어로 외국인과 대화를 나누고 싶은 일이었습니다.
특히 영어는 간절한 소망이었습니다.
우리 집에는 영어 공부에 관한 책들이 좀 있습니다.
우리 집사람의 눈치(?)를 봐가며 한권 한권 사다놓은 것이 괘 많아졌습니다.
학원에도 여러번 등록해 봤습니다.
가까운 대학교의 어학원에도 등록하여 수강도 해봤습니다.
시중에 나도는 어학에 관한 각종 동영상. mp3 파일은 1테라 바이트나 가지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책과 씨름도 해봤으나 번번히 판정패 당하였습니다.
그래도 영어로 대화하고자 하는 저의 무모한 열정은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앞으로도 그것을 버릴 맘은 없습니다.
이번 20차 캠프, 남들이 보고나 내가 봐도 참으로 어리석고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해야 했습니다. 아내의 눈치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내에게 40만원이 필요하다고 하니 기가 찬 모양입니다.
나이를 생각치 않고 영어 공부를 또 하겠다니.....
그러나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선언을 하고 무조건 캠프장으로 왔습니다.
도착해 보니 훈련비는 입금되었더군요. 강한 책임감과 미안함,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드디어 시작. 목사님의 질문에 나의 체면이 브레이크를 걸더군요.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나는 질문이 두려웠습니다. 작아져 버린 내모습...
아무리 외울려고 해도 외워지지 않는 나의 두뇌...
갑자기 20년 전에 하늘나라에 간 5살배기 내 딸의 개그가 떠올랐습니다.
네 머리에 뭐가 있니? 돌,돌, 돌...
아빠, 컴퓨터에 돌을 넣으면 컴퓨터가 뭐라는 줄 알아?
누가 돌을 넣었어? 하고 화를 내.
그런데 아빠 머리를 컴퓨터에 넣으면 뭐라는 줄 알아?
차라리 돌을 넣아라. 그래.. 흐흐흐...
아! 컴퓨터도 거부하는 돌보다도 더 강한 다이아먼드로 변해버린 내 머리...
도저히 외워지지도 않고, 체면도 버려지지가 않아...
첫날부터 헤매는 내 모습. 초라한 목사님... 붉어지는 내얼굴.... 잘못왔나? 후회하기에는 너무 늦었어...
그날 밤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때 목사의 신분인 나의 내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목사가 뭐하는 사람이야? 성도들에게는 안될 때는 기도하라고 하면서 본인이 위급할 때는
기도하는 것을 잊다니..
아! 그래! 기도가 있다. 누구든지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이 계신다. 구해보자.
첫날 밤. 정말 간절하게 기도했습니다... 지혜가 필요하다고...
그리고 40만원이 아깝다고... 그래서 뭔가 해야하고, 뭔가 얻어가야 한다고...
그리고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계심을 경험하게 해달라고..
놀라우신 하나님. 그 날 밤부터 지혜를 주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생각지도 않던 외우는 방법이
즉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방안의 불을 끄고 가져간 조그만 후레쉬를 이용하여 생각나지 않는 부분을 비춰가며 구구단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조금씩 외워지더군요. 다음날 아침 다른 날보다 좀 더 일찍 일어났습니다. (6시)
그리고 좀 준비하고 아침 먹을 때 까지 축구장을 돌면서 구구단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구구단을 통째로 외워지지 않아서 저 나름대로 변형했습니다.
아이엠, 아이엠, - 나는있다. 나는있다.
유아. 유아. - 너는있다. 너는있다.
엠아이낫. 엠아이낫. - 나는아니야. 나는아니야.....
정말 신기하게도 의미가 떠오르며 구구단이 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머리의 다이아몬드가 금기 가기 시작하더니 금이 간 틈새로 새바람이 들어오기 시작한 겁니다.
그리고는 사모님의 시간에 일반동사의 의미가 조금씩 해석이 되면서 뭔가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물론 이것 저것 섞는 바람에 헷갈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몇일이 지난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면 (주어동사, 주어동사보어, 주어동사목적어,,) 하면서 저절로 뭔가를 외우기 시작합니다. 할렐루야!
목사님의 훈련 방법이 (고기를 잡기 위해 막고 품는 방법) 제게는 아주 필요적절했습니다.
정말 강의가 아니 트레이닝, 적절한 표현입니다.
옥에도 티가 있듯이, 아무리 좋은 거라도 너무 지나치면 흠이 될 때가 있습니다.
목사님의 열정적인 훈련 진행이 한자리에 오랫동안 앉아 있는 것이 습관화가 되지 않은 훈련생들에게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쉬는 시간을 좀 여유있게 주어야 효과가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떠들든 말든 훈련의 진행을 계속했으면 좋겠습니다. 뭔가를 할려고 잔뜩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김빠지는 멘트더라구요. 이건 저의 개인 생각입니다만. 하루 한 시간이라도 사모님께서 진행하시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고, 유창한 따님들이 가끔 진행을 맡아 해보면 신선감이 생길 것이고 훈련생들에게는 도전 의식도 생기리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20차 까지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서 계속해서 롱런으로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할께요.
물론 건강도 하셔야겠지요.
목사님!
제가 뭔가를 할 수 있겠다는 동기를 부여하신 것 같아요. 감사를 드립니다.
추신: 지금이 저에게는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이 듭니다.
계속적인 어떤 지도가 계속 필요하고, 자료가 필요한 것 같은데,
꼭 찝어서 이거다라고 말하기가 참 어렵네요. 아무튼 뭔가 좀 허전하긴 하네요.
좀 더 세밀하게 뭐가 필요한 지를 생각해 두었다가 부탁을 좀 하겠습니다.
이메일을 알려 드립니다. 혹 제가 뭔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드시면 뭐든지 도와주십시오.
ahndrew@paran.com
군산에서 안용식목사 드림
첫댓글 최선을 다하시는 안목사님의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제가 화장실 갈 시간도 안주어서 무척 힘드셨다지요? ^^ 이제 집에서 화장실 실컷 ... 가십시오^^ 정이 많으신 안목사님 ... 늘 정을 듬뿍 담아주시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최선에 최선...을 다하십시요. 늘 말씀 드리듯이... 믿음은, 열정이란...피와 땀과 눈물이다.... 열정이 일을 이루고 세상을 바꿉니다. 샬롬...